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론』, 월간 〈작은책〉/ 나태영 [보고 듣고 생각하기]
[보고 듣고 생각하기]
21세기 『자본론』
– 월간 〈작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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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태영(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참 언론은 약한 사람 눈, 귀, 입이 되어야 한다. 이 땅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99프로가 아니라 1프로를 위하는 언론기관들이 많다. 언론이라고 말하기조차 구차스러운 수구 언론들이 판을 친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의 힘이 약해져야 이 땅 서민들이 속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김진숙이 노동자를 해직시킨 한진중공업에 맞서서 높은 크레인에 올라갔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올라갔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김진숙을 구하기 위하여 희망버스를 타고서 김진숙을 만나러 갔다. 제 정신이 박힌 진보언론에서는 김진숙과 희망버스를 크게 다뤘다. 조선일보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한미매국협정(한미FTA)이 시작되었다. 10년, 20년, 30년 후에 한미매국협정으로 비롯된 피해는 끔찍스러울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한미매국협정에 반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조중동은 한미매국협정에 찬성한다. 조중동은 한미매국협정에 찬성하는 여론을 만든다. 왜? 한미매국협정은 한국의 1프로와 미국 1프로에게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1프로로부터 많은 광고를 받으려는 꼼수 때문이다. 저들에게 광고주가 되지 못하는 99프로는 항상 눈 밖에 나있다. 조중동도 99프로를 위한 기사를 쓴다고 반론을 펴시는 분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저들의 그런 행동은 자신들이 내는 신문이 괜찮은 신문이라고 물타기 하려는 수작일 뿐이다. 이 땅 99프로에게 고통을 주는 한미매국협정에 찬성하는 여론 만들면서 99프로를 위하는 기사 쓰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일뿐이다. 전경련 회장 허창수가 “경제민주화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허창수가 무식하고 염치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조중동이 뒷 배경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갑갑한 것은 저들의 수작에 넘어가는 99프로가 많다는 사실이다. 1프로의 종노릇하는 조중동은 과연 언론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오죽하면 민주시민이 촛불집회 열 때마다 ‘조중동 OUT’ 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겠는가.
조중동의 그림자가 짙을수록 진보월간지 〈작은책〉이 내는 빛은 더 더욱 환하다. 우리는〈작은책〉에서 이 땅 99프로가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1프로로부터 퇴직당해서 싸우는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프로에 맞서서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왜 한미매국협정이 폐기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가부장제에 눌려서 힘들게 살면서도 가부장제의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이 땅에서 겪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지구를 지켜주는 생태교육도 받을 수 있다. 어린이학교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8천년 민족사 최고 문장가 박지원선생이 칭찬하는 보통 사람들이 〈작은책〉작은책에많이 나온다.
〈작은책〉을 읽게 되면 국회의원들이 몸싸움하는 것을 피상적으로 비판하지 않게 된다. 저들이 무엇 때문에 싸우는 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저들 가운데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 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파업하는 철도 노동자들을 비판하지 않게 된다. 파업하는 철도 노동자들에게 마음을 함께해 줄 생각을 하게 된다. 프랑스 민주시민들처럼 말이다.
월간나는 개인적으로 〈작은책〉에 아쉬움이 있었다. 〈작은책〉에서 농촌 이야기를 다룰 때 그랬다. 〈작은책〉이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2012년 9월호를 보면서 나는 내 아쉬움을 달래게 되었다.
“독자님들, 저는 지금 전북 변산에 내려와 있습니다. 내년에는 〈작은책〉사무실을 일부 변산으로 옮길 예정이지요. 〈작은책〉이 노동자들의 현장뿐만 아니라 농민과 농촌의 실태를 가까이에서 보고 알리면서 독자님들과 함께 느끼고 싶기 때문입니다.”〈작은책〉2012년 9월호 10쪽)
한미매국협정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 땅 농민이다. 농민이 피해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는 너무도 많다.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와 무역 협정 맺을 때 농민을 확실히 보호하는 쪽으로 협정을 맺는 것을 보면 우리도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부디 〈작은책〉이 이 땅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알려주기를 바란다. 더 욕심을 부린다면 한미매국협정을 폐기하는 데에 〈작은책〉이 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도한다. 〈작은책〉이라면 그리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나는 〈작은책〉에 나왔던 분이 6개월, 1년 뒤에 한겨레신문이나 프레시안에서 다뤄지는 경우를 가끔 본다. 〈작은책〉정기 구독자이기에 느끼는 기쁨이다. 공유정옥씨가 하나의 보기가 될 것이다.(삼성반도체에서 일하시다가 백혈병을 얻어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반올림에서 활동하시는 분이 공유정옥씨이다). 〈작은책〉이 진보적인 언론 가운데서도 맨 앞에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보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작은책〉17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백두산과 만난다. 이오덕이라는 백두산 말이다. 민주주의 고갱이는 투표이다. 하지만 투표를 했다고 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먹물들은 말한다. 민주주의 핵심은 대의제라고 말이다. 거짓말이다. 민중이, 백성이, 일꾼이, 노동자가, 가난한 사람이, 시민이 주인이 되어야 진짜 민주주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야 백두산 이오덕 선생 뜻을 알 것 같다. 이제야, 이제야 말이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한다.” “어린이(초등)학교 학생도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라고 말씀하신 뜻을 이제야 깨닫는다. 몽둥이로 머리를 맞은 듯이 말이다. 맞다. 참말로 민주주의는 일하는 사람이 권력을 쥐는 것이다. 나는 안다. 이오덕 선생이 이 말을 하려고 하셨다는 것을 말이다. 먹물들은 믿을 것이 못된다. 일하는 사람이 스스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작은책〉은 일하는 사람에게 권력을 쥐어 준다. 그래서 나는 〈작은책〉이 좋다. 이오덕 선생은 좋으시겠다. 작은책이 울끈 불끈 힘차게 나아가니 말이다. 〈작은책〉이 벌써 17주년(2012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이했으니 말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칼 마르크스가 쓴 『자본론』이 다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렇다. 『자본론』 대가 김수행 교수와 강신준 교수가 언론에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자본론』은 노동자의 성서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자본론』 이라는 책은 너무 어렵다. 실력 있는 사람과 어울려 여럿이서 읽어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것도 1년에서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공을 들여야 읽어낼 수 있는 어려운 책이다. 보통 사람이 혼자 읽기는 쉽지 않은 책이다.
『자본론』을 읽고 싶지만 어려워서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진보월간지〈작은책〉을 권한다. 한 달 보는데 3천원이다. 2010년에 작은책 강연 뒷풀이 때 한 분이 작은책 한 달 보는 값을 올리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당시 작은책 일꾼 최규화 씨가 말했다. “한 달에 3천원 해도 부담 되서 못 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작은책〉 정신이다. “한 달에 3천원 해도 부담 되서 못 보시는 분들이 많은” 이런 상황이 바로 21세기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작은책〉 꼭 정기구독 해주십사 부탁드린다. 〈작은책〉을 정기구독하는 순간 여러분은 지성인이 된다. 한 달에 3천원도 부담 되서 〈작은책〉 보지 못하는 분을 위해서 〈작은책〉 후원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 삼성일반인노조, 구속노동자후원회 같은 단체나 해고노동자 등이 여러분의 후원으로 〈작은책〉을 받아보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