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헤겔 형이상학 산책9-부정성의 개념과 사유에서 반성 개념의 역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9-부정성의 개념과 사유에서 반성 개념의 역할 1) 앞에서 말했듯이 반성 개념은 서로 배타적 통일의 관계에 있다. 예를 들어 동일성은 차이의 부정이며, 차이는 동일성의 부정이다. 그런데 여기서 부정의 개념이 형식논리학에서 말하는 부정의 개념과 다르다는 사실은 쉽게 드러난다. 형식논리학에서 어떤 것의 부정은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이라도 된다. 예를 들어 ‘빨간색’의 부정은 ‘파란색’이 될 수도 있고, ‘수3’이나 […]

헤겔 형이상학 산책8-반성 개념[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8-반성 개념 1) 앞에서 칸트는 판단형식이 그 자체로 가지는 고유한 의미가 있다고 보았다. 그 의미는 구체적으로 도식을 통해 주어졌다. 칸트는 이런 판단형식을 마치 좌표축처럼 생각하면서 어떤 경험과 어떤 판단형식을 관계시켰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경험이 충분히 주어지기 전에는 어느 판단형식에 속할지를 가리기 힘들며, 판단형식을 결정하기 위해 충분한 경험은 무한히 지연되므로, 칸트의 인식론은 물 자체뿐만 […]

헤겔 형이상학 산책7- 칸트를 삐딱하게 보기[흐린 창가에서- 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7- 칸트를 삐딱하게 보기 1) 앞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를 언어의 분류틀로 보았으나, 칸트는 판단형식을 규정하는 개념으로 보았다는 것을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한 변화인데도, 철학사에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언어는 존재와 상응한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장이니, 아리스토텔레스는 언어의 분류틀로부터 곧바로 형이상학적 존재론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 핵심은 사물의 종적 본질이 주어로 사용할 수 […]

헤겔 형이상학 산책6- 존재자의 형이상학에서 존재의 형이상학으로[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6- 존재자의 형이상학에서 존재의 형이상학으로 1) 칸트의 혁명 앞에서 칸트가 판단형식과 범주를 연결했다는 것을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개별 언어를 분류하는 틀이었던 범주가 칸트에 이르면 판단형식을 규정하는 고유한 내용으로 규정되었다. 범주가 언어의 틀에서 판단의 틀로 바뀐 것일 뿐인데, 이게 뭐 큰일인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불러일으킨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유의 역사에 […]

헤겔 형이상학 산책 5-칸트의 논리학 혁명[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형이상학 산책 5-칸트의 논리학 혁명 1) 문제의 발단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범주로 분류한 것이다. 여기서 주어로 사용될 수 있는 것들 때문에 결국 실체 개념이 제시되었다. 실체는 자기를 통일하는 하나이며, 그럼으로써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개별자를 징검다리로 해서 시간상 지속하는 진정한 실체는 곧 종적 본질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점은 좀 불분명한 것 같다. 플라톤의 […]

영화 패싱[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영화 패싱 1) ‘패싱’이란 말은 흑인이 백인 행세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설가 넬라 라슨의 동명 소설 패싱을 영화화한 것이다. 넬라 라슨은 1929년 이 작품을 발표했는데, 이 시기는 미국 산업의 급속한 발전으로 흑인 중산층이 형성된 시기다. 넬라 라슨은 어머니가 백인이고 아버지가 흑인인데, 백인 어머니가 백인과 재혼하여 백인 가정에서 살았다. 그녀의 경험이 이 소설의 바탕이 되었다. 영화 […]

헤겔미학산책55-연극이냐 극시냐?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5-연극이냐 극시냐?   1) 연극이냐 시문학이냐 헤겔의 책 <미학강의>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다루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 최근 미학적 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분야라면 단연 극시 이론이 아닐까 한다. 앞에서 소개했지만, 헤겔의 서사시와 극시의 구분은 루카치가 고대 서사시와 연극을 구분할 때 기본 개념을 제공했다. 더 나아가서 그의 비극론은 우리에게 흔히 알려진 니체의 비극론과 대립하며 후일 벤야민이 […]

헤겔미학산책54-서정시와 실러 ‘종의 노래’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4-서정시와 실러 ‘종의 노래’   1) 서정적인 예술작품의 구조 앞에서 감정을 직관과 관념으로 객관화하는 시인의 능력을 살펴보았다. 시인은 응축된 감정을 지니면서도 그것을 객관화할 수 있는 자기 관계적(대자적) 존재이다. 시인은 이런 객관화를 통해 시대 정신을 표현하면서, 예술적 탁월성을 성취하게 된다. 이어서 헤겔은 서정시의 구조를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여기서도 헤겔은 서사시와의 비교를 설명의 지렛대로 삼는다. 우선 서사시에서 작품은 […]

헤겔미학산책53- 서정시와 이비코스의 두루미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3-서정시와 이비코스의 두루미   1) 서정시에 관한 헤겔의 논의는 실러에서 시작해서 실러로 끝난다. 서정시를 논의하는 처음에 ‘이비코스의 두루미’이라는 작품이 있고 그 마지막에 ‘종의 노래’가 있다. 실러의 희극에 관해서는 상당히 혹평하는 헤겔이 실러의 시에 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특이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헤겔은 괴테의 시집 서동시집을 또 높이 평가했는데, 앞에서 우리는 괴테의 시, ‘황금의 […]

헤겔미학산책52-헤겔의 시민적 서사시와 루카치의 소설론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2-헤겔의 시민적 서사시와 루카치의 소설론   1) 앞에서 설명했듯이 서사시의 기본적 특징은 생생한 개별적 사건, 전체에 내재하는 통일성, 영웅의 행위, 서사적 화자의 고요한 음조이다. 헤겔은 이 네 가지 특징을 본래의 서사시인 그리스 서사시를 기초로 파악했다. 헤겔은 서사시가 오직 그리스 시대에만 존재했다고 보지 않는다. 그 이전 고대 서사시도 있었으며, 그 이후 로마와 중세를 거쳐 서사시가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