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헤겔미학산책55-연극이냐 극시냐?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5-연극이냐 극시냐?   1) 연극이냐 시문학이냐 헤겔의 책 <미학강의>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다루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 최근 미학적 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분야라면 단연 극시 이론이 아닐까 한다. 앞에서 소개했지만, 헤겔의 서사시와 극시의 구분은 루카치가 고대 서사시와 연극을 구분할 때 기본 개념을 제공했다. 더 나아가서 그의 비극론은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니체의 비극론과 대립하며 후일 벤야민이 […]

헤겔미학산책54-서정시와 실러 ‘종의 노래’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4-서정시와 실러 ‘종의 노래’   1) 서정적인 예술작품의 구조 앞에서 감정을 직관과 관념으로 객관화하는 시인의 능력을 살펴보았다. 시인은 응축된 감정을 지니면서도 그것을 객관화할 수 있는 자기 관계적(대자적) 존재이다. 시인은 이런 객관화를 통해 시대 정신을 표현하면서, 예술적 탁월성을 성취하게 된다. 이어서 헤겔은 서정시의 구조를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여기서도 헤겔은 서사시와의 비교를 설명의 지렛대로 삼는다. 우선 서사시에서 작품은 […]

헤겔미학산책53- 서정시와 이비코스의 두루미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3-서정시와 이비코스의 두루미   1) 서정시에 관한 헤겔의 논의는 실러에서 시작해서 실러로 끝난다. 서정시를 논의하는 처음에 ‘이비코스의 두루미’이라는 작품이 있고 그 마지막에 ‘종의 노래’가 있다. 실러의 희극에 관해서는 상당히 혹평하는 헤겔이 실러의 시에 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특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헤겔은 괴테의 시집 서동시집을 또 높이 평가했는데, 앞에서 우리는 괴테의 시, ‘황금의 […]

헤겔미학산책52-헤겔의 시민적 서사시와 루카치의 소설론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2-헤겔의 시민적 서사시와 루카치의 소설론   1) 앞에서 설명했듯이 서사시의 기본적 특징은 생생한 개별적 사건, 전체에 내재하는 통일성, 영웅의 행위, 서사적 화자의 고요한 음조이다. 헤겔은 이 네 가지 특징을 본래의 서사시인 그리스 서사시를 기초로 파악했다. 헤겔은 서사시가 오직 그리스 시대에만 존재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 이전 고대 서사시도 있었으며, 그 이후 로마와 중세를 거쳐 서사시가 계속 […]

헤겔미학산책51-서사시적 슬픔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1-서사시적 슬픔   1) 서사시의 장르적 특징 헤겔은 그리스 서사시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동방의 서사시, 낭만적 서사시, 심지어 근대적 서사시라는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리스 서사시를 개념적으로 파악한 다음에 이를 확장하여 다른 서사시의 형태로 전개했으니, 먼저 그리스 서사시 즉 헤겔이 본래의 서사시라고 말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겠다. 앞에서 간단하게 서사시 장르의 근본 특징을 소개했지만[1] 여기서 […]

헤겔미학산책50-시문학의 장르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0-시문학의 장르   1) 문학의 장르 문제는 아주 골치 아픈 문제이다. 우선 문학이 포에지를 넘어 가사[가요]나 산문[에세이,웅변 등]까지 포함하기 때문인데, 헤겔처럼 문학을 시문학으로 축소해서 본다 하더라도, 그 장르를 구분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요즈음 새로운 장르가 출현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내려오던 전통적 구분 즉 서사시, 서정시, 극시라는 구분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근대 시문학의 대표적 […]

헤겔미학산책49-작가와 독자의 공동체[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9-작가와 독자의 공동체   1) 절대정신 지금까지 서술의 필요성 때문에 예술의 목적과 관련된 작가 독자 관계에 대한 서술은 생략하였다. 하지만 예술 장르에 대한 대체적인 소개가 끝난 이즈음에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시문학에서 작가 독자 관계는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독특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의는 거슬러 올라가 예술의 목적에서부터 시작하자. 헤겔에서 예술은 정신 […]

헤겔미학산책42-내밀성(숭고함)의 회화[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2-내밀성(숭고함)의 회화   1) 원시인의 동굴 벽화부터 따진다면 회화의 역사는 아마 가장 오래되었을 것이다. 회화는 고대, 그리고 고전 시대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출현했다. 그런데도 헤겔은 마치 고대나 고전 시대에는 회화가 없었다는 듯이 낭만주의 시대 이후부터 회화를 다루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 고전 시대 예술은 일반적 정신을 표현하려 하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와서 구체적 현실에 대한 관심이 […]

헤겔미학산책41-회화에서 구성의 문제[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1-회화에서 구성의 문제   1) 회화 회화의 질료는 색채다. 헤겔은 회화의 질료 자체가 이미 가상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즉 빛은 요소로 분화되면서 색채로 되고, 그 색채의 상호 관계를 통해, 대립과 조화를 통해 대상을 표현한다.  색채는 이런 관계 속에서 의미를 지니므로,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못하며, 자기 부정성을 지닌 가상적인 것이다. 질료의 특성상 회화는 특칭적 주관성을 드러낼 […]

헤겔미학산책40-색채의 음악, 색채의 마법[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0-색채의 음악, 색채의 마법   1) 회화의 질료는 공간적 형태가 아니라, 색채이다. 헤겔은 빛이 어둠과 관계하여[즉 물체의 평면에 반사하면서] 색채가 출현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색채는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물체의 평면을 떠날 수 없다. 그 때문에 회화가 처음 시작했을 때, 색채보다는 공간적 형태가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다. 조각이 삼차원적인 공간적 형상을 보여준다면, 회화의 경우 공간적 형태는 이차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