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헤겔 미학산책5-예술과 종교, 철학의 등근원성[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산책5-예술과 종교, 철학의 등근원성   1) 앞에서 절대정신을 공동체 정신 즉 공동체의 단결된 의지로 규정했다. 그런데 이런 절대정신이 예술, 종교, 철학으로 전개되는 것은 어떤 까닭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헤겔의 정신 개념으로 돌아가보자. 헤겔에서 정신은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차원이 곧 이론적 인식의 차원이다. 정신현상학에서 의식 장과 이성 장은 이론적 인식을 다룬다. 전자는 […]

호퍼와 정신분석 8 -고독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8-고독   1) 20년대 중반 호퍼의 욕망구조는 상상적 동일화 또는 나르시시즘적인 상태로 발전했다. 이어서 20년대 말 그리고 본격적으로는 30년대 걸쳐 호퍼의 욕망 구조는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30년대 후반 호퍼는 정신증적인 자기 폐쇄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제 그런 발전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물론 호퍼의 욕망 구조의 각 시기를 칼로 두부 자르듯이 정확하게 […]

헤겔 미학 산책4- 절대정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 산책4- 절대정신   1) 헤겔의 철학 어디에도 절대정신의 개념에 부딪히지 않는 곳이 없다. 헤겔 미학에서 이 개념은 자주 이념이라는 논리적 범주로 표현되거나, 간단하게 정신이라는 말로 언급되기도 한다. 절대정신 개념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헤겔의 철학에 한발자국도 다가가지 못하니, 헤겔의 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부득이 절대정신이라는 개념 벽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헤겔 해석자 대부분은 절대정신을 신을 […]

형이상학 산책1-독특성과 우연성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형이상학 산책1-독특성과 우연성   1) 특유한 존재가 있을까? 누구나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 화를 내지는 못하지만, 씁쓸한 기분이 들 것이다. 그가 누구도 아니며, 세상에 유일하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일 텐데, 갑자기 사람에게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궁금해졌다. 우선 특유한 존재가 있을까 생각해보자. 라이프니츠는 모나드론에서 모든 […]

헤겔 미학 산책 3-고대예술과 근대예술 논쟁[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산책 3-고대예술과 근대예술 논쟁   1) 헤겔의 미학은 빙켈만 이래로 내려오는 고전주의 미학과 낭만주의 미학의 대결을 마무리하는 결정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헤겔의 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헤겔 이전에 이루어진 격렬한 논쟁의 전말을 살펴보아야 한다. 논쟁의 출발점에 빙켈만이 있었다. 그는 1755년 로마에서 고대예술작품을 직접 관찰하면서 연구한 끝에 1764년 <고대 예술의 역사>라는 저서를 완성했다. 여기서 그는 고대예술의 […]

헤겔 미학 산책2-예술의 과거성 테제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 산책2-예술의 과거성 테제   1) 헤겔 미학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논제는 예술의 과거성 테제일 것이다. 헤겔은 미학강의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 예술의 아름다운 시절과 중세 후기의 황금시대는 사라졌다[sind voruber].” (미학강의1, 30쪽)[1] “최상의 규정이라는 면에서의 예술은 우리에게 과거의 것[Vergangenes]으로 존재하며 또 그렇게 남아 있다. 이로써 예술은 우리에 대해 진정한 진리와 생명성도 역시 상실했으며[verloren], 예전의 […]

헤겔 미학 산책 1-미에 관한 철학이 가능한 것일까?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미학 산책 1-미에 관한 철학이 가능한 것일까?   1) 헤겔은 미학강의 서문에서 들어가자 마자, 미학이라는 학문이 가능한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지금 대학에 미학과가 있으니 굳이 그 가능성을 문제 삼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문제가 아닐까 한다. 예를 들어 미와 유사한 멋이나 맛의 학문이 가능할까? 물론 맛의 기술과 멋의 디자인이 전공[discipline]으로서 가르쳐지고 있으니, […]

호퍼와 정신분석 7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7   1) 앞에서 언급한 서로 대조되는 두 그림은 당시 호퍼의 관음증과 노출증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의 나르시시즘과 더불어 상상적 동일화의 증상이다. 호퍼에게서 등장하는 관음증과 노출증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지만 항상 그림의 모델은 조로 보인다.    물론 조와 다른 인상을 주는 여성도 있지만, 사실 그런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조라고 해도, 그 의미는 […]

호퍼와 정신분석 6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6   1) 앞에서 1924년 호퍼가 조와 결혼한 이후, 호퍼와 조의 욕망 구조는 상상적 동일화의 관계로 규정했다. 이 상상적 동일화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핵심은 자기에 대한 나르시시즘적 관계이다. 이 나르시시즘은 자기를 어머니가 사랑하는 대상, 즉 팔루스로 간주하는 것인데 호퍼의 등대 그림이 그런 나르시시즘을 잘 보여준다.   상상적 동일화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이 […]

호퍼와 정신분석 5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5   1) 앞에서 20년대 후반 호퍼의 욕망 구조에 대해 언급했다. 다리, 망사르 집, 등대 그림 등에서 보듯이 실재로 가는 길은 차단되었고 그는 이에 대응하여 상상계적인 동일시를 통해 실재로 다가간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는 호퍼의 생애에서 어쩌면 가장 행복했을 수도 있는 신혼기였다. 호퍼는 1924년 9월 같은 동료 화가인 조(Josephine Nivison)과 결혼했다. 그리고 1925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