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admin

영화로 사유하기 (3) : 쇼트(shot)

글: 이지영(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모든 문제는 언제나 사람들이 쇼트 혹은 쇼트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를 아는데에 있다”는 파스칼 보니체르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일단 이 문장의 의미는, 영화에서 모든 중요한 물음은 언제나 쇼트와 관련되며 그렇기 때문에 쇼트(들)을 이해하는 것이 영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쇼트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카메라의 움직임, 쇼트의 […]

마을에서 희망을 만나다 [책익는 마을 책읽는 소리]

한흥수 (보령 책익는 마을 회원)   가슴에서 여전히 펄떡이는 유년의 기억들 두 아이의 아빠로 힘든 사회생활 속에서도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흐릅니다. 내가 살던 마을은 작은 농촌 마을 이었습니다. 집 뒤에는 나지막한 청산이 있고, 마을 넘어 드넓은 논이 있고, 논을 지나면 역내라는 맑은 샛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7명의 또래 친구들이 있었는데 우리들은 […]

[기획연재] 서구 지성의 원천 – 고대 그리스 문화 대탐험 (3)

[기획연재] 서구 지성의 원천 – 고대 그리스 문화 대탐험 (3) 이정호(방송대) 주제 1: 그리스인의 사랑   2. 아프로디테(1) 우리는 지금까지 에로스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이제 사랑과 관련한 두 번째 위대한 신 아프로디테(Aphrodite)에 대해 살펴보자. 이 여신의 영역은 「일리아스」제5권에(428행 이하)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제우스는 분수도 모르고 지상의 전투에 간여했다가 손에 상처를 입은 귀여운 딸 아프로디테를 위로하며 […]

세상과 다른 꿈, 조선 선비 9인의 사상을 읽다 [책익는 마을 책읽는 소리]

안세환 (보령 책 익는 마을 회원)   인터넷 서점 새 책 코너에서 이 책이 눈에 띄었다. ‘나는 불온한 선비다’라는 제목을 볼 때 당시 사회가 인정해 주지 않았던 다른 길을 걸어갔을 그들을 생각했다. 자기가 좋아서 선택을 했든, 타의에 의해서 선택을 했든 그 누가 뭐라고 하든지 그 길을 걸어갔을 꼿꼿한 선비의 모습을 제목을 통해서 읽을 수 있었다. […]

시(詩), 삶을 치유하다[치유시학]

김성리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 연구교수)   시를 만나다   봄바람이라고 하지만 올 봄은 유난히 바람이 많다. 봄바람 속에서 나는 연일 기침을 하고 있다. 쉰 살, 천명을 아는 나이다. 윤동주는 ‘시를 쓰는 것은 슬픈 천명’이라고 노래했다. 나의 천명은 무엇인가? 천명을 알지 못하기에 나는 언제나 희망한다. 지금 내가 희망을 가지고 몰입하고 있는 분야는 시 치유이다. 문학치유에 관심을 가진 […]

찌질하거나 어리석음에 관한 수고로운 보고서 3-① [4人4色 책읽기]

김종옥 (작가) 지구보다 훨씬 더 큰 행성에서 인간보다 훨씬 더 큰 몸집을 한, 문명을 가진 지적생명체가 있다고 치자. 그들이 지구를 보았을 때 우리 인간은 어떻게 보일까. 꼬물꼬물 모여 살면서 집도 지었다 허물었다 하고, 먹을 걸 만들어 먹기도 하고, 무기로 서로를 죽이기도 하며 난리일 게다. 그 사는 모습이, 제 집을 짓고 먹이를 모으고 새끼를 낳고 물어뜯고 […]

기름유출 사고 이후 3년, 다시 쓰는 태안 리포트 3-② [4人4色 책읽기]

정한 (인천대 윤리교육과 졸업생)   2010년 12월 말부터 발생한 구제역 파동 11년 2월 말이 되어서야 잠잠해져 갔다. 그러나, 구제역이 퍼져나가는 건 멎어들었다 해도 구제역을 처리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 재산피해, 피해보상, 앞으로 국민들이 겪어야 할 문제들이 과제로 남았다. 국내에 네발달린 동물들은 죄다 살처분 당했고 남아난 가축들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으며 그로인해 치솟는 물가와 철철 흘러내리는 […]

살아나는 태안, 처절한 몸부림 3-③ [4人4色 책읽기]

김한규 (하동해설사회 생태해설가)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어족자원을 터전으로 삶의 활력이 넘치던 태안반도는 순식간에 암흑 같은 절망으로 뒤덮였다. 기상악화가 예보된 상태에서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과 이를 예인하는 3척의 선박으로 이루어진 예인선단이 무리하게 운항하다 서해에 정박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한 것이다. 이 사고로 1만 5천톤의 기름이 태안 앞바다에 폭포처럼 쏟아져 밀려들었다. 누구도 […]

우리가 씻긴 것, 태안인가 삼성인가 3-④ [4人4色 책읽기]

이정미 (동녘 편집자) 벌써 다 잊었나 ― 아직 끝나지 않은 일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오전에 서둘러 안면도로 대하를 먹으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인데 차가 막혀 저녁에 저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랬구나. 그래, 가을엔 대하지.” 아무 뜻 없이 그런 말이 나왔고, 친구하고는 약속을 미루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그동안 회사에서 준비해온 […]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2)

번역자 : 김남우 (정암학당) [우신은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이 인간들에게 부여하는 여러 가지 유익을 열거한다. 우선 생명 자체가 우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여러분은 방금 나를 낳은 부모, 나를 키운 양육자들 그리고 나를 따르는 일행들에 관해 들었습니다. 이제 감히 여신이라는 이름을 도용하는 것이 아니며 그럴만한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분이 귀를 기울여 들어주시기 바라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