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Jin Bosung

개돼지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물신성 [내가 읽는 『자본론』]

개돼지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물신성   김필진(경희대 철학과)   2016년 여름, 대한민국 교육부의 어느 정책기획관은 교육부 직원들,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식사자리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그가 했던 발언은 아직도 유행어처럼 우리 주위에서 종종 회자된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신분제를 공고화 시켜야 한다.” 그의 발언에 모티브가 된 것은 영화 ‘내부자들’에 등장하는 원로 언론인 이강희의 명대사였다. 극 중 이강희는 […]

열네 번째 시간, 어머니 [시가 필요한 시간]

열네 번째 시간, 어머니   마리횬   어버이날을 기념해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한 주 미루다 보니 조금 늦어버렸네요. 더 늦기 전에 소개해드릴 시가 있어 가져왔습니다. 고두현 시인의 <늦게 온 소포>입니다.   늦게 온 소포                                      고두현   밤에 […]

반짝이는 것 이면의 일그러진 것(자본론 에세이2 – 1장: 상품) [내가 읽는 『자본론』]

  반짝이는 것 이면의 일그러진 것   김보경(경희대 사회학과)   내가 즐겨 입던 바지가 있다. 신축성이 아주 뛰어나고 춥지 않을 만큼 두꺼우며 덥지 않을 만큼 얇아서 4계절 내내 입을 수 있었던 바지였다. 바지의 큰 주머니 안에는 작은 주머니가 하나 더 있어서 동전이나 열쇠 같은 것을 보관하기에 편리했다. 그 바지에 유일한 단점이 있었다면, 그건 그 바지가 […]

열세 번째 시간, 향기 [시가 필요한 시간]

열세 번째 시간, 향기   마리횬   요즘 부쩍 거리의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붙잡고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꽃의 향기가 참 좋죠. 향수를 뿌려야만 향기를 가질 수 있는 인간과는 달리, 꽃은 스스로 향기를 내뿜는다는 게 새삼 놀랍습니다. 인간이 뿌린 향수는 아무리 짙은 향수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향이 사라지기 마련인데, 꽃은 피어 있는 동안 심지어는 […]

나의 무기 『자본론』 [내가 읽는 『자본론』]

나의 무기 『자본론』   최재식(경희대 철학과)   “이것은 너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마르크스가 『자본론』 제1독어판 서문에서 순진한 독일 독자들에게 일갈하는 대목이다. 『자본론』이 나온 지 벌써 150여 년이 지났지만, 또 내가 지금 살아가는 곳은 『자본론』의 배경인 유럽이 아니라 대한민국 땅이지만, 이 일갈은 2020년의 대한민국 사람들에게도  ̄물론 전 세계 사람들 모두에게도 ̄ 유효한 언명이다. 『자본론』의 문제의식은 아직까지 해소되지 […]

열두 번째 시간, 기도 [시가 필요한 시간]

열두 번째 시간, 기도   마리횬       ‘무언가를 빌다’라는 뜻의 한자어, 빌 기(祈)에 빌 도(禱)로 이루어진 말, ‘기도’입니다. 종교의 유무에 따라 어쩌면 자칫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단어일 텐데요, 그런데 이문재 시인의 시 <오래된 기도>에서는 조금 다른 ‘기도’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것이 기도하는 것이다’라고 언급하는 것들을 보면, “어떻게 저런 게 기도가 될 수 있지?” […]

2000년생 김필진이 읽는 『자본론』 [내가 읽는 『자본론』]

2000년생 김필진이 읽는 『자본론』   김필진(경희대 철학과)   마르크스의 『자본』, 이른바 『자본론』이라 불리는 책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가? 당신의 머릿속을 불현 듯 스치는 불온서적이 있다면 유추하는 그것이 맞다. 실제로 주위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얼핏 들어본 거 같은데… 마르크스 어쩌고 하는 고전책 아냐?” 정도의 배경 지식이 담긴 답변도 거의 듣기 힘들다. 이 글을 쓰고 있는 […]

열한 번째 시간, 봄 [시가 필요한 시간]

열한 번째 시간, 봄   마리횬   안녕하세요, 시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많은 것들이 연기되고 멈춰 있지만, 가까이에 다가오는 봄기운마저 막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곳곳에 산수유의 노란 꽃망울이 올라왔고, 햇빛 비치는 곳에 서 있으면 따스함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봄’이 성큼 눈앞에 와 있네요. 아직 바람은 조금 차갑긴 하지만 말입니다.   봄을 기대하면서, 오늘 함께 읽을 […]

플라톤의 『국가』 강해 ㊵ [이정호 교수와 함께하는 플라톤의 『국가』]

플라톤의 <국가> 강해 ㊵     1-2-1 시가 교육(376e-403c)           1-2-1-1 무엇을 말해야 할 것인가 – 시인들이 지켜야할 규범(376e-392c)           1-2-1-2 어떻게 말해야할 것인가(392c-398b)           1-2-1-3 시가 교육의 목적(401b-403c)   [401b-401e] * 소크라테스는 시가의 선법과 리듬에서 뿐만 아니라 그림 등 모든 기예, 나아가 […]

내가 자본론을 공부하는 이유(자본론 에세이1) [내가 읽는 『자본론』]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세 명의 대학생이 『자본론』을 읽기 위해 모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자본론』을 읽으며 더 선명해지고 확실해졌다. 앞으로 『자본론』을 읽으며 읽은 내용이나 이들에게 남은 살아있는 얘기들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남기려한다.     내가 자본론을 공부하는 이유   김보경(경희대 사회학과)     모든 일은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되었다. 어린 시절을 독일에서 보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