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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사유하기 (2) : 프레임

글: 이지영(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영화로 사유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일단 영화적 메커니즘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좀 더 예민하게 생각해 주어야 할 부분이 바로 ‘의미’이다. 영화의 경우 ‘의미’에 대해 말할 때,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하는 바는 ‘언어로 전달될 수 있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물론 이 이야기(서사)도 의미에 포함된다. 하지만 동일한 서사를 다루고 […]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

번역자 : 김남우 (정암학당) [연재를 시작하며 :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이 출간된 지 500년이 되었다. 이를 새롭게 번역하여,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현재 권위 있는 라틴어 원문은 1979년 암스테르담에서 편찬된 <에라스무스 전집 opera omnia Desiderii Erasmi Roterodami> 제 4편 제 3책이다. 지금 널리 읽히고 있는 <우신예찬>의 우리말 번역들은 우리 인문학의 서양고전 이해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세계문학전집으로 시장을 장악하려는 거대 […]

내 마음 속의 ‘아Q’를 보내며 [책 익는 마을 책 읽는 소리]

<보령 책익는 마을> ‘책 읽는 소리’ 연재를 시작하며 박종택 (보령 책익는 마을 촌장) 아큐(阿Q)형! 오늘 날짜로 형에게 이별을 고하고자 편지를 씁니다. 형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던가는 기억이 또렷하지 않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중국 루쉰(魯迅) 선생님의 소개로 정식 인사를 나누었던 기억은 명확합니다. 그 후로 형과의 우정 어린 만남은 친밀성을 넘어 동반자적 관계를 가지며 살아온 세월이었습니다. […]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 [서평/특별기고]

강신익(인제대 의대 교수/인문의학연구소장) 이 책 <미국처럼 미쳐가는 세계>는, 현대 정신의학이 다양한 문화의 자생적 문제해결능력을 무시하고 미국문화의 잣대로 인간의 몸과 마음을 재단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태들에 대한 보고서이다. 저자는 거식증, 외상후장애증후군(PTSD), 정신분열병, 우울증 등 서구에서 발견되고 분류되고 관리되어 온 대표적 정신질환이 홍콩, 스리랑카, 아프리카의 잔지바르, 일본에서 퍼져나가는 양상을 세심히 관찰해 보여준다. 그리고 서양의학은 토착문화의 자생력을 파괴하는 폭력을 행사하고 […]

자거라투스트라, 삼성 미술관 리움에 가다 [자거라투스트라 시장에 가다]

이병창(‘e 시대와 철학’ 자문위원, MEGA 공동대표) 니체 아부지, 삼성 미술관 리움에 가보셨어요? 나야, 독일 촌구석에 사는데, 어찌 그런 데를 다 가보겠냐? 니는 천방지축으로 쏘다니니 그런 데를 다 갔다 온 모양이구나. 예, 아부지. 이번이 두 번째예요. 자거라투스트라야, 니도 삼성 국물을 좀 마시려고? 아서라, 니 차례까지 오겠냐? 아니 아부지, 그래도 제가 아부지 얼굴에 먹칠하겠어요. 처음에는 건축 공부하러 […]

구보씨 계속 소통을 생각하다 [철학자 구보씨의 세상생각]

문성원(부산대, 철학) 자연은 정녕 불인(不仁)한가. 천지불인(天地不仁)의 글귀를 되새겨보게 하는 요즘이다. 하기야 인(仁)이건 불인(不仁)이건, 인간사의 문제고 인간의 생각이지, 자연이야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렇더라도 우리는 알아서 자연을 섬겨야 할 처지다. 그 품에 깃들여 사는 건 우리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방적 소통관계라 할 만하다. 어쩌면 소통이라는 말이 적합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소통이란 서로 관계를 맺고자 하는 주체가 있을 때라야 성립할 것이기 […]

조지 오웰의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삼우반, 2003[청춘의 서재]

윤지미(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오웰이 이 책을 쓰기까지 영국인인 조지 오웰George Orwell (본명: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ur Blair, 1903.6.25~1950.1.21)은 『위건 부두로 가는 길』(한겨레, 2010. 이하 『위건 부두』)에서 자신이 ‘상류 중산층 가운데 하급’, ‘특권 계급 출신이지만 돈은 없는’ 집안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이론상으로는 상류층의 에티켓과 관습, 문화를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삶을 영위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

남장을 한 여자와 페미니즘적 주체[배운년 나쁜년 미친년]

황 주 영(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조선 후기에는 남장을 한 여자가 주인공인 여성 영웅소설이 많이 나타났다고 한다. 『방한림전』이나 『옥주호연』등의 소설은 당시의 답답한 가부장제적 현실을 벗어나려고 했던 여성들의 열망과 상상력을 보여준다. 21세기에도 남장 여자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커피프린스 1호점>(2007)을 시작으로, <바람의 화원>(2008), <선덕여왕>(2009), <미남이시네요> (2009), <성균관 스캔들>(2010) 등의 드라마는 남자 행세를 하는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 방영 당시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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