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돈, 당신의 비즈니스를 생각한다[지금, 경제를 다시 생각한다]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한다-10, 11강
박민미(동국대 외래교수)
* 당신의 돈, 당신의 비즈니스를 생각한다
– 당신에게 돈이란 무엇인가? (대안 화폐, 지역 화폐, 대안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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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습:
1. C-M-C(구매를 위한 판매–목적=사용 가치)
2. M-C-M(판매를 위한 구매–목적=교환 가치. 후자의 화폐는 자본으로 전화. 이미 자본. 유통에서 더 많은 화폐가 끌려 나온다. 이 과정의 완전한 형태는 M-C-M’이고, 여기서의 M’=M+ΔM이다.
3. ΔM은 어디서 오는가? 노동력 대가로 지불되지 않은 잉여 가치. 기존 패러다임에서는 ‘공장‘ 단위로 분석되었으나(Marx), 현대 패러다임에서는 ‘사회적 공장‘이라는 개념으로 대체된다. 잉여 가치가 붙는 단위가 단지 공장이 아니라, 전체 사회에 편재한 ‘비물질적 노동‘과 관련된 사이클을 돌면서 잉여 가치가 부가된다(Negri).
4. 더욱이 화폐가 금본위제에서 브레튼우즈 협정 체결로 미 달러 금본위제로 갔다가 1971년의 닉슨 쇼크 이래 화폐가 ‘제국‘ 권력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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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John Protevi 정리 도표 번역 “푸코 사회 권력 도표”
(http://www.protevi.com/john/Foucault)
전성기 |
1650-1789 |
1780-1820 |
1820-1968 |
1850-현재 |
1980-현재 |
권력 양식 |
주권 권력 |
사회 권력 |
규율 권력 |
생명 권력 |
통제 권력 |
권력 이론 |
법률 이론 |
이데올로기 |
미시물리학 |
통치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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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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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 타깃 |
신체들 |
영혼들/권리들 |
생산적–정치적 능력들 |
삶들: 개체/인구 |
자기(개인) 자본 |
타깃에 접근하는 일차적 방법 |
고통 |
기호들 |
훈련 |
연구/고백 |
진단/시장 조사 |
목표 달성 위한 일차적 실천 |
의식(예식) |
표상 |
연습/시험 |
규범화/위험 관리 |
치료/투자 |
최강 형식 |
신체형 |
극적 처벌 |
판옵티콘 |
성 |
약리유전학 |
희망 산출물 |
복종 |
공동체 |
유순함 |
자동–통제 |
투자에 대한 최적 대가 |
지식 형식 |
법전 |
철학에세이 |
서류더미 |
통계 매뉴얼 |
가격 그래프 |
특권적 과학 |
법률학 |
철학적 심리학 |
인간 과학들 |
정치 경제 |
미시경제학 |
통제의 경제적 형식 |
선취(단순세금) |
공공 작업 |
벌금/보상 |
복지/보험 |
빚(공적/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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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역 화폐
<!–[if !supportEmptyParas]–>?출처: http://edunstory.tistory.com/589
지역 화폐 운동은 1983년 캐나다의 마이클 린턴이 ‘LETS (Local Exchange Trading System)’라는 지역 화폐를 사용한 데서 유래한다. 지역경제의 자립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특정 지역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하는 체계이다. 마음 맞는 이들끼리 서로의 용역을 살 수 있는 현대판 품앗이이다. 해당 지역과 공동체에서 회원들끼리 통용되는 지역 화폐와 현금을 적절히 섞어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하는 정에 기반한 합리적인 대안 화폐 시스템이다. 또한 지역 화폐는 대량 생산–대량 소비–대량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고갈과 환경 오염의 악순환을 끊어보자는 취지로 확산되고 있는 환경을 생각한 녹색 운동이기도 하다.
현재 영국은 400개 이상, 프랑스는 250개, 미국과 일본은 약 200개 등 세계적으로 2,500여 개의 지역화폐 제도가 있으며 점점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지역 화폐 운동을 활발히 시행하는 사례가 있다.
–대전 한밭레츠
대전시 대덕구 법1동의 한밭레츠 (www.tjlets.or.kr)는 1999년 활동을 시작한 지역화폐 운동 조직으로 580여 가구의 회원을 가진 국내 최대의 지역 화폐 조직.
한밭레츠는 ‘두루’라는 한밭레츠만의 화폐단위를 사용하는데요, ‘널리’ 또는 ‘두루두루’라는 뜻이 담긴 순우리말인 ‘두루’는 회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원화와 등가원칙을 적용해 1천두루= 1천원에 해당하는 값으로 정해졌다.
한밭레츠 회원이면 누구나 두루로 거래할 수 있고, 모든 가맹점의 거래는 30% 이상 두루를 쓰도록 되어 있다.
한밭레츠에서는 집수리·농사일·외국어·컴퓨터 교육·자동차 정비 같은 전문기술과 함께 편지쓰기·친구 되기·아이돌보기와 같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과 서비스를 품앗이 품목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한의원 2곳과 의원 4곳, 치과, 동물병원, 약국, 채식식당, 건강학교, 카페, 포구사, 목공예점, 컴퓨터수리점, 자전거포, 유아용품점, 학원, 인쇄소 등의 가맹점이 있어 두루 거래를 활발하게 만드는 매개체 구실을 하고 있다.
–송파품앗이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송파구민회관 2층의 송파구 자원봉사센터에서는 지역화폐 운동인 송파품앗이 (www.songpavc.or.kr)를 운영하고 있다.
99년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송파 품앗이의 회원 자격은 18세 이상의 송파구와 인접 지역 주민이며, 품앗이 센터에 거래할 물품과 서비스를 신고함으로써 거래를 시작한다.
거래가 끝난 뒤에는 품앗이 센터에 거래 내역을 통보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센터는 회원의 거래 내력을 정기 소식지에 실어 모든 회원에게 알린다.
송파품앗이에서는 물건과 서비스를 교환하기 위해 SM(송파 머니)을 단위로 하는 가상의 화폐를 사용한다.
SM의 가치는 현금과 동일하며, 현금과 혼합해 사용할 수도 있는데, 거래내역은 자원봉사센터에 보고하고 거래자들은 각자의 통장에 +또는 –로 SM 거래액을 기록한다.
서비스나 물건을 제공한 사람은 +로 저축을, 제공을 받은 사람은 –로 빚을 지게 되는 시스템이다.
거래 품목도 자동차 수리, 학습 지도, 피부관리, 미용, 컴퓨터 교육과 수리, 피아노·미술 레슨, 사진 촬영, 버스 대여, 수지침 등으로 다양한 송파품앗이에서는 99년 이후 1767건의 거래가 이루어져, 현금 2432만원, 4550만 SM 등 모두 6982만원어치가 거래되었다.
–경남 함안 녹색대학의 녹색화폐 ‘사랑’
지역과 괴리된 ‘섬’으로 전락한 대학을 지양하고 생명체로서의 대학을 만들자는 90년대 중반의 대안대학 운동 속에 잉태된 녹색대학 (http://www.green.ac.kr/)은 생태공동체를 지향하며 녹색문화학, 녹색살림학, 생명농업학, 생태건축학, 등 독특한 분야의 전공수업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녹색대학의 가장 특별한 시도는 대안화폐운동이라 할 수 있는데, 녹색대학은 야생화사업단, 천연염색염료 사업단, 생태마을사업단, 건강식품사업단 등으로 구성된 그린네트워크의 배후 지원을 받아 지역화폐(녹색화폐)를 통용시키고 있다.
은행도, 이자도 없는 이 녹색화폐의 액면가는 일반화폐와 1대1로 교환되며 ‘사랑(SA)’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요, 녹색대학이 조폐공사에 의뢰해 액면가 30억원 어치의 녹색화폐 20만장을 인쇄하였고, 이 돈은 실제로 위조방지 처리까지 돼 있다.
교수와 교직원은 급여의 25%를 녹색화폐로 받고, 학생들은 등록금의 25%를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녹색화폐로 낼 수 있으며, 녹색화폐는 학교 주변에서 이미 음식 값으로 치러질 정도로 지역화폐로 싹을 틔우고 있다.
특히 체인형태의 유기농 녹색가게인 신시(http://www.shinsi.com/)는 그린네트워크의 지원을 받아 전국 55개의 매장에서 녹색화폐를 통용한다고 한다.
각 가게에 설치된 중고 생활용품 교환 코너에 물건을 가져다주면 녹색화폐를 받을 수 있고, 그 녹색화폐로 유기농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서울시에서도 품앗이 화폐인 S(Seoul)-머니(가칭)를 도입한다고 한다.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남을 돕고 그 대가로 남의 도움을 받아 서로 돕는 나눔의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가 실현되려면 많은 사람의 공감이 필요하다.
에드가 칸의 <이제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라는 책은 ‘타임 뱅크, 타임 달러’를 소개하고 있다. 타임 뱅크는 영국에서 시작된 운동으로, 한 사람의 한 시간 노동을, 그 노동의 종류가 무엇이든지 동일한 가치로 쳐주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지역화폐 운동의 하나였다. 에드가 칸은 이 운동에서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원칙을 확인한다. 첫째, 모든 사람은 나눌 것이 있다. 둘째, 1시간은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셋째,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 넷째, 공동체는 사회적 자본으로, 사회적 자본은 공허한 개념이 아니라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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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밭 레츠-<지역 화폐와 여성주의>의 논의를 중심으로
지역 화폐의 대안성은 1. 경제적인 면, 2. 공동체, 3. 지역 사회 개발론, 4. 생태주의, 5. 소비자주의 등 다양한 면에서 주목된다. 대안성은 크게 대안 경제와 공동체, 두 축에서 설명된다. 지역화폐운동은 20세기 초 이래 국가통화의 대안으로 생겨났다. 대체로 시장경제가 위축되었을 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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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
Time Dollar |
Hours |
도입 시기 |
1983년 |
1986년 |
1991년 |
시발 지역 |
캐나다 밴쿠버코트니 |
미국 워싱턴 DC |
미국 이타카시 |
운영 실태 |
전세계적으로 1,500여 개 |
미국 38개주 67개 시스템 |
북미에서 39개의 시스템이 운영 중 |
특징 |
교환 거래의 일반적인 유형을 말함 |
시간당 서비스 가치를 동일하게 취급, 노동 시간을 저축해줌. 서비스 중심 거래. |
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화폐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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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츠의 도입은 지역 경제 침체에 따른 지역 주민의 실업이 주된 요인이었다. 1983년 캐나다 벤쿠버 코목스 벨리라는 소도시에 살고 있던 마이클 린턴(Michael Linton)이 실업으로 자신의 목수 기술과 일대일교환을 시도하다가 새로운 화폐제도인 레츠를 생각해냈다. 일대일교환이 어려움에 부딪히자 다자간 교환을 시도했고, 레츠 시스템 내에 있는 사람들 간 거래를 해나갔다. 1985년에는 500명의 회원이 연간 30만 달러 가치의 거래를 했다. 2000년대 중반에 이르러 전세계적으로 1,500여 개의 레츠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 레츠가 소개된 것은 1996년 <녹색평론>이다. 1998년 3월 신과학운동조직인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을 시작으로 지역화폐운동이 확산되었다. 사회적 배경으로는 1998년의 IMF 체제로, 기존 경제 시스템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할 수 있다. 당시 신문, 방송, 시민단체들에서 지역화폐운동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고조되어 주로 실업자 구제책의 일환으로 제시되었다. IMF 구제금융체제가 오지 않았다면 지역화폐제도로서의 레츠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짧은 시간 동안 소개되고 확산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지역 화폐를 복지관 등에서 사업으로 한 경우 대부분 사업비가 끊기면 바로 마감하는 식이어서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현상은 서서히 활동 중단이 되어가던 지역 확폐가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세계 경제 위기 이후로 다시 지역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을 전후로 지역화폐 활동을 시작한 단체들은 다음과 같다. 대전의 어린이 도서관 중심의 동별품앗이(관저품앗이, 짜장마을 어린이도서관, 호숫가마을품앗이), 인천(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평화의료생협, 참좋은 품앗이 등), 서울(서울시 복지재단의 e-품앗이, 관악건강가족지원센터의 한마을 품앗이), 경기(과천무지개교육마을의 어울림품앗이, 성남문화재단의 성남문화통화, 의정부 시민단체 중심의 의정부레츠), 경상권(부산 여성회의 사하품앗이, 부산동원복지관의 가마골품앗이, 대구여성노동자회, 경주여성노동자회) 등 많은 지역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음은 새로운 관심 이전의 지역화폐 상황에 대한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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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공동체 |
참여 주체 |
지역 화폐명 |
도입 시기 |
비고 |
미내사 FM |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모임 |
미래머니 (future money) |
1998년 5월 |
활동 중단 |
민들레 교육통화 |
출판사 ‘민들레’ |
민들레 |
1999년 1월 |
활동 중단 |
서초품앗이 |
서초구청/주민 |
그린머니 (green money) |
1999년 2월 |
중단 뒤 2009년 재개 |
작아장터 |
녹색연합 출판사 |
없음 |
1999년 3월 |
활동중단 |
송파품앗이 |
주민/자원봉사센터 |
송파머니 (songpa money) |
1999년 8월 |
활동 침체기 |
동작 자원봉사은행 |
동작구 자원봉사센터 |
없음 |
1999년 11월 |
활동 중단 |
한밭레츠 |
주민 |
두루 |
2000년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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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품앗이 |
주민 |
아리 |
2000년 11월 |
자원봉사센터와 연계 |
안산 고잔품앗이 |
고잔1동사무소 지역주민 |
고잔머니(GM) |
2002년 6월 |
활동 중단 |
구미 사랑고리은행 |
구미 요한선교센터 |
고리 |
2002년 8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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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품앗이 광명그루 |
주민/광명시 평생학습원 |
그루 |
2004년 3월 |
활동 중단 |
대구 지역화폐 늘품 |
대구 달서구 본동 종합사회복지관 |
늘품 |
2005년 4월 |
활동 침체기 |
대전은 본래 1990년대 들어서 금강 제2휴게소 건설 반대운동을 벌인 환경보전대전시민연합(1991), 녹색연합 전신인 배달환경연구소(1991)가 활동하며 환경운동의 텃밭을 마련하고 있었다. 이후 1997년에 대전·충남 녹색연합이 창립되어 재활용, 유해폐기물 적정 처리운동, 생태천 복원운동 등 활동을 하고 있었고, 아나바다 상설장터 녹색가게 또한 운영하고 있었다. 1993년 창립된 대전환경운동연합 또한 설립되어 환경운동을 지속했고, 1990년 주부아카데미 수료생을 주축으로 구성된 ‘살림의 집’을 모태로 한 한밭살림소비자협동조합이 설립돼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운동과 지역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동호회에 그칠 수 있을 정도의 취약한 출발이었으나, 2000년의 의약분업 논쟁 중에 2002년 민들레의료생협이 출범하면서 민들레의료생협에 가입했다가 한밭레츠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되었다. 내과, 치과, 한의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민들레의료생협은 지역화폐로 전액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실무자 급여를 두루로 지급함으로써 지속될 수 있었다. 대안학교인 ‘대전 꽃피는 학교‘ 또한 레츠와 상호작용하면서 커나간 터전이다.
거래 총액에서 두루 비율은 30% 이상이 원칙으로 자원 봉사나 재활용품 거래처럼 100% 두루로 거래되는 경우도 있고 농산물처럼 30%가 두루 거래인 경우도 있다.
철학자 와트는 ‘”돈이 없기 때문에 서로 가치를 교환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측량 단위가 없어서 집을 짓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기존 화폐 시스템은 돈이 있어야 거래가 가능하나, 두루에서는 두루를 벌든 쓰든, 즉 + 거래든 – 거래든 거래 자체가 공동체에 도움이 된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 거래로 시작하더라도 이를 줄이기 위해 거래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공동체 및 두루의 활성화 방법이라는 것이다.
두루의 교환 가치는 (1) 서로의 상황과 조건이 고려되면서 만들어진다. 그럼으로써 공동체 내에 두루를 많이 가진 회원과 빚이 많은 회원 간에 자연스러운 재분배가 이루어진다. (2) 유용성과 쓰임새에 따라 가치가 만들어진다. 주지하다시피 시장에서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구분되었다. 물건과 노동력이 그 쓰임새에 따라 필요한 사람과 교환해야 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두루 가격은 서로의 필요와 상황에 따라 조정해가며 사용 가치를 반영해 거래가 이루어진다. (3) 부담이 덜 되는 가치. 전문가가 레츠를 통해 회원들에게 자신의 재능과 노동력을 나누는 경우도 있고, 기존 시장보다 대여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4) 신뢰를 바탕으로 자원가 가치가 순환된다. 레츠가 매개되어 맞교환 방식이 아니므로 물건과 노동력이 순환될 수 있다.
지역 화폐가 가지는 순기능의 또 다른 면은 기존 시장에서 배제되거나 저평가되었던 노동이 가시화된다는 것이다. 가사 노동이나 동네의 여러 일들(가령 지역 주민을 위한 이동 영화 상영 자원 활동, 어르신 건강 교실 등)의 일이 가시화되고 인정을 받는다. 그리고 경력이 단절되었던 여성의 일자리 만들기가 가능해진다. 전업 주부였던 회원, 은퇴 후 어르신 등이 천연 비누 등 친환경 천연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고, 이를 가르치면서 강사로서 활동하는 경우, 재활용 빨래비누를 만들고 냄비 받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경우 등이다. 그리고 간호와 같은 보살핌 노동이 가시화된다. 그리고 이러한 가사노동과 보살핌 노동에서 기존 시장 체제에서는 감정 노동의 가치가 무시됨으로써 노동 소외를 낳았다면 지역 화폐의 호혜 시장에서는 스스로 자신의 노동을 관리하는 주체가 된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3) 반월가 시위
월가 점령 시위는 금융업계의 탐욕에 대해 누적되었던 불만이 표출된 사건이었고, 다중의 창의적인 대응을 보여준 사례였다. 발단은 소비자의 직불 카드 사용에 수수료를 매기려 한 대형 은행에 대한 반발이었지만, 더 근원적으로 가난한 사람에게 끊임없이 채무를 지움으로써 부를 불려가는 은행의 비도덕적 관행에 대한 반발이었다.
?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의 ‘은행 계좌 옮기는 날’(Bank Transfer Day) 포스터. 미국의 100달러 지폐에 새겨진 벤자민 프랭클린이 얼굴에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쓰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가이 포크스는 1605년 영국 국왕 제임스 1세를 살해하려던 ‘화약음모 사건’에 연루돼 처형당한 인물로, 2005년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통해 재조명을 받으며 최근 전세계 99%의 시위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제공 5일은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금융권 탐욕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은행 계좌 옮기는 날’(Bank Transfer Day)로 정한 날이다. 월가 시위대가 지난 9월29일, 대형 은행의 계좌를 5일까지 지역의 소형 은행이나 주정부 및 지역공동체가 운영하는 신용협동조합 등으로 옮기는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한달여 만에 신용협동조합에 65만명의 신규 계좌가 늘어났다고 신용협동조합 위원회가 이날 밝혔다. 이를 통해 신용협동조합에는 45억달러(5조130억원)가 새로이 계좌에 편입했다. 이처럼 월가 시위대의 목소리가 행동으로 옮겨진 것은 사회적 불평등을 호소하는 월가 시위대의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는 데다, 특히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내년부터 직불카드에 매달 5달러의 수수료를 물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소비자들이 거세게 반발한 영향도 크다. 실제 지난 9~10월 신용협동조합의 신규계좌 개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8%나 늘어났는데, 새로이 늘어난 계좌의 상당수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넘어온 소비자들이다. 시티그룹, 제이피모건체이스, 웰스파고 등 다른 대형 은행들도 최근 몇 주 동안 계좌 폐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금융 쪽의 소비자 운동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대형 은행들의 계좌 폐쇄가 이어지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결국 직불카드 수수료 부과 입장을 철회한 것은, 월가 점령 시위가 구체적이고 합법적으로 거둔 첫 ‘전리품’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로스앤젤레스의 자영업자인 크리스텐 크리스티안(27)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 계좌를 폐쇄하고, 신용협동조합에 두 개의 계좌를 개설했다. 그는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깨어나고 있고, 우리가 선택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2011년 11월 6일자 한겨레 신문) (4) 신용권–그라민 은행 그라민 은행의 사례: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p3project&logNo=10144861682
(UNESCO, http://www.unesco.org/education/poverty/grameen.shtml의 번역)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은 기존 은행 시스템과 다른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라민 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다르게 담보를 요구하지 않으며 대출자와 은행 간의 신뢰와 엄격한 관리를 통해 운영된다. 또한 대출자들의 창조성, 책임 의식, 참여 의식을 토대로 설립되었다. 그라민 은행은 초기 가입 시 고객의 신용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데, 이는 전반적인 사회발전 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한다. 그라민 은행이 신용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이 신용을 얻음으로써 사회, 경제적인 지위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은 은행과 관련된 업무를 이용하는 것이 불편했었던 사회 빈곤층들에게 경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라민 은행을 처음 기획한 사람은 현재 그라민 은행 총재를 맡고 있는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교수이다.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 빈곤층을 위한 은행업무시설 확충
? 비합리적인 이자율로 빈곤층을 착취하는 고리대금업자 축출
? 사회로부터 버림받아 실업자로 전락한 잉여 인력을 위한 자영업 일자리 창출의 기회 제공
? 가난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치, 경제, 사회적인 상호 협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
? 이전까지 반복되었던 “낮은 수입, 낮은 저축률, 낮은 투자”악순환을 “낮은 수입, 낮은 신용, 낮은 투자에서 높은 수입, 높은 투자, 높은 신용”의 발전적인 선 순환체계 구축
1976년부터 1979년까지 시행된 이 프로젝트는 조브라(Jobra)마을(그라민 은행 프로젝트가 첫 번째로 시행된 곳으로, 치타공(Chittagong)대학이 위치한 곳)과 주변의 인근 마을들이 향후에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후, 중앙은행의 지원과 국가소속 상업은행의 협력을 받으면서,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는 탄가일(Tangail) 지역(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Dhaka)의 북부지역)으로까지 확장되었다.
그라민 은행 설립자는 신용을 경제 발전을 위한 “강력한 무기”이자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말한다. 신용이 높을수록 재원 확보가 용이해지며 그에 따라 경제적인 지위도 높아진다. 신용은 재정 자원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며 가난한 사람들, 특히 가난한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해방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이전까지 시행되었던 담보 대출은 가난한 사람들의 신용권을 부정했다. 즉, 담보대출을 요구하던 기존의 은행 시스템은 빈곤층이 그들을 둘러싼 사회 경제적 빈곤과 그에 따른 어려움에 끊임없이 대항할 수밖에 없는 위치로 내모는 격이 되었던 것이다. 그라민 은행의 운영 방식은 모든 사람들이 정당한 방법으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데에 중점을 둔다. 그라민 은행은 대출을 재원 확보의 수단으로 삼는다. 대출을 재원 확보 수단으로 사용하면 가난한 사람들이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술들을 사용하여 임금과 고용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더 높은 소득을 내며,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한 자영업을 통한 경제 활동은 가난한 사람들이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 그리고 자영업 운영은 가난한 사람들이 자급자족적인 기반을 확보하게 도와준다. 유누스 교수는 “자영업 운영을 통한 생계 유지는 실업 수당이나 복지 급여와 같은 복지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보다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 효과적입니다.”고 말했다.
그라민 은행은 담보도, 보증인도 없이 오로지 신용으로 대출을 해주는데, 그렇다고 무조건은 아니다. 채무자 5인이 모인 모임에 가입하고, 이 모임이 8개 모인 더 큰 모임에 소속되어 총 40인이 서로 관련된다. 만일 한 사람이 채무를 갚지 못하면 나머지 사람들의 대출이 제약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채무자는 자신과 같이 어려운 처지에 모인 사람들의 신용권을 지켜주기 위해 스스로 채무를 상환해간다. 그래서 그라민 은행의 원금 회수율은 98%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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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2P 금융–대출 및 투자
금융 소외 계층 대상의 ‘품앗이 대출’인 ‘팝펀딩’도 주목할 만하다. ㈜팝펀딩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카드사 등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에게 개인대출자들을 연결해주는 팝펀딩 사이트(www.popfunding.com)를 2007년부터 시작했다. 영국의 ‘조파’(Zopa)와 미국의 ‘프로스퍼’(Propser) 등 P2P(Peer to Peer) 금융 모델에 착안했다. 이곳에서는 과거 두레에서 이뤄졌던 십시일반 품앗이처럼 품앗이대출이 이뤄진다.
대출 신청자가 신청 사유와 상환계획, 필요 금액을 제시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대출 금액과 이자율을 입찰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개인투자자들이 모여 대출 신청자에게 질문하는 과정을 거쳐 대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처럼 평가·심사 과정에서 집단 지성이 작동한 결과, 지금까지 팝펀딩에서 이뤄진 대출의 상환율은 평균 93%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대형 대부업체의 상환율이 평균 89%라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양호한 결과다. 2012년말까지 팝펀딩에서 이뤄진 대출 건수는 모두 1600여건에 금액은 30억원을 넘어섰고, 성사된 대출 금리는 평균 11%를 기록했다.
팝펀딩은 지난해 2월에는 자금과 고객이 필요한 소기업이나 프로젝트에 개인 후원자들을 연결해주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굿펀딩(www.goodfunding.net)을 개설했다. 팝펀딩이 대출을 연결한다면, 굿펀딩은 투자(후원)를 연결하는 곳이다.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후원 형태로 지원하고, 성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형태다. 신생 벤처는 초기 자금을 확보하면서 상품을 판매하거나 홍보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외국에서는 킥스타터가 대표적이고 국내에서는 굿펀딩 외에도 텀블벅, 개미스폰서, 오마이컴퍼니 등이 있다.
(원낙연 한겨레경제연구소 연구원 2013년 3월 26일자 한겨레신문)
돈에 눈 멀 것이 아니라, 돈이 행복한 삶의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자각한 다양한 실천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함께 지혜를 모아 냉혹한 금융 자본의 겨울을 종식시키고 따뜻한 돈, 윤리적인 돈에 대한 대안을 찾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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