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admin

세상의 모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청춘의 서재]

세상의 모든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청춘의 서재] 박민규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소율(자유기고가)   간소한 문장은 깊이 우려낸 녹차의 맛과 비슷하다.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나오면 밑줄을 긋는다. 책에 밑줄을 긋는 행위는 상대방의 손을 잡는 행위와 동일하다. 밑줄은 독자가 저자에게 보내는 공감, 동의, 지지, 환희, 동맹을 나타내는 표현의 한 방식이다. 당연히 좋은 책일수록 밑줄을 […]

청춘들의 성공적인 연애를 위한 추천서[청춘의 서재]

청춘들의 성공적인 연애를 위한 추천서[청춘의 서재] 플라톤의 『파이드로스』,기든스 『성, 사랑, 에로티시즘』   ?이지영(광운대 강사)?   길거리를 거닐거나, 요즘 유행하는 커피 전문점에서 차 한잔을 마시거나 캠퍼스를 지나갈 때 서로 손을 꼭 잡고 있거나 머리를 맞대고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청춘들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에로스로서의 사랑은 분명 청춘만의 특권이다. 예컨대 우리 사회의 경우, 고등학교 […]

똥구멍이 항문이 되면 병이 낫는다? [청춘의 서재]

똥구멍이 항문이 되면 병이 낫는다? [청춘의 서재]? 에펠리 하우오파<엉덩이에 입맞춤을>   윤은주(숭실대 강사)     ?소통을 가로막는 낯선 글자들?   언젠가 교정에 걸린 커다란 현수막을 하나 보았다. “교무처장님, 뭥미?” 난생 처음 보는 글자가 주는 당황스러움, 도대체 무슨 뜻이란 말인가? 나중에 학생들에게 물어물어 알아보니 대충 “교무처장님 뭐하는 것입니까?”라는 뜻이었다. 나름 신세대적 사고를 한다고 우겨대는 나도 그 […]

재일조선인의 체험적 고통과 일본사회의 우경화에 대한 경고 [청춘의 서재]

재일조선인의 체험적 고통과 일본사회의 우경화에 대한 경고 [청춘의 서재] 서경식 <난민과 국민 사이 ?재일조선인 서경식의 사유와 성찰>   박민철(건국대학교 강사)   개인적으로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재일조선인 3세와 몇 일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나는 재일조선인을 나와는 조금 다른 삶을 사는 ‘같은 민족의 동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 끝에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렸을 적에 […]

백인과 유색인종의 상상적 이미지[청춘의 서재]

백인과 유색인종의 상상적 이미지[청춘의 서재] 프란츠 파농 <검은 피부 하얀 가면>   김범수(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며칠 전 머리를 하러 갔다. 동네 미용실이란 원래 아줌마들의 수다 공간이다. 나는 남자인 관계로 그 수다에 끼지 않는다. 단지 구경만 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네 미용실을 갈 때면 사람이 없는 시간에 주로 간다. 그런데 이날은 이미 손님으로 두 명의 아줌마가 […]

소비주체는 무엇을 소비하는가[청춘의 서재]

소비주체는 무엇을 소비하는가[청춘의 서재] 지젝 <믿음에 대하여>   김종곤(건국대학교 강사)   신혼여행 가는 길이었다. 비행기를 타려고 대합실에서 지친 몸을 의자에 기대고 있는데 아내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나에게 주변 사람들을 보란다. 우리의 목적지가 신혼 여행지로 인기가 있는 곳 중 하나이기에 많은 신혼부부들이 그 비행기를 타려고 기다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두가 우리가 같은 신혼부부로만 보였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서 […]

삶의 빈자리에 여운을 [청춘의 서재]

삶의 빈자리에 여운을 [청춘의 서재] R.프로스트<불과 얼음>   이찬희(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지금 오늘의 청춘이 가장 애타게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따스한 위로가 아닐까. 88만원 세대의 한없이 작아진 꿈을 위해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맞서 몸부림치는 그들은 상처투성이에 일어설 힘조차 없어 보인다. 오늘의 청춘은 사회와 가족의 보호망이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한 가운데 무거운 자신의 삶을 단지 […]

「사평역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청춘 [청춘의 서재]

김민수(건국대학교 강사) 장맛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오후, 내 초라한 서재의 맨 위 칸에 있는 오래 묵은 시집을 꺼내들었다. 오월의 철쭉이 작열하는 태양에 녹아 꽃대마다 축 늘어진 그 시절에 내 마음 속에 톱밥난로를 지펴주던 한편의 시, 대구의 어느 산자락의 병동에서 만난 전라도의 어느 문과대학을 다니던 국문학도가 암송하며 읊어주던 ‘沙平驛에서’(곽재구, 창작과비평사, 1983)라는 시를 펼쳐본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

등록금문제와 대학의 이념[청춘의 서재]

등록금문제와 대학의 이념[청춘의 서재] 칼 야스퍼스<대학의 이념>   이원혁(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한 학생이 이야기한다. “학업을 계속하려면 학업을 포기해야 해요.” 거짓말인줄 알았다. A를 얻기 위해 A를 포기해야한다니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마치 선문답이나 동화에서 말하는 교훈 속에 있는 이야기같았다. 그런데 이런 금도끼 은도끼이야기 속에 나오는 나무꾼들이 광화문광장에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 등록금을 벌어 학업을 지속하기 위해 오늘도 […]

동물이 사라지고 동물원이 생기다[청춘의 서재]

동물이 사라지고 동물원이 생기다[청춘의 서재] 존버거의<본다는 것의 의미>   신정순(홍익대학교 입학사정관)   새로운 날개짓을 위해   청춘의 서재에 어떤 흔적을 남길까 고민하다 문득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는 옛노래가 떠올라 흥얼거려보았다. 청춘을 예찬하는 노래를 부르노라니 청춘은 정말로 꿈같은 봄날이기만 할까, 아니 오히려 이때가 풋사과마냥 풋풋하고 기운행동하는 시기라 역설적이게도 더 크게 흔들리고 방황하며 아파하는 건 아닐까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