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삼성제국이다[보고듣고생각하기]

대한민국은 삼성제국이다: 김용철이 쓴 『삼성을 생각한다』

 

나태영(한철연 회원)

 

 

대학생들은 왜? 삼성에서 일하고 싶어 할까?

?‘대학생 선호 기업 1위에’…‘성별을 구분하지 않으면 전체 20.2%의 지지를 받은 삼성전자가 2004년부터 10년째 내리 1위 자리에 올랐다.’([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 2013. 8. 12.)

현실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삼성에 취직하고 싶어 하는 사실은 현실이다. 그럼 왜 많은 대학생들이 삼성에 취직하고 싶어 할까? 우리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일 거다. 세상 사람들이 삼성에서 일한다고 하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일 거다. 결혼하기도 수월해지기 때문일 거다. 지방 중소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한 경우와 대조해 보면 왜 많은 대학생들이 삼성에 취직하고 싶어 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지방 중소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하면 2년 뒤가 불안하다. 2년 뒤에 계속 일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월급도 턱없이 적다. 결혼하기도 만만치 않다. 현실이다. 내 자식이 삼성에 취직하면 나는 기뻐할 것이다. 사실이다. 내 자식이 삼성에 들어갈 실력 되면서도 삼성 들어가지 않으면 내 자식은 자유인이다. 우리는 삼성의 민낯을 보아야 한다. 화장을 지운 삼성의 민낯을 보아야 한다. 김용철이 쓴 『삼성을 생각한다』 이 책은 화장기 없는 삼성의 민낯을 보여준다. 화장기 없는 이건희의 민낯을 보여준다.

 

이건희는 삼성이다. 삼성은 이건희이다.

?‘이회장은 ‘고독한 황태자’로 키워져 왔다. 그는 사람보다는 영화나 대중매체와 더 어울렸다. 그가 강조하는 ‘입체적 사고’는 ‘영상매체적 사고’를 의미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 하나로도 큰 공부가 된다. 영화가 한 사람의 일생을 2시간으로 축약시킨다고 보면 그 속에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겠는가? 이게 입체적 사고다.” 그런데 문제는 ‘입체적 사고’는 커뮤니케이션에 장애를 일으키기 쉽다는 점이다. 글과 달리 영화는 각자 ‘읽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75쪽) ‘삼성인들은 한국이라는 현실에서 살아온 반면 이회장은 ’가상 현실‘에서 지내왔다. 이러한 진단에 아직 동의할 수 없다면, 이회장이 경영진에게 수시로 강조한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보자. “양은 0%로, 질은 100%로 해라. 이를 위해서라면 시장점유율이 줄어도 좋고 회사가 1년 동안 문을 닫아도 좋다.” “기업이 돈 잘 버는 기계여서도 안 된다. 도덕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발언은 삼성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 이유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그간 한국 경제는 ‘질’이 아닌 ‘양’으로 커왔다. 그게 어찌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있겠는가. 도덕 경영? 심하게 이야기하면 그 말을 듣는 순간 ‘놀고 있네!’라는 대꾸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강준만이 쓴 『인물과 사상 1』, 85, 86쪽)

강준만이 한 말 중에서 ‘가상현실’ 네 글자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건희는 자신이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도 모른다. 자기가 저지른 죄가 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 이건희가 어찌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는가. 2009년 12월 29일 이건희가 죄를 짓고도 대통령 특별사면 받고 풀려났다. 그 뒤 이건희가 이런 말을 했다. “거짓말 없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이 정직했으면 좋겠다.”

 

이건희는 가상현실 속에서 사는 게 맞다. 이건희가 가상현실 속에서 살기 위해서 한 일은 무엇인가? 이건희가 가상현실 속에서 살게 된 상황은 어떠한가? 이건희가 떡값을 뿌렸기 때문이다. 삼성제국이 광고시장의 제왕이기 때문이다. 장관, 대법원장, 검찰총장, 국정원장, 국세청장 될 인간들한테 미리 장학금을 줬기 때문이다. 삼성장학금을 줬기 때문이다. 이건희는 저들한테 큰돈을 퍼부어 줬다. 언론기관 월급쟁이들한테는 떡고물 뿌렸다. 그래서 언론기관 월급쟁이들은 이건희와 삼성제국한테 충성을 바친다. 진정 충성을 바친다. 삼성제국 이건희 황제를 위해서라면 마누라 빼고 다 바꾼다. 삼성제국을 무서워한다. 김용철이 삼성제국의 비리를 언론을 통해서 알리려고 해도 언론에서는 꺼릴 뿐이다. 삼성광고에 크게 의존하는 언론은 삼성제국을 무서워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KBS, MBC 등 방송사에 같은 내용을 제보했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 다들 누가 먼저 나서주기만을 바랐다. 상대가 삼성이 아니었다면 달랐을 게다.’ ‘그런데 삼성에 대해서는 다들 무서우리만치 조심스러워했다. 서로 공을 떠넘겼다.’(32쪽)

 

대한민국 관료는 삼성제국 종이다.

삼성제국은 1프로 정점에 서 있다. 1프로는 수가 적다. 99프로는 수가 많다. 제 정신 박힌 관료라면 99프로를 위한 정책을 펴야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07년 11월 20일, 경제개혁연대는 삼성화재가 이재용 재산 증식 과정에서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금산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일계열 금융기관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5%를 초과해 취득할 수 없도록 규정한 금산법 제24조에 걸렸다. 이는 8일 전인 사제단 3차 기자회견 당시 공개된 “JY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 문건을 기초로 분석한 결과다.’ ‘금산법 등 금산분리 관련 법령은 삼성의 약한 고리였다.’‘이명박 정부는 금산분리 완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경제 수장이었던 강만수에 이어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른 윤증현은 대표적인 금산분리 완화론자로 꼽힌다.’(65쪽)대통령은 5년에 한 번씩 바뀐다. 하지만 삼성제국 황제 이건희는 죽을 때까지 황제이다. 관료들이 영원한 권력자 이건희에게 잘 보이려고 애 쓰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다만 99프로 입장에서는 재앙이다.

 

진보언론은 제 역할을 해내는가?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기자들은 삼성이, 삼성경제연구소가 기획하고 노무현과 이명박이 밀어붙인 한미 서민패죽이기협정 폐기를 지금 외치지 않는다. [한겨레신문]은 한미 서민패죽이기협정 특집기사를 쓴 적이 있다. 폐기까지 외치지 못했다. 재협상 여론만 조성했을 뿐이다. [프레시안]은 2000년대 중반에 한미 서민패죽이기협정 반대 외친 것 자랑만 한다. [오마이뉴스]도 한미 서민패죽이기협정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만 관심 갖고 지금은 감감 무소식이다. 김대중은 남북통일 정책을 1970년대 초부터 약 40년간 다듬고 다듬고 다듬었다. 남북통일 정책을 물고 늘어졌다. 지금 진보언론은 그러지 못한다. 진보언론의 분발을 촉구한다. 한미 서민패죽이기협정 폐기하지 않고는 경제민주화, 복지정책은 가상현실 속 이야기일 뿐이다. 언론은 여론을 기사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꼭 필요한 여론을 만드는 것도 언론이 해야 할 몫이다.

 

진보언론 기자들은 김유진이 하는 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정론직필, 언론인의 길을 가는 대다수 사람들의 자부심이자 꿈일 것이다. 그러나 삼성에게는 어떤가. 조심스레 지켜보다가 더 이상 덮을 수 없는 문제가 되고서야 달려드는 언론, 누군가의 죽음으로 누구나 알던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나서야 들끓는 언론. 진실을 전하고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움직이고 희생하고 큰 문제가 되어야 움직이는 언론. 이것이 오늘의 전근대적이고도 세계적인 기업 삼성을 만든 일등공신은 아니었을까. 한국사회에서 삼성을 건드린다는 것은 ‘삼성에겐 어쩔 수 없다’며 숨죽이고 있는 수많은 권리와 정의를 되살리는 일이다. 이런 사회적인 힘을 키우는 대안언론의 성장을 지지하고 고대한다.’ (김유진, [미디어오늘], 2013. 11. 9.)

 

이상호, 노회찬은 괜찮은 사람이다.

김용철이 삼성 비리를 밝히다가 큰 고생을 했다. 삼성 바로세우기 하려면 어려움 감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삼성 비리를 물고 즐어진 노회찬과 이상호는 괜찮은 사람이다. ‘삼성 측은 중앙일보 부국장을 통해 2007년 5월 25일자 [한겨레] 1면 기사를 문제 삼았다.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다. 누군가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까. 그런데 삼성 측이 이 기사에 격분했다고 했다.’ ‘중앙일보 부국장이 전한 삼성 측의 항의 내용은 대략 이랬다. “가볍게 듣지 말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서정이 반(反)기업적인 변호사가 있는 로펌이라고 알리겠다. 그래서 영업을 못하게 하겠다.”’(25쪽) ‘대표 변호사들은’ ‘내게 삼성과 한화 등의 반발이 잠잠해질 때까지 두 달간 휴직하라고 지시했다.’‘서정 동료 변호사 둘을 만났다. 이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대략 이랬다. ”네가 복귀할 분위기가 아니다. 네가 먼저 삼성 이학수 부회장을 만나 사과하고, 그쪽에서도 근무시켜도 좋다는 연락이 와야 서정에 복귀할 명분이 있다. 삼성전자 최도석 사장도 김용철이 있는 한 서정과 거래할 수 없다고 말했다.’(28쪽) 물론 노회찬은 좀 거시기하다. 조선일보에게 아부했던 노회찬은 좀 거시기하다. 그래도 노회찬은 삼성제국에게 대들 줄 안다. 인정한다. 이상호는 기자이다. 송건호, 리영희 뒤를 잇는 기자이다. 조선시대 사관답다. 왕한테도 으르렁 거린 조선시대 사관답다. 호랑이 조선 왕 이방원이 가장 무서워한 사람은 조선시대 사관이었다. 노회찬, 이상호처럼 삼성제국한테 맞서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를 빈다.

99프로는 1프로 대표 삼성제국에 잘 맞서는가? 잘 맞서지 못한다. 이건희 꼭두각시 이명박, 박근혜에게 표를 준 99프로는 잘 맞서지 못한다. 오히려 자기 등에 그리고 다른 99프로 등에 칼을 꽂는다. 조중동, 종편, 새누리당에 놀아난 99프로 정신 차려야 한다. 제 밥그릇 챙길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가 제 밥그릇 챙기지 못하는데 그 누가 99프로 밥그릇 챙겨 주겠는가? 삼성은 치밀하다. 99프로는 느슨하다. 삼성에 대해서 공부하자. 삼성에 대한 공부가 전문가들 몫만은 아니다. ‘알아야 면장을 한다.’ 삼성제국 민낯을 정확히 보고 삼성에 맞서자. 삼성제국 민낯을 보여주는 이 책을 꼭 읽자. 삼성이 대한민국 법대로 하는 기업이 되게 하자. 삼성이 상식을 지키는 기업이 되게 하자. 삼성이 제 정신 차리도록 우선 삼성제국 물건 쓰지 않는 실천이라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