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전임 편집주간

청춘이 뭐길래 [피켓2030]

이나연(건국대 철학과)   편집자님께 청춘의 입장에서 글을 써주면 좋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청춘, 청춘이라. 도대체 청춘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묻는 글들은 하나같이 사전에 써져있는 정의를 말하고 가기에 나도 그래보겠다. 청춘의 뜻은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란다. 아, 좋다. 날마다 봄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따사로운 노란 빛의 햇살과 […]

섦 – 유랑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6

유랑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가느다란 선위에 걸린 마음을 따라 공간과 공간 사이를 유랑한다. 소금 사막에도 있고 산토리니에도 있고 노르웨이 숲에도 있고 흐릿한 구름사이로 파란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파랑색도 있고 회색도 있고 내 사랑도 있었다. 잃어버린 토끼도 있고 잊어버린 강아지도 있고 잊어버린 작은 강아지풀도 있고 잃어버린 청개구리도 있고 언제나 있었다. 나의 마음속에는 있는 것이 많다. […]

섦 – 사라와 나비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5

사라와 나비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어디로 가야 산을 잡고 어디로 가야 별을 찾고 푸른 새벽 별빛의 종소리에 수를 놓을까 그리지 않는 음은 별과 달로 뜨는 눈물의 가시 빛이 흐르고 누운 잠은 빛의 속삭임으로 노란 날개 짓을 하고 개는 황금 들을 날아 낡은 아침 해를 뜨고 있다. 비의 빛은 우는 듯 웃는 뜨거운 눈빛에 검은 달 […]

박종필 감독을 기억에 새기며 [유철의 유럽방랑기] -4

이번 유철의 유럽방랑기는 특별히 필자의 삶에, 또 많은 이들의 삶에 인연과 시선을 남긴 고 박종필 감독에 대한 기억과 추모의 글을 싣습니다. 인연이 있던 많은 분들이야 당연히 고인을 추모하겠지만, 일면식 없는 이들도  세상의 한 구석을 가까이서 함께 기록으로 남겨왔던 고인과 고인의 작업들을 조금이나마 다시 되새기고 남겨야 한다는 마음에서요. 너무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감독을 […]

붉은 얼굴의 경계인(境界人), 신남철 [길 위의 우리 철학] – 4

이병태   ‘대학로’는 정확하게는 종로 5가 사거리에서 혜화동 로터리로 이어지는 길을 일컫는다. 글쓴이에겐 이래 저래 인연이 많은 곳이다. 장장 두 세기(世紀)에 걸쳐 인근의 학교를 다녔을 뿐 아니라, 원천징수가 이뤄지는 첫 직장도 같은 동네였다. 필자가 대학을 다닌 곳임을 기려 ‘대학로’란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강변하고 싶지만, 탄핵 당한 대통령은 자신을 희생하여 기면(嗜眠)에 빠진 우리의 역사 의식을 일깨운 […]

섦 – 빈집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4

빈집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썩어가는 흰 눈에 바람에 가려진 나무의 흔들림이 있다 산은 말하고 말은 말이 없고 마른 하늘은 새벽별 그리워 밤이 그리워 가슴에 빛이 나고  세상은 온통 까만 닭이 짖는다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내리는 빗속에 눈이 내린다   2017. 7. 15   작가의 블로그 http://dandron.blog.me   Tweet

섦 -풍문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3

풍문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바람에 달이 있어 저 구름인 양 시월도 오고 가는 데 시의 시원한 바람은 잡히지 않은 양을 타고 간다. 흔들리고 떨리는 눈동자에 찬 시가 열리어 가는 데 거울의 아침은 보리밭 알알이 타는 까만 속이 열리고 있다 향기는 시큰하게 찬 밤하늘의 별빛으로 속삭이는 데 바람의 달이 송이송이 빛나고 있다.   2017. 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