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유 지음, 『스미스의 국부론 –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스미스의 국부론 –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박종성(한철연 회원, 건국대)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국부론』(1776)을 통해서 자신의 시대에 남아 있던 봉건제와 중상주의적 통제 정책을 비판하며 자유주의적 시스템이 어떻게 생산력 증진을 가져오고 일반 시민들을 전반적으로 부유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논증하고자 했다. 알다시피 『국부론』의 원제는 『국부의 본질과 원인에 관한 연구』이다. 그런데 이재유의 『스미스의 국부론』의 부제는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이다. 바로 이 점이 그동안 스미스의 『국부론』에 대한 이해와 구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유는 『국부론』이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할 단초를 제공한다고 본다. 그것이 바로 ‘공감’이라는 것이다. 스미스는 『국부론』의 저자이기 이전에 『도덕감정론』(1759)의 저자였다. 스미스는 도덕적 판단의 원천을 ‘공감’이라 했다. 이재유는 이 지점을 중심으로 『스미스의 국부론』을 집필하였다.

 

이재유의 『스미스의 국부론』의 1장에서 애덤 스미스의 철학적 세계관을 조명하면서 공감의 원칙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시장자유주의와 복지주의의 인간관, 아울러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인간관을 살펴본다. 여기서 스미스의 인간관을 철학자 흄, 홉스, 포이어바흐, 마르크스 등과 연관하여 설명하는 부분은 스미스의 인간관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국부론』을 읽는다. 이재유는 2장을 마치면서 스미스 사상의 핵심은 “모든 부의 근원은 인간의 노동”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이므로 노동자가 부를 만드는 주체라는 것이다. 3장 ‘철학의 이정표’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스미스의 친구였던 데이비드 흄의 『오성에 관하여』를 소개한다. 그리고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으로 이어지고, 존 로크의 『통치론』, 데이비드 리카도의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다룬다.

 

이재유는 노동이 부의 실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구성원 모두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재화를 만드는 노동이 타인 공감의 실천적 행위라고 언급한다. 그리고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스미스의 이기심은 흄의 ‘공감’의 원리에 영향을 받은 자기애이다. 나아가 『도덕감정론』의 “공평한 관찰자”는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연결시킨다. 이렇듯 스미스의 사상 속에는 철학적 토대가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통해 “공감-공평한 관찰자-노동-보이지 않는 손”으로 정리하고 있다. 또한 루소의 사회계약은 스미스와 흄의 공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로크의 노동가치설은 애덤 스미스의 노동가치론과 연결된다. 나아가 로크의 저항권은 애덤 스미스의 ‘독점 반대’와 흄의 제한된 공감을 넘어서는 공감의 확장과 연결된다. 그리고 마르크스는 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을 비판적으로 계승하였다.

더욱더 거세지는 신자유주의의 광풍 속에서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이들은 『국부론』을 인용하며 이기성이 부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스미스의 인간학에는 공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미스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있었다. 노동가치설은 노동이 부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노동하는 이들은 가난하다. 노동하지 않는 이들이 부자다. 이러한 현실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국부론』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길일 것이다. 그것을 이재유는 ‘공감’으로 제시한다. 우리는 『국부론』의 저자가 쓴 『도덕감정론』 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도덕감정론』의 저자가 쓴 『국부론』을 읽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국부론』이란 책에는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서평자 박종성: 건국대학교 철학과에서 막스 슈티르너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건국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고, 칼 맑스와 슈티르너 사상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