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기억하며[4.16]

4.16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너와 내가 타지 않은 세월호에

가슴이 타지 않은 세월호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망각의 강을 건너

그래서 회피하고 싶은 공간을 어지럽히고

무차별하게 밟히고 또 밟혀서

잊혀진 꽃이 된 내 안의 붉은 꽃은

너와 내가 탄 세월호에

가슴이 타는 세월호에

고통으로 짓이겨 세월의 꽃을 밟는다.

모두가 타는 가슴으로 피어나는 세월은

우주 끝을 돌아 돌아 다시오는 세월

 

세월,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줘

깜깜한 어둠이 차오르는 어둠 속에

한줄기 빛을 간절히 찾아 헤매던 그 손길

이미 흐려지고 잊혀지고 지워져 가는 꽃들

 

붉은 꽃들, 날개를 피어 우주의 한 줄기 빛으로 피어나줘

 

 

 


세월호를 기억하며 201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