섦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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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작은 물고기의 소리는
고래의 한 숨에 흩어지고

물고기의 뜨겁던 여름이
내 가슴에 떨어져
파랗게 익어간다.

작은 깃털의 숨소리에
고래는 떨고 있어

나는 계속 바람의 노래를 불러야겠다.

2016-7-31

작가의 블로그 http://dandron.blog.me


이시대와철학2016-7-31 고래 (1)


작가노트

비어있는 공간의 작은 깃털은 작은 물고기도 되고 사람의 코가 되기도 하고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포획하는 고래가 되기도 하고 사람의 입이 되기도 합니다.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의 관계는 우리 삶의 한 형태로 보여집니다.
수 없이 쏟아내는 세상의 언어는 이 둘의 관계처럼 먹고 먹히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입과도 같습니다.
입은 따뜻한 사랑을 만드는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차갑게 박히는 유리조각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이 둘의 관계는 지금의 사회의 국민인 사람들과 나라를 운영하는 정치인의 관계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화합이 아닌 대립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듯해 이 세상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여름과도 같습니다.
내 가슴에 작은 소리의 열매는 익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바람의 노래를 부르면 언젠가는 빨갛게 익어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 합해져 조화를 이루는 얼굴이 되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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