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Jin Bosung

“차별철폐 동아시아 연대를 만들어갑시다” – 반인종주의정보센터(ARIC) 대표, 재일조선인 3세 량영성(梁英聖)씨 인터뷰 [나인당케의 단상들]

“차별철폐 동아시아 연대를 만들어갑시다” – 반인종주의정보센터(ARIC) 대표, 재일조선인 3세 량영성(梁英聖)씨 인터뷰   (정리: 한상원/ 통역: 최성문)   량영성 씨는 198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는 제주도 출신으로 일본 오사카에 정착하였으며, 그의 가족은 이후 3대째 일본에서 살고 있다. 량영성 씨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에 다녔다. 조선학교는 재일교포 중, 국적을 ‘조선’으로 표기한 조선인들의 자치학교로, 아직도 일본에서는 다른 외국인학교와 […]

플라톤의 『국가』 강해 ㊴ [이정호 교수와 함께하는 플라톤의 『국가』]

플라톤의 <국가> 강해 ㊴     1-2-1-2-1 이야기 방식과 모방(392c-398b) (계속)   [397b-398b] * 소크라테스는 이야기 방식λέξις과 관련하여 우선 서술 방식διήγησις을 기초로 두 가지 종류의 이야기 방식으로 구분하여 논의한 후, 이제 그에 이어 그 이야기 방식을 화음(선법)ἁρμονία과 장단(리듬)ῥυθμός을 기초로 논하고자 한다. 그런데 서술방식과 마찬가지로 이야기 방식을 구성하는 선법과 리듬 또한 변화들이 작고 한 가지로 이루어지는 […]

아홉 번째 시간, 친구 [시가 필요한 시간]

아홉 번째 시간, 친구   마리횬   안녕하세요, 시가 필요한 시간의 마리횬입니다. 2020년도 어느덧 1월이 지나고, 2월의 마지막 주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굉장히 오랜만에 여러분을 만나는 기분이 드네요. 잘 지내셨어요? 요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와 세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데요, 이럴 때 일수록 몸과 마음 잘 챙기시고,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친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예전에는 ‘친구’하면 주로 학교 친구, 동네 친구, 동아리 친구를 떠올리기 쉬웠는데, 요즘은 SNS를 많이 하다 보니 얼굴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도 친구처럼 소통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또 ‘원데이 클래스’ 같은 다양한 모임들이 주변에 많이 생기다 보니, 그곳에서 알게 되는 다양한 사람들과도 친구가 되는 경우들을 적지 않게 봅니다. 과거에 비해 ‘친구’라는 개념이나 경계가 확실히 넓어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나이의 개념도 과거보다는 덜 중요시되는 것 같고,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친구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시 한 편을 준비해 보았어요. 첫 번째로 여러분께 들려드릴 시는,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이라는 제목의 시예요. ‘우화’라는 말은 “인격화한 동물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풍자와 교훈을 주기 위한 이야기”라는 뜻의 ‘우화(寓話, 이솝우화)’도 있지만, 짝 우(偶)에 말 화(話)로 이루어진,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 함’이라는 뜻의 ‘우화(偶話)’도 있더라구요. 마종기 시인의 시 제목은 이 두 번째 우화에서 왔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강’이라는 뜻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시인은 이 시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을 강과 강물에 비유하고 있는데요, 여러 번 읽을수록 정말 와 닿는 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 앞에 넓은 강이 펼쳐져 있다고 생각하시면서 들어보시죠.    偶話(우화)의 江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여덟 번째 시간, 가족 [시가 필요한 시간]

 여덟 번째 시간, 가족    마리횬   오늘 시가 필요한 시간은 ‘가족’을 주제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평소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시나요? 얼마 전에 설 연휴도 있어서, 아마 오랜만에 친척들과 부모님들을 뵙고 온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도 평소에는 학업에, 직장에 바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지만, 명절이나 연휴만큼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는 2016년에 친척을 방문하러 호주에 갔다가, 약 2년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느낀 것 가운데 한 가지는, 호주 사람들은 참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예요.  호주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퇴근시간 이후에 추가로 야근을 하면 추가수당을 받아요.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휴일이나 주말에 근무하면 기존에 받던 시급이나 주급의 몇 배를 추가로 받는 것이 법으로 제도화 되어 있습니다. 언뜻 생각해 볼 때, “기존 시급의 몇 배를 더 준다고 하면, 서로 휴일에 근무하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쉬울 텐데요,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은 돈을 좀 덜 벌더라도 그 일할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을 흔하게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면서 너무도 당연하게 추가 근무 대신 집에서 아이들과 시간 보내는 것을 선택하더라구요. 호주 사람들에게 차지하는 가족에 대한 부분이 정말 크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복지의 조건과 상황이 다르겠지만, 호주 사람들의 그런 사고방식이 때론 부럽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도 사실은 결국 가족들을 위해서 야근도 하고, 가족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것일 텐데, 그 희생이 당연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 희생이 가족들에게 잘 전해지지 않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은 특별히 자녀들을 위해 애쓰고 수고하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나는 시를 각각 한 편씩 골라보았습니다. 이 시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가족들을 좀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싶어요.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시는 유안진 시인의 시 <배꼽에 손이 갈 때> 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배꼽은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태아와 어머니의 자궁을 연결시켜주는 탯줄이 있던 흔적을 의미합니다.    그 탯줄을 통해서 태아가 어머니로부터 영양분을 받아서 자라나죠. ‘배꼽’은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부분이지만, 우리가 태어난 이후로 자라나면서 또한 평소에 살면서는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신체부위이기도 합니다.  유안진 시인의 <배꼽에 손이 갈 때>는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요? 기왕이면 배꼽 위에 손을 얹으시고 이 시를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배꼽에 손이 갈 때                               유안진   생각할 게 있으면 가슴에 손을 얹는 이 이마를 짚거나 뒷머리를 긁는 이 손가락으로 귀를 후비는 이 엉덩이를 꼬집는 이도 있지만 나는 배꼽에 손이 간다   낯선 이들하고도 아무리 가족호칭으로 불러도 한 가족이 될 수 없고 한 가족끼리도 타인처럼 사니까 진실은 천륜의 그루터기에서 나온다 싶어서 어머니와 이어졌던 흉터만 믿고 싶어서 출생시의 목청은 정직하니까 배꼽의 말은 손으로만 들리니까   이만하면 배부르다 이만하면 따뜻하다 너무 생각 말거라 두 손바닥에다 거듭 일러준다 내 손 아닌 어머니의 손이 된다     유안진 시인의 시 <배꼽에 손이 갈 때> 들어보았습니다. 제목만 들어서는 무슨 시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시를 읽고 나니 이 시가 어머니에 관한 시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죠.  시의 첫 부분에, 생각할 게 있으면 누군가는 가슴에 손을 얹기도 하고, 뒷머리를 긁는 사람도 있는데, 난 ‘배꼽에 손이 간다’라고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의 화자는 뭔가 생각할게 있었다는 이야기겠죠. 시의 화자가 생각하고 있는 게 뭘까요? 시를 끝까지 읽고 나면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어떤 상황에 처해있었던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

2020 경자년 한철연의 새로운 출발(신년회 사진)

안녕하세요? 웹진 편집주간입니다. 2020년이 밝은지도 벌써 두 달째가 됩니다. 한철연은 2020년에 지난 6기 연구협력위원회가 2년간의 일을 마감하고 7기 연구협력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지난 1월 15일 한철연 신년회는 한철연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면서 2년간 수고할 회장님과 연구협력위원들이 새롭게 포부를 다지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한철연의 새로운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라며 웹진도 새로운 동력을 얻어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 7기 한철연 회장 연효숙 […]

일곱 번째 시간, 안녕(이별과 만남) [시가 필요한 시간]

일곱 번째 시간, 안녕(이별과 만남)   마리횬   시가 필요한 시간, 일곱 번째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안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는데요, 여러분은 ‘안녕’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안녕’이 떠오르시나요? 우리는 친한 누군가와 만났을 때 ‘안녕’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친한 누군가와 헤어질 때도 역시 ‘안녕’이라고 말합니다. ‘안녕’이라는 이 친근한 말 속에 만남도 있고, 헤어짐도 있는 것이죠. 여러분은 제일 […]

플라톤의 『국가』 강해 ㊳ [이정호 교수와 함께하는 플라톤의 『국가』]

플라톤의 <국가> 강해 ㊳     1-2-1 시가 교육(376e-403c)           1-2-1-1 무엇을 말해야 할 것인가 – 시인들이 지켜야할 규범(376e-392c)           1-2-1-2 어떻게 말해야할 것인가(392c-398b)               1-2-1-2-1 이야기 방식과 모방(392c-398b)   [392c-d] * 소크라테스는 이야기λόγος와 관련한 논의 즉 시가의 내용에 대한 고찰을 […]

여섯 번째 시간, 기다림 [시가 필요한 시간]

여섯 번째 시간, 기다림   마리횬   안녕하세요, 시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여러분은 누군가를 오래 기다려보신 적 있으세요? 누군가를 기다릴 때의 그 감정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는 설렘으로 느끼겠지만, 짜증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제가 한 번은 친구랑 대학로에 가기로 하고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길을 몰라서 그 친구와 꼭 같이 […]

응! 어서 와~ 볼드모트는 처음이지?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톡,톡,씨네톡]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전태일을 잘 몰랐던 20대 청춘이 영화로 전태일을 만나고 돌아본 지금 우리 삶에 대한 단상 – 편집자 주   응! 어서 와~ 볼드모트는 처음이지?   도시인   아직 11월 말인데 거리는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빠져있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길가와 카페를 채우고 방금 커피 주문을 받던 점원은 루돌프 뿔을 머리에 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

연말 특집 – 한국 인디씬을 위하여 [악(樂)인열전]⑤

연말 특집 – 한국 인디씬을 위하여   이 현 (건국대학교 철학과)   항상 외국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공부하면서, 한국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나에게 있어서 한국 인디씬은 참 아픈 손가락이다. 실망과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라고 해야하나. 개인적으로 2000년대부터 다시 한국 인디씬이 대중들에게 주목 받고 장기하, 십센치, 혁오 등이 대중음악에 안착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