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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비오스 화산의 문둥이들 [이재원의 노동이야기]-13

베스비오스 화산의 문둥이들   이 재 원(한철연 회원)   지하철을 타면 귀신같이들 알고 자리를 비켜준다.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꼭 필요한 때에만 불러 쓰고 버려도 되는 목수가 되었다. ‘너는 나이가 들어서, 어차피 장기간 일 할 처지가 못되는 목수이다’, 라는 뜻으로 땜빵 해달라는 말을 받아들인다. JJ가 기존 목수 세 명이 빠져나갔으니, 땜빵해 달라고 연락해 왔다. 나 외에 L씨가 […]

정치적 판단과 법적 판단[가동(可洞)선생의 삶의 철학]

정치적 판단과 법적 판단   이종철(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지난 주말 두 가지 판단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하나는 민주당 비대위 대표 박영선이 2011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2012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이상돈 교수를 비대위 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정치적 판단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 선거 개입 관련 재판에서 전 국정원장 원세훈에 내려진 법원의 […]

“너도 늙으면 할미꽃 된다.”[김성리의 성심원 이야기]-6

“너도 늙으면 할미꽃 된다.”   ?김성리(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 연구교수)   15살에 어머니 손잡고 애락원 가던 날 외동딸 나를 “가스나”라고 부르던 어머니 가면서 돌아보고 또 돌아보던 내 어머니   할미꽃 꽃대 꺾어 머리에 꽂으면 “너도 늙으면 할미꽃 된다” 세상 보려고 나온 생명인데 그렇게 꺾어 되느냐 가르치시던   여자도 배워야 한다고 힘들게 가르친 딸 대신하여 졸업장 받아들고 소리 […]

아침단상[가동(可洞)선생의 삶의 철학]

아침단상 ?이종철(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아침에 일어나서 페북의 타임라인을 보다 보니 두 가지 기사가 유독 눈을 끈다. 하나는 삼성 반도체 노동자로 일을 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죽은 황유미 양의 아버지에 관한 기사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판단의 원칙’에 관한 김 상조 교수의 시론이다. 둘 다 삼성과도 관련이 있다.   고 황양의 아버지는 인터뷰에서 항소심에서도 유가족의 판단에 손을 들어준 법원의 […]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단상[침몰한 세월호, 침몰한 대한민국]-11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단상 이종철(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1.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성역없는’ 수사권과 조사권을 요구하는 문제는 나에게는 진리에 대한 칸트와 헤겔의 대립을 연상케 한다.   1.2. 그들은 말한다. 진상 조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성역 없는’ 수사권과 조사권이 필요하다. ‘성역 없는’ 수사권과 조사권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선험적 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성역 […]

그림자 박물관[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13

그림자 박물관[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13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그림자들은 열린 문으로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고 마법할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른 체 쿨쿨 마법나라의 젊고 힘센 왕이 되는 꿈을 꾸며 꿈의 나라로 빠져들어 갔어.   작가의 블로그 http://dandron.blog.me  

“나는 왜 김영오 선생의 단식을 반대하는가?”[가동(可洞)선생의 삶의 철학]

“나는 왜 김영오 선생의 단식을 반대하는가?”   ?이종철(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4달이 넘었다. 그런데도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누가 책임이 있고,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오히려 딸의 죽음의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유민의 아빠 김영오 선생만 37일이라는 초인적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인간의 한계를 […]

기억과 망각의 사이에서[침몰한 세월호, 침몰한 대한민국]-9

기억과 망각의 사이에서   김재현(경남대 철학과 교수)   모든 생명체들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계절의 변화에 따른 더위와 추위, 장마와 태풍 등 자연이 주는 시련을 겪어야 하고 우리 인간들은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힘든 상황과 고통을 겪고, 견뎌내면서 살아나간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며[가동(可洞)선생의 삶의 철학]

교황의 방문을 환영하며   이종철(연세대학교 철학연구소)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으로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대한민국의 흥보 효과를 생각하고 있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시한 야권은 대한민국의 부정의를 알리고 세월호 문제를 풀어주었으면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기독교에 대해 별로 호의적인 사람도 아니고, 또 일 개인을 영웅처럼 숭배하는 분위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때문에 교황 방문을 그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