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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말, 맹자의 말[천하무적 맹자왈]

공자의 바른 말[正言] 노나라의 실권자였던 계강자가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도둑질하는 백성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공자왈 “당신이 도둑질하지 않으면 백성들에게 상을 주어도 도둑질하지 않을 게요.” “…” 공자는 노나라에서 벼슬할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제자 자로가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위나라 임금이 선생님을 모셔서 정치를 하려 합니다. 위나라에 가시면 무슨 일부터 하시겠습니까?” 공자왈 “반드시 윗사람의 명분부터 바로 잡아야지.” […]

천년의 금서, 맹자[천하무적 맹자왈]

가장 오래된 책의 운명.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금서는 무엇일까? ‘시서’다. 그런데 시서는 가장 오래된 책이기도 하다. 시서는 시경과 서경을 합쳐서 일컫는 말인데, 시경은 기원전 1,000년 무렵부터 민간에 널리 암송되었던 시를 모아놓은 책이고 서경 또한 그 무렵을 전후한 역사 기록을 모아놓은 책이다. 이 둘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자 유가를 대표하는 문헌이기도 하다. 가장 오래된 책과 가장 […]

맹자의 임금 길들이기[천하무적 맹자왈]

나도 감기 걸려서. 맹자가 막 제나라 왕을 만나기 위해 조정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제나라 왕이 사신을 보내 이렇게 전했다. “과인이 마땅히 선생을 먼저 찾아가서 뵈어야 하겠지만 불행히 감기에 걸려서 바람을 쏘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선생께서 조정으로 나와 주시면 어떨까 하는데 그리해 주실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맹자왈 “마침 저도 감기에 걸려서 조정에 나갈 […]

맹자의 동문서답[천하무적 맹자왈]

맹자가 동문서답을? 맹자에 관한 가장 오래된 전기는 사마천의 [사기]에 기록된 [맹자열전]인데 겨우 137자에 지나지 않는다. 나중에 진시황제가 된 진왕 영정을 암살하려 했던 칼잡이 형가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데 무려 3,000자를 넘게 소비한 사마천이 어째서 맹자에게는 겨우 137자만 할당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137자의 기록만으로도 맹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에는 충분하다. 사마천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

민중미술 담론 비판(2)[한국현대미술사 개관]

*이전 호에서 이어집니다. 이전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편집자) 2. 민중미술 양식의 문제 민중미술 진영이 모더니즘 미술 진영보다 한 발 앞선 것은 미술이론적인 측면에서 훨씬 더 원리적이면서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1) 구상 미술 문제 민중미술은 그 양식에 있어서 이른바 ‘민중적 리얼리즘’을 제창한다. 여기에서 ‘리얼리즘’은 추상미술 대신 ‘구상 미술’을 지향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미 […]

민중미술 담론 비판(1)-범 모더니즘 비판 [한국현대미술사 개관]

*이전 호에서 이어집니다. 이전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편집자) 민중미술의 이론적인 입장은 우선 외래의 모더니즘을 비판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에서 모더니즘은 비단 앵포르멜이나 추상표현주의를 중심으로 한 그린버그식 후기모더니즘뿐만 아니라, 20세기 초 본격 모더니즘이나 20세기 중반의 후기모더니즘, 그리고 그 이후 6-70년대를 풍미한 반(反)모더니즘적인 미니멀리즘, 팝 아트, 개념미술 등을 지시한다. 그 바탕에는 한국 현실의 당시의 역사적 ? 정치적 ? 사회경제적 […]

미술계의 민주화 운동과 민중 미술의 탄생과 전개[한국현대미술사 개관]

이전 호의 ‘민중 미술의 발흥과 전개’와 연결되는 글입니다.(편집자) 이런 와중에 미술계라고 해서 전적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따지고 보면, 미술가들이야말로 이런 억압적인 정치 ? 사회 상황에서 가장 괴롭고 힘들 수밖에 없다. 이들이야말로 본래 자유와 그에 따른 상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간 부류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선 거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룹이 ‘현실동인’과 ‘현실과 발언’이다. 그 […]

[한국현대미술사 개관] 민중 미술의 발흥과 전개

들어가는 말 앞으로 몇 회를 거듭해서 연재를 하게 될지 모르지만, 이번 한국 민중미술의 연재를 기화로 해서 한국현대미술을 그 시초에서부터 개관하고자 한다. 철학 전문 단체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발간하는 ‘웹진’에 한국 미술에 관한 글을 연재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나아가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글에서 심도 깊은 분석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대략의 기본적인 교양 정도로 여기기 바란다. 사실 이 […]

알랭 드 보통『행복의 건축』 [청춘의 서재]

공간이 움직이고, 삶이 꿈틀거린다. 마침내 집에 돌아와 혼자 있게 되어 복도 창 밖 정원 위로 어둠이 깔리는 것을 보면, 서서히 더 진정한 나, 낮 동안 옆으로 늘어진 막 뒤에서 공연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나와 다시 접촉을 하게 된다. 낮 동안 가라앉아 있던 장난스러운 면이 문 양옆에 그려진 꽃에서 힘을 얻기도 한다. 커튼의 섬세한 주름에서 온유의 […]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청춘의 서재]

“일상적인 삶의 경험은 우리가 원하는 삶에 의해 부정되고, 그것은 다시 우리가 실제로 희망하는 삶에 의해 부정된다.” 도서관 서가에서 우연히 뽑아 든 책에서 저 글귀를 만난 이후로, 알베르토 망구엘의 책은 관심의 대상이었다. 저 문장을 읽은 건 일종의 만남이었고, 내면에서 일어나던 일련의 심리적 사건들의 성격이 해명되는 순간이자 누군가의 진심 어린 위로를 받는 경험이었다. 청춘이라는 말에 어울릴 만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