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편하게 살자, 유창복의 『우린 마을에서 논다』/나태영 [보고 듣고 생각하기]
[보고 듣고 생각하기]
속 편하게 살자
유창복이 쓴 『우린 마을에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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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나태영(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21세기 대한민국 자살률이 세계 3위이다. 리투아니아, 크로아티아 다음이다. 박노자한테서 들은 이야기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비율 세계 1위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900만이 넘는다. 그 분이 3인 가족 가장이시면 2700만이나 되는 분이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사신다.
부자감세가 이루어진다. 반대로 간접세는 올라서 서민증세가 이루어진다. 남북긴장 은 심화되고 있다. 죽음(死)강 사업으로 환경과 농지가 파괴되고 홍수증가가 예상된다. 큰 건설회사만 신났다. 4대강 사업으로 지어진 시설들을 없애고 4대강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데 드는 돈이 4대강 사업에 쓴 돈보다 세 배 더 든다고 한다. 큰 건설회사만 또 신났다. 이명박 정권은 한미매국협정(한미에프티에이)졸속 재협상을 스스로 불러들이고 있다. 도무지 신나는 일이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같은 신나는 일이 벌어져야 이 나라 서민이 즐거울 텐데, 올해 이 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지 않는다. 답답하다. 숨이 막힌다.
그나마 이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줄만한 참말로 신나는 일이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마을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같이 광적으로 신나는 일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우리 마음을 편하게 해줄만한 일이 성미산 마을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농촌 인심을 21세기 대한민국 거대도시 서울에서 일상적으로 맛볼 수 있다. 티비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성미산 마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부부는 지금 맞벌이 부부이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 둘레 아주머니에게 우리 아이를 맡기면 된다. 임산부가 병원에서 애를 낳아야하는데, 남편이 옆에서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럼 네 살박이 큰 애를 옆집에서 재워 준다. 우리집에 갑자기 손님이 왔는데 밥이 없다. 그럼 둘레 집에서 밥을 얻어올 수 있다. 서로 품앗이가 이루어진다.
『우린 마을에서 논다』, 유창복 지음, 또 하나의 문화, 2010.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했다. 부자는 높은 수준 문화예술을 향유한다. 반면에 빈자는 그러지 못한다. 이로써 부자와 빈자 간에 구별짓기가 이루어진다고 말이다. 성미산 마을에서는 그러한 구별짓기를 막을 수 있는 활동이 이미 이루어졌다. 바로 이 책 글쓴이 짱가 유창복씨가 주축이 되어 주민과 함께 성미산 마을극장을 만들었다. 짱가가 극장장이다. 이 극장 규모와 시설은 서울시 대학로에 있는 일반 극장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뛰어나다. 이 정도 수준 마을극장은 대한민국 최초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 극장에서는 일반 극장과 달리 전문 예술가들이 출연하기도 하지만 마을 주민이, 마을 어린이가, 마을 노인이 주인공으로 공연에 참여하기도 한다. 입장료는 대학로 연극 공연비의 약 30 – 40프로 수준이다. 무료 프로그램도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 노숙자일지라도 뜻만 있다면 성미산 마을극장에 들어가 고급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다. 티비 광고에도 쓰인 적이 있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라는 동요가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성미산 마을이다.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배우와 관리자로 일하시는 단비 아빠가 했던 말이 내 뇌리에 남아있다. “삶이 곧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사(死)강 사업으로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 제초제,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현대 농법으로 말미암아 우리들 먹을거리가 우리 몸을 괴롭히고 있다. 우리 몸의 질병을 키우고 있다. 우리 성격을 거칠게 만들고 있다. 우리 꿈나무를 병들게 한다.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이를 예방하는 일을 톡톡히 하는 단체가 성미산 마을에 있다. 바로 마포두레생협이다. 마포두레생협은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해주고 생산자에게는 꾸준한 수입을 보장해주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이를 통해서 도시와 농촌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고 있다.
독자 여러분은 이순신장군 한산도대첩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 4대 해전 맨 앞을 차지하는 한산도대첩을 말이다. 성미산 마을에는 3.13대첩이 있다. 생협은 주도적으로 성미산을 지켰다. 2003년에 서울시가 마을에 있는 성미산에 배수지를 지어 성미산을 파괴하려할 때 울끈 불끈 힘내어 성미산을 지켰다. 물론 많은 수의 마을주민들과 함께 말이다. 지하철에서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상대해서 성미산을 막아냈다. 자세한 내용은 『우린 마을에서 논다』 이 책에 나와 있다. 여러분이 책을 사서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지금 성미산은 또 한 번 위험에 맞서고 있다. 홍익대학교가 성미산에 홍익초중고를 지으려 한다. 산의 약 30프로를 파괴하고서 말이다. 홍익대학교는 더 이상 대학이 아니다. 부동산회사에 불과할 뿐이다. 성미산 마을 사람들은 과거에 성미산을 지킨 긍지와 자부심으로 저들과 싸우고 있다. 문화활동을 통해서 저들과 싸우고 있다. 즐기면서 저들과 싸우고 있다. 성미산 마을 사람들이 홍익대학교를 상대로 해서 싸우는 것을 보면 나는 기분이 좋다. 신이 난다. 백범 김구선생이 그리도 바라시던 일이 21세기 대한민국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마을에서 펼쳐지고 있다. 문화의 큰 힘을 성미산 마을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유연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이 왜 옳은지 나는 옴 몸으로 깨닫는다. 주민들이 성미산을 꼭 지켜내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슬프게도 홍익대학교가 성미산에 홍익 초중고를 지었다. 아뿔싸!!!!
이 외에도 많은 단체가 이 책에 등장한다. 글쓴이 유창복씨는 성미산 마을 역사를 소설처럼 재미있고도 쉽게 썼다.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가 이 책에 많이 나온다. 성미산 마을에서 벌어지는 갈등도 나온다.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고쳐서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진솔하게 글을 쓴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글쓴이 둘레에서 여러분이 글쓴이를 도와주었다.
전국에서 올바른 삶을 추구하는 분들이 혹은 단체가 성미산 마을을 보고 배우려고 견학을 오신다. 그러려면 차비며 음식값이며 비용이 많이 든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게 되면 그런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당신 방에서 편하게 성미산 마을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내용은 충실하다. 성미산 마을로 견학 오실 분들은 오시기 전에 이 책을 읽고 견학을 준비하시면 견학이 더 뜻있는 견학이 되리라고 나는 확신한다. 오죽 흡족하셨으면 조한혜정 교수가 이 책 뒷표지에 극찬의 말을 남겼겠는가? 오죽 흡족하셨으면 박원순 서울 시장이 책 뒷표지에 극찬의 말을 남겼겠는가? 성미산마을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이다. 성미산 마을은 지금도 기적을 만들고 있다. 울끈 불끈 힘내서 말이다. 키득 키득 쪼개면서 말이다. 독자 여러분 기대하시라. 개봉바악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