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1권, 3권, 4권의 3장까지(2) [건국대학교 다자인多字人]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1권, 3권, 4권의 3장까지(2)
건국대학교 다자인多字人
(이어서)
- <형이상학> 3(B)권
<형이상학>의 3권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탐구되는 학문과 관련하여 이 학문의 물음 즉, 철학이 물어야 하는 주제가 어떤 주제들인지를 나열한다. 이 물음들은 철학적 난점들 즉, 아포리아(Aporia)들로 제시되며, 이는 형이상학이라는 학문의 어려움과 탐구 주제를 보여준다. 로스(W. D. Ross)의 구분에 따르면 아포리아들은 총 15개가 제시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 하나의 학문이 네 가지 원인을 모두 다룰 수 있는가? 2) 공리들을 다루는 것은 실체에 대한 학문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학문이 그것들을 다루는가? 3) 하나의 학문이 모든 실체를 다룰 수 있는가? 4) 실체에 대한 학문은 실체에 속하는 부수적인 것들도 함께 다루는가? 5) 감각적이 아닌 실체들도 있는가? 그렇다면 그 종류는 얼마나 되는가? 6) 유들이 사물의 첫째 원리들인가, 아니면 사물들에 내재하는 부분들이 첫째 원리들인가? 7) 유들이 원리들이라면, 최상의 유들이 그런가 아니면 불가분적이 그런가? 8) 개별적인 것들과 떨어져 있는 어떤 것이 있는가? 9) 첫째 원리들은 각각 종이 하나인가 아니면 수가 하나인가? 10) 가멸적인 것들과 불멸적인 것들의 원리들은 같은가? 11) 있는 것과 하나는 실체들인가 아니면 속성들인가? 12) 수학의 대상들은 실체들인가? 13) 감각물들이나 수학의 대상들뿐만 아니라 이데아들도 있는가? 14) 첫째 원리들은 가능적으로 있는가 아니면 현실적으로 있는가? 15) 첫째 원리들은 보편자인가 개별자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물음들을 이전 철학자들의 논의들을 참조하면서 이 물음들이 단순하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아포리아에 빠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형이상학>의 3권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아포리아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리스토텔레스는 단지 이 물음들과 관련하여 여러 난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그친다. 그럼에도 이 아포리아들은 <형이상학>에서 큰 의미가 있는데, 왜냐하면 여기서 말해지는 아포리아들이 책이 탐구하는 학문 즉 형이상학의 범위와 문제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형이상학> 4권(Γ) 3장까지
4권에서는 드디어 본격적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과 논증이 펼쳐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먼저 형이상학을 ‘있는 것을 있는 것으로서 탐구하는 학문’으로 규정하면서, 있는 것인 한에서 있는 것의 첫째 원리와 최고의 원인들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이때, ‘있는 것’이라는 말은 다의적이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선 ‘있는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정리하면서 철학이라는 학문을 설명한다. 있는 것은 실체와의 관계에 따른 하나의 원리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가령, 실체도 있는 것이고, 양태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원리를 지닌 것들은 저마다 그 원리를 따르고, 그것과 관계된 것으로 말해지는 것들을 탐구하는 하나의 학문이 있다. 이러한 실체 자체와 그 관계를 통해 다의적으로 있는 것 모두를 탐구하는 학문이 철학이다.
하나의 유에는 하나의 학문이 할당되고, 하나의 학문은 할당받은 유와 그 유에 속한 종들에 관한 분과들을 종으로 지니기 때문에, 철학은 있는 것의 유에 속한 종들만큼의 분과들을 그 종으로 지닌다. 따라서 있는 것의 유와 하나의 유는 서로의 유에 속한 종들이 일치하며, 하나의 유에 속하는 종들을 탐구하는 것 또한 철학과 그에 속한 분과들의 몫이다. 따라서 하나의 유에 종으로 속하는 동일성과 동질성 그리고 그것들에 반대되는 다름과 이질성 또한 철학의 탐구 주제에 속한다. 반대자들은 동일한 원리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같음과 다름 그리고 실체를 다루는 학문을 고찰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철학자의 일이다. 그러므로 철학은 첫 번째 뜻에서 있는 것, 즉 실체를 탐구하고, 하나와 여럿,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반대자들, 그리고 있는 것과 실체에 속하는 부수적인 것들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탐구하기 위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논증의 첫째 공리 즉, 모순율을 탐구한다. 언뜻 수학에 몫인 듯 보이는 공리에 대한 이 물음은, 이 공리가 특정한 유에만 고유하게 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철학의 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공리들에 대한 고찰 역시 보편적으로 있는 것과 첫째 실체에 대해 고찰하는 사람이 할 일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공리를 모순율로 제시하며 모순율에 대해서 모든 원리 중에서 가장 확고한 원리에 대해서는 잘못을 범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고 무전제적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것이 있으면서 동시에 있지 않을 수는 없고, 반대되는 것들이 동시에 동일한 것에 속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모순율은 여타의 모든 공리들에 대해서도 그것들의 원리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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