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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적 총체성:자유로 가는 길[생각vs생각]

“‘포괄적으로 보는 사람’(ho synoptikos)은 ‘변증술에 능한 자’(dialektikos)이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그런 이가 아니기 때문이네.”(플라톤, 『국가』) 전체는 비진리인가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 “진리는 곧 전체”라고 제시하며 변증법적인 총체성의 개념을 존재론적 원자론에 기초를 두고 있는 전통적인 형이상학의 실체존재론과 근대의 경험주의, 그리고 선험적 형식주의(경험주의의 변형태 중 하나)를 비판하는 토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히틀러의 아우슈비츠 대학살과 스탈린의 강제수용소를 경험한 이후 보수적인 […]

소피스트는 정말로 나쁜 놈인가?[생각vs생각]

분신술을 사용하는 철학자가 있다면? 홍길동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듯이 우리에게도 ‘두 장소’에 동시에 나타나는 재주가 있다면 어떨까? 두 장소가 아니라 ‘한 장소’에 동시에 나타나는 분신술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무슨 일을 하게 될까? 만약 한 장소에 동시에 나타나는 재주를 지닌 사람이 ‘철학자’라면, 철학자는 그 재주를 어디에 사용할까? 아마도 철학자 분신들은 동일한 주제에 대해 자신들과 반대 입장을 지닌 […]

‘탁월함’의 행위 기준은 무엇인가?[고전은 숨쉰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소고 (上) 윤리학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학을 이론학과 구별한다. 윤리학은 좋은 행위를 그 주제로 한다. 윤리학은 우리의 삶을 진작하기 위해 연구하는 분야다. 그래서 그 주된 관심은 인간의 행복(잘삶/성공)의 본질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따라 덕(아레테)을 잘 사는 삶(eu prattein)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 좋음 삶을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다. 그는 윤리적 덕(정의, 용기, […]

손자병법과의 만남[고전은 숨쉰다]

인생이 복잡하고 힘들다고 느낄 때 가끔 이렇게 생각한다. 복잡한 인생을 간단하게 네 글자로 정리하면 무엇일까. 결국 생노병사 혹은 희노애락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정리를 하면 비록 잠시일지라도 마음이 초연해지면서 편안한 것을 느낀다. 만약 이 네 글자를 두 글자로 더 줄인다면? 결국 생사일 뿐이다. 하지만 문제는 생에서 시작해서 죽음으로 가는 도정에 있다. 우리는 무덤으로 가는 도정에서 수 없는 […]

강태공은 왜 미끼없이 낚시를 했을까[고전은 숨쉰다]

산이란 산, 새 한 마리 날지 않고(千山鳥飛絶) 길이란 길, 사람 자취마저 끊겼는데(萬徑人?滅) 외로운 배, 도롱이에 삿갓 쓴 늙은이(孤舟蓑笠翁) 홀로 낚시질, 차디찬 강에 눈만 내리고(獨釣寒江雪) 당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 773~819)의 ‘강설’(江雪)이다. 이 시의 정경은 수많은 화가들이 묘사했던 화제(畵題)이다. 남송 시대 마원(馬遠, 1160~1225)의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최북(崔北, 1712~1786))의 ‘한강독조도’도 있다. 고전을 두루두루 꿰뚫으신 어른으로부터 당시(唐詩)를 배울 기회가 있었다. […]

소크라테스와 시민불복종의 문제[고전은 숨쉰다]

시민불복종과 관련한 소크라테스의 역설. 공자는 “나이 일흔에는 마음이 하고 싶어 하는 바를 따라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논어 위정편 4장)”고 한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바로 그 나이에 사형이라는 극형을 선고 받고 독배를 든다. 과연 그는 그런 극형을 선고받을 만큼 뭔가 심각하게 법도를 어건 것일까? 그의 죄목은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나라가 믿는 신을 믿지 않고 다른 새로운 영적인 것들을 믿는다는 […]

항우는 왜 강을 건너지 않았을까[고전은 숨쉰다]

?조의제문(弔義帝文)?은 조선시대 김종직(金宗直)이 세조찬위를 풍자하여 쓴 글이다. ?의제(義帝)를 조상하는 글?이란 뜻으로 서초패왕 항우(項羽)를 세조에, 의제(義帝)를 노산군(魯山君)에 비유해 세조찬위를 비난한 내용이다. 이 글 때문에 김일손 등 많은 사림들이 죽고 김종직은 부관참시되는 무오사화(戊午士禍)가 일어났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자의 역린(逆鱗)을 잘못 건드리면 지식인은 화를 당하거나 알량한 생계를 잃게 되고 민간인은 불법사찰을 받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인 듯싶다. 스스로 서초패왕(西楚覇王)이라 칭했던 […]

영웅들 간의 경쟁, 어떻게 볼 것인가?[고전은 숨쉰다]

*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대한 두 번째 소개글입니다. 수많은 서양 고전학자들의 이름을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들의 논쟁을 배경으로 접근했습니다.(필자) 우리 시대의 화두, ‘경쟁’ ‘경쟁’은 한국 사회의 화두이다. 입시 경쟁, 취업 경쟁, 하다못해 유치원 입학 경쟁까지. 아니 한국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떤 분유를 먹느냐를 가지고 경쟁해야 하며 죽고 나서는 어떤 식의 장례를 치루고 어느 곳에 묻히느냐까지도 경쟁해야 한다. (죽고 […]

시적 상상력으로 읽는『주역』[고전은 숨쉰다]

의리역학자들이 해석하는 『주역』에 대해서 세 번에 걸쳐 소개하려 합니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괘들의 내용을 구체적인 현실과 연결해서 이해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필자) 어젯밤 바람에 우물가 복사꽃 피고(昨夜風開露井桃) 미앙궁 위 둥근달은 높기만 하네(未央前殿月輪高) 평양 애첩 춤과 노래로 새로운 총애를 받고(平陽歌舞新承寵) 주렴 밖 봄기운 차갑기만 한데 면포를 하사하시는구나(廉外春寒賜錦袍) 당나라 시인 왕창령(王昌齡, 698~755)의 춘궁곡(春宮曲)이다. 이 시를 궁녀들의 마음을 노래한 궁사(宮詞)나 사랑하는 이에게 […]

죽음의 향연에서 꽃핀 인간의 위대함[고전은 숨쉰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고전은 숨쉰다]의 첫 번째 고전 비평으로 두 번에 걸쳐 소개합니다. 첫 번째 소개글은 영웅적 삶의 위대함이 어디에 있는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며, 두 번째 소개글은 영웅들 간의 경쟁에 관한 현대 연구자들의 논쟁을 소개하면서 『일리아스』가 왜 현대에도 유효한 논쟁의 장(場)이 될 수 있는가를 제시하려 합니다.(필자) 기독교 윤리와 희랍의 윤리 서양 문명의 대표적인 윤리 체계로는 기독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