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전임 편집주간

섦 – 까만 밤의 생상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40

까만 밤의 생상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먼지가 되어 갖는 여유의 푸른 공기는 풀벌레 가득한 달을 바라본다. 그 해에, 그 달에 찬바람이 일어나 둥실둥실 산은 머리를 휘날리며 꺼져가는 우주를 우쭐하며 바라본다. 탁한 술에 달을 그리고 어둑한 얼굴은 나무 그림자에 바람을 일으키고 그리운 별 섬에 해가 어둑하게 지쳐 내린다. 검은 밤 뒷문 창으로 아버지의 그림자가 앉아 […]

다시 쓰는 서양 근대 철학사 [철학자의 서재]

다시 쓰는 서양 근대 철학사 -다시 읽는 스피노자부터 칸트까지, 스포일러 없는 서평 추구       스펙이나 쌓는 저렴한 삶은 살지 않겠다 해놓고 보니, 취직이 안 되어, 어쩔 수 없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특히 철학 관련 책들을 읽을 때는 정말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 같은 비전공자들은 […]

섦 – 변절자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9

변절자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수십만의 우주 속에서 수백만의 변화의 물길을 가르고 수천억만의 물은 변화를 일으킨다.   시끄러운 감정의 폭풍은 뭉게뭉게 하얗게 피어나는 유혹의 무지개를 일으킨다.   색은 형용할 수 없지만 형용할 수 있는 물질로 채워져 심장을 가르는 통증으로 우리의 뜨거웠던 가슴은 차갑게 표정을 바꾼다.   흘러가는 구름은 그렇게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고 기억나지 않을 […]

보스니아 기차여행 [유철의 유럽방랑기] -5

보스니아 여행에서 놓치면 안되는 것 중 하나가 기차를 타는 것이라고 한다. 사라예보에서 남쪽 끝, 보스니아의 유일한 해안도시 네움Neum으로 향하는 기차여행이 그 중에서 으뜸이라 들었다. 특히 사라예보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모스타르Mostar까지의 길은 놓치면 안된단다. 하루에 오직 두 편, 오전 6시, 그리고 오후 8시에만 운영하는 기차, 내 선택지는 물론 오전 기차 뿐이었다. 이를 위해 나는 […]

섦 – 퇴색되어 버린 시간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8

퇴색되어 버린 시간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모든 것은 퇴색되어 버린다. 모든 것은 동시에 희망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은 새롭게 변하기도 한다. 모든 것은 동시에 좌절되기도 한다.   모든 것은 그렇게 흐른다. 모든 것은 그렇게 순환한다. 모든 것은 그렇게 잊혀져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는다. 모든 것은 그렇게 감각의 무덤 위로 바람이 흩어지고 흙이 흩날리고 감정의 […]

고독 [피켓2030]

고독   2017년 7월 8일 촬영 MODEL 이나연 PHOTO 신영빈       #1. 체념 나연 : 생의 마지막 순간, 끝내 놓치고 싶지 않은 아름다움을 눈에 담으며 떠날 것인가 아니면 절망과 혐오 속에서 눈감을 것인가. 지금의 나로서는 어떠한 것도 기대할 수 없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것을 떠올리며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영빈 ; 누구나 […]

[안내] 영화 <길> 공동체 상영 9월30일 토 3시

  안녕하십니까? 한철연 학술 1부 입니다.  9월에 한철연 공동체 영화 상영을 안내합니다. 한국 사회의 주요 적폐 중 하나가 사학 재단의 각종 비민주적 행태, 비리 문제입니다.  우리 한철연 공동체 회원 다수가 대학 교육에 몸담고 있는 만큼 사학 재단 문제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 할 것입니다.  이에 사학 민주화 투쟁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길>>을 상영하고자 합니다. <<길>>은 오랜 […]

섦 – 4분의 3 청춘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7

4분의 3 청춘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작은 집은 그렇게 문이 열린다.   끊어지지 않는 고통은 연민을 끊임없이 찾아 감정과 감정의 선과 선의 사이와 사이에 공간을 가르고 점점 점을 찍고 면을 채우고 색을 칠한다.   복잡한 선과 선은 내면을 관통하여 지루하게 수식을 만들고 부유하는 날개를 끊고 뚫리는 절벽에는 바람이 날리기도 한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남기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