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헤겔 형이상학 산책13-논리학의 구분에 관해[흐린 창가에서- 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13-논리학의 구분에 관해 1) 앞에서 논리학이 기본적으로 칸트의 12개 판단형식 즉 범주를 밑바닥에 깔고 있다는 사실을 말했다. 논리학의 1부 객체 논리학의 목차를 보면, 거기서 질-량-관계-양상으로 전개되는 12개 범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필자가 굳이 흔적이라고 말한 것은 각 판단형식의 이행 중간에 또 다른 세부 범주들이 끼어들어 있어서 언뜻 보면 그게 눈에 뜨이지 않기 […]

한강의 채식주의자-폭력과 나무 불꽃[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한강의 채식주의자-폭력과 나무 불꽃 (예전 2017년에 썼던 글이다. 한강의 소설이 노벨상을 받은 것을 축하하며 다시 올린다)   1) 폭력의 세계 제목이 <채식주의자>라서, 채식의 미덕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면서 책을 들었다. 몇 페이지 읽지 않아서 작가는 채식의 미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당장 눈에 뜨이는 것은 폭력성이다. 육식을 거부하는 아내인 영혜, 그것보다 섹스를 거부하는 아내를 […]

헤겔 형이상학 산책12-논리학 서론의 이해(후반부)[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12-논리학 서론의 이해(2: 논리학의 개혁) 1) 앞에서 소개했듯이 논리학 서론의 앞부분은 형식논리학을 비판하고, 형이상학에서 칸트가 이룬 혁명을 소개한다. 헤겔이 칸트에서 주목했던 것은 판단형식 즉 범주가 그 자체에서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로부터 칸트는 선험철학의 혁명으로 나갔으나, 헤겔은 칸트의 선험철학이 판단형식을 좌표축으로 보는 주관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앞에서 이 지점이 헤겔이 칸트와 […]

헤겔 형이상학 산책11-논리학 서론의 이해(전반부)[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11-논리학 서론의 이해(1) 1) 앞에서 설명한 것을 통해 헤겔 논리학 이해를 위한 기본 발판이 마련되었다고 본다. 이런 발판에 기초하여 지금부터 논리학의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오늘부터 우리가 읽을 부분은 2판의 서론[Einleitung]에 해당하는 부분 즉 ‘논리학의 일반 개념’이다. 1판 서론은 그냥 ‘서론’으로 되어 있지만, 약간의 언어 표현상 차이나 부분적 첨삭을 제외하고는 내용은 같다. 헤겔은 서론에 […]

헤겔 형이상학 산책10- 판단형식과 논리학의 목차[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10- 종합 1) 이상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전개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는 언어의 분류틀을 말한다. -실체 즉 주어로 될 수 있는 것은 종적 본질이다. 종적 본질을 개체를 통일하는 원리이며, 개체를 통해서 자기를 지속하는 것이다. -칸트에서 범주는 판단형식이 되었다. 칸트는 판단형식의 도식을 통해 고유한 의미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칸트는 각 판단형식은 하나의 좌표축으로 보고 판단형식의 이행을 […]

헤겔 형이상학 산책9-부정성의 개념과 사유에서 반성 개념의 역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9-부정성의 개념과 사유에서 반성 개념의 역할 1) 앞에서 말했듯이 반성 개념은 서로 배타적 통일의 관계에 있다. 예를 들어 동일성은 차이의 부정이며, 차이는 동일성의 부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부정의 개념이 형식논리학에서 말하는 부정의 개념과 다르다는 사실은 쉽게 드러난다. 형식논리학에서 어떤 것의 부정은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라도 된다. 예를 들어 ‘빨간색’의 부정은 ‘파란색’이 될 수도 있고, ‘수3’이나 […]

헤겔 형이상학 산책8-반성 개념[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8-반성 개념 1) 앞에서 칸트는 판단형식이 그 자체로 가지는 고유한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그 의미는 구체적으로 도식을 통해 주어졌다. 칸트는 이런 판단형식을 마치 좌표축처럼 생각하면서 어떤 경험과 어떤 판단형식을 관계시켰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경험이 충분히 주어지기 전에는 어느 판단형식에 속할지를 가리기 힘들며, 판단형식을 결정하기 위해 충분한 경험은 무한히 지연되므로, 칸트의 인식론은 물 자체뿐만 […]

헤겔 형이상학 산책7- 칸트를 삐딱하게 보기[흐린 창가에서- 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7- 칸트를 삐딱하게 보기 1) 앞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를 언어의 분류틀로 보았으나, 칸트는 판단형식을 규정하는 개념으로 보았다는 것을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변화인데도, 철학사에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언어는 존재와 상응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장이니, 아리스토텔레스는 언어의 분류틀로부터 곧바로 형이상학적 존재론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 핵심은 사물의 종적 본질이 주어로 사용할 수 […]

헤겔 형이상학 산책6- 존재자의 형이상학에서 존재의 형이상학으로[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6- 존재자의 형이상학에서 존재의 형이상학으로 1) 칸트의 혁명 앞에서 칸트가 판단형식과 범주를 연결했다는 것을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개별 언어를 분류하는 틀이었던 범주가 칸트에 이르면 판단형식을 규정하는 고유한 내용으로 규정되었다. 범주가 언어의 틀에서 판단의 틀로 바뀐 것일 뿐인데, 이게 뭐 큰일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일으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유의 역사에 […]

헤겔 형이상학 산책 5-칸트의 논리학 혁명[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 5-칸트의 논리학 혁명 1) 문제의 발단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범주로 분류한 것이다. 여기서 주어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 때문에 결국 실체 개념이 제시되었다. 실체는 자기를 통일하는 하나이며, 그럼으로써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개별자를 징검다리로 해서 시간상 지속하는 진정한 실체는 곧 종적 본질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은 좀 불분명한 것 같다. 플라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