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한 상원

이름 없는 영웅들에게 바치는 헌사 [나인당케의 단상들]

<로그원:스타워즈 스토리>는 여지껏 본 스타워즈 시리즈중 가장 덜 스타워즈 같은 느낌이었다. 단적으로, 엔딩크레딧이 흐를 때 눈물이 찔끔 났던 경험을 다른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겪어본 적이 있었던가. 아군은 단 한 차례도 광선검을 사용하지 않고, 죽은 자들은 피를 흘리며 최후를 맞는다. 가장 어둡고 무겁고 또 비장한 스타워즈. 과격파 반군은 마치 무자헤딘 류의 과격파 이슬람 반군을 연상시키고, 제다 시티에서의 […]

무당, 마약, 성형, 섹스? 당신들의 관심이 불편한 이유 [나인당케의 단상들]

요즘 난리라지요. 청와대가 사들인 의약품들 중에 비아그라가 들어있다는 소식에 수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보였습니다. 주사제를 대리처방 받았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성형중독에 걸렸다거나 마약중독에 걸렸다는 의심이 퍼지고 있습니다. 언론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래퍼 산이’니 ‘DJ DOC’니 하는 잘 나가는 가수들도 이렇게 박근혜를 낯선 남자와 키스를 한 ‘더러운 혀’로 국민 앞에 변명하는 음란한 여자, 성형중독에 걸려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

억압받는 자들의 전통과 미국대선 [나인당케의 단상들]

미국에서 트럼프 정권의 탄생은 분노와 좌절을 느끼게 한다.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분노할 자격이 있다. 또 서로 위로해주어야 할 과제 역시 안고 있다. 그러나 현재 힐러리와 자신을 과도하게 동일시하는 몇몇 분들의 과도한 주장들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례로 지금 SNS나 인터넷에서는 힐러리를 비판하는 모든 종류의 주장들을 ‘여성혐오’로 몰아붙이며 극단적인 욕설과 원색적 비난을 퍼붓는 사람들을 […]

공동체의 수호자 [나인당케의 단상들]

지난 주말 광화문에 모인 20만명의 사람들에게 어떤 동기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은 왜 그곳에 모인 것일까? 분명 그들에게도 개인적인 욕구들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을 그들은 자신의 개인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사용할 것이다. 예컨대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 그 시간에 취준생은 취직준비를 더 할 수 있었을 것이고, TV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한도전을 보면서 맥주 한 잔을 […]

단상들 2016.9.22

  단상들 1. 70년대에 리영희가 있었다면 오늘날은 손석희가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물론 손석희가 4차례 해고와 5차례 옥살이를 했던 리영희의 아우라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지만, 오늘날 그의 앵커브리핑은 그 시절 리영희의 언론사 기고문을 접했을 젊은이들이 느꼈을 어떤 것을 우리 시대에 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의 나즈막한 목소리는 단호한 고발과 함께, 우리 시대의 좌절한 청년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

오딧세이적 주체, 오이디푸스적 주체, 사드적 주체: 영화 ‘아가씨’와 주체의 담론들 [나인당케의 단상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은 상이한 형태의 주체들이다. 영화는 각기 다른 권력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주체들의 관계의 형태들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 관계들이 전복되며, 하나의 주체가 다른 형태의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 즉 주체의 고양 과정 역시 보여준다. 즉 영화 곳곳에는 주체의 위치변경과 고양을 암시하는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런 […]

2016. 08. 08. [나인당케의 단상들]

단상1 우리 시대는 ‘신념에 가득 찬 투사’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아닐 것이다. ‘신념’에 가득 찬 투사는 결국은 자신의 신념의 노예가 되어 아주 쉽게 근본주의자가 되곤 한다. 다른 한 편, 우리 시대에 ‘투사’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도처에서 우리는 여전히 투사들을 보고 있다. 오늘날 투사가 없다는 식의 푸념은 현실을 보지 않는 자세이거나, ‘내가 바라는 사람이 아니면 투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