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산 우리 손으로 지키자, 지주형의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나태영 [보고 듣고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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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생각하기]

우리 재산 우리 손으로 지키자

지주형의『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글: 나태영(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아님 밤중에 홍두깨”
“아이엠에프(국제통화기금) 사태 때문에 교통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왜요?”
“사람들이 너무 긴장해서 교통사고가 잘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1997년 아이엠에프 사태 발생 후 직장 동료와 내가 차를 타고 가면서 나눈 대화내용이다. 아이엠에프 사태는 너무도 어이없이 당하게 된 사건이었다. 우리가 죄 지은 것도 없었는데 가혹한 벌을 받은 것이었다. 달러에 비해서 우리 돈 가치가 약 두 배 떨어졌으니 애써 모은 우리 재산이 하루아침에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사건이었다. 경제학자들도 미리 알지 못했던 사건이었다. 동남아에 주식을 투자했던 주식분석가들 소수는 알고 있었다. 간혹 아이엠에프 사태를 미리 말하는 사람이 소수 있었으나 그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우리 경제 튼튼하다고 기사 내보내서 그 목소리는 더 들리지 않았다.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왜 아이엠에프 사태가 발생했을까요? 왜 막지 못했을까요? 그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 사태를 왜 예측하지 못했을까요?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아이엠에프 사태가 발생한 지 꽤 많은 세월이 흘렀다. 드디어 갑갑했던 내 속을 확 풀어주는 책이 나왔다. 지주형이 지은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이 바로 그 책이다. 미국은 작정하고 아이엠에프 사태를 최대한 미국에 이익이 되도록 했다. 미국한테 피로 맺은 나라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외환 위기 당시 박영철 금융연구원장은 “미 재무부는 위기를 아시아로 확대하지 않고 타이에서 문제를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미국이 동아시아의 금융 위기를 방조함으로써 이 지역에 구조 개혁과 시장 개방을 관철하고 미국 자본의 투자 기회를 확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약속했던 자본 시장 개방이 더디게 진행되자 미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에 외환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거나 동남아의 위기가 한국에 확산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을 이유가 없었다. 1980년대의 라틴 아메리카에서처럼 위기를 한국의 시장 개방을 가속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일설에 따르면 1997년 7월 CIA는 한국에 50여 명의 요원을 급파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샅샅이 조사하고 돌아갔고 같은 시기에 한국에 상주하는 15명의 CIA 요원들도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고 한다. (…) CIA는 8월에 이미 한국의 외환 위기 가능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에 외환 위기와 관련해 어떠한 경고도 하지 않았고 외환 위기의 확산을 적극적으로 막지도 않았다.’ (171~173쪽)

지주형은 원래 이 책 제목을 『신자유주의의 지구 정치경제와 한국 자본주의의 전환』 으로 하려고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 일만 잘 해결한다고 해서 우리가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지구 전체의 정치경제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언제든 또 아이엠에프 사태를 당할 수도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노동력이나 복지를 삭감하는 것을 ‘군살빼기’라고 했습니다. 사회의 군살들을 빼야 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것이 저항에 부딪치니까 바깥으로 눈을 돌립니다. 그래서 1990년대 넘어가면서부터 지구화가 일어나죠. 민족 국가 단위로 신자유주의 정책이 확장됩니다. 국내에서 싼 임금으로 쥐어짜는 게 안 되니까 더 싼 임금이 있는 다른 나라로 자본이 이동하는 것이죠.’(남구현, 작은책www.sbook.co.kr, 2012년 6월호, 95쪽)

이 세상에서 거래되는 돈 액수가 물건 거래 액수보다 약 7천배 많다는 이 초현실적인 현상을 어찌 이해해야 될 지 난감할 뿐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세월은 흘러간다.
‘먼저 새로운 지구 정치경제의 ‘카지노 자본주의’적 특성에 대해 살펴보자. 금융의 지구화는 실물 산업부분에 대한 투자보다는 자유로운 금융투자에서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거대한 도박판을 만들어냈다(Strange 1997). 외환투기와 파생금융상품거래같이 불확실한 미래의 가격 변동에 대한 예측과 베팅에 기초한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예를 들면 국제 외환시장의 하루 거래량 대비 연간 전 세계 교역량이 5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외환거래가 가격변동성에 기인한 실수요와 무관한 단기차익의 원천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하루 외환거래량은 연간 국제무역량의 20배가 넘는다.’(70쪽)

‘금융투자를 통한 축적과 물질적 재화를 생산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산업부분에 대한 투자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 예를 들면 금융자본은 산업과 고용창출이 아니라 이윤에 일차적인 관심이 있기 때문에 주당이익배당dividend을 늘리고 투자 자원을 감소시켜 오히려 산업투자를 제약하기가지 한다.(71쪽)

이 세상 정치경제를 잘 알면 우리는 좋은 결과를 이룰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무상 급식만 해도 빨갱이 얘기가 나오고 그러는데 제가 있었던 독일은 무상 급식 정도가 아니라 박사 학위까지 다 무상 교육입니다. 의료도 다 무상이고요.’

‘각종 제도들이 만들어져 있어 콜이나 대처 이런 사람들이 등장해 그것을 무너뜨리려고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학자들은 이것에 대해서 복지의 불가역성이라고 말합니다. 복지는 한 번 도입하면 거꾸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얘기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복지 자체에 불가역성이라는 괴력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지금 유럽에서 연금 삭감하고 거꾸로 가려고 그러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합니까? 다 들고 나옵니다.’

‘실제로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 유럽에서 노동자 총파업이 엄청나게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노동자들과 학생, 대중들의 투쟁이 격렬하게 터져 나왔기 때문에 거꾸로 돌리지 못한 겁입니다.’(남구현, 작은책www.sbook.co.kr, 2012년 6월호, 94, 95쪽)

지주형이 글 쓰는 방식

이 책은 경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읽기에는 좀 어려운 책이다. 다만 아이엠에프 사태 글은 쉽게 읽힌다. 무협지 읽히듯이 쉽게 읽힌다. 이 지구에 신자유주의가 생겨난 배경 내용이 어렵다. 그래서 지은이는 쉬운 부분부터 읽으라고 권한다. 어려운 책이라서 지은이는 독자들을 많이 배려해준다. 가끔씩 내용을 요약해준다. 지주형은 원인-결과 틀로 문장을 이어간다. 촘촘하게 차근차근 문장을 이어간다. 단락과 단락 연결도 매끄럽다. 끈기만 있으면 경제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우리는 이 세상 정치경제를 잘 몰랐기 때문에 아이엠에프 사태 당했다. 우리가 잘 몰랐기 때문에 한미매국협정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는 앞으로 한미매국협정 그만둘거야.”라고 팩스 한 장만 보내면 한미매국협정은 없던 일로 된다. 6개월 뒤에 그리 된다. 미국 대통령이 반대할 수도 없다. 한미매국협정 협정문에 똑똑히 적혀있다고 이해영은 말한다. 하지만 이 땅에 이러한 사실마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아는 사람들도 과연 그리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는 미국과 소수 재벌에게만 이익이 되는, 다수 서민에게 재앙이 되는 한미매국협정을 지속시키려고 한다. 지지도가 높은 안철수는 한미매국협정에 대해서 자신 의견을 아직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은 한미매국협정 폐기할 생각을 못하고 있다. 협정문 조금 고치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다. 답답하다. 미국은 아이엠에프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길을 알면서도 우리에게 그 길을 알려주지 않은 나라이다. 대한민국 혈맹이라는 미국이 말이다.

아이엠에프 사태 때문에 하루아침에 우리 재산이 절반이 되었다. 그 이후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이 절반이 넘게 되었다. 이 땅 사람 가운데 절반 넘는 사람들이 항상 불안하게 산다. 자살률이 오이시디(OECD, 경제협력 개발기구) 국가중 1위가 되었다. 애낳지 않으려는 비율이 또한 오이시디 국가중 1위가 되었다. 오죽 세상 살기 힘들면 사람들이 종족 보존을 피하려 하겠는가? 한매매국협정이 시작되었기에 우리는 서서히 더 무서운 피해를 볼 것이다. ‘IMF사태 후 10년 간의 결과를 법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한미FTA입니다.(『한미FTA 핸드북』, 11쪽, 송기호, 녹색평론l사, 2007년) 이 책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이 어렵지만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그 누구도 우리 재산을 지켜주지 않는다. 이명박대통령각하가 우리 재산 지켜주신다. 꿈 깨시라. 대다수 국회의원들도 우리 재산 지켜주지 않는다. 국회위원 딱 한 번만 해도 그 인간들은 죽을 때까지 한 달에 120만원씩 연금 받는다. 굳이 우리 재산 지켜주려고 목숨 바칠 이유가 없다. 물론 진보당 국회의원과 민주당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가운데 35프로 빼고 말이다. 우리 스스로 우리 재산 지켜야 한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더불어 한미매국협정 관련 책도 읽어야 한다. 네이버에 이해영, 우석훈, 송기호, 홍기빈 치면 한미매국협정 책 제목 나온다. 우리 재산 우리 손으로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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