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헤겔미학산책15-피디아스와 라오쿤[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15- 피디아스와 라오쿤   1) 헤겔은 미학강의 2권에서 그리스 조각을 설명하면서, 느닷없이 영국의 외교관 엘진 경을 거론한다. 그는 1789년에서 1803년 사이에 터키 제국에 파견된 영국 외교관으로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조각품을 떼어내어 영국으로 가져온 인물이다.    헤겔은 언급하기에 사람들(특히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이 그렇다)은 그를 약탈자라고 비난하지만, 그 자신은 오히려 가만 두었으면 이슬람 지배 아래 파괴되었을 예술품을 […]

<논평> – 고(故) 남기호 교수의 철학적 작업에 관해서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야코비와 독일 고전철학> 논평 –고 남기호 교수의 철학적 작업에 관해서   이 글은 2024년 1월 11일 한철연 신년회에서 진행한 『야코비와 독일 고전철학』(故 남기호 회원 저) 북콘서트에서 논평한 내용입니다. 헤겔과 야코비를 중심으로 전개한 남기호 교수의 학술 작업에 대한 평가를 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기호 교수를 잘 알지 못하지만, 가끔 학회나 논문을 통해 엿보게 되는 치열하게 철학을 연구하는 […]

헤겔미학산책14- 호머에서 신과 인간[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14- 호머에서 신과 인간   1) 고전 시대 앞에서 언급했지만 헤겔에서 예술은 정신의 표현 기호이다. 이 정신은 마침내 절대 정신으로 발전하는데, 그 토대는 바로 국가이다. 이 국가는 사회적 상호 관계 위에서 출현한 사회 정의나 공동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개별적 의지의 통일체이니, 루소의 말을 빌리자면 즉 일반의지이다. 상징적 예술 형식의 토대가 되었던 동방 국가(인도, 페르시아, 이집트의 […]

헤겔미학산책13-벤야민의 알레고리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13-벤야민의 알레고리론   1) 헤겔은 상징적 예술형식을 다루면서 마지막 3절에서 비유법을 다룬다. 1절과 2절에서 다룬 상징, 숭고의 개념은 이념이 추상적이고 무규정적인 시대에서 출현한 예술의 형식이었다. 그러나 3절에서 다루는 비유법은 상징적 예술형식이 해체되어서 다른 시대의 예술형식에서 종속적인 형태로 사용되는 것을 다룬다.   상징이나 숭고의 경우, 예술작품의 의미는 이념, 절대정신이었다. 여기서 기호 즉 작품과 그 의미 즉 […]

호퍼와 정신분석 12-언어의 회복[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12-언어의 회복   1) 호퍼는 40년대 들어 마침내 실재계의 세계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그 바탕에는 뒤늦게 그에게 다가온 원초적 장면의 체험이다. 이를 통해 그는 실재로부터 단절하고 상징의 세계로 다시 돌아온다. 이 상징의 세계에서 맨 처음 그가 만나는 것은 바로 언어의 세계이다.   호퍼의 욕망 구조에서 새로운 전환의 시기였던 1940년 그는 아래와 같은 그림 <밤의 […]

헤겔미학산책12-숭고에 관해[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12-숭고에 관해   1) 상징에서 숭고로 헤겔은 상징적 예술 형식을 다루면서 1절에서 그 핵심적 개념인 상징의 개념을 다루지만 이어 2절에서는 숭고 개념을 다룬다. 3절은 비유론 일반을 전개한다.   헤겔의 미학강의에서 어느 장이든 항상 1절은 개념을 다루고 2절이 본론에 해당하며 3절은 그 영향을 다루니, 헤겔이 숭고 개념을 상징적 예술 형식 2절에서 다루었다는 것은 그만큼 숭고가 상징적 […]

헤겔미학산책11- 상징적 예술 형식[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11- 상징적 예술 형식   1) 고대 제국의 역사 헤겔은 예술의 형식을 세 가지 단계로 나누었다. 상징적 예술형식과 고전적 예술형식, 낭만적 예술형식이다. 각자에는 고유한 표현적 기호가 존재한다. 즉 상징과 현상 그리고 가상이다. 헤겔이 처음 미학을 강의했던 하이델베르그 시절 그는 예술의 역사를 고전주의와 낭만주의로 구분했을 뿐이다. 후일 베를린 시절에 이르러 그는 상징적 예술을 추가하여 예술의 역사를 […]

헤겔미학산책10-예술과 정치[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10-예술과 정치   1) 예술 형식 앞에서 이념과 예술적 작품 사이의 표현적 관계에 대해 일반적으로 살펴보았다. 이 부분은 헤겔 미학강의 1권의 핵심적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한 것이다. 이제 미학강의 2권의 내용을 살펴볼 차례이다.   2권에서 헤겔은 예술의 시대적 발전을 다루고 있다. 헤겔은 이런 발전을 3 단계로 나누는데, 상징주의, 고전주의, 그리고 낭만주의이다. 상징주의는 페르시아, 인도, 이집트 등의 […]

호퍼와 정신분석 11-원초적 장면[흐림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호퍼와 정신분석 11-원초적 장면   1) 앞에서도 말했듯이 호퍼는 1930년대 이르러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그 시기가 결혼 전반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특이하다 할 수 있는데, 여러 해석자는 그의 정신적 고통을 그 시대 상황과 관련한다. 그 시대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일대 혼란에 빠진 세계경제공황의 시기였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시기, 호퍼의 정신적 고통은 그런 시대적 […]

헤겔미학산책9-예술과 시대[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9-예술과 시대   1) 예술과 관련해 흥미로운 문제는 예술과 시대 사이의 관계이다. 필자는 역사를 좋아해 TV 사극은 대체로 빼놓지 않고 보는데, 요즈음 사극은 시간과 장소는 과거이지만 인물의 생각과 행위는 현대인의 모습이라서, 가끔 웃음을 자아낸다. 주인공이 조선 시대 옷을 입고 말을 쓰면서 로미오와 줄리엣 식의 사랑을 전개하는 것 같아서이다. 이런 팩션[faction] 사극이 발전해서 요즈음엔 인물이 옛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