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절 화폐[자본론강독]-11

제 3절 화폐

정리 : 나태영

 

 

‘가치척도로 기능하고, 따라서 스스로 또는 대리인을 통해 유통수단으로도 기능하는 상품이 화폐이다.’(202쪽)

가. 화폐축장 ‘상품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품형태를 화폐형태로 바꾸기 위해서 상품은 판매된다.’ ‘이리하여 화폐는 축장화폐로 화석화하고 상품판매자는 화폐 축장자가 된다.’

‘상품유통이 처음 시작될 때는 사용가치 가운데 잉여부분만이 화폐로 전화한다.’(203쪽)

‘상품생산이 점차 발전하면 모든 상품생산자는 만물의 근원〔즉 ‘사회적 담보물’〕인 화폐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판매하지 않고도 구매할 수 있으려면 그는 그보다 앞서 판매만 하고 구매를 하지 않아야만 한다. 이러한 행태가 만약 사회 전반에 걸쳐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모순적인 것처럼 보일 것이다.’ ‘상품유통이 확대됨에 따라 화폐의 힘, 즉 언제든지 사용 가능한 〔절대적으로 사회적 형태의〕부의 힘이 증대한다.’(204쪽)‘금은 영물이다! 금을 가진 자는 그가 바라는 모든 것의 주인이다. 금이라면 영혼을 천국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콜럼버스,『자메이카에서 보낸 편지』, 1503년)

 

콜럼버스, 출처:www.emersonkent.com

콜럼버스, 출처:www.emersonkent.com

 

‘화폐 덕분에 모든 물건은 매매가 가능해진다.’ ‘화폐는 본래 상품〔즉 외형적인 물체〕으로서 누군가의 사유재산이 될 수 있다. 그리하여 사회적인 힘이 개인의 사적인 힘이 된다.’“세상에서 행세하는 것 중에 황금처럼 고약한 것도 없다. 폭리로 돈을 벌게 해주고 국가를 뒤집어 폐허로 만들며사람들을 파산하게 하며:

나쁜 물로 교화시켜 도덕을 등지게 만들며올바른 사람을 유혹하여 죄의 수렁에 빠지게 하며……죽을 운명의 그 육체에서 사악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주며저주받을 일을 하도록 만든다.”

(소포클레스〔Sophokles〕, 『안티고네』)(205, 206쪽)

‘화폐축장의 충동은 본래 무제한적이다. 화폐는 모든 상품과 직접 교환될 수 있으므로 질적으로나 형태적으로나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의 화폐액은 모두 양적으로 제한되어있고 따라서 효력이 제한되어 있는 구매수단 일 뿐이다. 화폐의 양적인 제한과 질적인 무제한 사이의 이런 모순은 화폐 축장자를 끊임없는 축적이라는 시시포스의 노동으로 몰아넣는다.’ ‘근면과 절약 그리고 탐욕이 그의 주요한 덕목이 되었고, 많이 판매하고 적게 구매하는 것이 그의 경제학의 전부가 되었던 것이다.’(207쪽)

‘어떤 때에는 화폐가 주화로서 흡수되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주화가 화폐로서 배척되기도 해야만 한다.’

“은제 장식품은 이자율이 상승하면 실려 나가 화폐로 주조되고 이자율이 하락하면 다시 은제 장식품으로 돌아간다.”(존 스튜어트 밀, 은행법 특별위원회 보고서, 1857, 제2084호와 제 2101호).(208쪽)

‘상품의 유통이 발전함에 따라 상품의 양도를 상품가격의 실현에서 시간적으로 분리시키는 조건들이 발전한다.’

‘채권자 또는 채무자라는 역할이 여기서는 단순 상품유통으로부터 발생한다. 이 상품유통의 형태변화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그런 새로운 역할을 부여해준다. 따라서 우선 판매자와 구매자라는 역할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역할이며, 또한 동일한 유통 당사자들에 의해 교대로 수행되는 역할이다. 그러나 이제 이 대립은 근본적으로 그다지 즐겁지도 않고 그대로 고착화할 가능성도 훨씬 크다.’

‘이제 화폐는 일차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 결정에서 가치척도로서의 기능을 한다. 계약에 따라 확정된 상품의 가격은 구매자의 채무, 다시 말해서 정해진 기한에 그가 지불해야 할 화폐액을 표시한다. 화폐는 둘째로 관념적인 구매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화폐는 단지 구매자의 지불 약속을 통해서 존재할 뿐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상품의 소유자를 바꾸는 작용을 한다.’(209, 210쪽)

‘구매자는 상품을 화폐로 전화시키기 전에 먼저 화폐를 상품으로 재전화시킨다. 즉 상품의 제1형태변화에 앞서 제2형태변화를 수행한다.’

‘유통과정의 일정기간 내에 지불기한이 도래한 채무는 언제나 그 채무를 발생시킨〔판매를 통해서〕 상품들의 가격 총액을 나타낸다. 이 가격 총액의 실현에 필요한 화폐량은 첫째로 지불수단의 유통속도에 따라 정해진다.’(211쪽)

‘많은 판매가 동시에 병행하여 수행됨에 따라 유통속도에 의한 주화량의 대체는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것은 지불수단을 절약하는 새로운 지렛대가 된다. 여러 차례의 지불이 동일한 장소에 집중됨에 따라 그 지불의 결제를 위한 별도의 기관과 방법이 자연히 발달한다.’

‘여러 지불이 서로 상쇄되는 경우 화폐는 그저 관념적인 형태로 계산상의 화폐로만 또는 가치척도로만 기능할 뿐이다. 그러나 실제로 지불이 이루어지는 경우 화폐는 이제 유통수단으로 등장한다.’

이 책에서 모든 일반적 생산?상업공황의 특별한 단계로 규정하고 있는 화폐공황은, 똑같이 화폐공황이라고 부르지만 독립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즉 산업과 상업에 대해서는 오직 간접적으로만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특수한 종류의〕 공황(금융공황)과는 당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화폐공황은 그 운동의 중심이 화폐자본이며, 또한 그렇기 때문에 그 직접적인 영역도 은행?증권?재정이다(엥겔스가 제3판에 실은 마르크스의 필사본 주〔註〕

‘화폐공황은 여러 지불의 연쇄와 그것의 결제를 위한 인위적인 체제가 충분히 발달한 경우에만 일어난다. 이 메커니즘에 전반적인 교란이 발생하면 그 교란의 원인과는 상관없이 화폐는 계산상의 화폐라는 단지 관념적인 모습으로부터 갑자기 그리고 아무런 매개도 없이 경화(硬貨)로 돌변한다.’“여기에 60만 파운드스털링이 있는데 이것은 통화 긴축사태를 일으키기 위해 넣어둔 것이지만 오늘 3시 이후에는 전부 시중에 풀려나갈 것이라네.”(로이, 『교환론: 1844년의 은행특별법』, 런던, 1864, 81쪽)….(212, 213쪽)

‘지불수단으로 기능하는 이런 화폐(신용화폐)는 독특한 존재형태를 취하고 주로 거액의 상거래 영역에서 사용되는데, 이에 반해 금화나 은화는 주로 소액 거래의 영역으로 밀려나게 된다.상품생산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은 상품유통의 영역을 넘어서게 된다. 화폐는 계약상의 일반적인 상품이 된다. 지대나 조세 등은 현물납부에서 화폐로 납부하는 금납제로 바뀐다.’(214, 215쪽)

‘유럽에 의해 강요당한 대외무역 때문에 일본이 현물지대에서 화폐지대로 전환하게 된다면 일본의 전형적인 농업은 종말을 고할 것이다. 즉 이 농업이 의존해 있던 협소한 경제적 존재조건들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다. 세계화폐‘세계시장에서 비로소 화폐는 완전한 범위에 걸쳐 상품으로 기능한다. 즉 자신의 현물형태가 곧바로 추상적 인간노동의 직접적인 사회적 실현형태가 되는 그런 상품으로 기능한다.’

‘국내 유통영역에서는 하나의 상품만이 가치척도로서〔즉 화폐로서〕 사용될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는 두 개의 가치척도, 즉 금과 은이 지배한다.’(216, 217쪽)

‘금?은이 국제적인 구매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주로 국가들 사이의 물질대사가 기존의 균형에서 돌연 교란을 보일 때이다. 끝으로, 금과 은이 부의 절대적인 사회적 물상으로 기능하는 것은 구매나 지불이 이루어질 때가 아니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부가 이전되는 경우이며, 특히 이 이전이 상품시장의 경기 변동이나 어떤 의도된 목적 때문에 상품형태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이다.’

‘축장화폐의 기능 가운데 일부는 국내의 유통수단 및 지불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서 생겨나고, 또 다른 일부는 세계화폐로서의 화폐의 기능에서 생겨난다. 이 후자의 역할을 위해서는 언제나 실제의 화폐상품〔즉 실물의 금?은〕이 필요하다. 그래서 제임스 스튜어트는 금?은을 단지 일정한 조건 아래서만 금?은의 기능을 대신하는 것들과 구별하여 명확히 세계화폐(money of the world)라고 부르고 있다.’

‘또 다른 일면 금?은은 여러 나라의 유통영역 사이를 끊임없이 옮겨 다닌다. 이것은 외환시세의 쉴 새 없는 변동이 불러일으키는 운동이다.’‘몇 몇 예외는 있지만, 축장화폐의 저수지가 평균수준을 넘어 현저하게 과잉상태가 되면 그것은 상품유통의 정체나 상품의 형태변화가 중단된다는 뜻이다.’(218-220)

제3장 화폐 또는 상품 유통[자본론강독]-10

제3장 화폐 또는 상품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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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옥철, 신재경

정리 : 옥철

제2절 유통수단(p.133~158)

화폐, 즉 금은 모든 상품들의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공통적인 가치 척도로서의 기능을 가지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유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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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상품의 변태

어떤 한 상품의 형태변환 또는 변태는 언제나 두 종류의 상품[즉, 보통상품과 화폐 상품]의 교환에서 이루어진다(상품의 유통). 이러한 교환과정은 상품을 상품과 화폐라는 두 개의 요소로 분화시키는데, 이 두 개의 요소는 상품에 내재하는 사용가치와 가치 사이의 대립을 표현하는 외적 대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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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립에서 사용가치로서의 상품들이 교환가치로서의 화폐와 대립한다. 다른 한편, 이 대립의 어느 쪽도 상품이며 따라서 사용가치와 가치의 통일체다. 상품의 교환과정은 대립적이면서 동시에 상호보완적인 두 개의 변태-상품의 화폐로의 전환과, 화페로부터 상품으로의 재전환-에 의해 수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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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변태의 두 계기는 직포자의 상이한 거래 행위[즉, 상품을 화폐와 교환하는 판매와 화폐를 상품과 교환하는 구매]임과 동시에 두 행위의 통일[구매를 위한 판매]이다. 상품의 교환과정은 다음과 같은 형태변환을 하면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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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C) -화폐(M) – 상품(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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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는 자기의 상품을 금과 바꾸며 구매자는 자기의 금을 상품과 바꾼다. 상품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그 자신의 가치가 취하는 일반적 모습과 교환된다. 그리고 금은 무엇과 교환되는가? 그 자신의 사용가치의 하나의 특수한 모습과 교환된다. 어째서 금은 아마포에 대해 화폐로 대립하는가? 2원이라는 아마포의 가격, 즉 아마포의 화폐 명칭이 벌서 화폐로서의 금에 대한 아마포의 관계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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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이 그 본래의 상품형태를 벗어버리는 것은 상품의 판매에 의해 완수된다. 다시 말해, 그 상품의 사용가치가 [그 상품의 가격에 오직 상상적으로만 표현되어 있는] 금을 현실적으로 자기 측에 끌어오는 그 순간에 완수된다. 그러므로 상품 가격의 실현[즉, 상품의 단순한 관념적인 가치형태의 실현]은 동시에 역으로 화폐의 단순한 관념적인 사용가치의 실현이며 상품의 화폐로의 전환은 동시에 화폐의 상품으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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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나의 과정은 이면적(二面的)인 과정으로서, 상품 소유자의 측에서는 판매이고 반대의 극이 화폐소유자의 측에서는 구매이다. 바꾸어 말해 판매는 구매이며, C-M은 동시에 M-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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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상품의 변태계열이 그리는 순환은 다른 상품들의 여러 순환과 뗄 수 없을 정도로 뒤엉켜 있다. 이러한 과정 전체가 상품유통을 구성한다. 상품유통은 형태에서뿐 아니라 본질에서도 직접적 생산물교환과는 구별된다. 상품유통에서 우리들은 한편으로는 상품교환이 어떻게 직접적인 생산물교환의 개인적 및 지방적 한계를 타파하고 인간노동의 물질대사를 발전시키는가를 보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상품교환이 어떻게 완전히 당사자들의 통제밖에 있는 자연발생적인 사회적 연결망을 발전시키는가를 보게 된다.(J.S.밀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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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과정은 직접적 생산물교환과 같이 사용가치의 장소나 소유자를 바꾸는 것에 의해 소멸하지 않는다. 화폐는 한 상품의 변태계열로부터 마지막으로 탈락한다고 하더라도 소멸하지는 않는다. 화폐는 언제나 상품들이 비워준 장소에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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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와 구매는 대극적으로 대립 하고 있는 두 인물, 즉 상품소유자와 화폐소유자 사이의 교환관계로서는 하나의 동일한 행위이다. 그러나 판매와 구매는 동일한 인물의 행동으로서는 대극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두 개의 행위다. 그러므로 판매와 구매의 동일성은 만약 상품이 유통이라는 연금술사의 증류기 속에 투입된 뒤 화폐의 모습으로 다시 빠져나오지 않는다면 [즉, 상품소유자에 의해 판매되지 못하며 따라서 화폐소유자에 의해 구매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상품은 무용지물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 동일성은 다음과 같은 사실[즉, 만약 이 과정(C-M)이 완성된다면 그 상품은 더 이상의 변태를 중단하고 장단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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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은 물물교환에 존재하는 [자기 생산물의 양도와 타인 생산물의 취득 사이의] 직접적 동일성을 판매와 구매라는 대립적 행위로 분열시킴으로써 물물교환의 시간적, 장소적, 개인적 한계를 타파한다. 서로 독립적이고 대립적인 과정들이 하나의 내적 통일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또한 그 과정들의 내적 통일이 외적 대립을 통해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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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과정은 서로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두 과정의 외적 독립화가 일정한 점에 도달하면 그 내적 통일은 공황이라는 형태를 통해 폭력적으로 관철된다. 상품에는 다음과 같은 대립과 모순이 내재한다. 사용가치와 가치의 대립, 사적 노동이 동시에 직접적으로 사회적인 노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모순, 특수한 구체적 노동이 동시에 추상적 일반적 노동으로서만 계산된다는 모순, 물건의 인격화와 인격의 물건화 사이의 대립, 상품에 내재하는 이러한 대립과 모순이 한 상품의 변태의 대립적인 국면들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의 운동형태를 전개한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들은 공황의 가능성을, 그러나 오직 가능성만을 암시하고 있다.(고전파 경제학자인 세이는 “공급이 수요를 창조한다.”고 하면서 공황의 불가능성을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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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화폐의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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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유통이 화폐에 직접 부여하는 운동형태는 화폐가 출발점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져간다는 것. 화폐가 어떤 상품소유자의 수중으로부터 다른 상품소유자의 수중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화폐의 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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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운동의 일면성과 연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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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운동의 일면성이란 “화폐는 구매수단으로서 언제나 구매자 측에 있다.”를 의미하고 화폐의 연속성이란 상품이 “유통과정에서 탈락되어 소비로 들어”가는 것과는 달리 “화폐는 유통수단으로서는 언제나 유통분야에 머물러 있고 언제나 그 속에서 돌아다니고”있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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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유통에 필요한 화폐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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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연속성으로 말미암아 “유통영역이 얼마만큼의 화폐를 흡수하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상품유통에 필요한 화폐량은 “이미 상품들의 가격총액에 의하여 규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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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폐는 상품들의 가격총액으로 이미 관념상 표현되어 있는 금 총액을 현실적으로 나타내는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두 개의 총액이 동일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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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가격총액이 필요한 화폐량이 된다. 그러나 이는 모든 상품이 “동시에 상이한 장소에서 판매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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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밀, 아마포, 성경책, 위스키가 “동시에 상이한 장소에서 판매된다.”고 할 때 모든 상품가격이 2원이라고 가정한다면 필요한 화폐량은 8원이 된다. 그러나 “순차적으로” 상품을 유통시키게 될 경우는 2원이면 된다. 이는 2원이 4회 유통된 것으로 이 “유통횟수에 의하여 화폐총량은 상품의 가격총액과 화폐의 유통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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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수량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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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수량설이란 “상품가격은 유통수단의 양에 의하여 규정되며 유통수단의 양은 또한 한 나라에 존재하는 귀금속의 양에 의하여 규정된다고 생각하는 환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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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수량설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상품은 가격을 가지지 않고 유통과정에 들어가며 또 화폐는 가격을 가지지 않고 유통과정에 들어가서 거기에서 잡다한 상품집단의 일정한 부분이 귀금속 더미의 일정한 부부노가 교환된다.” 이를 맑스가 “엉터리 가설”이라고 한 것은 상품의 가격은 화폐로 표현되는데 화폐의 가격은 상품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순환론에 빠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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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수단의 양의 변동은…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척도로서의 화폐의 기능에 기인하는 것이다.” “화폐가 가치척도로서 기능하기 시작할 때 그리고 그것이 가격을 결정하기 위하여 사용될 때에는 화폐의 가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즉, “금(또는 은, 요컨대 화폐 재료)이 일정한 가치를 가지는 상품으로 유통영역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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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7세기 유럽의 상품가격 폭등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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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수량설은 상품가격의 폭등은 당시 라틴아메리카에서 다량의 금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라 설명하면서 “유통수단의 양이 가격을 규정한다는 견해”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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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맑스는 이러한 주장의 “소박성”을 비판한다. “이 세가지 요인, 즉 가격의 운동, 유통상품의 양, 그리고 끝으로 화폐의 유통속도는 각각 다른 방향으로, 다른 비율로 변동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실현되어야 할 가격총액과 따라서 이것에 의하여 제약되는 유통수단의 양도 역시 이 세 개 요인의 수많은 조합의 결과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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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폭등에 대한 맑스의 설명은 먼저 귀금속 광산의 대량 발견으로 귀금속 생산의 사회적 노동가치가 떨어져 상품가격이 상대적으로 올랐다는 것이고 둘째로 “화폐조각은 말하자면 다른 화폐조각을 위하여 연대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으로 “유통분야는 오직 금의 일정한 양만을 흡수할 수 있을 뿐”으로 유통 횟수가 증가하거나 유통량이 늘어나면 “다른 화폐조각은 유통부문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만다.” 즉, 귀금속의 유입량이 그대로 유통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상품가격 상승의 원인은 귀금속 가치의 하락이지 귀금속의 증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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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주화, 가격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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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의 주화형태는 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의 기능으로부터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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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과정에서 주화의 옷을 입은 금은 마모의 과정을 거쳐 “명목적 무게와 실질적 무게가 점차 서로 분리되는 과정이 시작된다.” 이러한 마모는 “소규모로 끊임없이 반복되는 영역에서” 두드러지게 된다. 결국은 “주화기능은 사실상 그것들의 중량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된다.” 그러므로 “상대적으로 무가치한 물건, 예컨대 지폐가 금을 대신하여 주화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지폐는 아무런 가치를 갖지 않고 단지 가치의 상징으로만 기능한다. “지폐는 금 또는 화폐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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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의 과잉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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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의 발행은 실제로 유통되었을 금량(또는 은량)을 지폐가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범위로 제한되어야 한다.” “지폐가 자기의 한도(곧, 실제로 유통하였을 같은 명칭의 금주화의 량)을 초과한다면 지폐의 신용이 일반적으로 손상될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폐는 상품유통의 내재적 법칙에 의하여 규정되는 금량만을 대표하게 될 것이다.” 즉, 지폐가 적정수준보다 2배로 늘어난다면 이전에 1원의 가격표시는 동일한 가치가 2원의 가격으로 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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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제3장 화폐 또는 상품유통-[자본론강독]⑨

제1편, 제3장 화폐 또는 상품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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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신재길, 신준하, 옥철

정리 : 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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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의 논의에서 금은 화폐상품으로 간주한다.

금은 모든 상품에 대해 질적으로 동일하고 양적으로 비교 가능한 가치표현의 재료로 즉 가치의 일반적인 척도로 기능한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것은 단위 측정의 근거가 금이 화폐라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주지하고 있는 사실, 모든 상품에 내재한 공통적 속성 ?상품에 대상화된 인간노동-으로부터 비롯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금이라는 하나의 특수한 상품이 대표적인, 공통적인 가치척도인 화폐로 전환 될 수 있는 것이며, 우리는 가치척도로의 화폐를 가치척도의 필연적인 현상 형태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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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ttp://www.silverdoctors.com

화폐가 가치척도로 기능함에 따라 늘어서 있던 상품의 행렬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금이라는 화폐와 상품의 비교만이 남는다. 그러므로 일반적인 상대적 가치형태는 단순한 또는 개별적인 상대적 가치형태의 모습을 띠고 전개되며, 상대적 가치표현은 화폐상품의 독특한 상대적 가치형태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그 가치형태의 모습은 ‘상품의 가격’이라는 형태로 사회에 출현한다. 다만, 화폐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다. 화폐가 다른 상품들을 상대로 통일적인 상대적 가치형태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등가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동어반복적 관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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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폐와 가격의 문제에 대해 고려해 본다. 중요한 것은 상품의 가격 또는 화페 형태는 상품의 가치형태 일반과 마찬가지로 현실에 물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관념적이고 개념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점이다. 가치는 상품에 내재하며, 그것을 가치척도로 재고자 할 때 관념적인 금과의 상상된 관계에 의해 표현된다. 상품의 주인이 자신의 상품가치에 가격이라는 형태를 부여한다 할지라도, 아직 그의 상품이 금으로 전환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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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상품의 가치는 여러 크기의 상상적 금량이라는 동일한 명칭의 양으로 전환된다. 다만 상품의 가치를 배제한 채, 척도로의 가격이라는 사회적 형태만을 고려한다면 가격의 문제는 “화폐 재료”로부터 비롯한다. 즉, 특정상품의 가치는 동일한 양의 노동량을 포함하는 상상 속의 화폐상품의 양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에 따라 논리적으로 유통되는 화폐상품의 재질이 복수일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상품만이 가치척도로의 지위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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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의 가치척도가 가치척도의 기능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이제 금이 가치척도로의 견고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금량을 가치들의 도량 단위로 삼을 필요가 있다. 나아가 도량 단위는 세부적으로 분할된 도량표준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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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금까지 고찰한 화폐의 기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인간노동의 사회적 화신으로 가치를 측정하는 가치척도로의 기능이며 또 하나는 고정된 무게라는 속성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금의 양을 측정하는 도량표준으로의 기능이다. 맑스가 보기에 화폐 형태를 고려할 때 우리는 이 두 기능을 분리해서 사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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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가 도량표준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도량을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노동생산물로의 금 역시 잠재적으로 가변적인데 이는 금이 가치척도가 되는데 있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금의 가치가 변동하더라도(가치가 전환된 형태인) 여러 가치의 금량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동일하기 때문이다. 상품가격이 오른다면, 그것은 나머지 요소들은 고정된 상태에서 상품가치가 올랐거나 화폐 가치가 떨어진 것이고 상품가격이 떨어진다면 그것은 상품가치가 내렸거나 화폐가치가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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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가치가 변해도 도량표준으로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문제는 없는 셈이다. 한 가지 고려할 것은 문화적, 관습적 요소들에 의해서 화폐의 명칭이 그 무게 명칭으로부터 분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결국 도량표준의 화폐명칭은 실제 무게와 동일하지 않더라도 그러한 이름을 획득하고 법률에 의해 규제된다. 이제 1쿼터의 밀은 1온수의 금과 가치가 같다“고 표현하지 않고 ”3파운드 17실링“의 가치가 있다고 표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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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3파운드 17실링”이란 것은 그러한 가격을 가진 상품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사물의 명칭은 사물의 성질과 관련성을 가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화폐의 명칭들에서 우리는 상품의 가치 관계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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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상품에 대상화되어 있는 노동의 화폐명칭이기는 하지만 그 외현된 이름으로부터 가치관계의 논의를 시작할 수는 없다. 나아가 화폐 형태와 상품 사이의 관계를 단순한 상대적 가치형태와 그것의 등가형태의 표현으로 간주하기도 어렵다. 즉, 가격이라는 형태는 상품의 가치와 더불어 수요/공급 등의 사회적 조건들에 의해 변화되어 출현하기에 상품가치량의 지표로의 가격은 상품과 화폐 교환비율의 지표이나 그 역의 관계는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이 동일한 이상 사회적 노동시간이 동일하다면 그 상품의 가치량은 동일하게 상품에 내재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가격으로 사회적으로 외화된 형태로 출현할 때는 사회적 조건이 그 거울 관계를 왜곡시킨다. 결국, 가격과 가치량 사이의 양적 불일치의 가능성은 필연적으로 가격 형태에 내재하는 것으로 이 질적 모순은 거의 언제나 존재한다. 가격형태만을 가지지 가치가 없는 것(양심, 명예), 상상적 가격형태(미개간지) 등은 이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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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상품이 그 가치를 고려할 때, 현실의 물질적 형태에서 벗어나 상상의 금과 비교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때의 금은 관념적인, 상상적인 금이지만, 주인이 상품에 가격이라는 형태를 부여하길 원한다면, 상품이 등가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상상의 금은 실제의 금으로 대체되어 출현해야 한다. 사실상 관념적 가치 척도에는 hard cash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상상의 금이 현실의 금으로 전환되는 순간, 노동생산물이라는 가치 형태가 그것이 그대로 반영되기 보다 필연적으로 변형되어 ‘가격’이라는 모습을 가진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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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편 상품과 화폐, 제2장 교환 과정[자본론강독]-⑧

제1편 상품과 화폐, 제2장 교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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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신재길, 신준하, 옥철

정리 : 김선이(201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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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략 요약(p.108~119)

? 실제 상품의 교환은 상품 소유자에 의해 이루어지며 상품 소유자와 상품의 관계를 밝힌다.

? 상품에 내포되어 있는 가치와 사용가치의 모순이 여러 상품의 전면적 교환에 있어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여 특정한 한 상품이 화폐로 전환하는 것을 밝힌다.

? 원시공동에서 처음 발생한 두 가지 상품 교환에서부터 상품들의 전면적 교환의 발전과정을 분석하여 상품 교환과정의 모순이 어떻게 화폐를 탄생시키고 해결되었는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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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발제(p.108~119)

1. 상품 소유자와 상품의 관계

? 상품

– 다른 모든 상품체를 오직 자기 자신의 가치의 현상형태로 간주하며 항상 교환할 용의를 가지고 있다.

– 상품은 스스로 다른 상품체의 구체적 속성을 파악하지 못하며 상품소유자가 상품의 속성을 보충해 준다.

– 상품은 자신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사용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고 다른 상품에 대해 사용가치를 가지고 있다.

– 상품은 스스로 시장을 찾아가 자신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소유자에 의해 교환된다.

– 물건들이 서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상품 소유자끼리, 즉 쌍방이 동의하는 하나의 의지행위를 매개로 자신의 상품을 양도하고 타인의 상품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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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소유자

– 상품소유자에게 상품은 교환가치의 담지자란 점에서만 직접적 사용가치를 가진다.

– 그러므로 상품소유자는 사용가치를 가진 다른 상품을 얻기 위해 자기상품을 양도하려고 한다.

– 모든 상품은 소유자에게는 비사용 가치, 비소유자에게는 사용가치

– 상품 소유자들이 상품을 서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을 사적 소유자로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품의 교환이 아니다.

– 법적 관계는 각자가 동의하는 의지행위를 매개로 경제적 관계를 반영하며 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람들은 상품의 소유자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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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과 상품소유자의 차이

– 모든 상품은 가치로서는 같은 성격의 것이고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물건이다. 상품들의 교환에서 사용가치는 사상되고 있다. 상품소유자에게는 많은 상품 중 어느 특정한 상품이 사용가치로서 필요하며 다른 상품은 필요치 않다. 따라서 모든 상품소유자들은 자기에게는 사용가치가 아닌 상품을 내놓고 자기에게 사용가치인 ‘특정한’ 다른 상품을 교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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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품의 전면적 교환에 담겨진 모순

? 상품의 교환

– 상품의 소유자를 바꾸는 일

– 상품은 사용가치로 실현되기 전에 먼저 가치로 실현되어야 하며 상품은 가치로 실현될 수 있기 전에 자신이 사용가치라는 것을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 상품에 지출된 인간노동은 타인에게 유용한 형태로 지출된 경우에만 유효하게 계산된다.

– 노동이 유용한지에 대한 여부는 물건이 타인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지의 여부에 대한 상품의 교환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

– 상품 소유자는 다른 상품과의 교환을 통해 자기 상품을 양도하려고 하는데 이때 교환은 개인적인 과정일 따름이다.

– 상품은 자기의 상품을 동일한 가치의 다른 상품으로 실현하고자 하는데 교환은 일반적 사회적 과정이다.

– 다른 모든 상품은 자기 상품의 특수한 등가(물)로 간주되며 자기 자신의 상품은 다른 모든 상품의 일반적 등가(물)로 간주된다. 이 사실은 모든 상품소유자에게 타당하기 때문에 어떤 상품도 일반적 등가물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일반적 상대적 가치형태를 가지지 못하며 생산물 또는 사용가치로서만 상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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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폐의 등장

– 상품소유자들은 상품 본성 법칙에 따라 상품을 일반적 등가물인 다른 하나의 상품과 대비시킴으로써만 가치 즉 상품으로 관계 맺었다.

– 특수한 상품을 분리해 내어 선발된 상품의 현물형태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등가형태, 즉 사회적 과정을 통해 일반적 등가(물)는 이 선발된 상품의 독자적인 사회적 기능으로 되는데, 이 상품이 화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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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환의 역사적 발전과 화폐의 형성에 의한 모순의 해결

? 화폐는 교환과정의 필연적인 산물이다. 교환현상의 역사적 확대와 심화는 사용가치와 가치사이의 대립을 발달시킨다. 화폐의 독립적인 가치형태를 만들려는 충동은 하나의 독립적 가치형태를 얻을 때까지 지속되어 특정상품이 화폐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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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물의 직접교환은 단순한 가치표현의 형태, 즉 X량의 상품 A=Y량의 상품 B이다.

– 이 경우 A와 B라는 물건은 교환에 의해 비로소 상품으로 된다.

– 유용한 물건이 교환가치로 될 가능성을 획득하는 최초의 방식은 그 유용한 물건이 비사용가치로 존재한다.

– 물건은 외적인 것으로 양도할 수 있고 양도가 상호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사적 소유자들끼리의 암묵적 동의가 있으면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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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은 화폐의 형성에 의해 해결된다.

제 1 장 제 3 절 가치형태 또는 교환가치[자본론강독]-⑦-1

제 1 장 제 3 절 가치형태 또는 교환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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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김선이,김성심,나태영,박종호,신재길,신준하,옥철,윤지미

발제자 : 신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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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상품의 이중성과 그에 대응하는 노동의 이중성을 보았다.

상품의 이중성은 사용가치와 가치의 모순이고, 노동의 이중성은 구체노동과 추상노동의 모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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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하나의 상품에 서로 다른 성격이 공존하는 모순이 현실에선 어떻게 나타나며, 이 모순이 어떻게 해소되고, 또 더욱 심화되는지를 가치형태의 검토를 통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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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은 사용가치에 대응하는 현물형태와 가치에 대응하는 가치형태를 갖는다.

“상품은 철, 아마포, 밀 등과 같은 사용가치의 형태, 곧 상품체의 형태로 세상에 나타난다. 이것이 상품의 평범한 현물형태이다. 그러나 그것들이 상품으로 되는 것은 그것들의 이중적인 성격. 곧 사용의 대상인 동시에 가치의 담당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들은 오직 이 이중적 형태, 곧 현물형태와 가치형태를 가지는 경우에만 상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자본론1상 59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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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가치는 상품의 물질적 속성이기 때문에 그 형태가 자연적인 물건인 현물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상품의 가치에는 상품의 감각적이고 거친 외형과는 정반대로 단 한 분자의 물질도 들어 있지 않다.”(60p) 상품의 가치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순전히 사회적인 것“(60p)이다. 사회적이란 인간관계를 말한다. 상품의 가치는 “인간노동이라는 동일한 사회적 실체의 표현”(60p)이기 때문에 가치는 그자체로 물질적 형태를 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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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품들은 그 사용가치의 잡다한 현물형태와 뚜렷이 구별되는 하나의 공통적인 가치형태, 곧 화폐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 다 알고 있다.”(60p) 우리는 상품의 가치를 화폐를 통해 가격으로 나타낸다. 즉 화폐가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는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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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는 이 가치형태의 절에서 “화폐의 신비”를 “화폐형태의 발생기원”(60p)을 통해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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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할 것은 이 가치형태의 절에서 맑스가 밝히고자 하는 것은 “가치란 대체 어떻게 하여 탄생했을까?”(자본을 넘어선 자본, 64p, 이진경)라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맑스가 가치관계의 형태를 연구하여 해명한 것은 “가치가 어떻게 탄생하였는가?”라는 점이 아니라 일개 상품에 불과한 금, 은 등과 같은 귀금속이 어떻게 화폐로 되어 가치를 대표하게 되었는가를 밝히는 것이다. 이진경이 화폐의 탄생과정을 가치의 탄생과정으로 잘못 본 것은 “가치형태를 가치 자체와 혼동했기 때문”(자본론1상 63p 주17, 김수행)이다. 이러한 잘못은 온도계의 발명을 온도의 탄생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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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단순한, 개별적인. 또는 우연적인 가치형태

“x량의 상품 A = y량의 상품 B 또는

x량의 상품 A = y량의 상품 B와 가치가 같다.

20미터의 아마포 = 1 개의 저고리, 또는

20미터의 아마포는 1개의 저고리와 가치가 같다.“(61p)

이것이 모든 가치형태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단순한 가치형태인데 다음의 도식으로 요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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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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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치표현의 양극 : 상대적 가치형태와 등가형태

“종류가 다른 두 상품 A와 B(우리의 예에서는 아마포와 저고리)는 여기서 분명히 두 개의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아마포는 자기의 가치를 저고리로 표현하며, 저고리는 이러한 가치표현의 재료가 된다. 제1의 상품은 능동적 역할을 하며, 제2의 상품은 수동적 역할을 한다. 제1의 상품의 가치는 자기의 가치를 상대적 가치로 표현한다. 바꾸어 말하면, 그 상품은 상대적 가치형태로 있다. 제2의 상품은 등가물로서 기능한다. 다시 말해, 그 상품은 등가형태로 있다.”(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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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호로 연결되어 있는 두 상품 A 와 B 에서 좌변의 A상품은 상대적 가치형태이고 우변의 B는 등가형태이다. 상대적이라는 말은 다른 것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상대적 가치형태는 자신의 가치를 다른 상품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즉 상품A는 상품B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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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등가라는 말은 가치가 같다거나 또는 가치에 대응한다는 의미이다. 즉 등가형태로서의 상품B는 상대적 가치형태인 상품A의 가치와 같은 가치를 갖거나 그에 대응한다는 말이다.

#상대적 가치형태와 등가형태는 비대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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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가치형태와 등가형태의 관계는 상품소유자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상품A(아마포)를 소유한 사람은 아마포를 사용가치로서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다. 만약 상품A(아마포)를 사용가치로 소유한다면 그 상품을 소비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상품A의 소유자는 상품A를 교환가치로서 소유하고 있게 된다. 즉 자신이 필요로 하는 다른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가치로서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 가치형태로서의 상품을 소유한 사람은 자신의 상품이 교환가치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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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때 “아마포의 가치를 아마포로 표현할 수는 없다.”(61p) 그래서 상품A(아마포)의 소유자는 아마포의 가치를 다른 상품(저고리)를 통해서 표현하게 된다. 즉 아마포 20미터는 저고리 1개의 가치와 같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이때 저고리는 아마포의 “가치표현에 재료를 제공하고 있을 뿐”(62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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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A가 능동적이란 의미는 상품A가 자기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는 것이고 상품B가 수동적이란 의미는 상품A의 가치를 나타내는 재료로 쓰인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역할의 차이는 ‘단순한 가치형태’의 도식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상품이 도식의 좌변에 위치하면 상대적 가치형태로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요, 도식의 우변에 위치하게 되면 상대적 가치형태의 가치를 나타내는 재료의 역할만을 수동적으로 수행할 뿐인 등가형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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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등호는 좌변과 우변의 역할의 같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도식에서 역할만을 표식한다면 xA –> yB 의 형태가 더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맑스는 이렇게 화살표로 가치형태를 표식하지 않고 등호로서 표식하고 있다. 이는 도식의 양변에 위치한 상품들의 역할을 나타내는 게 아니라 두 상품의 가치량이 같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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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대적 가치형태

(a) 상대적 가치형태의 내용

맑스는 “가치관계를 우선 그 양적 측면으로부터 완전히 떠나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63p)고 한다.

“20미터의 아마포=1개의 저고리이든, 20미터의 아마포=20개의 저고리이든, 또는 20미터의 아마포=X개의 저고리든, 다시 말하면, 일정한 양의 아마포가 다수의 저고리와 가치가 같든 소수의 저고리와 가치가 같든, 그러한 비율의 존재 자체는 가치량으로서는 아마포와 저고리가 동일한 단위의 표현들이며, 동일한 성질을 가진 물건들이라는 것을 항상 전제하고 있다. 아마포=저고리라는 것이 이 등식의 기초이다.“(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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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이를 도식으로 나타내면 A = B 가 된다. 이 도식은 가치관계에서 양적 측면을 배제한 것을 나타낸다. 영희는 철수와 같다고 할 때, 즉 영희 = 철수라고 할 때 무엇이 같은가? 학교성적일 수도 있고, 몸무게 일 수도 있고, 나이 일수 도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동일한 성질”임을 전제로 한다. 영희의 성적과 철수의 몸무게가 같다고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상품간의 관계에서는 이러한 “동일한 성질”이 가치이다. 즉 “인간노동의 단순한 응고물”이다. 이 ”인간노동의 단순한 응고물“인 가치가 ”상대적 가치형태의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치로서의 상품은 인간노동의 단순한 응고물이라고 말할 때, 우리의 분석은 상품을 추상적 가치의 차원으로 환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현물형태와는 다른 가치형태를 상품에게 주는 것은 아니다.”(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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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상품의 “추상적 가치”는 “어떻게 표현되는가?”(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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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가치성격은 다른 상품과의 관계에서 표면에 나타난다.“(자본론1상 63p, 김수행 초역판)

“예컨대 우리는 가치물로서의 저고리를 아마포와 등치시킴으로써 저고리에 들어 있는 노동을 아마포에 들어 있는 노동과 등치시킨다. 저고리를 만드는 재봉과 아마포를 만드는 직포는 그 종류가 다른 구체적 노동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재봉을 직포에 등치시키는 것은 사실상 재봉을 두 가지 노동에서 진실로 똑같은 것[즉, 인간노동이라는 양쪽에 공통된 성격]으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직포도 또한[가치를 짜는 한] 재봉과 구별되지 않으며 따라서 추상적 인간노동일 뿐이라는 것을 말하는 우회적 방식이다.”(자본론1상 64p, 김수행 제2개역판 이하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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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저울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어떤 한 물건의 무게를 알고자 할 때 저울의 한 쪽에 그 물건을 올여 놓고 저울 반대쪽에 쇠덩어리인 추를 달아 잰다. 무게란 그 자체로 만지거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물건(쇠덩어리)의 무게를 통해 나타낸다. 이와 마찬가지로 상대적 가치형태인 아마포의 가치를 알아내기 위해서 다른 가치물인 저고리를 비교하여 등치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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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상대적 가치형태의 양적 규정성

위에서 상대적 가치형태의 내용 즉 인간노동의 응결인 가치를 살펴보았다. 이제 양적 측면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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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형태는 가치일반뿐 아니라 양적으로 규정된 가치[즉, 가치량]도 표현해야 한다. 그러므로 상품 A의 상품 B에 대한 가치관계, 아마포의 저고리에 대한 가치관계에서는 저고리라는 상품 종류가 가치체 일반으로 아마포에 질적으로 등치될 뿐 아니라. 일정한 양의 가치체 또는 등가(물)[예컨대 1개의 저고리]이 일정한 양의 아마포[예컨대 20미터의 아마포]에 등치된다.”(68p)

그러나 가치량은 생산성이 변동함에 따라 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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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아마포의 가치는 변동하는데 저고리의 가치는 불변인 경우

“상품 B의 가치는 불변이더라도 상품A의 상대적 가치[즉, 상품 B로 표현하는 상품 A의 가치]는 상품 A의 가치에 정비례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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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아마포의 가치는 불변인데 저고리의 가치가 변동하는 경우

“상품 A의 가치는 불변이라도 상품 B로 표현하는 상품A의 상대적 가치는 상품 B의 가치변동에 반비례해 하락 또는 상승한다.”(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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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아마포와 저고리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이 동시에 동일한 방향으로 그리고 동일한 비유로 변동하는 경우

“이 경우 이 상품들의 가치가 아무리 변동하더라도 여전히 20미터의 아마포= 1개의 저고리다. 이 상품들의 가치변동은 이 상품들을 [가치가 변하지 않은] 제3의 상품과 비교할 때에만 드러난다.”(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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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아마포와 저고리 각각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즉, 그것들의 가치]이 동시에 동일한 방향이면서 서로 상이한 정도로, 또는 반대방향으로 변동하는 경우

“이와 같은 각종 조합이 한 상품의 상대적 가치에 주는 영향은 I, ii, iii의 경우를 적용해 간단히 알 수 있다.”(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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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노동[자본론 강독]-⑥

추상노동[자본론 강독]-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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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신재길, 신준하, 옥철

정리: 신재길

?*?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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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품 가치와 관련한 추상적 노동은 인간노동력 일반의 지출로 나타난다.

“만약 생산 활동의 규정적인 성격, 따라서 노동의 유용한 성격을 무시한다면, 생산활동은 다만 인간노동력의 지출에 지나지 않는다. 재봉과 직포는 비록 질적으로 다른 생산활동이기는 하나 모두 인간의 두뇌. 근육. 신경. 손 등의 생산적 소비이고, 이 의미에서 모두 인간노동이다. 재봉과 직포는 인간노동력의 지출의 두 가지 서로 다른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자본론1상 55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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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는 이렇게 추상노동을 생리적학 의미의 인간노동일반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가치를 생산하는 추상노동이 단순히 인간노동일반일 경우 가치가 갖는 역사성을 담아낼 수 없다. 가치는 상품의 교환을 전제로 하는 상품생산사회에 나타나는 역사적 개념임을 앞에서 보았다. 하지만 추상노동을 단순히 생리적 노동력의 지출이라고 한다면 이런 생리적 지출은 어떤 사회에서나 필요한 노동이 되고 만다.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뿐만이 아니라 인간 활동이면 모두 적용되는 너무 일반적 개념이다. 하지만 맑스가 말하는 추상적 노동은 상품생산사회의 특수한 노동을 말하는 것으로 위와 같은 정의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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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추상적 노동은 역사적 범주로서 상품경제에만 존재하는 사회적노동의 특수한 형태이다.

“상품의 가치는 순전한 인간노동[즉, 인간노동력 일반의 지출]을 표현하고 있다.”(상동)

“재봉과 직포의 특수한 질이 무시되고 양자가 인간노동이라는 동일한 질을 가지는 한, 재봉과 직포는 저고리와 아마포의 가치의 실체를 형성한다.”(자본론 1상 57p, 김수행)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생리학적 의미에서 인간노동력의 지출이며, 이 동등한 또는 추상적인 인간노동이라는 속성에서 상품의 가치를 형성한다.”(자본론1상, 58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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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용문들에서 인간노동 일반으로서의 추상노동은 상품가치와 관련되며 상품가치의 실체를 형성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앞에서 보았듯이 상품가치는 상품간 비교 등등화를 위한 기초로서 작용한다. 이는 개인적이고 구체적 노동이 상품교환을 통해서만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된다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 노동에 의해 생산된 생산물은 다른 상품들과 비교 동등화를 통해 교환될 때 만 사회적으로 그 가치가 인정된다. 상품에 내재한 개인적 노동은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 때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개인적 구체적 노동인 재봉이나 직포노동으로서가 아니라 재봉과 직포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인간노동일반으로서 이다. 이것이 상품을 생산하는 인간노동으로서의 추상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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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품을 생산하는 추상노동은 당연히 사회적 노동의 성격을 갖게 된다. 그러나 사회적 노동이 노예제, 봉건제 또는 사회주의에서는 추상노동의 형태를 갖지 않고 구체적 노동이 직접적으로 사회적 노동으로 나타난다.

노예제나 봉건제에서 구체적 노동 그 자체로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된다. 노예제나 봉건제에서는 노동생산물이 교환을 통해, 즉 생산물의 비교 동등화를 통해 교류되는 것이 아니다. 봉건제에서 주된 경제활동은 가치교환이 아니라 가치의 일방적 이전에 따라 이루어진다. 농노나 노예들은 자기가 생산한 생산물을 일정한 비율에 따라 또는 전부를 영주나 노예주에게 이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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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분제 사회에서는 어떤 생산 분야가 생산물을 생산하는데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가치보다도 더 많은 노동력이 투여되어도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면 경제외적 강제에 의해 유지된다. 주로 하층민들이 생산하는 생산물에 투여된 노동은 그 투여된 노동가치 이하로 평가된다. 따라서 노예제나 봉건제등의 신분제에서는 인간노동이 동등하게 평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노동일반을 비교 동등화시키는 추상노동이라는 개념은 생겨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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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사회에서도 구체적 노동은 계획에 의해 직접 사회적 노동으로 인정된다. 사회주의적 생산에서 노동생산물은 사전 계획에 의해 생산되기 때문에 교환이라는 과정에 들어가기 이전에 이미 사회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순수 계획경제라면 생산도 분배로 사전 계획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품간 동등비교를 위한 추상노동이 문제가 되지 않고 계획된 생산물을 생산할 구체적 노동만이 고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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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품생산사회에서는 구체적 노동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한다. 상품생산사회에서 상품생산자들은 자기의 책임 하에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각이한 종류의 구체적 노동을 지출하여 시장에서 상품을 교환할 때 비로소 그 노동은 사회적 성격을 띠게 된다. 이것은 서로 다른 구체적 노동의 뒤에는 모든 노동에 있는 어떤 공통된 것이 숨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공통적인 것은 서로 다른 구체적 노동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게 한다. 이것인 인간노동일반이다. 이 구체적 형태와는 관계없이 인간노동일반의 지출로서 나타나는 상품생산자의 노동을 추상적 노동이라 한다. 이렇듯 추상노동은 상품교환이 일반화된 상품생산사회와 관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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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추상노동은 ‘일반적 인간노동’이라기보다는 ‘상품을 생산하는 일반적 인간노동’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추상적 노동의 역사성을 담지 할 수 있을 것이다.

3. 추상노동은 가치의 계산단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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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가치의 크기는 그 상품에 들어 있는 노동량만을 표시하기 때문에, 상품들은 어떤 일정한 비율을 취하면 그 가치가 동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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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종류의 노동이 그 측정단위로서의 단순노동으로 환원되는 비율은 [생산자들의 배후에서 진행되는]하나의 사회적 과정에 의해 결정되며, 따라서 생산자들에게는 관습에 의해 전해 내려온 것처럼 보인다.”(자본론1상, 56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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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복잡한 노동은 강화된 또는 몇 배로 된 단순노동으로 간주될 뿐이며….이와 같은 환산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경험으로 안다”(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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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와의 관련에서는 [노동이 벌써 순전한 인간노동으로 환원되어 있으므로] 양적으로만 고려된다. … 노동력이 ‘얼마나’ 지출되는가, 즉 노동의 계속시간이 문제로 된다.”(자본론1상 57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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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노동이라는 각기 다른 구체적 노동에 공통된 실체를 파악함으로 해서 이제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단위를 얻게 된다. 상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이제 추상적 노동의 노동량에 따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도량형의 통일과 같다. 이제 제각기의 다른 노동은 추상적 노동이라는 공통된 척도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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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는 문제가 있는데 상품을 생산하는 인간노동 일반에도 노동자마다 다른 복잡도와 숙련도의 차이가 존재한다. 맑스는 이를 비숙련 단순노동으로 환산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이는 관습적으로 이해되고 경험적으로 안다고 한다. 맑스는 계산의 단순화를 위해 이를 전제하고 논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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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추상적 노동과 구체적 노동은 하나의 노동과정이다.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생리학적 의미에서 인간노동력의 지출이며, 이 동등한 또는 추상적인 인간노동이라는 속성에서 상품의 가치를 형성한다. 다른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특수한 합목적적 형태로 인간노동력을 지출하는 것이며, 이러한 구체적 유용노동이라는 속성에 사용가치를 생산한다.”(자본론1상 58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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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하나의 동일한 노동과정이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한편으론 추상노동이 다른 한편으론 구체노동이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외투을 만드는 구체적 노동은 그 자체가 인간노동력의 생리적 지출이다. 이는 상품이 사용가치를 가지면서 동시에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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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노동 또는 구체적 노동[자본론 강독]-⑤

유용노동 또는 구체적 노동[자본론 강독]-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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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박종호, 신재길, 신준하, 윤지미, 최혜진

정리 : 신재길(2012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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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제2절 상품에 투하되어 있는 노동의 이중성

“처음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이중성을 가진 물건으로 나타났다. 그 위 노동도 또한 이중성을 가지고 나타났다.”(자본론1상, 52p, 김수행)

노동의 이중성이란 상품의 사용가치에 만드는 유용노동 또는 구체적 노동과 가치를 창조하는 노동일반 내지 추상노동의 이중성이다. 맑스는 이러한 노동의 이중성이 “경제학의 이해에 결정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상동)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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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노동(구체적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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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다른 유용노동은 서로 다른 사용가치를 만들어 내며, 노동일반의 표현 형태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노동 – 즉 그것의 유용성이 그 생사물의 사용가치로 표현되는 노동, 또는 그것의 생산물을 사용가치로 만들어 스스로를 표현하는 노동 – 을 간단히 ‘유용노동’이라고 부른다.”(자본론1상 52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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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는 이런 유용노동의 예로 재봉노동과 직포노동을 든다. 재봉노동은 외투라는 사용가치를 만들어 내고 직포노동은 아마포라는 사용가치를 만든다.

“ 재봉과 직포는 질적으로 다른 노동형태다. 그렇지만 동일한 인간이 번갈아 가면서 재봉도 하고 직포도 하는 사회상태도 있다. 이 경우 두 가지 서로 다른 노동방식은 동일한 개인의 노동의 변종에 지나지 않으며, 서로 다른 개인들의 고정된 기능이 아니다.”(자본론1상 55p, 김수행)

이렇듯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노동은 모두 유용노동의 형태로 나타난다. 추상노동이 유용노동 밖에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가치가 없는 노동생산물이 가치도 갖지 못하는 것 처럼 노동이 유용노동이 되지 못하면 추상노동도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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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용노동은 어떤 사회제도 하에서나 인간생존의 필수적 조건이다.

“사용가치의 창조자로서의 노동, 유용노동으로서의 노동은 사회 형태와 무관한 인간생존의 조건이며, [인간과 자연 사이의 물질대사, 따라서 인간생활 자체를 매개하는] 영원한 자연적 필연성이다.”(자본론1상 53p, 김수행)

맑스는 재봉노동은 재봉사라는 직업이 분업체계의 일원으로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하면서 유용노동은 노동대상을 사람들의 일정한 욕망에 적응시키는 합목적적 활동으로서 어떤 사회에서나 필수적인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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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유용노동이 부(사용가치)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저고리. 아마포 등등의 사용가치. 한 마디로 말해 상품체는 자연소재와 노동이라는 두 요소의 결합이다”(자본론1상, 54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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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은 물적 부의 아버지고, 토지는 그 어머니다.”(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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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자연소재와 인간노동이 부(사용가치)의 형성에 동일한 정도로 역할을 한다고 보면 안 된다. 자연소재는 말 그대로 소재일 뿐으로 사용가치 즉 상품의 질료이다. 이러한 질료에 형상을 부여하여 상품을 만드는 것은 인간의 구체적 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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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예로 의자를 생각해보자. 의자는 그 소재 측면에서 나무에서 철로 다시 프라스틱으로 변하지만 그 의자로서의 사용가치는 동일하다. 지금은 희소한 소재로서 절대적 중요성을 갖는 것도 인간의 과학지식의 발달에 따라 대체물질을 만들거나 발견함으로서 그 소재로서의 역할이 소멸하게 된다. 따라서 사용가치의 형성에서도 인간노동이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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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유용노동은 사회적 분업을 반영한다.

“다양한 사용가치들[또는 상품체들]의 총체는 다양한 유용노동들[유. 속. 종. 변종으로 분류된다]의 총체, 즉 사회적 분업을 반영한다. 이 사회적 분업은 상품생산의 필요조건이다.”(자본론1상 53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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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분업이 발전함에 따라 유용노동의 종류도 증대하게 되며, 유용노동의 효율성은 노동생산성의 발전에 따라 증가한다. 과거에는 천을 짜거나 옷을 만드는 일이나 모두 한사람이 다 하였으나 사회적 분업이 이루어지면 천을 짜는 직포노동과 옷을 만드는 재봉노동이 분화된다. 이렇듯 분업이 발달하면 할 수 록 유용노동의 종류도 늘어나게 된다.

이런 분업이 한 공동체에서처럼 서로 상호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해지면, 그 생산물들은 상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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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본주의하에서는 유용노동은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한에서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

가사노동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따라서 사회적 보상도 받지 못하는 무상노동에 가깝다. 즉 인간생활에 필수적 노동이지만 사회적으론 무용한 노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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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크기,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자본론 강독]-④

가치의 크기,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자본론 강독]-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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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박종호, 신재길, 신준하, 윤지미, 최혜진

정리 : 신재길(2012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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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맑스는 인간노동으로서의 가치실체와 인간노동의 응결체로서의 가치를 설명하고 이제 가치의 크기로 이야기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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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치의 크기는 노동시간에 의해 측정된다.

“사용가치 또는 유용한 물건이 가치를 가지는 것은 다만 거기에 추상적인 인간노동이 체현되어 있거나 대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가치의 크기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그 물건에 들어 있는 가치를 형성하는 실체인 노동의 양에 의해 측정한다. 노동의 양은 노동의 계속시간으로 측정하고, 노동시간은 시간. 일 . 주 등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자본론1상 48p 김수행 역)

▲ 마르크스와 [자본]

그런데 이렇게 가치의 크기를 생산에 지출된 노동시간에 의해 측정한다면 한 가지 불합리한 요소가 발생한다. 즉 나태하거나 미숙련한 노동으로 생산에 시간이 많이 지출되면 될수록 가치가 크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노동시간을 개인들의 사적노동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다. 그러나 맑스가 말한 가치크기의 기준으로서의 노동시간은 개인적인 사적노동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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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치크기의 기준은 사적노동시간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이다.

개인적인 노동은 무수한 질적 양적 차이로 인해 동일한 크기 즉 동일한 시간으로 측정할 수 없다. 따라서 가치의 실체인 인간노동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인간노동이 동질적 노동일 것을 요구한다.

“가치의 실체를 이루는 노동은 동등한 인간노동이며, 동일한 인간노동력의 지출이다. 상품세계의 가치로 자기를 표현하는 사회의 총노동력은, 비록 무수한 개인 단위의 노동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여기에서는 거대한 하나의 동질의 인간노동력으로 간주된다.”(자본론1상 48p 김수행)

이러한 개인적 차이를 무시한 동질적 노동력의 지출을 시간으로 나타낸 것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며 이를 기준으로 가치의 크기를 측정한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이란 주어진 사회의 정상적인 생산조건과 그 사회에서 지배적인 평균적 노동숙련도와 노동강도 하에서 어떤 사용가치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노동시간이다.”(자본론1상48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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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은 개별적 상품생산자들의 생산조건에서의 차이로 하여 서로 다른 무수한 개인적 노동시간 지출의 사회적 평균으로 나타난다.

즉 개별적 생산자 각자가 1미터의 아마포를 생산하는데 드는 개인적 노동의 양이 아무리 다르다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1미터의 아마포는 하나의 가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가치가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에 기초한 가치이다. 따라서 상품의 교환가치는 그것의 사회적 가치에 의해서 결정되고,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에 의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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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같은 외투를 생산하는 세 그룹의 생산자들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기술적으로 가장 우수한 A그룹은 외투 한 벌 만드는데 16시간이 든다고 가정하고 B그룹은 18시간을 C그룹은 20시간을 소비한다고 하자. 그리고 A그룹은 100벌, B그룹은 1000벌 C그룹은 100벌의 외투를 생산해 시장에 내놓는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대부분의 외투를 생산하는 B그룹의 18시간이라는 개별적 노동시간이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이 된다. 따라서 16시간의 개별적 노동시간도 18시간으로 20시간의 개별적 노동시간도 18시간으로 그 가치의 크기가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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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은 노동생산성에 따라 변한다.

“노동시간은 노동생산성이 변할 때마다 변한다. 노동생산성은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노동자들이 평균적 숙련도, 과학과 그 기술적 응용의 발전 정도, 생산과정의 사회적 조직, 생산수단의 규모와 능률, 그리고 자연적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자본론1상 50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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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든 예에서 A그룹의 우수한 기술이 보편화되어 이제 A그룹이 1000벌을 생산하여 시장에 공급하게 되면 사회적 필요노동시간도 18시간에서 16시간으로 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한 물품의 생산에 걸리는 노동시간은 그만큼 작아지며, 그 물품에 응고되는 노동양도 그만큼 적어지고, 따라서 그 물품의 가치도 그만큼 작아진다. 반대로 노동생산성이 낮으면 낮을수록 물품의 생산에 걸리는 노동시간은 그만큼 커지며, 그 물품의 가치도 그만큼 커진다. 이와 같이,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에 체현되어 있는 노동량에 정비례하고 노동생산성에 반비례한다.”(자본론1상50p 김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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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상품의 생산량과 상품의 가치는 무관하다는 점이다. 상품의 생산량이 증가하면 그만큼 비례하여 사용가치는 증가하지만 가치는 증가할 수 도 있고 감소할 수 도 있다.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이 증가함에 따라 사용가치는 증가하고 가치는 감소한다. 즉 어느 한 상품을 생산하는데 노동시간의 투입은 줄어들고 사용가치의 생산 즉 상품의 생산은 양적 질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갖는다. 우리는 이러한 실례를 아이패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아이패드1에서 아이패드4까지 출시되는 동안 그 성능은 계속 좋아졌지만 즉 사용가치는 증가하였지만 그 가격은 동일하게 출시되었다. 이는 가치는 같으나 사용가치는 증가한 샘이다. 또 대량생산체계를 갖추면 보통 가격이 저렴해 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도 같은 이치이다. 즉 상품의 가치는 상품에 체현되어 있는 노동량에 정비례하고 노동생산성에 반비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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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치의 크기는 생산조건이라기 보다 재생산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이제 개별적 생산자의 다른 생산조건의 차이가 아니라 같은 생산자의 시간에 따른 다른 생산조건의 차이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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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산자가 외투 한 벌 생산하는데 어제는 18시간을 지출하였는데 오늘은 생산조건의 변화에 따라 16시간만 지출해도 된다면 어제 생산된 외투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우리는 쉽게 16시간이 기준이 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어떤 상품생산의 사회적 필요시간은 그 상품이 생산된 때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재생산을 기준으로 한다. 상품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점은 현재이다. 따라서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치는 과거의 가치가 아니라 현재의 재생산 가치로 평가된다. 같은 상품이라면 과거의 생산에 투입된 노동시간이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재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이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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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재생산이 불가능한 유일한 생산물은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그런 생산물로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대표적일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의 음악이나 피카소의 그림 등은 유일무이한 것이기에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 이런 음악이나 그림을 복제한다면 복제품은 복제에 들어가는 노동시간만큼의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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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상품의 이중성

이제 맑스는 가치와 사용가치의 관계를 간략히 정리하면서 제1장 상품 제1절 상품의 두 요소; 사용가치와 가치(가치의 실체, 가치의 크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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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어떤 물건은 가치가 아니면서도 사용가치일 수 있다.”(자본론1상, 51p, 김수행)

이런 경우는 “그 물건의 유용성이 노동에 의해서 중개되지 않는 경우”(상동)라고 설명하고 그 예로 “공기, 처녀지, 자연의 초원이나 야생의 수목 등”(상동)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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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어떤 물건은 상품이 아니면서 유용하고 또 인간노동의 생산물일 수 있다.”(상동)

이런 예로 “자기 노동의 생산물로써 자기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상동)경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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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어떤 물건도 그것이 사용대상이 아니고서는 가치일 수 없다. 만약 그것이 소용없는 것이라면 거기에 들어있는 노동은 노동으로서 계산되지 않으며, 따라서 가치도 형성하지 못한다.”(상동)

이제 제2절에서 상품의 이중성의 근거이자 기반으로서의 노동의 이중성으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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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가치[자본론 강독]-③

교환가치[자본론 강독]-③

*상품은 다른 것과 교환되는 사용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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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박종호, 신재길, 신준하, 윤지미, 최혜진

정리 : 신재길(2012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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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에서 상품의 유용성인 사용가치를 살펴보았는데 물건은 사용가치만 가지고는 상품이 되지 못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생명에 필요한 공기는 그 사용가치 면에서 보면 비할 바 없이 크지만 아직까지는 교환되고 있지 않다, 즉 교환가치가 없다. 어떤 사용가치가 상품이 되는 것은 교환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상품을 분석한다는 것은 교환가치를 분석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교환가치는 우연적이고 상대적인 것처럼 보인다.

 

?맑스는 교환가치가 나타나는 현상에서부터 시작한다.

 

“교환가치는 우선 양적 관계, 즉 어떤 종류의 사용가치가 다른 종류의 사용가치와 교환되는 비율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비율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끊임없이 변동하므로, 교환가치는 어떤 우연적이며 순전히 상대적인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상품 자체에 고유한 내재적인 교환가치라는 것은 일종의 형용모순처럼 보인다.”(김수행역 자본1상 45p)

 

?맑스는 이렇게 간단히 교환가치의 현상을 표현한다. 위 문장은 누구나 알 수 있는 교환가치의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 교환가치는 사용가치간의 교환비율로 양적 관계라는 것. 둘째로 그 비율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즉 1쿼터의 밀 = x량의 구두약 = y량의 명주 = z량의 금 등등으로? 상이한 상품과 다양한 비율로 교환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교환가치는 우연적이고 상대적이며 내재적 가치란 있을 수 없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우연적이란 외적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나 결과를 말하고, 상대적이란 다른 것과의 비교에 의에서만 규정되는 것으로 다른 것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상품의 교환가치는 다른 상품의 사용가치로 표현되기 때문에 우연적이고 상대적으로 보인다. 즉 밀은 구두약, 명주, 금 등의 다른 사용가치로 표현된다. 1쿼터의 밀 = 1쿼터의 밀의 등식으로 표현한다면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결국 밀은 밀 자체적으로 그 교환가치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상품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이 보인다.

내재적이란 어떤 결과나 현상이 내적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며 다른 것과의 비교가 필요 없이 그 자체로 규정되는 것이다. 내재적인 것은 다른 것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따라서 다른 것의 변화로 자신이 변하지는 않는다. 이렇다 할 때 다른 상품과의 비교에 의해 끊임없이 변하는 교환가치는 내재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 같다. 즉 밀의 교환가치는 구두약이나 명주, 금 등의 교환가치의 변화에 따라 그 교환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밀의 내재적 가치는 없는 듯 하다.

그런데 맑스는 이와 같은 상품교환의 현상으로부터 다른 결론을 이끌어 낸다.

 

?*교환가치는 서로 다른 상품의 동일한 그 무엇을 표현한다.

 

맑스는 상품교환이라는 현상자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이 교환되기 위한 전제조건에 눈을 돌린다. 맑스는 1쿼터의 밀= x량의 철 이라는 한가지 등식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 교환등식은 등식이기에 어떤 ‘같은 것’을 표현한다 즉 “양자에 공통된 어떤 것의 동일량이 들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서로 전혀 다른 것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는 없다. 사람을 비교할 때 키와 몸무게를 서로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A는 키가 180cm = B는 몸무게가 100kg라고 하면 바보취급 받는다. A의 키 180cm = B의 키 180cm 이든지 A의 몸무게 100km = B의 몸무게 100kg 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등호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한다. 두 사람을 비교할 때 몸무게나 키가 그 기준이 되듯이 1쿼터의 밀과 x량의 철을 등호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서로 공통된 기준이 필요하다. 즉 상품이 교환되기 위해서는 내적 기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 공통된 내적 기준이 상품이 교환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된다.

 

*교환가치가 표현하는 동일한 그 무엇은 자연적 속성일 수 없다.

 

그러나 공통된 기준은 사용가치일 수 는 없다. 상품의 교환은 사용가치의 교환이며 사용가치의 차이를 전제로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연필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꼭 같은 연필과 서로 교환해 봐야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공통물은 상품의 기하학적. 물리학적. 화학적 또는 그 밖의 다른 어떤 자연적인 속성일 수가 없다” 이런 자연적 속성은 바로 사용가치의 근거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나 무게 부피 등등의 자연적 속성은 교환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인데 이는 밀과 철을 에너지로 환원해도 에너지나 무게를 기준으로 교환되지 않는 것은 자명하다. 철과 금을 같은 무게로 교환할 바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한 그 무엇이 자연적 속성은 아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속성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겠다.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의 표현양식(현상형태)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첫째 특정한 상품의 서로 다른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을 표현하고 있으며, 둘째 교환가치는 교환가치와는 구별되는 그 어떤 내용의 표현양식 또는 현상형태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김수행역 자본론1권 상 45p)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을 전제할 뿐만 아니라 그 무엇을 표현하는 양식이나 형태이다. 이점이 교환가치의 의의가 될 것이다. 교환가치는 그 어떤 내용의 표현양식이나 현상형태에 지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그 동일한 무엇을 표현형태로 보여준다. 교환가치는 동일한 그 무엇이라는 내용자체는 아니지만 교환가치가 없이는 그 동일한 무엇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동일한 그 무엇이 내용이라면 교환가치는 형식이다. 일정한 내용은 반드시 일정한 형식을 가지며 일정한 형식은 일정한 내용을 담으면서 그것을 표현한다. 그러나 보다 결정적인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비유적으로 한 물체의 온도를 상품의 ‘동일한 그 무엇’이라 가정한다면 수은주의 높이는 그 상품의 교환가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온도는 그 자체로 보이지 않지만 수은주라는 다른 물질의 변화로 온도 변화를 나타낼 수 있다. 수은주의 높이라는 형식적이고 수량적 수단으로 온도를 나타낼 수 있다고 해서 수은주의 변화가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수은주가 온도의 변화를 나타낼 뿐이듯이 교환가치도 ‘동일한 그 무엇’의 변화를 나타낼 뿐이다.

이제 맑스는 ‘동일한 그 무엇’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용가치[자본론 강독]-②

사용가치[자본론 강독]-②

 

 

세미나 참석 : 이재유, 김선이, 김성심, 나태영, 박종호, 신재길, 신준하, 윤지미, 최혜진

정리 : 신재길(2012교육강좌 수료, 한철연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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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교육강좌 후속 세미나로 [자본]을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팀에서 매번 정리하여 웹진에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자본론의 목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밝히는 것이고, 그 출발은 상품에서 시작하며 방법은 분석이다.?

이제 상품의 분석을 따라가 볼 차례다. 그런데 그러기 전에 한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맑스는 왜 자본이나 노동, 시장 또는 인간의 경제행위에서 시작하지 않고 상품에서 시작했을까? 하비에 의하면 맑스는 자본론의 시작을 자본으로 할 것을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맑스는 상품으로 시작했고 그 이유를 말하고 있지 않다. 결국 그 해답은 을 마지막까지 읽어야 풀릴 것 같다. 짐작해 본다면 상품이야 말로 자본주의 전체를 대표하는 중심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맑스는 상품의 개념정의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맑스는 상품이 우리 앞에 있는 것으로 전제하고 상품의 여러 속성들 중 크게 두 가지를 상품자체에서 분리하여 설명한다. 그것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이다. 그 중 먼저 사용가치로부터 시작한다.

 

*사용가치는 유용성이다.

 

“상품은?우선?외적?대상으로,?그?속성을?통해?인간의?여러?가지?욕망을?

충족시키는?물적?존재?(Ding)이다.”?(M49, 87)

 

상품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물건이라고 맑스는 말하며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상관없으며, 또 개인적 생활에 소비되는 것인지 생산에 투입되는 것인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구체적 욕망의 내용이 어떻든 간에 상품은? 인간의 욕망을 총족시키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상품의 유용성을 사용가치라고 한다.?

 

*사용가치는 재화이다.

 

“어떤?한?물적?존재의?유용성은?그?물적?존재를?시용가치(?Gebrauchswert)

로?만든다.??그러나?이?유용성은?공중에?떠다니는?것이?아니다.?그?유용성

은?상품체(商品體,?warenk?rper)의?속성에?따라?제약되며,?따라서?상품체

없이?는?존재하지?않는다.?그러므로?철?·?밀?·?다이아몬드?같은?상품체는

그 자체로서?사용가치?또는?재화이다.”?(M50. 88)

?사용가치라고 하니까 새로운 용어에 뭔가 신비한 것이 있을 것 같은 감이 들지만 사용가치는 우리가 늘상 사서 소비하는 물건들을 말할 뿐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상품이란 바로 이 사용가치로서의 상품이다. 그런데 우리가 시장에서 구매하는 것은 물품만이 아니라 서비스라는 용역도 있다. 물론 인간의 서비스나 용역도 상품이다. 그런데 이는 노동력이라고 해서 맑스는 따로 뒤에서 다루고 있다.

 

*사용가치는 사회적 속성이 아니라 물질적 속성이다.

 

“상품체의?이러한 성격은 그 유용성을?얻기?위해?인간이?소비한?노동의?양이?얼마인지 와는?무관하다.”(M50. 88)

 

?사용가치는 상품의 물질적 속성에서 나온다. 철은 그 특유의 물질적 속성을 가지므로 그에 따른 다양한 사용가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철이 존재하는 한 어떤 사회에서나 같은 사용가치를 갖는다. 물론 기술과 쓰임의 용도에 따라 철의 사용가치가 달라지겠지만 이는 맑스의 말에 의하면 ‘역사의 과업’이며 ‘사회의 관습’에 따르는 것이다. 철의 다양한 속성들은 과학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발견되며, 또 그런 속성들 중 사회의 관습에 따라 쓰이기도 하고 안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철의 다양한 속성이 새롭게 발견되고 그에 따라 사용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철의 내재적 속성의 발현인 것이지 철에 없던 속성을 사회가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가치는 경제학의 대상이 아니다.

 

“상품의?사용가치는?독자적인?하나의?교과목,즉?상품학(Warenkunde)?의?소재를?제공한다.” (M50. 88)

 

경제학은 사회과학으로 사회과학은 인간의 관계를 다룬다. 그 중 경제학은 인간의 경제적 관계를 다룬다, 그러나 사용가치는 인간과 물질의 관계를 다룬다. 따라서 경제학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물론 부르주아 경제학에서는 효용(유용성이나 주관적 사용가치)개념을 통해 물질과 인간의 관계를 경제학에 끌어들이지만 맑스경제학에서는 철저히 인간과 인간의 관계만을 다룬다. 상품을 다루는 목적도 상품이라는 물질에 가리워져 있는 인간관계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사용가치는 교환가치의 담지자라는 경제학적 의미를 갖는다.

 

“사용가치는?부의?사회적?형태가?무엇이든 상관?없이?그?부의?소재적?내용을 구성한다.?또한 사용가치는 우리가?고찰하게?될?사회형태에서 교환가치(Tauschwert)의?소재적?담지자가된다.”(M50,89)

 

?‘사회적?형태’란?자본제나?봉건제,?노예제등을?말한다.?사용가치는?자본주의에서는?교환가치의?담지자라는?의미만을?갖는다.?교환가치란?뒤에서?보게?되겠지만?상품의?교환비율을?말한다.이?교환가치는?눈에?보이지?않는?관념적인?것이다.?이러한?보이지?않는?교환가치를?담고?있는 그릇이?사용가치?즉?재화이다.?이는?사람을?정신과?육체로?생각해?볼?때?정신을?교환가치라?한다면?육체를?사용가치라고?비유할?수?있을?것이다.

?하지만?사용가치는?자본주의가?아닌?사회형태에서는?매우?중요한?역할을?담당하게?된다.?사용가치는?자본주의사회가?아닌?모든?사회의?생산에서의?궁극목적이?되기?때문이다.?생산을?한다는?것은?생산한?물품의?사용가치를?생산한다는?의미며?그?물품이?소비됨으로서?사용가치는?실현된다.?그러나?자본주의사회에서는?상품의?생산의?목적이?사용가치가?아니라?교환가치에?있다.

이제?이?자본주의의?생산의?목적인?교환가치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