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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리 네히어라-물체, 그리고 우리 신체

서양철학사를 들여다보면, 철학 용어의 쓰임새가 시대별로 다른 관점을 갖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 중 실재성의 개념이 단연 으뜸일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상층의 대상 즉 이데아를 실재성으로 보았던 시절은 고ㆍ중세 시대일 것이고, 심층의 실재성으로서 기억과 무의식을 실재성이라 주장하는 것은 생물학과 심리학의 도래한 시대이다. 그리고 데카르트 이래로 근대의 실재성은 이원론이라 불리는 두 개의 실체, […]

가라리 네히어라-‘관념’이란?

관념(l’idee ?δ?α), 플라톤의 이데아(Idea), 생각(영 idea) 삽화에서 보듯이 머리 위에 반짝이는 별이,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하는 것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즉 이 아이디어는 생각이다. 관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나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몇 가지 이야기를 먼저 하자. 내가 20살쯤이었을 때 관념이란 용어가 철학의 모든 것인 줄 알았다. 어려운 용어는 모두 다 관념이고 […]

가라리 네히어라-‘물질’이란?

물질: (그리스어)m?t?r, (라틴어)materia, (프랑스어)mati?re (독일어)Materie, (영어)matter, *대부분의 철학사전에서 라틴어 마테리아(materia)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잘 쓰여졌다는 동녘에서 나온 『철학대사전』을 펼쳐 보라. 왜 우리는 이런 철학사적 의미의 개념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가? 의심해 볼 필요는 없을까? 그래서 “물질”이라는 의미를 지닌 용어는 아니지만, 플라톤의 플라노메네 아이티아(planomene aitia 방황하는 원인)에서 나온 그리스어로서 어머니를 의미하는 메테르(m?t?r, 어머니)라는 단어가 물질을 설명하는 […]

가라리 네히어라 – 개념의 사중주

우리 사회는 좌파와 우파라는 이상한 놀이 규칙에 빠져 있다. 한 쪽은 법 없이도 착하게 살 수밖에 없고, 다른 쪽은 법대로 하자면서 ‘차카게 살자’라고 강제하고 명령한다. 어떤 이는 서로가 공감하며 정직하게 살 수밖에 없고, 어떤 이는 순위와 차별이 있는 세상을 인정하며 ‘정직하게 살자’고 주장한다. 정직하지 않은 어떤 재벌은 ‘정직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자신들은 정직하니 다른 이들도 정직하라는 […]

꽃보다 철학[철학의 유언]

꽃보다 철학[철학의 유언] 강지은(건국대학교 강사)   우리집은 아파트인데도 남들 선호하는 로얄층이 아니라 2층이다. 얼마전 딸아이 친구가 놀러 와서는 “하나는 왜 낮은 곳에 살아요?”하지 않겠는가. 이 동네는 아파트 단지이다. 비싸고 살기 좋은 로얄층은 10층 이상임을 아는 나는 당황스러웠다. “응…종은아 베란다 창을 봐. 나무들이 보이지? 사람은 자연과 가까이 살아야 하는 거야.” 아파트 창밖으로 시원한 하늘과 까마득히 멀리 […]

철학자에게 천리마란…[철학의 유언]

동양에서 철학이란 미지 세계에 대한 탐험이 아니다. 이미 축적된 가치와 세계에 대한 확인이며 체득이다. 그런데 이것을 확인하고 체득하는 방법을 몰라 방황하기도 한다. 스승이 필요한 이유다. 동양에서 사승관계를 중시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도통론(道統論)도 나왔다. 인생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때론 어떠한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스승 찾아 수 십리 수 […]

연대의 공동체 운동[철학의 유언]

연대의 공동체 운동[철학의 유언] 유언을 위한 시대의 통찰, 그리고 소명- 서유석(호원대교수)   정작 지역(local)에는 민주주의가 없다. 광역이든 기초든 단체장과 의회 모두 같은 당 일색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두 곳 예외가 생겼지만 크게 보면 전국이 비슷하다. 지방권력에 대한 제대로 된 견제가 이루어질 리 없다. 설상가상, 자치단체장과 의원의 눈은 중앙을 향해 있다. 후보 선출의 실질적 권한이 당 중앙과 […]

사는 게 철학이지 뭐[철학의 유언]

사는 게 철학이지 뭐[철학의 유언] 이관형(서울대)   고등학교 때다. 철학과를 간다니까 친구들이 ‘괴짜’ 취급을 했다. 제법 맘이 통하던 녀석까지 ‘사는 게 철학인데 뭘 전공까지 하려 드느냐’고 했다.(근데 이 친구 나중에 철학과 갔다.) 이게 시작이었고 이후로도 간단없이 들은 말이다. ‘사는 게 철학 아니냐?’고. 난 다소간의 오기와 오만으로 이에 답하거나 무시해왔다. 그런데 막상 지금 와서 생각하니 ‘사는 […]

친구! 닭 한마리 대신 갚아주게나! [철학의 유언]

친구! 닭 한마리 대신 갚아주게나! [철학의 유언] 이순웅(숭실대 강사)   ‘철학의 유언’이라니. ‘철학자의 유언’이 아니라서 다행이긴 하다만 여전히 마음은 무겁다. 아마도 ‘유언’이라는 말 때문일 것이다. 유언이라면 죽음과 떼어놓을 수 있는 단어가 아니지 않는가. 얼마 전 김재현 선생님은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법정 스님을 철학자로, 본인을 철학교수로 규정하였다. 철학을 가르치는 자로서 철학자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는, 나름 겸손한 […]

후려쳐라,죽음을 선호하는 철학자를[철학의 유언]

후려쳐라,죽음을 선호하는 철학자를[철학의 유언] 이정은(연세대외래교수)   *이 글은 필자가 노년이 되었다고 가정하여 유언장 형식으로 쓴 것입니다. (편집자) 정신이 자꾸 흐려진다. 몸을 가누기도 힘들다. 빨리 죽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지금까지 삶을 성찰하는 철학자로 살았으니 조용히 정리하면서 죽음을 기다려보자. 그런데 삶에 대한 정리가 지극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죽음을 눈앞에 두었으니 부담스러운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죽음 자체 때문에 이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