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가 사랑한 그림> 출간 기념 특강

기묘한 미술로 삐딱한 철학 하기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 출간 기념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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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개요

 

인공의 눈을 벗어버린 “진짜 눈”으로 명화를 다시 보다

그 철학적 정체와, 외침의 감각을!

우리는 미술에서 무엇을 철학할 수 있는가?

고흐의 ?구두 한 켤레?를 두고 존재론을 사유한 하이데거,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에 내재된 남성적 시선을 파헤치는 여성 철학자, ?세한도?에 담긴 불굴의 정신을 읽으려는 시도….

[철학자가 사랑한 그림]은 철학을 낳은 미술 작품들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책입니다. 하지만, 미술 작품의 신비스러운 비밀을 드러내기보다는 그림의 감각적 충격과 느낌에 언어를 부여해서 그림이 스스로 말하게 합니다. 그럼으로써 이제 철학자의 말을 거친 미술 작품은 화랑의 고고한 자리에서 나와 일상의 우리에게 말을 건네기 시작합니다.

나를 찾고 세계를 치유하려는 철학자의 삶과 고전 사상을 다채로운 미술 작품을 통해 성찰하면서 여러분도 행복으로 가는 문을 여는 열쇠를 발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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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 서영화(한신대 외래교수), 전호근(경희대 교수), 이현재(서울시립대 교수)
주관 및 진행 : 정독도서관
후원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프레시안, 알렙 출판사
기간 : 2013년 4월 8일 – 2013년 4월 22일(매주 월), 총 3회
시간 : 오후 7시 – 9시(1시간 30분 강의, 30분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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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리큘럼
1강 4월 8일 철학이 말하는 구두, 예술이 말하는 구두
고흐의 구두와 하이데거-서영화(한신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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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4월 15일 ?세한도?를 읽는다는 것!
김정희와 사마천 그리고 공자-전호근(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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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강 4월 22일 그래도 정복은 불가능하다!
쿠르베의 세상의 근원과 여성의 몸-이현재(서울시립대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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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사상연구회

사단법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는 시대정신을 통찰하고 현실 모순을 변혁하는 철학자 지식공동체입니다. 나아가 한국적 실천철학의 모형을 구현하며 더불어 철학의 대중화 사업을 위해 시대와 소통하고자 합니다.?

프레시안

프레시안은 독립?중도?심층의 모토 아래 ‘관점 있는 뉴스’, ‘깊이 있는 분석’ 기사를 만들어내는 시민지향적 독립 언론입니다.?

알렙출판사

알렙은 ‘언제나 시작’이란 뜻을 갖고서, 나눔과 느낌이 있는 인문 사회 교양 서적을 만들어 나가는 출판사입니다. 펴낸 책으로는 <철학자의 서재 1, 2>, <청춘의 고전>, <언지록> 등이 있습니다.?

정독도서관

정독도서관은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북촌에 위치하며, 사계절 아름다운 넓은 정원에 풍부한 장서와 다양한 인문학 강좌로 언제나 나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민 모두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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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월례발표회-윤구병선생님 출간강연회[ⓔ시대와철학알림]

3월 월례발표회-윤구병선생님 출간강연회[ⓔ시대와철학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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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학술1부입니다.?

3월 월례발표회는 윤구병 선생님 <철학을 다시 쓴다> 출간 강연회입니다.

<철학을 다시 쓴다>는 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는 좋은 세상을 앞당기기 위한 농부철학자 윤구병 선생님의 철학 강의입니다.

강연회를 통해 ‘있음과 없음’의 존재론으로부터 ‘함과 됨’의 실천론을, 어떻게 쉬운 우리 말로 철학 할 것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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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는 윤구병 선생님의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집니다.

책은 당일 20% 할인 된 가격에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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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철학을 다시 쓴다-있음과 없음에서 함과 됨까지>(보리)

발표: 윤구병

사회: 김성민(건국대)

일시: 3월 8일 금요일 오후 6시 태복빌딩 202 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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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것이 있고, 없을 것이 없는 게 좋은 거고, 없을 것이 있거나, 있을 것이 없으면 나쁜 게 아닌가요?’ 이렇게 참과 거짓이 쉽게 가려지고, 좋음과 나쁨이 뚜렷이 드러나면, 우리는 그때 비로소 ‘참 세상’과 ‘좋은 앞날’을 꿈꿀 수 있습니다. 이 거짓 세상을 바꾸어 좋은 세상 만들 수 있습니다. ‘억압’ ‘착취’ ‘탐욕’, ‘전쟁’ ‘증오’ ‘이기심’은 모두 있는 놈들이 더 많이 가지려고 ‘힘센 나라’에서 들여 온 몹쓸 것, 몹쓸 짓, 없을 것들이고, 없애야 할 것들입니다.

이른바 ‘지배계급’은 ‘언어의 폭력’을 ‘제도화’해서 ‘이데올로기적인 국가 기구’를 만들어 내는데, 이 일에 부림을 받는 이들은 ‘인문학’을 앞세우는 ‘지식인’들이기 십상입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식민지 지식인’들이라고 부르는데, 이이들은 열에 아홉이 ‘폭력적인 국가 기구’의 앞잡이들입니다. 말로는 ‘민주화’를 부르짖어도, 이이들이 입 밖에 내는 말들을 들으면 ‘아니올시다’. 세 살배기, 다섯 살배기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참과 거짓, 좋음과 나쁨을 가려낼 수 없는 이들이 어떻게 바른 생각을 일깨울 수 있고, 거짓에 맞서 좋은 앞날을 가꿀 올곧은 뜻을 세울 수 있겠습니까?”(<책머리에서>)

<철학자의 서재>가 강연으로 다시 태어납니다[ⓔ시대와철학알림]

?<철학자의 서재>가 강연으로 다시 태어납니다[ⓔ시대와철학알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에는 강남논현도서관과 함께, 매월 한 권의 고전을 같이 읽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2월과 3월의 책과 주제를 공지합니다. 책으로만 만나는 <철학자의 서재>에서 강연으로 만나는 <철학자의 서재>를 기대합니다.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책 천국 <철학자의 서재>

1강 2/26 (화)
주제 :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도서 : 헤겔의 ”역사 속의 이성”
강연 : 김성우 교수

2강 3/19 (화)
주제 : 착한 시민이 괴물이 되는 악의 평범함
도서 :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강연 : 한길석 교수

– 날짜 : 1강-2/26(화), 2강-3/19(화)
– 시간 : 저녁 7시~9시
– 대상 : 관심있는 분 누구나 30명
– 장소 : 논현정보도서관 3층 강의실 (학동역 6번출구)
– 문의 : 02-515-1178

* 매월 찰학자와 함께 한권의 책을 읽습니다. 읽어 오시지 않더라고 수강 가능합니다.

 

 

<아람누리도서관> 청춘의 고전 1 : 예술과 인문학이 만났을 때 [ⓔ시대와철학알림]

?<아람누리도서관> 청춘의 고전 1 : 예술과 인문학이 만났을 때 [ⓔ시대와철학알림]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 도서관에서 <청춘의 고전>시즌1편 중 몇 편을 선정해 다시 강연을 합니다.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 도서관은 <예술 특성화 도서관>이라고?하며 <예술>과 <인문학>의 만남을 시도한 <청춘의 고전> 강연을?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나날이 유명해져가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강연 시리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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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한국현대철학사론> 출간 좌담회[ⓔ시대와철학알림]

이규성 <한국현대철학사론> 출간 좌담회[ⓔ시대와철학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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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학술1부입니다.?

2월 월례발표회는 이규성 선생님의 <한국현대철학사론> 출간 좌담회로 이루어집니다.

<한국현대철학사론>은 한국철학사의 공백기로 인식된 19세기 말 이후의 사상 흐름을 ‘세계상실과 자유의 이념’을 부제로 서술한 책입니다.

좌담회를 통해 한국현대철학을, 그리고 우리의 ‘지적 수동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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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이규성 선생님의 짧은 강연을 듣고, 사회자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합니다.

내용은 책의 ‘서문-성실성과 충실성’, ‘결론-운명과 이름’을 중심으로 합니다.

(미리 읽고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은 ympiao89@hanmail.net으로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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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한국현대철학사론-세계상실과 자유의 이념>(이화여대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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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이규성(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사회: 이병창(동아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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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월 15일 오후 5시 태복빌딩 202호 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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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다룬 한국 현대철학은 세계의 변화가 주는 생명의 위기, 그리고 착취와 억압이 주는 고난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위기와 고난은 이전의 친숙한 세계의 상실감으로 집약되며, 세계상실은 상실한 사람의 인격도 분열시켰다. 세계상실의 경험은 세계의 회복과 인격의 고결성을 사상의 핵심으로 정립하게 했다. 세계가 인간화되지 않는다면 세계는 나의 것이 아니다. 세태의 힘에 의해 분열된 인격은 나의 통일된 고결성이 아니라 둔감한 속물성이 되거나 불행한 의식이 된다. 고결성은 세계 극복과 함께 도덕적 실천을 요구했다. 동시에 이 실천은 사회적 실천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 문제 상황이 주는 고통과 소외는 그들로 하여금 진실로 체득된 주체적인 진리를 진리로 이해하게 했다. 그 진리는 고통의 심화에서 얻게 된 인류애와 대도(大道)로 표현된 우주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했으며, 그 진리는 행동을 통해 표현되어야 했다. 진리의 근거는 현대에서 의심받게 된 수학적 확실성을 확보하는 것에 있기보다는 주체적 진실성에 있었다. 현대 한국철학을 통해 우리는 고뇌하는 인생이 도달한 자유의 높이와 구체적 실천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들어가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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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진 홈 하단에 이규성 교수님이 2012년 11월 26일에 이화학술원에서 책을 설명하신 동영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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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시대와철학알림]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세요[ⓔ시대와철학알림]

 

안녕하세요. 웹진 편집주간 강지은입니다. 길고 지난한 웹진의 리뉴얼이 얼추 끝나갑니다. 진작 끝냈어야 했지만 악성코드 등의 문제로 정상화까지 시간이 많이 지연되었음을 사과드립니다.

한 가지 드릴 말씀은 리뉴얼 과정에서 비밀번호를 그대로 옮겨오지 못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인듯 합니다.

현재 모든 사용자의 비밀번호가 1234로 셋팅되어있습니다. 본인의 아이디와 앞의 비번으로 로그인하시면 간단하게 비밀번호를 새로 교체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그것도 잘 안될 경우 예전 페이지보다 훨씬 쉽게 회원가입을 하게 되어있습니다. 일반적인 덧글은 소셜로그인을 해서도 가능하고 로그인 없이 그냥도 가능합니다. 다만 글투고의 경우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그 이외에 홈페이지 환경을 개선해서 메일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인데 거기에서도 회원로그인이 중요합니다.

여러번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참 목소리를 담아내는 멋진 웹진??[ⓔ시대와철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환가치[자본론 강독]-③

교환가치[자본론 강독]-③

*상품은 다른 것과 교환되는 사용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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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박종호, 신재길, 신준하, 윤지미, 최혜진

정리 : 신재길(2012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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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에서 상품의 유용성인 사용가치를 살펴보았는데 물건은 사용가치만 가지고는 상품이 되지 못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생명에 필요한 공기는 그 사용가치 면에서 보면 비할 바 없이 크지만 아직까지는 교환되고 있지 않다, 즉 교환가치가 없다. 어떤 사용가치가 상품이 되는 것은 교환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상품을 분석한다는 것은 교환가치를 분석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교환가치는 우연적이고 상대적인 것처럼 보인다.

 

?맑스는 교환가치가 나타나는 현상에서부터 시작한다.

 

“교환가치는 우선 양적 관계, 즉 어떤 종류의 사용가치가 다른 종류의 사용가치와 교환되는 비율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비율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끊임없이 변동하므로, 교환가치는 어떤 우연적이며 순전히 상대적인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상품 자체에 고유한 내재적인 교환가치라는 것은 일종의 형용모순처럼 보인다.”(김수행역 자본1상 45p)

 

?맑스는 이렇게 간단히 교환가치의 현상을 표현한다. 위 문장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교환가치의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교환가치는 사용가치간의 교환비율로 양적 관계라는 것. 둘째로 그 비율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즉 1쿼터의 밀 = x량의 구두약 = y량의 명주 = z량의 금 등등으로? 상이한 상품과 다양한 비율로 교환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교환가치는 우연적이고 상대적이며 내재적 가치란 있을 수 없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우연적이란 외적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나 결과를 말하고, 상대적이란 다른 것과의 비교에 의에서만 규정되는 것으로 다른 것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상품의 교환가치는 다른 상품의 사용가치로 표현되기 때문에 우연적이고 상대적으로 보인다. 즉 밀은 구두약, 명주, 금 등의 다른 사용가치로 표현된다. 1쿼터의 밀 = 1쿼터의 밀의 등식으로 표현한다면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결국 밀은 밀 자체적으로 그 교환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이 보인다.

내재적이란 어떤 결과나 현상이 내적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며 다른 것과의 비교가 필요 없이 그 자체로 규정되는 것이다. 내재적인 것은 다른 것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따라서 다른 것의 변화로 자신이 변하지는 않는다. 이렇다 할 때 다른 상품과의 비교에 의해 끊임없이 변하는 교환가치는 내재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 같다. 즉 밀의 교환가치는 구두약이나 명주, 금 등의 교환가치의 변화에 따라 그 교환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밀의 내재적 가치는 없는 듯 하다.

그런데 맑스는 이와 같은 상품교환의 현상으로부터 다른 결론을 이끌어 낸다.

 

?*교환가치는 서로 다른 상품의 동일한 그 무엇을 표현한다.

 

맑스는 상품교환이라는 현상자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교환되기 위한 전제조건에 눈을 돌린다. 맑스는 1쿼터의 밀= x량의 철 이라는 한가지 등식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 교환등식은 등식이기에 어떤 ‘같은 것’을 표현한다 즉 “양자에 공통된 어떤 것의 동일량이 들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서로 전혀 다른 것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는 없다. 사람을 비교할 때 키와 몸무게를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A는 키가 180cm = B는 몸무게가 100kg라고 하면 바보취급 받는다. A의 키 180cm = B의 키 180cm 이든지 A의 몸무게 100km = B의 몸무게 100kg 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등호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한다. 두 사람을 비교할 때 몸무게나 키가 그 기준이 되듯이 1쿼터의 밀과 x량의 철을 등호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서로 공통된 기준이 필요하다. 즉 상품이 교환되기 위해서는 내적 기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 공통된 내적 기준이 상품이 교환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교환가치가 표현하는 동일한 그 무엇은 자연적 속성일 수 없다.

 

그러나 공통된 기준은 사용가치일 수 는 없다. 상품의 교환은 사용가치의 교환이며 사용가치의 차이를 전제로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연필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꼭 같은 연필과 서로 교환해 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공통물은 상품의 기하학적. 물리학적. 화학적 또는 그 밖의 다른 어떤 자연적인 속성일 수가 없다” 이런 자연적 속성은 바로 사용가치의 근거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나 무게 부피 등등의 자연적 속성은 교환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밀과 철을 에너지로 환원해도 에너지나 무게를 기준으로 교환되지 않는 것은 자명하다. 철과 금을 같은 무게로 교환할 바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그 무엇이 자연적 속성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속성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다.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의 표현양식(현상형태)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특정한 상품의 서로 다른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을 표현하고 있으며, 둘째 교환가치는 교환가치와는 구별되는 그 어떤 내용의 표현양식 또는 현상형태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김수행역 자본론1권 상 45p)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을 전제할 뿐만 아니라 그 무엇을 표현하는 양식이나 형태이다. 이점이 교환가치의 의의가 될 것이다. 교환가치는 그 어떤 내용의 표현양식이나 현상형태에 지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그 동일한 무엇을 표현형태로 보여준다.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이라는 내용자체는 아니지만 교환가치가 없이는 그 동일한 무엇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동일한 그 무엇이 내용이라면 교환가치는 형식이다. 일정한 내용은 반드시 일정한 형식을 가지며 일정한 형식은 일정한 내용을 담으면서 그것을 표현한다. 그러나 보다 결정적인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비유적으로 한 물체의 온도를 상품의 ‘동일한 그 무엇’이라 가정한다면 수은주의 높이는 그 상품의 교환가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온도는 그 자체로 보이지 않지만 수은주라는 다른 물질의 변화로 온도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수은주의 높이라는 형식적이고 수량적 수단으로 온도를 나타낼 수 있다고 해서 수은주의 변화가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수은주가 온도의 변화를 나타낼 뿐이듯이 교환가치도 ‘동일한 그 무엇’의 변화를 나타낼 뿐이다.

이제 맑스는 ‘동일한 그 무엇’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용가치[자본론 강독]-②

사용가치[자본론 강독]-②

 

 

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박종호, 신재길, 신준하, 윤지미, 최혜진

정리 : 신재길(2012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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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자본론의 목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밝히는 것이고, 그 출발은 상품에서 시작하며 방법은 분석이다.?

이제 상품의 분석을 따라가 볼 차례다. 그런데 그러기 전에 한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맑스는 왜 자본이나 노동, 시장 또는 인간의 경제행위에서 시작하지 않고 상품에서 시작했을까? 하비에 의하면 맑스는 자본론의 시작을 자본으로 할 것을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맑스는 상품으로 시작했고 그 이유를 말하고 있지 않다. 결국 그 해답은 을 마지막까지 읽어야 풀릴 것 같다. 짐작해 본다면 상품이야 말로 자본주의 전체를 대표하는 중심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맑스는 상품의 개념정의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맑스는 상품이 우리 앞에 있는 것으로 전제하고 상품의 여러 속성들 중 크게 두 가지를 상품자체에서 분리하여 설명한다. 그것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이다. 그 중 먼저 사용가치로부터 시작한다.

 

*사용가치는 유용성이다.

 

“상품은?우선?외적?대상으로,?그?속성을?통해?인간의?여러?가지?욕망을?

충족시키는?물적?존재?(Ding)이다.”?(M49, 87)

 

상품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물건이라고 맑스는 말하며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상관없으며, 또 개인적 생활에 소비되는 것인지 생산에 투입되는 것인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구체적 욕망의 내용이 어떻든 간에 상품은? 인간의 욕망을 총족시키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상품의 유용성을 사용가치라고 한다.?

 

*사용가치는 재화이다.

 

“어떤?한?물적?존재의?유용성은?그?물적?존재를?시용가치(?Gebrauchswert)

로?만든다.??그러나?이?유용성은?공중에?떠다니는?것이?아니다.?그?유용성

은?상품체(商品體,?warenk?rper)의?속성에?따라?제약되며,?따라서?상품체

없이?는?존재하지?않는다.?그러므로?철?·?밀?·?다이아몬드?같은?상품체는

그 자체로서?사용가치?또는?재화이다.”?(M50. 88)

?사용가치라고 하니까 새로운 용어에 뭔가 신비한 것이 있을 것 같은 감이 들지만 사용가치는 우리가 늘상 사서 소비하는 물건들을 말할 뿐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상품이란 바로 이 사용가치로서의 상품이다. 그런데 우리가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은 물품만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용역도 있다. 물론 인간의 서비스나 용역도 상품이다. 그런데 이는 노동력이라고 해서 맑스는 따로 뒤에서 다루고 있다.

 

*사용가치는 사회적 속성이 아니라 물질적 속성이다.

 

“상품체의?이러한 성격은 그 유용성을?얻기?위해?인간이?소비한?노동의?양이?얼마인지 와는?무관하다.”(M50. 88)

 

?사용가치는 상품의 물질적 속성에서 나온다. 철은 그 특유의 물질적 속성을 가지므로 그에 따른 다양한 사용가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철이 존재하는 한 어떤 사회에서나 같은 사용가치를 갖는다. 물론 기술과 쓰임의 용도에 따라 철의 사용가치가 달라지겠지만 이는 맑스의 말에 의하면 ‘역사의 과업’이며 ‘사회의 관습’에 따르는 것이다. 철의 다양한 속성들은 과학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발견되며, 또 그런 속성들 중 사회의 관습에 따라 쓰이기도 하고 안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철의 다양한 속성이 새롭게 발견되고 그에 따라 사용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철의 내재적 속성의 발현인 것이지 철에 없던 속성을 사회가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가치는 경제학의 대상이 아니다.

 

“상품의?사용가치는?독자적인?하나의?교과목,즉?상품학(Warenkunde)?의?소재를?제공한다.” (M50. 88)

 

경제학은 사회과학으로 사회과학은 인간의 관계를 다룬다. 그 중 경제학은 인간의 경제적 관계를 다룬다, 그러나 사용가치는 인간과 물질의 관계를 다룬다. 따라서 경제학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물론 부르주아 경제학에서는 효용(유용성이나 주관적 사용가치)개념을 통해 물질과 인간의 관계를 경제학에 끌어들이지만 맑스경제학에서는 철저히 인간과 인간의 관계만을 다룬다. 상품을 다루는 목적도 상품이라는 물질에 가리워져 있는 인간관계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사용가치는 교환가치의 담지자라는 경제학적 의미를 갖는다.

 

“사용가치는?부의?사회적?형태가?무엇이든 상관?없이?그?부의?소재적?내용을 구성한다.?또한 사용가치는 우리가?고찰하게?될?사회형태에서 교환가치(Tauschwert)의?소재적?담지자가된다.”(M50,89)

 

?‘사회적?형태’란?자본제나?봉건제,?노예제등을?말한다.?사용가치는?자본주의에서는?교환가치의?담지자라는?의미만을?갖는다.?교환가치란?뒤에서?보게?되겠지만?상품의?교환비율을?말한다.이?교환가치는?눈에?보이지?않는?관념적인?것이다.?이러한?보이지?않는?교환가치를?담고?있는 그릇이?사용가치?즉?재화이다.?이는?사람을?정신과?육체로?생각해?볼?때?정신을?교환가치라?한다면?육체를?사용가치라고?비유할?수?있을?것이다.

?하지만?사용가치는?자본주의가?아닌?사회형태에서는?매우?중요한?역할을?담당하게?된다.?사용가치는?자본주의사회가?아닌?모든?사회의?생산에서의?궁극목적이?되기?때문이다.?생산을?한다는?것은?생산한?물품의?사용가치를?생산한다는?의미며?그?물품이?소비됨으로서?사용가치는?실현된다.?그러나?자본주의사회에서는?상품의?생산의?목적이?사용가치가?아니라?교환가치에?있다.

이제?이?자본주의의?생산의?목적인?교환가치를?보자.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13년 신년회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사)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13년 신년회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강 지 은(편집주간)

 

지난 주 목요일 1월 10일 한철연 건물 2층 강당에서 60여명의 회원이 참여한 가운데 2013 한철연 신년회가 열렸다.

3시부터 시작된 신년회 행사의 1부 순서로 1월 월례발표회가 진행되었으며 발표엔 신승철 회원, 논평엔 윤지영 회원,? 토론사회를 이병창 회원이 맡았다. [욕망 논의에서 라캉의 ‘구조’와 가타리 ‘기계’의 차이점]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월례발표회는 들뢰즈의 ‘욕망’ 개념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틀뢰즈의 욕망을?생산적 시각에서 바라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 4시 반부터 진행된 총회에서는 이정호 한철연 이사장과 송상용 고문의 격려사가 있었으며 회장과 연구협력위원장은?회원들에게 올 한해 사업비전과 다짐을 보여주었다. 이어?각부의 보고와 2013년 계획이 발표되었으며?한철연 지난 1년의 살림살이에 대한 감사 보고가 진행되었다. 총회 후 진행된 문화행사에서는 윤주영 감독의 다큐멘타리 “죽은 자들의 도시”가 상영되었으며 이현재 회원의 사회로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영화는 감독이 이집트 여행 중에 만나게 된 여성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친교시간은 밤늦게까지 이어졌으며 한 해동안 쌓아왔던 이야기들을 마음껏 푸는 장이었다.

?* 월례발표회와 영화리뷰는 조만간 웹진에 자세히 업데이트 될 예정

 

한철연 회장과 연구협력위원장의 2013 새해인사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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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성 민(한철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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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 옆을 둘러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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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서 바람의 웃음소리만 들려오는

해골의 언덕을 보았네.

슬픔과 탄식밖에 보이지 앉았지.

그러면 꿈의 즐거움은 어디로 떠나갔나?

우리 잠 속의 빛나는 광채는 어디로 숨었나?

그 빛의 이미지는 어떻게 사라졌나?

그 갈망의 그림자는 잠과 함께 돌아갈 때까지

영혼은 어떻게 참고 견뎌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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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과 한 해의 시작에서 저는 칼릴 지브란의 산문시 《고요하여라 나의 마음이여》에서 그가 내뱉는 한탄스러운 마음과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브란이 이 시에서 그러한 것처럼 반성적으로 지난 시간을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었습니다.

지브란의 시를 좀 더 보면 이렇습니다. ‘나’는 자신의 영혼이 가꾼 나무에서 수확한 열매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결국 그것이 썼다는 것을 알고는 사람들의 입술에 저주를 내렸다고 자조합니다. 그리고 그 영혼의 나무를 뽑아버립니다. 그리고 두 번째 심은 나무는 눈물과 피를 뿌려주면서 정성스럽게 키웠고 자신이 맛보아도 달콤했지만 이젠 사람들이 그것을 거들떠보지 않자 외로움을 느낍니다.

이제 영혼은 항해를 시작합니다. 바다를 떠다니는 것이 지루해 일곱 색채로 치장을 한 배를 타고 예언자의 모습으로 항구로 돌아옵니다. 사람들은 열렬히 환영을 해주었지만 아무도 그 배에 오르려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배는 그 화려함과 달리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의 항해에서는 세상의 온갖 값진 것들을 가득 싣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환영은커녕 사람들은 오히려 조롱할 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두 번째의 항해로 그 전에 배를 치장하였던 일곱 색채가 씻겨나가 그 배는 초라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기서 지브란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그의 반성적 사유의 ‘내용’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반성적 ‘형식’입니다. 그렇기에 그의 시를 끝까지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의 마지막은 영혼이 그 배를 버리고 ‘주검의 도시’로 찾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덤 한 가운데에서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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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골짜기 위를 나는 비둘기와 지빠귀를.

새들과 함께 날 그대의 날개는

밤의 두려움으로 더 강해지지 않았는가?

보아라, 목자가 우리에게서 양떼를 인도하는 것을.

푸른 풀밭으로 따라가려는 그대의 바램을

밤의 그림자가 재촉하지 않았는가?

보아라 포도밭으로 서둘러 가는 젊은 청년과 아가씨를.

일어나서 그들과 함께 가지 않으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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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라, 나의 마음이여.

일어나서 새벽과 함께 움직여라.

밤이 지나가고 그 두려움은

검은 꿈과 함께 사라져버릴 것이기에.

일어나라, 나의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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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에 그들의 목소리를 실어버려라.

새벽에 함께 노래부르지 않는 건

어둠의 자식 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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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지브란은 ‘찾아 떠나기’를 통해 ‘다시 돌아오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슬픔과 탄식에 사로잡혀 두려움에 떨고 있던 영혼은 고립성을 벗어나 강해져 다른 영혼과 조우할 수 있게 되며 어둠에 맞서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희망’, ‘긍정’과 같은 수식어가 아닌 확정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목적을 가지지 않는 목적성을 따라 탐험하고 출발점으로 돌아가기’라는 방법으로 읽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첫째, 그것은 고정된 목적을 가지지 않기에 유랑의 항로는 자유로우며 둘째, 그러한 자유로움은 무한의 가능성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은 생성의 힘으로 거듭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출발점은 이전과 동일하지 않는 ‘낯선 것’이 됩니다. 곧 낯선 것은 이전의 것을 뚫고 들어가 파괴와 부정의 힘이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지속적 과정이 보여주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사무엘 베케트가 한 말처럼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를 외칠 수 있게 하는 실천성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답답한 마음과 복잡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시작한 이야기가 신년사에 적합할지 모르겠으나 아무쪼록 2013년 계사년(癸巳年)은 모두가 자유로운 항해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고 실천적으로 전진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면서 인사를 대신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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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의 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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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하지 않음이 완전함을 향해 나가게 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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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 웅(한철연 연구협력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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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의 임기를 가진 제3기 연구협력위원회 체제가 출범한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절반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돌이켜 보면 앞서서 저와 같은 길을 갔던 선배님들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그분들이 겪었을 고독, 그분들이 보여줬던 건망증이 훨씬 더 잘 이해됩니다.

신에게 죄를 고백하는 것은 마음의 짐을 덜고자 하는 목적을 갖겠지요. 배설이 정화와 한 쌍이듯이, 토해내지 않으면 안정을 찾기 어려운 때가 가끔씩 옵니다. 특히 해가 바뀌는 때는 ‘비 오는 날 막걸리 두 잔 먹고’ 나를 반성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강제력을 발휘합니다. 대중매체에서도, 주변에서도 과거를 돌아보라고 부추깁니다. 뭔가를 토해내라고 합니다.

몇 달 전, 한 후배의 질문에서 제가 미처 성찰하지 못했던 질문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그 질문을 버린 적은 없지만 깊이 생각해서 누군가에게 진지하게 얘기한 적은 아주 먼 과거였던 것 같습니다. 한철연 사람들은 모여서 뭐하는 거야? 무엇을 해야 하지? 우리는 이해관계보다는 이념지향성으로 뭉친 사람들이야. 무슨 이념을 갖고 있는데?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습니다.

강한 이념지향성은 때때로 배제를 낳았습니다. 저의 경우, 완전함이란 아무 것도 없음과 동의어라는 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저 완전함을 향해서 나가야 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신은 완전한 존재지만 신을 믿지 않는 자에게는 집에서 기르는 개만도 못한 존재겠지요.

새해를 맞으면서 제가 작심한 것은 완전함을 먼저 내세우고 거기에 이르지 못하면 비판해댈 것이 아니라 완전하지 않음이 완전함을 향해 나가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늘 가슴 속에 새기는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한철연은 여느 연구단체와는 다른 특수한 조직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대학이나 다른 연구단체에서는 ‘아주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을 종종 보거든요. 한철연은 월 회비를 내는 회원만 해도 120여 명에 이릅니다. 20여 년 동안 인건비를 지출하면서 연구실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시대와 철학]은 논문 인용지수 1위입니다. 애정뿐만 아니라 자부심까지 가져도 될 듯합니다.

우리는 견뎌내야 할 5년을 또 다시 마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되든 5년 이후 역시 완전함과는 거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타협은 힘이 균형상태일 때 있는 일이 아니라 강자가 주도해서 만드는 일이랍니다. 약자에게 타협은 굴종인 셈이네요.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는 빈 공간을 그 어느 때보다도 정면으로 응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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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0일

연구협력위원장 이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