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Jin Bosung

즐거움의 항구: 에피쿠로스의 『쾌락』 – ② [내게는 이름이 없다]

즐거움의 항구: 에피쿠로스의 『쾌락』 – ②   글: 행길이(한철연 회원)   고대의 양극화   에피쿠로스가 쾌락주의자가 된 까닭은 그의 시대와 삶이 고통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기원전 307년~261년까지 아테네는 46년 간 전쟁과 폭동으로 점철되었다. 아테네는 알렉산더 왕의 지배를 받는 속국으로 전락하였다. 이후 폴리스 체제에서 유지되었던 민주적 연대의 정신은 점차 붕괴되기 시작하였다. 칼과 강간의 시대였으며, 살육과 방화, 살해와 […]

농담의 세계 / 곪아버린 것들의 신 [유운의 전개도 접기]

농담의 세계   이유운   포자의 상태로 나누는 입맞춤 언니는 전보다 나를 사랑하는 얼굴을 하고 있지   나는 하얗게 빛나는 나의 연인 앞에서 꿈을 꾼다   꿈 속에서 우리는 우리이거나 아주 먼 곳에서 상상된 타자이거나   나는 발뒤꿈치로 걷고 있으며 언니는 턱을 괸 채로 나의 망가진 걸음걸이를 본다   이 세계에서는 영원히 사라지는 것들 뿐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9월 월례발표회 영상 “아렌트, 뢰비트, 요나스, 마르쿠제가 바라본 하이데거” [월례발표회·세미나]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9월 월례 발표회 최근 출간(2021년 3월 5일)된 서영화 선생님의 번역서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를 중심으로 서영화 선생님의 발표를 진행하고 박지용 선생님의 토론이 이어집니다. 주제 : “아렌트, 뢰비트, 요나스, 마르쿠제가 바라본 하이데거” 발표자 : 서영화(『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의 번역자, 서울대학교) 토론자 : 박지용(경희대학교) 일시 : 2021년 10월 1일(금) 오후 4시~6시(2시간 25분 분량) 장소 : […]

프리저 브레이크Freezer Break / 얼어붙은 빛덩이들에게 [유운의 전개도 접기]

  프리저 브레이크 Freezer Break 이유운     어디서 왔어? 네가 포장지 없는 나의 살갗을 바라보며 물었으므로 나는 공원에서 왔다고 답했다   너와 마주한 아일랜드 식탁   나의 곁으로 먼지가 빛처럼 내려앉기도 하고 거대한 손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끌어안기도 했다   사이좋게 둘러앉아서   사실은 난 돌아갈 곳이 있다고 말해야 했다   그러나 그런 말은 […]

먹어봐야 맛을 알고 알아야 먹는다 -이종란이 번역한 박은식의 『왕양명실기』를 읽고- [최종덕의 책과 리뷰]

먹어봐야 맛을 알고 알아야 먹는다 -이종란이 번역한 박은식의 『왕양명실기』를 읽고-   최종덕(독립학자, philonatu.com)   박은식의 활동과 책   이 서평은 동양철학자 이종란이 번역한 박은식의 『왕양명실기』(한길사 2010)를 읽고 썼다. 이 『왕양명실기』는 동양학총서 제4집으로 박은식 전서 중권(1975년 영인발행)으로 발간된 책이다. 이 책 안에 양명학을 처음 세운 왕수인과 그의 전기와 철학을 실기라는 이름으로 쓴 박은식, 그리고 한글로 옮긴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8월 월례발표회 영상 “『논어(論語)』에서 드러나는 ‘즐거움’의 생명적 구조와 성격 해석” [월례발표회·세미나]

안녕하십니까? 한철연 학술1부입니다. 2021년 하반기 8-11월까지 한철연 월례발표회를 진행합니다. 하반기 월례발표회의 시작은 이찬희 선생님과 윤태양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8월 월례발표회 주제 : 『논어(論語)』에서 드러나는 ‘즐거움’의 생명적 구조와 성격 해석 –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존재론의 방법론적 적용과 비교 발표자 : 이찬희(성균관대학교) 토론자 : 윤태양(성균관대학교) 일시 : 2021년 8월 30일(월) 오후 4시 ? 6시 장소: 온라인 […]

우리는 아무도 울지 않고 / 아무도 우리를 울리지 않고 / 이유운과 류휘석 [유운의 전개도 접기]

우리는 아무도 울지 않고   이유운   갑자기 모든 개가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다들 아프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손을 바꾸어 잡아가며 걷고 있었다   영원히 내리는 비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우리는 사이좋게 사랑에 빠지고   네 옆얼굴에 빗물이 그림자처럼 흐르고 있었다   보도블럭의 금을 피해 밟으며 너는 노래처럼 “너와 있으면 이상한 […]

즐거움의 항구: 에피쿠로스의 『쾌락』 – ① [내게는 이름이 없다]

즐거움의 항구: 에피쿠로스의 『쾌락』 – ①   글: 행길이   편견과 오해   시아파와 수니파가 구분되지 않고 이황과 이이가 헛갈리듯이, 에피쿠로스의 가르침은 늘 퀴레네 학파의 쾌락주의로 오인된다. 그래서 에피쿠로스는 ‘돼지들의 학교’를 만들어 경건한 삶을 조롱하고, 쾌락의 교리를 유포해 인간을 타락시킨다는 루머에 시달리곤 했다. 그의 쾌락주의를 말할라치면, 어떤 사람들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도덕적 결계’를 치는가 하면, […]

[신간 안내] 『단기 20세기-중국 혁명과 정치의 논리』(왕후이 지음, 송인재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7월 12일 발간)

진관타오(金觀濤), 왕단(王丹), 쉬지린(许纪霖), 자오팅양(赵汀阳) 등 중국 현대 사상가들의 책을 활발히 번역해왔고 한철연 한국현대철학분과에서 활동 중인 송인재 회원이 얼마 전 왕후이(汪暉)의 책 『단기 20세기』를 옮겨 썼습니다. ‘중국 혁명과 정치의 논리’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아시아는 세계다』(2011), 『절망에 반항하라(왕후이의 루쉰 읽기)』(2014) 이후 송인재 회원의 세 번째 왕후이 저서 번역서가 되겠네요. 역자는 중국 ‘신좌파’의 이론적 리더 왕후이의 사상을 […]

[신간 안내] 『역사와 자유의식: 헤겔과 맑스의 자유의 변증법』(안드레아스 아른트 지음, 한상원 옮김 | 에디투스 | 2021년 6월 30일 발간)

『앙겔루스 노부스의 시선 : 아우구스티누스, 맑스, 벤야민. 역사철학과 세속화에 관한 성찰』(2018)과 번역서 『아도르노, 사유의 모티브들』(2020), 그리고 『현대 정치철학의 네 가지 흐름』(2019) 등 여러 공저를 펴내면서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철연 한상원 회원의 신간 번역서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한상원 회원의 박사 학위 논문 어드바이저로, 독일 68혁명 세대의 대표적 지성이며 헤겔 연구의 권위자인 안드레아스 아른트(Andreas Arnd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