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공생하는 유토피아 – 셸링, 블로흐, 아나키즘의 생태사유』(조영준 지음 | 역락 | 2022년 9월 8일 발간)
셸링 철학을 전공하고 한철연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신 조영준 회원이 신간을 펴냈습니다. 저자는 이미 한철연 월례발표와 학술모임 자리를 통해 셸링 철학과 관련한 생태학적 견해를 꾸준히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간의 연구 역량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아냈습니다.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인간과 지구가 위기에 봉착한 지금 시기에 필독할 책이 아닐까 합니다. 한철연 회원과 관심 있는 여러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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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반 독자가 환경문제를 좀 더 깊이 있으면서도 사회실천적 차원에서 총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서술하였다. 이 책은 생태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형이상학적 근거 없이 단지 현상적으로 설명하거나, 그 이론적 쟁점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환경이론서와는 다르다.
저자는 근 30년 동안 지구의 환경과 생태위기 문제를 공부하고 그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여러 저술 작업과 함께 환경단체에서 실천적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한 가지 체득한 것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신념이 없이는 생태위기를 자신의 절박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생활에서 반환경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저자가 이 저술을 기획하면서 무엇보다 중시한 점은 사람들이 자연이나 환경문제를 바라볼 때 인식론적인 전환을 할 수 있는 철학적 근거를 제공하자는 생각이었다. 여기서 최선의 출발점이 된 사상은 자연 개념에 있어서 “주체로서의 자연”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셸링의 자연철학’과 그 연장선에서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블로흐의 기술철학’ 그리고 환경문제의 실천적 해법으로서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을 비판하며 지역공동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생태아나키즘’이었다.
출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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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독일 시인이며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의 시 「추방(Exil) 3」에 나오는 시구절은 오늘날 생태위기에 직면한 인류의 처지를 비유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왜 이성을 가진 존재로 자부하는 인간이 대파국으로 치닫는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일까? 지금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구 환경의 위기를 알리는 징후는 점점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수질과 토양 오염, 생물종 감소 등은 이를 잘 증명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및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환경재해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한꺼번에 희생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따라서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생태위기의 문제는 곧 생명위기의 문제로서 민주, 성장, 분배, 평등 등 전통적 과제보다 더 중요한 21세기 인류의 최대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무리 우리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상징되는 최첨단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더라도, 문명화된 삶의 토대인 지구의 환경문제 해결 없이는 인류에게 희망이 없어 보인다. 201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선정된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의 작은 외침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듯이, 생태위기의 문제는 지금까지 인류에게 닥친 문제 중 가장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로서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에 대한 대책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타고 있는 문명의 호화유람선 ‘타이타닉’ 호가 좌초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연보호, 소비절약 등 실천적인 환경운동이 활발해야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양한 연구와 기술개발 등 이론적 접근도 중요하다.
사실 환경공학, 환경정치학, 환경경제학 등 환경문제에 대한 여러 학문적인 접근방식이 있지만, 이들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적, 정치적, 경제적 대응 방안으로서 개별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의 끊임없는 성장과 개발의 결과인 지구의 환경문제는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무엇보다 총괄적인 차원에서 개별적인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정당화할 수 있는 통일적인 이론, 즉 생태철학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내의 많은 연구자가 ‘환경철학’ 또는 ‘생태철학’이라는 이름으로 철학 논문이나 저서를 출간하였지만, 알고 보면 이는 대부분 환경 또는 생태에 관한 형이상학적 고찰이 아니라 영미권 중심의 ‘환경윤리학’에 해당한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 문제를 주로 다루는 환경윤리학은 그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자연 또는 물질에 대한 심도 있는 형이상학적 연구가 부족하고, 또 환경문제를 사회실천적 차원에서 고찰하는 정치‧사회철학적 논의도 아니다.
필자는 이런 배경에서 일반 독자가 환경문제를 좀 더 깊이 있으면서도 사회실천적 차원에서 총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서술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생태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형이상학적 근거 없이 단지 현상적으로 설명하거나, 그 이론적 쟁점들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환경이론서와는 다르다. 필자는 근 30년 동안 지구의 환경과 생태위기 문제를 공부하고 그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여러 저술 작업과 함께 환경단체에서 실천적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한가지 체득한 것은 사람들이 환경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과 신념이 없이는 생태위기를 자신의 절박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생활에서 반환경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필자가 이 저술을 기획하면서 무엇보다 중시한 점은 사람들이 자연이나 환경문제를 바라볼 때 인식론적인 전환을 할 수 있는 철학적 근거를 제공하자는 생각이었다. 여기서 최선의 출발점이 된 사상은 자연 개념에 있어서 “주체로서의 자연”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셸링의 자연철학’과 그 연장선에서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블로흐의 기술철학’ 그리고 환경문제의 실천적 해법으로서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을 비판하며 지역공동체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생태아나키즘’이었다.
특히 셸링의 자연철학은 자연에 대한 풍부한 형이상학적 논의와 생태위기 극복을 위한 탁월한 상상력을 제공하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옳게 연구되지 않았고 이해되지도 않았다. 또 셸링의 충실한 계승자로서 블로흐의 철학도 그의 종교철학을 제외하고, 자연철학과 기술철학은 아직 미개척의 영역에 속한다. 아나키즘 또한 20세기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마르크스주의 운동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며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특히 국가중심적 산업체제에 따른 심각한 환경파괴의 대안으로서 생태아나키즘은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며,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뜨겁게 논의되는 ‘탈성장사회론’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필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책의 주요 내용인 셸링, 블로흐, 아나키즘을 사유의 기반으로 하여 자연에 관해 근원적으로 고찰하면서 생태위기의 문제를 풀어가고자 한다. 따라서 내용 서술의 핵심은 인간을 진보의 중심에 놓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 자연과 생태계를 포괄하는 새로운 진보담론으로 나아가기 위해, 셸링의 자연철학과 블로흐의 기술철학 그리고 생태아나키즘을 중심으로 어떻게 인간이 자연과 공생하고 연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안 사회모델을 모색하는 데 있다.
내용의 주요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은 이 책의 서론으로서, 현대문명의 위기를 인류의 절박한 생태 위기를 통해 설명하고 그 대안으로 생태학적 세계관으로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함을 서술하고 있다.
2장에서는 근대 사회의 세계관을 대표하는 베이컨과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자연관이 자연을 지배대상으로 간주함으로써 오늘날의 생태위기에 정신적 원인을 제공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3장~6장은 셸링의 자연철학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3장에서는 기계론적 자연관에 반하여 자연을 살아있는 주체로 파악하는 셸링의 자연 개념을 그 생산성에 주목하여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4장에서는 셸링 유기체 개념의 본질과 특징을 통해 그의 자연관이 오늘날 생태학적 세계관과 상통하는 ‘유기체적-전체론적 자연관’임을 제시한다.
5장에서는 셸링에서 ‘정신과 자연의 동일성’ 및 ‘자유와 자연의 결합’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통일되고 공생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6장에서는 셸링에서 자연의 주체성 개념이 인간 주체의 좁은 범위를 벗어나 자연 전체의 근저에 놓이는 ‘근원적 주체성’일 뿐만 아니라 자연 전체로 확장되는 ‘포괄적 주체성’임을 설명하고, 또 이를 통해 모든 존재의 평등이 실현됨으로 인해 생태위기를 극복할 지평이 열림을 제시한다.
7장은 블로흐의 기술철학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여기서 그가 실천적 관점에서 인간 주체와 자연 주체를 매개하는 제휴기술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소외시키는 시민주의(자본주의) 기술을 극복하고 양자를 평화롭게 화합할 수 있는 ‘기술 유토피아’를 제시하고 있음을 서술한다.
8장은 이 책의 결론 부분으로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산업체제 및 국가주의적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 사회를 모색하는데, 여기서 생태아나키즘이 강조하는 ‘지역성에 근거한 자율적 생태공동체’가 우리가 지향하는 생태유토피아임을 제시한다.
출처: 역락출판사 홈페이지
저자 조영준
경북대학교 철학과 강의교수
경북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철학, 사회학, 중국학을 공부하였으며, 카셀대학교에서 셸링 자연철학으로 박사학위(2006)를 받았다. 저서로는 Natur als Subjekt. Schellings Naturphilosophie und ihre okologische Bedeutung (Saarbrucken, 2008), 『생태와 대안의 로컬리티』(공저, 2017: 환경부 우수환경도서)가 있고, 주요 논문으로는 「생태위기의 대안으로서 셸링 자연철학」, 「셸링 유기체론의 생태학적 함의」, 「인간과 자연의 통일, 그리고 생태학적 상상력」, 「블로흐의 유토피아론에 대한 자연철학적 고찰」, 「성장지상주의와 탈성장사회」 등이 있다. 제18회 대한철학회 학술상을 받았으며, 현재 생태·환경문제를 사회철학의 관점에서 천착하며 국가와 자본을 극복할 수 있는 생태유토피아를 모색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유토피아』(한국연구재단 저술출판지원사업)를 연구과제로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