Entries by 병창 이

형이상학 산책 2- 구성 개념과 반성 개념[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형이상학 산책 2-  구성 개념과 반성 개념   1) 개념에는 다양한 차원의 개념이 있다. 우선 추상적 개념이 있다. 예를 들어 꽃이나 사람 등의 개념은 개별자에서 일반성을 추상하여 생겨난 개념이다. 이에 대해 너무 상식적이라 더 설명할 게 없다. 수적 개념에 관해 헤겔은 간단하게 설명했다. 헤겔에서 모든 추상적 개념은 양적인 것이다. 개별자는 이런 추상적 개념의 특정한 양에 […]

헤겔미학산책8-예술과 노동[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8-예술과 노동   1) 예술은 유사성을 매개로 하여 이념을 표현하므로, 예술은 물질적 자연의 모습을 이념을 통해 순화시킨다. 이념과 유사한 모습을 물질 속에 표현하는 가운데 물질이 지닌 우연적이고 개별적인 측면이 사상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헤겔은 호머가 아킬레우스의 모습을 묘사하면서 다만 높은 이마, 잘 생긴 코, 길고 강한 정강이만 언급하고 나머지는 일체 생략했다고 말한다. 또한 이 […]

호퍼와 정신분석 10-문 닫힌 세계[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10-문 닫힌 세계   1) 1930년대 호퍼의 욕망 구조에서 실재계적인 특징은 여러 그림에서 드러난다. 앞에서 소개한 것과 같이 고독한 여성의 모습이나 덮쳐오는 숲의 모습에서도 이런 실재계적인 특징이 드러나지만 문 닫힌 일요일의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이 그림은 1926년 그려진 일요일이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앞에서 자동기계(1927)라는 그림과 대조된다. 둘 다 검게 칠해진 닫힌 문을 […]

헤겔미학 산책7- 기호와 표현[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 산책7- 기호와 표현   1) 예술과 미적인 것 헤겔은 미학이라는 용어 대신 예술학이라는 용어를 더 적합한 것으로 본다고 말한 데서 이미 언급한 적이 있지만 헤겔은 예술 작품과 미적인 것을 구분한다. 헤겔에서 예술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이념을 표현하는 기호라 한다면, 미적인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헤겔은 미학강의에서 미적인 것의 개념을 독자적으로 분석하지는 않으나, 헤겔의 용법을 […]

헤겔 미학산책6-기호로서 예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산책6-기호로서 예술   1) 예술론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축은 모방이냐, 창조이냐 하는 축이다. 리얼리즘은 예술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을 통해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모더니즘은 예술은 환상을 창조한다고 본다. 이와 교차하는 또 하나의 축은 객관적 미학과 주관적 미학이다. 객관적 미학은 미적인 것이 자연적 성질이나 관계처럼 실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주관적 미학은 […]

호퍼와 정신분석 9-숲[흐린 창가에서- 이병창의 문화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9- 숲   30년대 호퍼는 여행 중 갈 길을 잃은 채 멈추어서 자기 속에 파묻힌 여성을 그린다. 또한 이 시기 그가 그린 많은 그림에서 숲이 등장한다. 이 숲은 집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마치 집을 뒤덮을 듯 무시무시하다. 집의 안 밖에 사람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자기들 뒤에 숲이 덮쳐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언뜻 보면 평화롭게 […]

헤겔 미학산책5-예술과 종교, 철학의 등근원성[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산책5-예술과 종교, 철학의 등근원성   1) 앞에서 절대정신을 공동체 정신 즉 공동체의 단결된 의지로 규정했다. 그런데 이런 절대정신이 예술, 종교, 철학으로 전개되는 것은 어떤 까닭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헤겔의 정신 개념으로 돌아가보자. 헤겔에서 정신은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차원이 곧 이론적 인식의 차원이다. 정신현상학에서 의식 장과 이성 장은 이론적 인식을 다룬다. 전자는 […]

호퍼와 정신분석 8 -고독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8-고독   1) 20년대 중반 호퍼의 욕망구조는 상상적 동일화 또는 나르시시즘적인 상태로 발전했다. 이어서 20년대 말 그리고 본격적으로는 30년대 걸쳐 호퍼의 욕망 구조는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30년대 후반 호퍼는 정신증적인 자기 폐쇄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제 그런 발전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물론 호퍼의 욕망 구조의 각 시기를 칼로 두부 자르듯이 정확하게 […]

헤겔 미학 산책4- 절대정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 산책4- 절대정신   1) 헤겔의 철학 어디에도 절대정신의 개념에 부딪히지 않는 곳이 없다. 헤겔 미학에서 이 개념은 자주 이념이라는 논리적 범주로 표현되거나, 간단하게 정신이라는 말로 언급되기도 한다. 절대정신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헤겔의 철학에 한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하니, 헤겔의 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부득이 절대정신이라는 개념 벽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헤겔 해석자 대부분은 절대정신을 신을 […]

형이상학 산책1-독특성과 우연성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형이상학 산책1-독특성과 우연성   1) 특유한 존재가 있을까? 누구나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 화를 내지는 못하지만, 씁쓸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가 누구도 아니며, 세상에 유일하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일 텐데, 갑자기 사람에게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궁금해졌다. 우선 특유한 존재가 있을까 생각해보자. 라이프니츠는 모나드론에서 모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