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논리학 개념운동6-개념의 일반성[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 논리학 개념운동6-개념의 일반성
1)
개념의 세 가지 계기 가운데 첫 번째 계기는 일반성이다. 개념은 일반적으로 인간 지성의 산물이며, 이 지성은 주로 개별적인 규정성을 제거하는 추상화의 작용을 수행한다. 그 결과로 얻어지는 것은 추상적인 단순한 것이다.
이 추상의 산물은 자기 내에서 다른 세부적인 규정성을 지니지 않는 단순한 추상적인 것이며, 여러 개별자에 공통으로 속하는 것이므로 일반성이라 한다. 즉 내포적으로는 추상적이며 외연적으로는 일반적이다.
이 과정은 앞에서 말했듯이 개별성에서 일반성이 생성하는 과정이며 일반성은 개별성의 근거이므로 곧 근거로 복귀하는 과정이다. 즉 생성된 것이 오히려 근원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무규정성으로서 일반성은 존재의 영역에서 본질의 영역을 거쳐 개념의 영역에 이르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2)
헤겔은 이렇게 추상적인 것으로서 일반성이 지니는 의미를 차례로 서술하는데, 우선 존재의 영역에서 그것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일반성으로 보는 단순한 것 즉 무규정적인 것이다. 이것은 개별적 규정성이 제거된다는 점에서는 무규정적이지만, 제거되고 남은 고유한 규정성을 지닌다는 점에서는 단순하다.
예를 들어 책상의 개념이라 하다면, ‘앉은 책상’, ‘사무용 책상’, ‘목재 책상’ 등이 있는데, 이런 개별성 ‘앉은’, ‘사무용’, ‘목재’라는 개별적 규정성을 제거하면 책상의 단순한 개념이 얻어진다. 이 책상은 여러 책상을 자기의 외연으로 갖는 일반적 개념이다.
이 일반적 개념이 지닌 이 고유한 규정성은 이런 개념에 이르는 과정에서 제거된 개별적인 규정성에 대립하며 외면적으로 관계한다. 예를 들어 책상은 반드시 앉는 것일 필요는 없고 사무용일 필요도 없고 목재일 필요도 없다.
존재론 영역에서 출현한 단순한 일반적 개념은 고유한 규정성을 지니고 자기 바깥에 제거된 규정성에 대립하므로 이런 점에서 헤겔은 이 단순한 일반성을 ‘특정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이 ‘특정한 개념’은 앞으로 설명할 ‘특수성’, ‘특수한 개념’과 구별되어 사용된다.
3)
일반성은 본질의 영역에 이르러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된다. 여기서 일반성은 개체에 내재하는 본질로서 일반성이다. 개체는 자기를 재생산하면서 자기를 지속하니, 이렇게 지속하는 것이 곧 본질이다.
이런 본질은 추상적인 무규정성을 더는 지니지 않는다. 그것은 구체적인 규정성을 지닌 일반성이다. 그러나 이 구체성은 제한적이다. 본질의 규정성과 개체가 지닌 개별적 규정성은 서로 구별되지만, 양자는 서로 따로 떨어져서 있을 수는 없다. 양자는 각자 직접적이고 자립적이면서 서로 비춘다.
이런 비춤[scheinen]의 활동 속에서 본질과 개체는 서로 관계하지만, 동시에 양자는 서로 자립적이거나 직접적이고 여전히 외면적이다. 헤겔은 양자 사이의 이런 이중성을 본질의 반성하는 관계로 앞에서 서술하였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생명체의 종적 본질이 가장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4)
존재의 영역에서 특정한 개념, 본질의 영역에서 반영된 본질은 일반성이 출현하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아직 개념론에서 다루는 일반성이 출현한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일반성이 부분적으로 한정된 방식으로 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마침내 개념론에 이르러 출현한 개념 즉 ‘개념’은 일반적인 것이더라도 규정성의 자기 부정을 매개로 해서 출현하는 일반성이다. 여기서 규정성은 자기에 대립하는 규정성과 모순 즉 배타적인 관계에 있다. 이 두 배타적인 규정성 전체는 일반성을 이룬다. 기호로 이를 표현하자면 ‘p or -p =X’라는 관계에 있다.
“개념 속에는 일반적인 것의 부정태를 이루는 규정은 전적으로 다만 정립된 것으로서 존재하며 또는 정립된 것인 동시에 본질적으로 다만 부정적인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존재한다.”(주관 논리학, GW12, 34)
이런 개념의 일반성은 이중적인 반성 관계에 있다. 하나는 외부로 향한 반성이고 다른 하나는 내부로 향한 반성이다. 전자는 규정성이 자기에 대립하는 규정성과의 관계이다. 즉 p는 -p가 아니다. 후자는 일반성과 규정성의 관계다. 여기서 X는 p로 분화하고 다시 자기로 복귀한다.
“규정성은 개념 속에 있는 것인 한에서는 총체적인 반성이며 이중적인 가상이니 한번은 외부를 향해 비췬 가상이며 즉 타자로의 반성이며 다른 한 번은 내부로 향해 비췬 가상 즉 자기 내 반성이다. 전자 즉 외적인 가상은 타자에 대립하는 구별을 이룬다. 일반자는 이에 따라서 특수성을 가지며 이 특수성은 더 고차적인 일반자 속에서 해소된다.”(주관 논리학, GW12, 35)
그러므로 이 일반성에서 규정성은 더는 외면적이지 않으며, 일반성 자체가 자기를 규정하는 규정성이 된다. “실체 자체에 대해 우연적이었던 것이 여기서는 개념이 자기 자신과 고유하게 매개하여 나온 것이며 개념에 고유하며 내재적인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주관 논리학, GW12, 34-35)
규정성이 일반성에 대해 이런 관계에 있으면, 일반성으로서 개념은 이제 ‘구체적인 것의 영혼’이며 “일반자는 그런 구체적인 것에 내재하고, 그런 구체적인 것 속에서도 방해받지 않고 그 다양성과 상이성 속에서도 자기 자신과 동일하게 된다.”(주관 논리학, GW12, 34)
5)
개념의 영역에서 일반자는 자기를 분화하여 자기를 산출하는 가운데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개념의 일반성은 “자유로운 위력”이다. 왜냐하면, 일반자가 규정성에 관계할 때 그것은 자기에 외적인 것에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규정한 것 즉 자기 자신에 관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일반자는 “자기의 타자를 장악하지만, 강제적인 것은 아니니 오히려 이런 타자는 그런 일반자 속에 고요하게 머무르며 자기 자신에 머물러 있다. 이런 일반자가 자유로운 위력으로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자는 또한 자유로운 사랑이며 한계 없는 축복이라고 불릴 수도 있다.”(주관 논리학, GW12, 35)
이런 일반성이 ‘절대적 개념’, ‘창조적 위력’으로서 파악되는 일반자이다. 여기서 “정립된 것은 무한한, 투명한 실재성이니, 개념은 그런 실재성 속에서 자신이 창조한 것 즉 자기 자신을 직관한다.”(주관 논리학, GW12, 36) 즉 그것은 “자기 내에서 구별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주관 논리학, GW12, 36)이다.
일반성에 대해 규정성은 내재적이므로 일반성은 단순 일반성에 그치지 않고 규정성을 이미 포함하는 전체 즉 총체성이다. 일반성은 개념의 한 계기이며 개념의 모든 계기의 총체성 즉 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일반자는 개념의 총체성이며 구체적인 것이고 공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의 개념을 통해 규정된 내용을 갖는다.”(주관 논리학, GW12,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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