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e)시대와철학에 실렸던 글들 중에서 편집자가 다시 뽑아올린 글

[신간] 처음 읽는 한국현대철학

<처음 읽는 한국 현대철학> – 동학에서 함석헌까지, 우리 철학의 정체성 찾기 –
저자 : 한국철학사상연구회(한국현대철학분과)
동녘  2015.05.29

안녕하세요? 지난 5월 말 한철연 한국현대철학분과(예정)에서 집필한 <처음 읽는 한국 현대철학>(동녘)이 출간되었습니다.

2013년 여름부터 이규성 선생님의 <한국현대철학사론> 윤독을 시작으로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분과원들의 매주 노력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구성원들의 전공이 한국철학이나 중국철학에 국한되지 않고 서양철학 전공자들과 함께 어우러졌기에 좀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처음, 우리가 다루려는 인물들을 철학자라고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이 온전한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또 다른 질문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은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특히 한철연에서는 더욱 그래야 할 것입니다.

아래는 이 책에 대한 출판미디어매체의 소개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관심있는 회원 및 여러분들의 일독을 삼가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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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 현대철학’이란 이름으로 여러 인물을 소개하지만, 차례를 살펴보면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 사람이 왜 철학자로 분류된 것일까?’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인물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은 적이 없으며 널리 알려진 철학 저술이나 논문을 남기지도 않았다. 강단에서 철학교육에 임한 경험도 없는 이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근거로 이들을 ‘철학자’로 부를 수 있을까? 저자들은 우리가 ‘철학’에 관해 일정한 상(像)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철학은 대학 전공학과에서 전수되는 학문 체계인 만큼 엄밀하고 실증적이며 논리적인 학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고정관념 속 철학의 상을 완강하게 견지한다면, 사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 대다수는 ‘철학자’가 아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철학의 상은 주로 근(현)대 서양에서 형성된 것이고, 그나마 일본을 통해 기틀이 마련되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바로 이러한 철학의 상, 이 시대 우리에게 고착화된 철학의 상에 얽매이려 하지 않는 태도가 이 책의 중요한 전제라고 강조한다.

저자 :
이병태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구태환 상지대학교 강사
김정철 한국학중앙연구원 철학과 박사수료
이 지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진보성 방송통신대학교 강사
유현상 상지대학교 강사
조배준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원
박영미 한양대학교 강사

목차
머리말
1. 한국의 ‘철학’과 한국철학의 ‘현대’ – 이병태
2. 전통사회의 동요와 새로운 사유의 출현: 성리학 비판과 평등한 인간관 – 구태환
3. 최제우와 동학사상: 한울님을 모신 몸으로 산다 – 구태환
4. 나철과 대종교: 역사적 실천을 통한 한얼의 회복 – 김정철
5. 박은식의 민족주의적 양명학: 전통의 개혁을 통한 위기의 극복과 자주적 근대 모색 – 이지
6. 신채호의 민중중심사상: 민중의 주체성과 절대자유의 정신 – 진보성
7. 신남철의 휴머니즘: 사회주의적 이상을 꿈꾸다 – 유현상
8. 박치우와 위기의 철학: 철학의 당파성과 지식인의 실천 – 조배준
9. 박종홍과 국가주의: 강단 철학의 빛과 어둠 – 박영미
10. 함석헌의 ‘씨알 철학’: 씨의 세계를 꿈꾸다 – 유현상
11. 우리 시대의 철학 – 이병태
글쓴이 소개

우리에게도 ‘철학’이 있을까?
역사의 뒤편에 가려진 우리 철학을 한권의 책으로 만나다!

‘우리’ 철학 혹은 철학자는 있는가? 이 책은 단순하기 짝이 없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이 소개하는 ‘우리 철학자’들은 전통 지성의 세례를 받았지만 격변의 역사 앞에서 스스로 달리 생각하고 실천하면서 독자적인 사유의 흔적을 남기고자 애쓴 인물들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최제우, 나철, 박은식, 신채호, 박치우, 박종홍, 함석헌 등은 인간과 삶, 사회 및 역사, 자연과 우주 등, 현대철학의 주요 주제들을 진지하게 탐문하고 신중하게 답하여 실천함으로써, 종교지도자나 독립운동가로서의 정체성을 뛰어넘는 진정한 현대 ‘철학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책의 출간은 한국 철학사에서 나타난 기나긴 ‘수용’의 역사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인 지적 모험을 감행한 이들의 사유를 통해, ‘우리’ 철학의 빛나는 가능성을 엿보고 역사의 뒤편에 가려진 우리 철학자들을 ‘발굴’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최제우의 ‘동학’에서 함석헌의 ‘씨ㅇ·ㄹ 철학’까지
우리가 잘 몰랐던 한국 현대 철학자들의 철학과 사상!

한국철학은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 속에서 자신들이 몸담고 살아온 자연 조건과 사회 상황에서의 경험들을 추상화하고 체계화해낸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오랜 기간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삶과 세계에 대한 문제들을 고민하면서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독자적인 사유 체계를 만들거나 외래 사상을 받아들여 자신들의 사상으로 다듬어 갔다. 이런 한국철학에 관해 나온 책들은 대부분 원효나 지눌 등 불교 사상가와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등 성리학자부터 시작해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조선 후기 실학자까지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동학사상 이전 까지만 주로 다뤄왔던 한국철학을 ‘현대’까지 이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학술서로는 한국 현대철학사상에 대한 연구와 함께 박종홍, 신남철, 박치우 등이 개별적으로 다루어지기는 했지만, 대중교양서로 한국현대철학이 체계적으로 소개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출간의 의미는 깊다.

이 책은 ‘한국 현대철학’이란 이름으로 여러 인물을 소개하지만, 차례를 살펴보면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 사람이 왜 철학자로 분류된 것일까?’ 실제로 이 책에 소개된 인물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은 적이 없으며 널리 알려진 철학 저술이나 논문을 남기지도 않았다. 강…(하략)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도서출판 동녘의 신간 소개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여넣기 하세요)
http://blog.naver.com/dongnyokpub/220380661486

네버엔딩스토리0416[침몰한 세월호, 침몰한 대한민국]-13

 

네버엔딩스토리0416

 

 강지은(편집주간)

일 년이 지났다. 진실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고 시간만 자꾸 흐른다.

세월호는 아직 차가운 바다 밑에 있는데 정부는 돈으로 모든 일을 수습하려고 한다.

그렇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살면 안 될 것이다. 결코 세월호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제9장 잉여가치율[자본론강독]-18

제9장 잉여가치율[자본론강독]-18

정리 : 신준하

제1절 노동력의 착취도

최초 ; C=c+v, 500원=410원[c]+90원[v]
생산과정을 거치면서 ;
C=410원[c]+90원[v]+90원[s], C=C’ 500원에서 590원으로 됨.
* C와 C’의 차이는 s, 즉 90원의 잉여가치

◯ 생산요소가치 = 투하자본 가치
생산물가치가 생산요소가치 보다 크기 때문에,
생산물가치의 생산요소가치 초과분 = 투하자본의 증식분 = 잉여가치 : 동어반복

◯ 가치 생산에 투하된 불변자본이라 말할 경우, 그것은 언제나 생산 중에 실제로 소비된 생산수단의 가치만을 의미한다.(생산 중에 마모된 생산수단의 가치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불변자본의 일부만 생산물로 이전되는 경우와 전체가 이전되는 경우 모두 잉여가치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ex1)불변자본 일부만 생산물로 이전되는 경우

c=마멸된 기계가치 54원+원료가치 312원+보조재료 가치 44원
v=90원, 생산요소가치=500원

* 생산물 가치=590원, 따라서 잉여가치=90원
ex2)불변자본 전체가 생산물로 이전되는 경우

c=기계가치 1,054원+원료가치 312원+보조재료 가치 44원
v=90원, 생산요소가치=1,500원

* 생산물 가치=1,590원, 따라서 잉여가치=90원

◯ C=c+v → C’=(c+v)+s → C=C’
생산과정 속에서 실제로 창조된 새로운 가치[가치생산물]는 생산물의 가치와 다르다. 가치생산물은 590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90원[v]+90원[s]=180원이다.

c=0이라 가정할 필요가 있다.(잉여가치율을 계산해내기 위해서) → 가변량만을 계산하겠다.
ⅰ) 왜냐하면, 불변량과 가변량을 결합시키는 경우, 그 결과의 변동은 불변량을 제외 하더 라도 마찬가지이기 때문

ⅱ) 가변자본 부분은 계산하지 않을 수 없다.
C’=410원 불변자본+90원 가변자본+90원 잉여가치
여기서 가변자본 90원은 주어진 양(불변량)이므로, 즉, [90원은 임금액으로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변량을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위 90원은 죽은 노동 대신 살아있는 노동이, 정지된 양 대신 유동하는 양이, 불변량 대신 가변량이 등장한다. (즉,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원동력이고, 새로운 가치 (영여가치)를 생산한다).

(임금액이 90원으로 고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90원의 가변자본”, 또는 “일정한 자기증식하는 가치”라는 표현이 모순을 내포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 이유는 이 표현이 자본주의적 생산에 내재하는 모순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노동력의 교환은 등가교환법칙에 위배되지 않으나, 노동은 잉여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에 노동력을 상품으로 교환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모순이다.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모순이다.

s/v : 1)가변자본의 가치증식 비율, 2)잉여가치율

필요노동시간 : 1노동일 중 노동력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부분필요노동 : 필요노동시간 중에 수행되는 노동

잉여노동시간 : 노동일 중 필요노동의 한계를 넘어 잉여가치를 창조하는 노동시간

잉여노동 : 잉여노동시간 중에 수행되는 노동

 

s/v = 필요노동/잉여노동,  잉여가치율은 자본에 의한 노동력의 착취도의 정확한 표현
cf) 이윤율 = s잉여가치/c불변자본+ v 가변자본

* 잉여가치율 계산방법 요약

c=0으로 본다

잉여가치량이 주어져 있다면, 새로 창조된 가치-잉여가치 = 가변자본
가변자본량이 주어져 있다면, 새로 창조된 가치-가변자본 = 잉여가치

제2절 생산물의 가치를 생산물의 비례 배분적 부분들로 표시

◯ 12노동시간 동안 30원의 가치를 가지는 20파운드의 면사를 생산
가치 구분 : 면사 가치30원=24원[c]+30원[v]+3원[s]
무게 구분 : 면사 20파운드=13파운드[면화]+2파운드[방추]+2파운드[v]+2파운드[s]
노동시간 구분 : 8시간[면화]+1시간36분[방추]+1시간12분[v]+1시간12분[s]

→16파운드의 면사(13파운드[면화]+2파운드[방추]) 및 9시간36분(8시간[면화]+1시간36분[방추])에는 노동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것 처럼 보이고, 뒷부분은 노동자가 공중에서 면사를 뽑아낸 것처럼 보인다.
→이 방식은 옳은 것이나, 매우 조잡한 사고방식을 야기할 수도 있다.

[서평] 우리의 고향은 어디오?

우리의 고향은 어디오?

김재현의 <사랑하는 당신 미안해요> 불휘미디어, 2015

 

김재현은 <사랑하는 당신, 미안해요>라는 책을 냈다. 저자는 그의 책 마지막 페이지에 시 한 편을 그려내었다. 고향이라는 제목의 시다. 그의 시 앞 구절을 옮겨본다.(책 270쪽)

사람들이

고향을 물으면 없다고 대답했지요

고향 없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다시 물으면

출생지는 있지만 고향은 없다고

고향은 태어나 자란 곳

아늑하고 정겨운 추억이 있는 곳

부모와 가족, 친구들의 삶과 기억이 있는 곳

서평자 최종덕은 이 책의 저자 김재현을 1992년 독일에서 처음 만났다. 나의 기숙사 좁은 방에서 몇 날을 같이 지내면서 당시 최대의 문제였던 독일 통일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에는 독일 맥주로 시작해서, 성이 안 찼는지 시납스라는 독일 소주를 더 사다가 마시면서 말이다. 독일 통일 이야기는 자연스레 한반도 통일로 이어졌다. 그는 술도 약한 것 같았고 말주변도 없는 것 같았는데 한반도 이야기가 나오니 열변을 토했다. 당시 나는 독일에서 학위논문 막바지 준비를 했었는데, 김재현도 자신의 논문을 마무리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았다. 그 후 일 년이 지나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김재현을 서울서 만났다. 역사와 사회로 본 철학을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라는 학회에서 그를 만났다. 그 학회는 ‘한철연’이라는 짧은 이름으로 불려지던데, 그 학회의 많은 사람들이 술과 더불어 격정적인 논쟁을 좋아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 중에서 가장 조용했던 사람이 김재현으로 생각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도 겉보기와 다르게 꽤나 열정적인 모습을 비추었다.

20년 세월이 흘렀다. 그도 나도 나이 좀 들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은 한철연 이라는 학술단체에 대한 애정이었다. 김재현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몸으로 절감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철학적 글쓰기는 우리 역사의 아픔을 저려낸 깊은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한철연의 역사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를 비추고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남들이 많이 하는 역사철학이 추상적인 관념을 토대로 하고 있는 것을 보는데, 그의 철학은 한국의 현실을 분석하는 날카로운 시간의 칼을 벼르고 있는 그런 역사철학이었다.

김재현의 책 <사랑하는 당신, 미안해요>는 사별한 그의 아내 이연숙을 기리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 가운데 김재현이 이연숙을 만나게 된 청년 시절의 이야기를 보고 내 마음이 숙연해졌다. 앞에서 올린 그의 시 나머지를 마저 읽어야겠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지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곳이 고향이라고

당신이 떠난 지금 여기

더 이상

고향이 아니네요

당신이 없는 이 곳

더 이상

고향이 아니네요

이런 시를 쓴 김재현에게 나는 ‘한국의 많은 사람들도 출생지는 한국이나 고향이 없는 사람들이 많잖아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김재현이 이연숙을 만나 후, 1978년 이연숙이 자유민주선언’ 유인물 사건으로 수감되었다. 김재현은 자신의 일기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성동구치소에서의 세 번째 면회,(철창 사이로 멀리 떨어져서) 오늘은 얼굴을 약간 동안이라도 더 볼 수 있었고 직접 얘기도 했다. 졸업논문을 다 썼냐고 물어 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을 뿐…. 만나 체온을 같이 나눌 수 있다면, 두 팔을 벌려 가슴에 안아 뜨거운 눈물을 마냥 흘리고 싶건만, 안타까움은 지속되고,,,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고통받는 것이 낫지,,,”(책 253쪽) 이연숙의 아픔은 김재현의 아픔이었고, 김재현의 아픔은 우리 시대 모두를 대신했던 아픔이었다. 제대로 말하자면 우시 시대의 아픔을 그대로 투영되어진 청년의 삶, 바로 이연숙의 강건한 삶이었다. 김재현은 그 아픔을 이렇게 표현했다. “언어를 잃어버리는 극한 상황, 좌절을 통한 새로운 삶에의 욕구, 시대의 고통을 뼛속 깊이 느끼면서, 아니 淑(이연숙)의 고통이 머릿속에 온몸에까지 파고들어와 나도 온몸이 아프다”(책 252쪽) 그런 고통 속에서도 새로운 삶에의 욕구는 소거될 수 없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김재현에게 고향은 새로운 역사의 지평선에서 드러날 것이다. 이연숙이 그렇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김재현도 삶은 이어갔다. “당시에 나는 고통스러운 생활 속에서도 니체의 글과 김수영의 시집, 시론집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책 254쪽)

나는 김재현의 책 <사랑하는 당신, 미안해요>을 읽으면서 이연숙을 잃은 그의 아픔이 그 자신의 역사철학을 통해 새로운 역사적 고향으로 전화될 것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한번 읽어 보실 것을 추천한다. 김재현 개인사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그 안에서 역사 그리고 삶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끝>

 

Photograph (1)-1

 

[신간]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

 

이파르1

 

■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개인적 고통과 기억에서 사회적 기억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창문 틈을 모포로 틀어막고,

손톱이 빠지고 손가락이 골절되도록 닫힌 문을 열기 위해 애쓰다,

마지막 순간엔 학생증을 손에 꼭 쥐고 죽어간 아이들,

그 죽음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던 그 아픈 기억들.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시각에는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지만, 1년

동안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었던 말은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였다.

 

잊는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

인간의 뇌 속에서 숙명처럼 반복되는 행위가 이처럼 중요했던 단일 사건이 또 있었을까.

이는 전대미문의 참사에 대한 기억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더없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1년이 지난 이 순간에도 각종 언론 지상과 다양한 인터넷 공간에서 사건의 원인에 대한 수많은 비판과 분석, 애도, 진상 규명의 중요성에 대한 외침 등이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의 실체와 폐기 요구에서 보듯, 이 사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고, 진상 규명과 선체 인양도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신간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은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사회적 망각과 사회적 기억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중견?소장 철학자들이 모여 이에 대한 고찰과 분석을 시도한다. 이는 개인적 아픔과 기억들을 넘어 참사의 교훈을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작업과 논의의 한 과정이다.

 

■ 망각과 고통의 바다에서

국가의 ‘인양’으로

이 책은 세월호 참사가 개인의 기억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기억으로 자리잡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사회적, 집단적 기억이 갖는 본질적 가치가 사회구조의 변화와 사회 발전에 있다면, 우리 사회의 가치와 질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며, 그에 대한 대답과 합의 역시 우리 스스로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1부 민주주의, 인간 그리고 공동체

자유와 민주라는 가치가 변용, 왜곡되어온 사회 속에서 윤리적 공동체의 건설은 어떻게 가능한지를 묻는다. 이데올로기의 사슬과 지배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하면서도, 이데올로기를 통한 정권 유지는 아직까지도 후진적 정치 환경의 핵심으로 기능한다. 세월호 사건이 일반 국민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는 과정에도 미디어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2부 망각과 고통을 넘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호 참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지나간 옛일이 되고 있고, 보수 정치권에서 국민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주장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회적 기억을 위한 공감과 능력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이는 세월호 특별위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나 선체 인양과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왜곡하려는 시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유가족들과 사회 구성원들이 고통을 안고 그 주변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매개로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자신의 삶을 공적 담론 속에 새롭게 위치시키는 능동적 경험을 함으로써 단순한 망각과 고통을 넘어서서 과거의 사건을 새롭게 기

억할 수 있다고 필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단일한 고통의 사적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공적 차원에서 바라볼 때 고통의 외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억의 새로운 양식이 된다.

-3부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

3부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사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할 때, 그 방향과 지점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살펴본다.

우리 사회 전반을 짓누르는 의식구조의 하나로, 배타적 편향성이 있고 이를 받쳐주는 편향적 유대 문화가 매우 큰 자리를 차지한다. 이러한 은폐와 광신을 종식시키고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공공적 앎을 확산시키는 것이요, 도덕적 직관주의와 공감의 확산이 필요하다.

한편 애도와 진실 규명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또 다시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최근 상황을 바라보는 일부 젊은 세대의 시선과 의식이다. 경쟁 교육의 틀 속에서 자라난 그들에게 능력과 실적을 최우선으로 하는 메리토크라시적 규율은 너무나 당연한 듯 보인다. 우리 주변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교육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때, 과거의 시간을 멈추고 새로운 시간을 창조하기 위한 움직임, 더 나은 삶을 위한 민주 시민 교육의 강화가 절실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 속에 걷혀지지 않는 갈등과 고통의 트라우마를 더 나은 사회의 건설이라는 차원과 연결시켜 극복하기 위한 작업을 이야기한다. 이는 고통과 슬픔의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져갈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묻고 대답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필자들은 이 점에서 참사의 기억을 딛고 일어섬과 동시에 외상적 기억은 자연스럽게 망각하면서 과거의 사건을 새롭게 기억할 것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사회 진보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다시 끌어올리고자 하는 인양이 또 다시 중요해짐을 말하고 있다.

 

이파르3

 

 

섦[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3

– 선 –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우리 내부의 무수히 많은 혈관은

외부로 연결되어 있는 선과 연결된다.

소통과 단절은 인체의 복잡한 선을 지나

선을 넘거나 지킬 때 외부와 내부는 끊어지기도 이어지기도 한다.

사회의 선이 막힐 때 삶의 소통은 끊어지고

안전선도 끊어진다.

작가의 블로그 http://dandron.blog.me

선 2015-4월-1

 

세월호 1주기를 성찰하는 한철연 심포지움 및 기념 책 헌정식[한철연 소식]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도서출판 이파르

[망각과 기억의 변증법],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도서출판 이파르

세월호 1주기를 성찰하는 한철연 심포지움 및

기념 책 헌정식[한철연 소식]

 

강지은(편집주간)

 

지난 4월 11일 이화여대 인문관 111호에서는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봄 제48회 정기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세월호 1주기를 맞는 시점에서 철학자들의 시대적 고찰에 관한 연구논문 발표가 이어졌으며 마지막으로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글을 모은 <세월호, 그 기억과 망각의 철학적 성찰>(도서출판 이파르)의 헌정식을 가졌다.

헌정식은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숙연하게 시작했다. 최종덕 교수는 거리투쟁도 중요하지만 철학자로서 2만에서 2만 5천의 학생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연구협력위원회?이현재 대외협력부장이 소속되어 활동중인?노래패 더한소리의 <미안해>라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영상과 노래를 함께 시청하며 헌정식을 마쳤다.

세월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