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시철 이

있는 것이 아니면 없는 것이라고? 천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도 있어 [철학을다시 쓴다]-31-1

있는 것이 아니면 없는 것이라고? 천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도 있어 [철학을다시 쓴다]-31-1     윤구병(도서출판 보리 대표)   *이 글은 보리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임을 알립니다. 이제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어 왔던 ‘운동’의 문제라는 ‘벼랑 끝에서 허공으로 한 번 내딛기’의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이 문제를 다룰 길을 찾아왔지만 여전히 […]

음란한 시대정신: 국정 교과서와 첫사랑

음란한 시대정신: 국정 교과서와 첫사랑   이지영(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첫사랑은 그것이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 때에 아름답다. 그것의 과거 시제가 현재를 침범할 때,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비루한 현재만 부각된다. 피천득은 <인연>에서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

섦[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9

가을과 겨울의 중간 사이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가을과 겨울의 중간 사이 삶은 깊은 것도 얕은 것도 아닌 중간 사이다. 깊어질 것 같은 가을 위에 어느 사이 옅어지는 겨울이 하나둘씩 쌓이고 우리의  추상의 모호함은 눈 위에 소복히 쌓인다. 소리없는 외침의 갈망은 어디로 가는지 알수 없는 발자국을 남기고 남겨진 발자국 위에 흰  북소리가 덮는다. 표현할 수 […]

[서평] 해방 후 3년: 건국을 향한 최후의 결전

해방 70년-분단 70년이 되는 해에 ‘해방 후 3년’을 돌아보는 이유 조한성, 『해방 후 3년: 건국을 향한 최후의 결전』, 생각정원, 2015     조배준(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   분단과 전쟁으로 귀결된 ‘가능성의 역사’ 1945년 이후 육십갑자가 지나고 십년이 더 흘렀다. 당시 한반도 민중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날’은 일제로부터 ‘해방(解放)’되었다는 환희를 느끼기에 충분했지만, 점령군이 된 강대국들 사이에서 민족의 […]

[서평] 판문점 체제: 사회적 연대로서의 평화를 위한 지구사적 탐구

판문점 체제: 사회적 연대로서의 평화를 위한 지구사적 탐구  김학재, 『판문점 체제의 기원: 한국전쟁과 자유주의 평화기획』, 후마니타스, 2015.     조배준(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     1. 한국전쟁과 한반도 분단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오늘날 판문점은 한국전쟁의 기억과 고통을 상기시키는 상징적 장소이자, 어느덧 70년이 된 남북분단과 60년 넘게 지속되는 정전체제의 당위성을 강화시키는 현장으로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다. 한반도의 적대적 […]

[시민대학강좌] 퇴계의 『자성록』과 일상의 마음공부

퇴계의 『자성록』과 일상의 마음공부     김정철(한국학중앙연구원) 유학에서 이해하는 마음 유학에서 마음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유학의 마음공부 경敬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경敬은 이미 『논어』 「헌문」편에서 군자의 덕목으로 언급됩니다.   자로(子路)가 군자(君子)에 대하여 물으니,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군자는 자신을 닦기를 경(敬)으로써 한다.” 자로(子路)가 물었다. “이와 같을 뿐입니까?” “자신을 닦음으로써 남을 편안하게 한다.” “이와 같을 뿐입니까?” […]

[시민대학강좌] 정도전의 『불씨잡변』과 유학

정도전의 『불씨잡변』과  유학   김정철(한국학중앙연구원)   1. 정도전의 불교비판 배경 – 시대배경 불교는 고려 귀족사회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삼국시대에 전래된 불교는 1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반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고, 다양한 변신을 거듭하며 토착화되어 있었지요. 어떤 나라든, 망할 무렵이 되면 각종 폐단이 드러납니다. 고려 말기에 나타난 불교의 폐단은 걷잡을 수 없었습니다. 본래의 정신에서 벗어나 토지를 […]

[시민대학강좌] 공자의 『논어』와 일상

공자의 『논어』와 일상   김정철(한국학중앙연구원)   1. 일상 언저리의 사상, 유학 한 번이라도 『논어論語』를 읽은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합니다. 경전이라고 알고 읽었는데, 별로 경전답지 못하다는 반응도 있고, 주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다면서 시시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논어』는 왜 경전이 되었을까요? 바로 유학에서 성인(聖人)으로 높이는 공자의 행동과 가르침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선비들은 『논어』를 읽으면서 성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