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Jin Bosung

열일곱 번째 시간, 비 [시가 필요한 시간]

열일곱 번째 시간, 비   마리횬   6월도 다 지나가고 이제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입니다. 갑작스런 무더위가 계속되는 동안 햇빛은 뜨겁고, 마스크는 마스크대로 한층 더 답답하게 후끈거리는 숨을 몰아쉬게 만들었었는데요, 드디어 며칠간 반가운 빗줄기가 쏟아졌습니다.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하니까 갑자기 가을이라도 된 것처럼 한낮에도 살짝 서늘하기까지 하더라구요. ‘아 여름이 이대로만 시원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오늘은 앞으로 […]

당신의 시급은 어떤가요? [내가 읽는 『자본론』]

당신의 시급은 어떤가요?   김필진(경희대 철학과)   나는 지금, 집 근처 24시 카페에 앉아있다. 끝없이 밀려드는 손님들의 커피를 타는 와중에도 쉬지 않고 홀을 치우는 저 알바생분은 아마 새벽 파트타임 알바인지 매일 밤 내게 커피를 건넨다. 너무도 분주한 그가 안쓰러워질 때쯤 문득 이 곳에 일하는 알바생들은 과연 근로의 대가로 얼마를 지급받는지 알고 싶어졌다. 곧장 ‘알바천◯’에 접속해 […]

열여섯 번째 시간, 경지 [시가 필요한 시간]

열여섯 번째 시간, 경지   마리횬   최근에 부쩍 더워진 날씨 탓에 ‘이제 진짜 여름이구나’하고 느끼게 되는데요, 여름의 계절이 찾아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 더위 말고 하나 더 있습니다. 요즘 부쩍 나무 그늘이 많아진 것을 혹시 보셨나요? 자주 산책하는 공원을 거닐 때 3-4월, 아니 5월까지만 해도 손으로 햇빛을 가리며 걸었던 것 같은데, 며칠 전에 가보니 그 […]

임금 격차에 관한 단상(자본론 에세이3, 「2장: 교환과정」) [내가 읽는 『자본론』]

임금 격차에 관한 단상   김보경(경희대 사회학과)   임금격차는 왜 존재할까? 나는 고등학생 때 이것이 늘 궁금했다. 우리는 자라면서 대기업 회장이 동네 미용사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도록 교육받았다. 그래서 학생들의 장래 희망은 언제나 CEO, 의사 또는 교수가 미용사보다 많았다. 하지만 대기업 회장이 얼마나 ‘멋진’ 일을 하기에 우리 동네 미용사 언니보다 몇백억 배의 […]

한철연 2020년 5월 월례발표회 “슈티르너의 역사철학 – 인간의 삶과 인류 역사의 미래”(유튜브링크) [월례발표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0년 5월 월례발표회     한철연 학술1부입니다. 이번 2020년 5월 발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으로 온라인 녹화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새롭게 시도되는 방식의 첫 번째 월례발표회는 건국대의 박종성 선생님과 경희대의 이병태 선생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제목: 슈티르너의 역사철학 – 인간의 삶과 인류 역사의 미래 발표자 : 박종성(건국대 상허교양대학) 논평자 : 이병태(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일시: 2020년 5월 30일(토) […]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내가 읽는 『자본론』]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   최재식 (경희대 철학과)   혹자는 말한다. 공상에 젖은 좌파들은 성공할 수 없다고. 나는 스스로 꽤 좌파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비판에, 냉소에, 조소에 쉽게 반박할 수 없다. 마르크시즘에 미래가 있을까? 분명 현실사회주의는 실패했다. 그런데도 마르크스-레닌-스탈린주의가 21세기에, 그것도 한국에서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지하게 그를 ‘패션좌파’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한다. 68혁명이 남긴 신좌파적 […]

열다섯 번째 시간, 스포츠 [시가 필요한 시간]

열다섯 번째 시간, 스포츠   마리횬   시가 필요한 시간, 열다섯 번째 시간으로 여러분을 찾아뵙니다. 오늘은 “이것도 과연 시가 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할 법 한 주제를 골라보았는데요, 바로 ‘스포츠’입니다.     스포츠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스포츠뉴스 시작 할 때 나오는 “딴딴딴! 뚜구뚜구…”하는 로고송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나고, 또 땀 흘리는 축구선수들, […]

개돼지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물신성 [내가 읽는 『자본론』]

개돼지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물신성   김필진(경희대 철학과)   2016년 여름, 대한민국 교육부의 어느 정책기획관은 교육부 직원들,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식사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그가 했던 발언은 아직도 유행어처럼 우리 주위에서 종종 회자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 시켜야 한다.” 그의 발언에 모티브가 된 것은 영화 ‘내부자들’에 등장하는 원로 언론인 이강희의 명대사였다. 극 중 이강희는 […]

열네 번째 시간, 어머니 [시가 필요한 시간]

열네 번째 시간, 어머니   마리횬   어버이날을 기념해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한 주 미루다 보니 조금 늦어버렸네요. 더 늦기 전에 소개해드릴 시가 있어 가져왔습니다. 고두현 시인의 <늦게 온 소포>입니다.   늦게 온 소포                                      고두현   밤에 […]

반짝이는 것 이면의 일그러진 것(자본론 에세이2 – 1장: 상품) [내가 읽는 『자본론』]

  반짝이는 것 이면의 일그러진 것   김보경(경희대 사회학과)   내가 즐겨 입던 바지가 있다. 신축성이 아주 뛰어나고 춥지 않을 만큼 두꺼우며 덥지 않을 만큼 얇아서 4계절 내내 입을 수 있었던 바지였다. 바지의 큰 주머니 안에는 작은 주머니가 하나 더 있어서 동전이나 열쇠 같은 것을 보관하기에 편리했다. 그 바지에 유일한 단점이 있었다면, 그건 그 바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