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형이상학 산책68-생명의 탄생(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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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형이상학 산책68-펩타이드 연결과 본질

1)

앞에서 헤겔이 화합물 사이에서도 일종의 역 비례 관계가 출현한다고 했다. 이때 화합물의 반응을 매개하는 촉매가 화합물 내부의 구성 요소를 이루고 있으며 이행하는 화합물 속에 공통적이고 연속적인 부분을 이룬다. 각 화합물은 이 촉매 부분과 결합하여 화합물의 고유한 질적 성격을 보여주는 부분을 지니며 이 부분은 서로 다른 것으로 이행한다.

이때 이행하는 부분이 한쪽이 증가하면 다른 쪽이 감소하는 식의 관계를 지니게 되면 역 비례 관계 속에 있게 된다. 이런 역 비례 관계를 지닌 것의 구체적 예를 헤겔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유기 화합물의 동족 계열 속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제 여기서 한 걸은 더 나가보자. 헤겔은 이런 화합물 사이의 관계에서 위와 같은 정 비례나, 역 비례를 넘어서 제곱의 비례도 가능한 것으로 본다. 헤겔은 정량의 비례를 다룰 때 제곱(제곱근)의 비례에서는 미분적 차이가 들어 있다고 본다. 이 미분적 차이는 두 정량의 비율이며 이 관계의 비율 자체가 점차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관계다. 이런 비율 자체의 증가나 감소에 따라서 두 정량은 누적적으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이런 제곱하는 관계가 더 발전되면, 마치 두 천체 사이의 타원형 궤도와 같은 방식(3/2제곱 비례)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미분적 차이를 이루는 비율 자체가 근일점과 원일점에서 증가하는 비율이 달라지는 경우다. 원일점에서는 증가 비율이 느려지며 그 결과 회전 속도도 느려진다. 반면 근일점에서는 증가 비율이 빨라지기에 그 결과 회전 속도가 빨라진다. 이처럼 회전 속도를 규정하는 미분적 차이의 비율 자체가 유동적인 경우다.

헤겔은 정량에서 제곱 비례를 통해 기존의 것과 다른 차원의 것이 출현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직선을 제곱하면 면적이 되고 면적을 제곱하면 부피가 되는 것과 같다. 만일 그러하다면, 화합물의 작용에서 이런 제곱 관계가 이루어진다면, 이를 통해 단순한 화학적 화합물이 되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질을 가진 화합물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2)

우선 이런 제곱 비례를 이루는 화합물이 이행 관계를 헤겔은 개념적으로 어떻게 설명하는가 보자. 헤겔은 지금 다루어지는 ‘본질의 생성Werden’ 장 마지막 C절(본질로의 이행Uebergehen)에서 마침내 특정한 자립적 존재로부터 절대적으로 자립적인 존재로의 이행을 설명한다.

여기서 특정한 자립적 존재란 척도 관계를 말하며 예를 들자면 하나의 화합물이다. 이런 척도 관계를 매개하는 촉매는 외적이고 이행을 매개한 후에는 화합물에서 빠져나간다. 그러나 이제 절대적으로 자립적인 존재는 역 비례에서처럼 촉매가 화합물 내에 머무르면서 연속적인 것으로 남는다.

“이것이 외면적인 차이 없는 존재[외적 촉매]가 현존하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 때문에 동시에 차이 없는 존재가 처해 있다고 발견되는 대립은 곧 다만 잠재적으로 규정된 것으로서 그런 현존에 대립적으로 규정되고 대자 존재적으로 절대적인 것으로서 생각될 수 없다는 대립이다. 또는 그런 현존은 외적인 반성이어서 그 반성은 특정화한 것들이 본래 또는 절대자 속에서 동일하고 하나며 그 구별은 다만 무차별적인 구별이며 본래적인 구별이 아닌 구별이라는 사실에 머물러 있다.“(논리학 재판, GW21, 381)

그런데 역 비례에서 이 촉매 부분과 결합하는 부분은 즉 화합물의 이행에서 변화하는 부분은 촉매가 되는 부분과 외적으로 결합하는 부분이었다. 이 결합은 우연적이어서 이것이 결합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조건 즉 열이나 전기 에너지가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제곱 비례에 이르면, 남아 있는 촉매 부분과 결합하는 부분이 이 촉매 부분에 내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어서 다시 말하자면 촉매 부분 자체가 생성하는 부분이 된다. 이런 내적 관계를 지닌 것은 필연적이어서 외적 조건의 변화가 없더라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외부에서 주어지는 재료가 있어야 하지만, 이 재료가 주어지는 즉시 촉매 부분과 내적 연관 때문에 자동적으로 결합이 일어난다.

“여기서[잠재적인 차이 없는 존재]에서 여전히 결여된 것은 곧 이 반성이 사유하는 주관적 의식의 외면적 반성이 아니어야 하고 그런 통일이 전개하는 구별이 자기를 지양한다는 고유한 규정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런 통일은 절대적 부정성을 드러내니, 이 절대적 부정성은 자기 자신에 대해 무차별하고 그 고유한 무차별성에 대해 무차별할 뿐만 아니라 타자 존재에 대해서도 무차별하다는 것이다.”(논리학 재판, GW21, 382)

3)

이런 점에 이 관계는 헤겔적으로 말하자면, 이중적 부정의 관계이다. 이 관계는 한편으로 자기를 부정하여 타자로 이행하고 다시 타자를 부정하여 자기 내로 복귀하는 것이니, 이는 자기를 매개하여 자기와 통일을 이루는 관계이다.

이런 통일은 고요한 통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에 대해 자기가 반발하면서 자기를 타자화하는 것이니, 오직 이런 자기와 대립 또는 모순 속에서만 자기를 유지하는 존재다.

“그러므로 차이 없는 존재는 자기 자신과 그것이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 사이에 또는 그것의 본래 존재하는 규정과 그것이 정립된 규정성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이므로 부정적 총체성이며 그 규정성은 자기 자신에서 자기를 지양한 것이며 이를 통해 그 자신의 근본적 일면성 즉 그 잠재적 존재를 지양한 것이다. 이를 통해 차이 없는 존재는 사실상의 모습으로서 정립되면서 자기에 대해 단순하고 무한하게 부정적으로 관계하며 자기가 자기 자신과 화해할 수 없는 것, 자기의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반발이 된다.”(논리학 재판, GW21, 382)

동시에 이 타자는 자립적인 것이거나 외면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의 내적인 통일, 고유한 자기 관계 속에서 다만 계기로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거꾸로 그것을 통일하는 전체도 단순히 직접적인 것이 아니라 이런 타자로부터 복귀하는 것을 통해 성립하는 자기 매개적 존재일 뿐이다.

“그 계기는 최초에는 본래적으로 존재하는 통일에 속하고 그런 통일을 떠나지 않고 기체로서 그런 통일에 의해 지탱되고 다만 그런 통일에 의해 충족되는 것이다.”(논리학 재판, GW21, 382)

“따라서 그 존재 일반이나 구별된 규정성이 지닌 존재나 직접성은 마찬가지로 본래적 존재로서 사라지며 그 통일은 존재이며 직접적으로 전제된 총체성이서 단순한 자기 관계이며 이런 전제를 지양하는 것을 통해서만 존재하며 그것이 전제되어 있다거나 직접적 존재라는 사실은 그것이 반발하는 운동의 계기일 뿐이니 근원적인 자립성과 자기 동일성은 다만 결과적으로 출현하는 무한한 자기와의 합일로서 존재한다.”(논리학 재판, GW21, 382-383)

이런 자기 매개하는 존재가 곧 본질이다. 이 본질은 곧 정량의 제곱 비례에서 등장한 미분적 차이이며, 이 미분적 차이가 이루는 누적적 결과는 마치 선이 면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새로운 질을 그 이전에 개별적 정량에서 나타나지 않던 새로운 질이 출현하게 된다. 그 새로운 질이 곧 생명의 자기 재생산성이다.

4)

이상에서 헤겔은 제곱 관계로부터 유추를 통해 화합물의 결합을 통해 생명이 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물론 이는 유추이며 그가 실증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헤겔이 자연을 자연을 통해 설명하려는 시도를 전개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오늘날 과학의 발전은 유기화학에서 단백질의 합성을 발견하고 마침내 그 너머 생명의 화학적 합성 가능성을 암시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 그런 합성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단백질을 발견하고 DNA 사실을 발견한 것은 그런 가능성을 암시하는 데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예를 들어 하나의 단백질 구조를 살펴보면서 헤겔의 개념적 설명과 비교해 보자. 필자의 무지 때문에 확고하게 설명할 수는 없고 다만 필자의 추측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단백질은 펩타이드 결합이 반복된 방식으로 출현하는 모양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펩타이드 결합인데 이 결합은 다음 도표를 통해 잘 보여진다.

위 도해를 보면 아미노산은 중심 축을 중심으로 두 상반된 결합기를(카르복실기COOH와 아미노기NH2)가 있어 이 두 결합기가 교차적으로 결합하면서 긴 아미노산 연쇄 사슬이 만들어진다. 이 결합 방식을 펩타이드 결합이라 한다. 이 아미노산의 펩타이드 결합체가 복잡하게 발전하면서 생명체의 원천이 되는 단백질이 되고 이 단백질의 자기 복제를 통해 생명이 유지된다.

앞에서 유기 화합물의 경우 동일한 기체가 이중 부분으로 이루어져 그 사이에 새로운 화합물이 결합하면서 연쇄를 이루는 것과 비교해 보면, 이런 펩타이드의 결합이 지닌 차이가 잘 드러난다. 여기서 이 곁사슬(중심축)이 좌우로 상반된 결합기를 지니고 결합한다. 상이한 아미노산의 연결은 상반된 결합기가 맡는다.

반면, 이 곁사슬(중심축)이 다양한 구조(H-C-R]는 또 다른 상반된 결합을 가능하게 하면서 연쇄된 아미노산 펩타이드 결합의 자기 복제를 가능하게 한다. 얼핏 보기에 유기 화합물의 결합과는 정반대 모양을 보여주는 이 펩타이드 결합은 헤겔적 언어로 보자면,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겠다.

상반된 결합기로 연결된 아미노산 연쇄가 헤겔 말로 하자면, 대자적으로 자립적인 차이 없는 존재다. 중심축을 통한 상반된 결합은 그것이 생산하는 타자이다. 아미노산 연쇄가 이런 타자를 통해 복제되는 것은 자기 매개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용하게도 헤겔의 개념적 언어가 실제로 발견된 단백질 복사 과정을 개념적으로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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