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물신숭배 이야기 <광진정보도서관 아주 사소한 물음에서 시작하는 철학>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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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물신숭배 이야기??<광진정보도서관 아주 사소한 물음에서 시작하는 철학> 6

 

김광호(한국철학사상연구회)

 

4강-1

 

1.?들어가며

세월호 실종자의 구조를 기대하며,?하염없이?TV를 들여다보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 2014년?5월?15일 한겨레 신문의 톱기사 제목은?‘돈이 곧 매뉴얼이 된 한국사회’다.?기사는 박정희식 개발?30년과 신자유주의?20년의 병폐가 터진 것으로,?시장과 이윤의 논리에 압도된 시대를 반성하고 사람의 가치를 중심으로 공공성을 생각할 때라고 주장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사회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의 중심이다.?미국연방준비은행의 이자율은 세계경제의 방향타이며,?한국은행의 이자율은 한국경제의 흐름을 보여준다.?대출금이 많은 사람의 경우 이자율이 오른다는 것은 한숨 나오는 뉴스일 것이다.?이처럼 한 사회에서 돈의 흐름을 둘러싼 정책들은 각 경제주체들의 이해와 활동방식에 영향을 준다.?반면에 책상물림인 나에게 일용품을 구매하는 수단일 뿐이다.?나의 욕구와 돈은 반비례하는데,?돈이 없는 경우 나의 검소함을 위로하며 산다.?이처럼 일상생활에서 돈은 나의 욕구와 생활방식을 규정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돈에 환장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경제사회뿐만 아니라 일상적 삶의 중심이기 때문이다.?물론 어떠한 행동이 환장하는 것인지는 명료하지 않다.?이집 저집 밀려가는 것이 싫어 집을 사기 위해 수전노처럼 살아가는 것이 그러한 것인지,?대박을 꿈꾸며 주식시세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그러한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다만 교황의 말처럼 노숙자의 죽음보다 주가하락이 더 큰 뉴스가 되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가 환장한 사회는 아닌지 생각해봄직하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한참 진행 중이던?19세기 화폐 물신성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 사람이 있었으니 칼 마르크스(1818-1883)다.?근대 공산주의 이론가이자 혁명가로 알려진 그가 말년에 집중했던 문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었다.?그 성과물이 오늘날 [자본]으로 전해진다. [자본]에서 화폐의 물신성이 키워드는 아니다.?그것은 자본을 분석하기 위한 전제로 제시된 개념이다.?그러나 화폐 물신성은 자본분석을 위한 개념틀로만 머물지 않고,?자본주의 가진 화폐에 대한 물신성에 대한 비판적 성격 또한 갖고 있다.

여기서는 마르크스가 [자본]에서 서술하고 있는 화폐물신성의 설명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현대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마르크스의 [자본]은 잊혀진 고전이 된 인상이 든다. [자본]을 둘러싼 수많은 논쟁과 사상가들 또한 오늘날 잊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화폐물신성으로 발생하는 여러 사회 병리적 현상에 대한 진단에는,?자본주의의 구조적 비밀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마르크스의 [자본]을 반추하는 것 또한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2.?자본주의의 세포인 상품:?사용가치,?교환가치,?가치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분석하기 위하여 제시하는 개념은 상품이다.?그는 생물학의 세포개념으로 비유한다.?그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는 상품의 방대한 집적으로 나타나고,?개개의 상품은 이러한 부의 기본 형태이기 때문이다.?일상적으로 다양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을 구매한다.상품은 그 속성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물적 존재이다.?이러한 물적 유용성을 마르크스는?‘사용가치(Gebrauchwert)’라고 부른다.?이러한 측면에서 상품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유용물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상품에는?‘교환가치(Tauschwert)’가 있다.?상품은 교환을 전제한 것으로 하나의 사용가치가 다른 종류의 사용가치와 교환되는 비율이 필수적이다.?이러한 상품이 가진 이중성을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사용가치라는 면에서 상품은 일단 질(質)적인 차이를 통해서 구별되지만 교환가치라는 측면에서는 오로지 양(量)적인 차이를 통해서만 서로 구별되며,?이 경우 거기에는 사용가치가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분석은 페티,?스미스,?리카도 등의 노동가치설을 발전시킨 사상가들의 지적 유산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자신의 사상이 가진 고유성을 발전시킨다.?이러한 측면에서 상품을 고찰할 때 발견되는 신비로운 특징들이 부각된다.

마르크스의 고찰에 따르면 상품에서 사용가치를 제외시키면 노동생산물이라는 속성만 남는다.?이에 대한 설명은 다소 낯설다.?상품의 유용성이 사라지면 아무것도 없어야 하는데,?노동생산물이라는 속성을 발견하기 때문이다.?이것은 마르크스가 노동가치론에 근거하면서 동시에 상품분석에 추상적 통찰의 결과로 등장한다.?마르크스의 주장을 따라가면,?이 경우 상품을 생산했던 노동의 유용한 성격과 구체적 내용이 사라지면 상품은 모두가 동등한 인간노동일 뿐인?‘추상적 인간노동’으로 환원된다.?이렇게 노동의 구체적 형태가 사라지고 생산과정에서 인간의 노동력이 지출되었고 인간의 노동이 거기에 쌓여 있는 응결물이?‘가치(Werte)’?즉?‘상품가치(Warenwerte)’이다.?어떤 재화가 가치를 가지는 까닭은 추상적 인간노동이 그 속에 대상화되어(vergegenst?ndlicht)?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가 상품분석에서 추상적 인간노동을 통한 가치개념을 제시하는 이유는 상품의 가치가 교환가치의 분석을 통해서는 착시현상이 지속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노동가치론의 선배인 스미스나 리카도가 자본주의 분석에서 노동가치론라는 공리를 일관되게 발전시키지 못한 것은 상품의 교환가치를 통해서 가치를 규정하려 했기 때문이다.?경험적으로 상품은 다양한 교환관계를 통해 그 가치가 변동한다.?이 변동에 발생하는 오차로부터 상품의 가치를 규정할 경우 상품의 가치는 노동이 아닌 상품이 가진 물적 속성이나 상품교환에 따른 현상으로 규정된다.?마르크스는 이러한 변동과 혼란으로부터 상품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상품규정에 노동의 구체적 형태가 사라진 추상적 인간노동으로서의 가치 개념이 필수적임을 발견한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마르크스는 가치의 실체를 이루는 노동이?‘동일한 사회적 평균노동력’임을 주장한다. “한 상품의 가치와 다른 상품의 가치 사이의 비율은 한 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과 다른 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 사이의 비율과 같다.”?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개별 노동력이 아니라는 점이다.?즉?A라는 상품을?x라는 기업이 생산하는 노동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3.?노동의 이중성:?노동의 추상성과 구체성

이러한 상품의 이중성과 가치규정으로부터 마르크스는 노동이 가진 이중성을 설명한다.?노동의 이중성은 상품이 가진 비밀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살펴볼 자본주의가 가진 신비로운 힘을 설명해주는 키워드다.?모든 노동은 한편으로 생리학적 의미에서 인간노동력의 지출이며,?이 동일한 인간노동 또는 추상적 인간노동이라는 속성을 통해서 상품가치를 형성한다.?다른 한편으로 모든 노동은 특수한 목적이 정해진 형태로서의 인간노동력의 지출이고,이 구체적 유용노동이라는 속성을 통해서 사용가치를 생산한다.?도식화하면 노동의 추상성은 상품의 가치를 규정하고,?노동의 구체성은 상품의 사용가치를 규정한다.

 

4.?가치형태 분석

마르크스는 가치를 가치형태분석으로 설명한다.?이 부분은 다소 지루하지만,?왜 상품의 세계에 화폐가 등장하는지를 설명하기에 필수적 장치이다.화폐가 교환의 유용성을 위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상품의 가치형태의 필연적 결과물임을 설명하기 위한 논리적 장치이다.?마르크스 자신도 가치형태 혹은 교환가치의 분석이 화폐형태의 발생과정을 논증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이 분석은?1.?단순한,?개별적인 또는 우연적인 가치형태, 2.?총체적인 또는 전개된 가치형태, 3.?일반적 가치형태, 4.?화폐형태로 구성되어 전개된다.

이 분석에 주목할 부분은?1.?단순한 가치형태의 분석이다.?왜냐하면 이후에 전개되는 형태들은 단순한 가치형태의 특징을 확장을 통해 전개된 새로운 형태이기 때문이다.?단순한 가치형태의 도식은?‘x량의 상품?A = y량의 상품B’이다.

여기서 전자를?‘상대적 가치형태’라고 부르고,?후자를?‘등가형태’라 부른다.여기서 초점은 좌변과 우변이 동일하다는 것이 아니라,?좌변은 우변을 통해서 표현된다는 점이다.?전자를 상대적 가치형태라 부르고 후자를 등가형태로 이유는 전자의 가치가 후자의 가치로 표현되기 때문이다.?물론?‘y량의 상품?B = x량의 상품?A’와 같이 바꿔서 표현해도 된다.?이 경우 상품?B가 상대적 잉여가치로 규정되며,?상품?A가 등가형태이다.?이 말은 결국 단순한 형태의 경우 수학적 등식은 교환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그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다.?비유하자면,?상대적 가치형태가 나라면 등가형태는 거울인 것이다.?나의 얼굴은 스스로 볼 수 없는 것처럼,?거울이라는 형태를 통해서 자기자신을 확인한다.

2.?전개된 가치형태는 하나의 상대적 가치형태가 다양한 등가형태로 표현되는 것이다.?내가 여러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보듯이,?하나의 상품이 많은 다양한 상품의 교환관계로 표현된다. 3.?일반적 가치형태는 전개된 가치형태를 뒤집은 표현이다.?여러 사람이 하나의 거울 통해 얼굴을 보듯이 다양한 상대적 가치형태들이 하나의 등가형태로 표현된다.?이 경우 등가형태가 하나로 고착되며,?상대적 가치형태를 표현하는 다른 상품과 자신과 구별된다.

화폐형태는 일반적 가치형태의 등가형태인 상품이 화폐로 규정되면서 다른 상품과 구별되는 형태이다.?이러한 화폐형태는 역사적으로 쌀,?철,?은,?금,지폐 등의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화폐형태에 오면 등가형태가 완전히 독립하여 반대로 상품을 가치형태를 규정하기 시작한다.?우리가 물건을 사면서 이거 몇 킬로그램인가요라고 묻지 않고,?얼마인가요라고 묻는 세계는 이러한 형태의 전개를 전제한다.?커피?1잔과 삼겹살 반근이?5천원이라는 등가물로 규정되는 힘은 화폐형태에 와서 완성되는데,?이를 통하여 화폐는 상품의 다양한 속성을 하나의 교환가치로 환원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5.?상품의 물신적 성격과 그 비밀

상품의 물신적 성격에 대한 비판은 이러한 상품과 그 형태들의 분석들의 결과물로 소개된다.?마르크스는 상품이 가진 형이상학적인 교활함과 신학적 변덕으로 가득찬 물건이라고 주장한다.?위의 주장을 반추하면 상품의 신비적 성격은 상품의 사용가치나 가치를 규정하는 내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상품형태는 노동이 갖는 사회적 성격을 노동생산물 그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 양적인 관계로 보이게 한다.?이는 상품의 자연적 속성으로 보이게한다.따라서 총노동에 대한 생산자들의 사회적 관계도 생산자들 외부에 존재하는 갖가지 대상의 사회적 관계인 양 보이게 만든다.?이러한 착시현상을 통하여 노동생산물은 상품 즉 감각적이면서 동시에 초감각적이기도 한 물적 존재 또는 사회적 물적 존재가 된다.?그 결과 상품형태는 물체와 물체의 사이의 관계라는 환상적 형태를 취하게 된다.?마르크스는 이러한 현상을?‘물신숭배(Fetischismus)’라고 부른다.

상품의 물신숭배적 성격으로,?상품세계의 완성형태인 화폐형태야말로 사적 노동의 사회적 성격과 개별 노동자의 사회적 관계를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은폐한다.?우리가 화폐에 대하여 환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이지만,?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지평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상품의 물신주의적 숭배가 신의 축복이나 악마의 저주나 권력자의 음모나 사상가의 천재적 상상력이 아니라면,?상품생산 및 화폐의 물신성은 인간 역사의 계기를 통해서 설명해야 한다.?이진경은 [자본을 넘어선 자본]에서 화폐의 성격이 근대적 통념과 반대로 시장적 성격이 아니라 국가적 성격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화폐는 교환수단 내지 유통수단 이전에 지불수단으로 발생했으며,?교환수단으로서의 화폐는 내부시장이 아니라 국가의 대외교역에서 발생했다.?한편 국지적인 범위에서 유통수단으로,?등가물로 기능하던 복수의 화폐들은 국가적인 범위에서 국가가 발행하는 화폐를 통해서 하나로 통합될 수 있었고,?조세는 이러한 통합의 실질적인 조건을 제공했다.”?이러한 의미에서 화폐의 초월성과 권력은 국가의 초월성과 권력에 대응한다.

이러한 물신성으로부터 우리는 굴종하며 살아야할까??마르크스는 사회적 생활과정이 모습이 자유롭게 사회화한 인간의 산물로서 인간의 의식적이고 계획적인 통제 아래 놓일 때 비로소 그 신비의 베일을 벗는다라고 주장한다.?설명이 단편적인 이유는 [자본]의 핵심 주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비밀을 푸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는 자신의 삶과 여러 저작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임금노동관계를 철폐하고,?이를 통하여 구성되는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를 통하여 이러한 물신숭배적 사회관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노동과 노동력의 구분

여기까지의 분석은 자본주의를 분석하기 위한 예비적 고찰일 수 있다.?상품과 화폐의 존재 자체가 자본주의는 아니다.?중국 전국시대인 명도전(明刀錢)이 발견되었다고,?중국 전국시대를 자본주의 시대로 규정하지 않는다.유통수단으로서의 화폐는 화폐로서의 화폐일 뿐이다.?화폐가 상품의 신비로운 모습을 완성시키는 계기라면,?화폐가 자본으로 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역사적 계기들을 경유한다.?자본으로서의 화폐는 자신의 증식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그것이 상품과 화폐 그리고 교환의 자연적 속성이 아니라면 자본증식의 계기는 따로 고찰되어야 한다.?일상적으로 생필품을 사기 위해 노동하고 저축하는 것은 나의 돈과 그 상품을 교환하기 위한 것이다.그러나 이윤,?이자,?배당,?임대료 등 다양한 형태의 돈을 벌기 위해 저축하는 것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함이다.?이러한 측면에서 근검과 절약이란 도덕은 자기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도덕일 수 있지만,?사회경제적 측면에서 그것은 자본증식을 위한 도덕이다.

노동가치론이란 공리로 자본주의 사회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했던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적 부가 생산과정에서 발생함을 강조한다.?상품의 교환과정은 상품과 화폐의 형태변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상업의 경우 상업이윤을 갖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마르크스의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상업이윤을 포함한 자본주의의 다양한 이윤형태들이 생산과정에서 발생한?‘잉여가치’의 배분과정으로 설명한다.?마르크스의 공헌은 자신이 말하듯이 노동의 이중성에 대한 통찰이다.?노동자는 노동의 결과물인 상품과 달리 그 자체로는 상품이 아니다.?여기에는 인간을 상품이란 사물로 규정하는 인간학적 거부감도 있겠지만,?무엇보다 자본주의 생산에서 노동력으로 표현되는 노동자의 특수한 존재양식이 그 자체로 가치로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에서 그것은 상품화 혹은 가치화되어야 한다.?쉽게 얘기해서 노동시장의 존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수적이다.?우리가 매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직장으로 출근하는 이유는 자기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이지만,?부활된 노동력을 생산과정에 투여하는 자본주의적 생산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품의 가치가 사회적 노동시간에 의해 가치규정이 되지만,?노동력은 상품화가 되어도 자신의 사회적 노동시간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다.마르크스는 노동력의 가치가 생물학적 최소치와 사회적 최대치 사이에 정해지는 노동력 재생산 비용으로 규정한다.?즉 노동자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회복하고,?기본적 생계를 위한 여러 가지 상품이 필요하다.?마르크스는 노동력의 가치를 이러한 비용으로 규정한다.?그렇다고 이러한 비용을 자연가격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역사적 다양한 조건들로 규정한다.?예를 들어 사회-역사적 생활수준뿐만 아니라 자본과 노동자의 세력관계에 의해 변동에 의해서도 노동력의 가치는 변화하는 것으로 규정한다.?물가가 낮아서 혹은 사회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노동력 재생산이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할 경우나 정치적으로 노동자의 힘이 자본의 힘을 견제할 경우 노동력의 재생산비용은 언제나 변화가능하다.

노동에 긍정성은 서양 역사에서 근대의 특징으로 등장한다.?노동가치론을 주장하는 근대사상가들은 부의 기원이 노동임을 주장한다.?철학자인 헤겔의 경우도 노동을 세계를 변화시키는 합목적적 활동으로 규정한다.?그러나 마르크스가 통찰하는 자본주의적 노동은 상품의 사용가치적 측면인 노동력의 사용일 뿐이다.?이러한 노동과 노동력의 구분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비밀을 밝히는 키워드가 된다.

 

7.?자본주의의 비밀인 잉여가치의 생산

마르크스는 노동과 노동력을 구분한다.?도식화하면 상품의 사용가치와?(교환)가치의 구분은 노동력의 노동과 노동력의 구분과 대응한다.?이러한 구분을 통하여 자본주의적 생산과정을 고찰할 때,?마르크스는 노동력의 가치와 생산과정을 통해 가치화된 노동의 차이가 존재함을 밝힌다.?마르크스는 그 차이를?‘잉여가치’라 부른다.?또는 잉여가치를 착취도라고도 부른다.?그 이유는 노동자가 생산과정에서 가치화에 참여한 가치를 충분하게 보상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자본가의 비양심이나 부도덕성에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임금계약상 사기나 아동노동 등 불법고용이 아니라면,?자본가는 정당하게 노동시장이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임금을 지불하고 노동자를 고용한 것이기 때문이다.?자본가에게 노동력의 가치는 충분히 지불한 것으로 현상한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보기에,?노동력 가치인 임금과 생산을 통해 발생한 가치의 괴리는 노동자에게 충분하게 가치를 지불하지 않은 것 즉 잉여가치 혹은 착취라고 주장한다.

현상적으로 임금과 이윤은 대립한다.?이윤이 투자가치 대비 증가된 가치로 표상할 때,?비용의 한 측면인 임금은 이윤과 대립하기 때문이다.?현상적으로 동일한 이윤을 벌기 위하여 적은 비용을 지출하는 마법은 오늘날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경제행위인 것이다.

오늘날 비정규직의 양산은 노동시장의 유연화라는 정책과 법제도를 통하여 이뤄지고 있다.?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이란 형식적 평등의 규범도 지키지 못하는 비정규직의 양산이 사회적 양극화의 기본축임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더 많은 이윤보장을 위하여 생산비용 즉 노동력의 가치를 억제하기 때문이다.?반대로 축적되는 자본의 이윤과 임원진의 높은 연봉은 이러한 억제를 통한 이윤의 분할이다. 20%?대?80%의 사회에서,?이제1%?대?99%라고 사회적 양극화 현상을 비판하는 것은 이러한 현상이 아무리 합법적이더라도 정의롭지 못한 구조적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8.?나가며

물신숭배는 그 대상에 따라 다양하며,?여러 사회적 현상을 이 개념으로 고찰할 수 있다.?서양인들이 볼 때 우리사회의 제사문화 또한 물신숭배로 바라볼 수 있겠다.?개신교가 제사문화를 우상숭배라고 비판했던 것은 가부장적 제도 아래 신음하던 여성에 대한 억압을 비판하고 계몽하였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힘들다.?아이러니는 일부 기독교가 자신들이 비판했던 물신숭배적 전통으로 회귀하는 것이다.?거대교회들의 갈등이 보여주는 모습은 교리에 따른 신앙자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교회를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의 투쟁을 보여준다.?이러한 현상을 자본주의적 물신성이 교회와 신앙에 미치는 힘으로 접근할 수 있다.

막스 베버(1864-1920)는 마르크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지만 근대 사회의 무덤이 관료화와 사물화에 있음을 통찰한다.?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계몽의 변증법]을 통해 근대사회의 계몽적 힘에서 이성이 도구적 이성이 비판적 이성을 억압하는 이유를 설명한다.?한나 아렌트의 경우 [전체주의의 기원]을 통해 이성이 전체주의적 기원을 탐구하면서,?그 물신성을 비판한다.

오늘날 물신화되고 사물화된 인간관계의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철학자가 던져야하는 질문이고,?이 극복방안의 실현을 위한 노력 또한 버릴 수 없는 과제이다.?그것이 원래 인간과 사회가 가졌던 고유성의 회복이던 그것이 가져야할 미래에 대한 약속이던 자본주의의 물신성을 넘어서려는 노력은 과거의 고유성이나 미래의 약속만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위해서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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