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봄 제60회 정기학술대회 영상(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과 공동학술대회) [월례발표회·세미나]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봄 제60회 정기학술대회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과 공동주최

주제: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그 해석의 정치철학적 스펙트럼》
일시: 2021년 6월 5일 토요일 오후 12시 50분 시작
장소: 온라인(Zoom)방식으로 진행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그 해석의 정치철학적 스펙트럼》이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 아래 2부에 걸쳐서 총 6개의 발표와 논평으로 진행

– 학술대회 순서 –

개회사: 연세대 인문학연구원장 김장환(연세대)
개회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이사장 김교빈(성균관대)

1부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 사회: 김은주(서울시립대)
포퓰리즘과 포스트 트루스 – 한길석(중부대) / 논평: 조배준(건국대)
포퓰리즘의 이중성과 민주주의의 민주화 – 한상원(충북대) / 논평: 김성우(상지대)
신체적 수행성과 정치적 대중 주체의 형성 – 조주영(충북대) / 논평: 이지영(이화여대)

2부 헤겔과 아렌트 / 사회: 이관형(정치경제연구소 대안)
혁명적 반혁명 – 헤겔의 프랑스 혁명 진단 – 남기호(연세대) / 논평: 이정은(상명대)
악의 평범성과 민주주의 – 이승준(동국대) / 논평: 조은평(상지대)
아렌트를 통해 본 페미니즘과 민주주의 – 정유진(서강대) / 논평: 주현(건국대)

3부 종합토론 / 사회: 서영화(한신대)

폐회사: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장 연효숙(연세대)

 

  • 학술대회 자료집 다운로드 : http://www.hanphil.or.kr/board04/view.asp?key=7
  •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8b4–wR4m4c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5월 월례발표회 영상 “현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권력구성과 포스트 민주주의” [월례발표회·세미나]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5월 월례발표회 영상 “현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권력구성과 포스트 민주주의”

 

학술1부에서 기획한 2021년 2월부터 5월까지의 월례발표회는 [민주주의와 민주주의‘들’ 1]이라는 기획 아래 총 네 번의 발표가 예정되었고 이번 5월이 마지막 차례 발표입니다.

주 제 : 현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권력구성과 포스트 민주주의

발표자 : 이원혁(서울시 인재개발원)

토론자 : 김성우(상지대학교)

일 시 : 2021년 5월 31일(월) 오후 4시 ~ 6시

장 소 : 온라인 줌 회의실

 

동영상 링크: https://youtu.be/xf9yOTi5IpM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4월 월례발표회 영상 “‘우리, 인민’은 누구인가 -정치의 가능성과 한계로서 인민주권-” [월례발표회·세미나]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4월 월례발표회 “‘우리, 인민’은 누구인가 -정치의 가능성과 한계로서 인민주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학술1부에서는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 [민주주의와 민주주의‘들’ 1]이라는 기획주제 아래 총 5번의 월례발표를 기획하였고 이번 4월이 세 번째 발표입니다.

 

기획 : 인민주권과 민주주의의 가능성

주제 : ‘우리, 인민’은 누구인가 -정치의 가능성과 한계로서 인민주권-

발표자 : 한상원(충북대학교)

토론자 : 한길석(중부대학교)

일시 : 2021년 4월 29일(목) 오후 4시 – 6시

장소: 온라인 줌 회의실

 

동영상 링크 https://youtu.be/5X84rqeDiTI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3월 월례발표회 영상 “서양철학 1세대와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 – 오래된 미래로서의 한반도 민주주의” [월례발표회·세미나]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3월 월례발표회

 

링크: https://youtu.be/R77mYJeYhQs

한철연 학술1부에서 기획한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의 월례 발표회는 [민주주의와 민주주의‘들’ 1]이라는 기획 아래 총 5번의 발표가 기획되었습니다.
이번 3월 월례 발표회는 조배준 선생님의 발표와 유현상 선생님의 토론으로 진행됩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1년 3월 월례 발표회

* 기 획: 자유주의 VS. 민주주의
* 주 제: “서양철학 1세대와 자유주의 없는 민주주의 – 오래된 미래로서의 한반도 민주주의”
* 발 표: 조배준(건국대학교)
* 토 론: 유현상(숭실대학교)
* 일 시: 2021년 3월 26일 (금) 오후 4시 – 6시

‘근현대 삶·사회 연구 분과’ 12월 공개세미나 「니체와 20세기 초 한국 정신사-‘니체주의’와 ‘톨스토이주의’ 논쟁을 중심으로」(발표자: 김정현) [월례발표회•세미나]

‘근현대 삶·사회 연구 분과’ 12월 공개세미나

「니체와 20세기 초 한국 정신사-‘니체주의’와 ‘톨스토이주의’ 논쟁을 중심으로」 (발표자: 김정현)

 

근현대 삶·사회 연구 분과(한철연)

 

2020년 12월 28일 20시, 한철연 ‘근현대 삶·사회 연구 분과’는 원광대 철학과의 김정현 선생님을 초빙하여 특별 세미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발표 논문은 독일의 니체연구지

Nietzscheforschung』, Bd.23(2016)에 게재된 글로 한국에서 첫 니체 수용의 의미를 밝힌 것입니다. ‘개인’과 ‘개인적인 것’, ‘근대적 개인주의’의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저희 분과에서는 김정현 선생님의 연구가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논의된 내용들을 간략히 소개하며 뜻깊었던 자리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논문에서 김정현 선생님은 왜 니체가 동아시아에서 문제가 되었는지를 물으며 니체 연구의 수용사가 20세기 한국의 시대적 문제의식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주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이어 본문을 통해 저자는 크게 두 개의 주제와 연관하여 논의를 발전시키고 있는데 전반부에서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동아시아 정신사에 자리 잡고 있는 니체의 위치를 점검하고 후반부에서는 니체주의와 톨스토이주의의 비교를 통해 한국의 니체 수용사의 구도를 고찰합니다.

일본지성계와 중국지성계의 상황을 비교하는 전자의 논의에서 흥미롭게 지적된 점은 일본에서의 니체 논의는 국가주의, 개인주의, 사회주의와 연결되었던 반면 중국에서의 니체 논의는 구습의 폐지, 신문화 창조, 민족주의의 담론으로 이어졌다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후자에서 다룬 서북학회의 니체 수용사는 이 시기의 지식인들이 사회진화론을 위시한 서구 인권사상, 민중 계몽의 사상 등을 확산시키면서 니체와 톨스토이의 사상을 대비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 주었는데, 두 사상가들이 다룬 개념들을 20세기 동아시아라고 하는 특수한 지형 속에서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논의였습니다.

특히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언급된 ‘윤리 및 개인과 사회의 관계’ 부분은 1909년 <서북학회월보>를 통해 소개된 ‘애기(愛己)’와 ‘애타(愛他)’에 관한 필자불명의 두 편의 글에 대한 논의를 담고 있었는데, 김정현 선생님은 이 시기의 니체 연구가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있었던 시대정신과 분리될 수 없음을 밝히면서 윤리적이고도 사회적인 개인의 발견과 근대성의 이해 문제가 대한제국의 자기인식이라는 숙제와 연관되어야 함을 지적했습니다.

3.1운동을 거쳐 1920년대 초반까지 진척되었던 한반도 사상계 속 개인과 사회, 국가에 대한 새로운 물음들은 톨스토이와 니체를 중심으로 한 대결적 구도 속에서 근대 인식의 지도를 구성하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언급된 특징들이 일본이나 중국과도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날 분과원들을 비롯하여 동·서양 철학을 전공하는 30여 명 정도의 인원이 참석하였습니다. 모두 김정현 선생님과 열띤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고 수많은 흥미로운 발언들 속에서 저마다의 숙제를 담아갈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의미 있는 마무리가 된 것은 김재현 선생님이 동과서 출판사에서 근현대 한국 총서 시리즈로 출간된 양일모 선생님(팀)의 최근 연구서(들)을 소개하면서 발표자인 김정현 선생님이 앞서 언급한 필자불명의 글이 일본학자의 것임을 부연해주었다는 점입니다. 이날의 세미나는 참으로 21세기의 한국철학을 만들고 있는 ‘젊은’ 한국 철학자들의 만남이라 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동서양 연구의 만남에 대해 가치 운운하던데, 바로 오늘 같은 만남(20세기와 21세기를 횡단하고 동양과 서양의 연구가 교접하는 ‘across the sophia-phile’) 이상의 또 뭣이 중할 수 있겠습니까?


*flex: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분과 모임인 <근현대 삶·사회 연구 분과 세미나>는 2019년 5월 28일 첫 모임을 시작으로 매달 마지막 주 저녁 8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오후 4시경쯤 서교동에 있는 한철연 세미나실에서 모였으나, 팬데믹 이후 Zoom을 통해 저녁에 회합하고 있습니다. 요일은 그때그때 다르기에 관심 있는 분들은 미리 연락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현재 멤버는 김교빈(분과장), 김문용, 김재현, 김제란, 김홍경, 연효숙, 이종란, 이찬희, 이현구, 인현정, 황희경입니다. 참고로 저희 스터디의 aka가 ‘복덕방 스터디’로 알려졌는데 왜 이런 경이로운 소문이 퍼졌는지, 올해로 평균 연령 21세가 되는 멤버 모두가 갸우뚱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인보, 이기, 최남선, 신채호 등의 글들을 살펴왔고, 앞으로도 근현대 인물들의 삶과 철학을 폭넓은 관점과 주제로 공부할 예정입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0년 11월 월례발표회 영상 – “정동적 변화와 윤리적 존재화 – 순자철학을 중심으로”(유튜브링크) [월례발표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0년 11월 월례발표회 – “정동적 변화와 윤리적 존재화 – 순자철학을 중심으로” – 윤태양 회원 발표

 

링크: https://youtu.be/eS6II1sNO18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0년 11월 월례발표회

2020년 11월 26일에 줌(ZOOM)으로 진행한 월례발표회 영상입니다.

 

-일    시: 2020년 11월 26일 (목) 오후 4~6시

-주    제: 정동적 변화와 윤리적 존재화 – 순자철학을 중심으로

-발표자: 윤태양(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연구원)

-토론자: 배기호(충북대 철학과)

 

“이 발표문은 윤리적 행위를 해낼 수 있는 존재가 되는 한 가능성으로 정동적 변화를 지목하고, 그것이 어떻게 이동성과 다양성이 만연해진 현대사회에 효과적인 제안이 될 수 있을지 탐구한다. 한국 학계에 있었던 ‘정동(情動, affect)’ 개념을 둘러싼 토론을 정리하고, 순자 성악설의 논리구조와 ‘정안례(情安禮)’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패러다임 안에서의 정동적 변화와 윤리적 존재화의 길을 모색한다.”

한철연 2020년 10월 월례발표회 영상 – “리인(利仁)과 안인(安仁) – 윤리적 태도와 이념에 관한 주자의 인식 고찰”(유튜브링크) [월례발표회]

2020년 10월 월례발표회 – “리인(利仁)과 안인(安仁) – 윤리적 태도와 이념에 관한 주자의 인식 고찰”

김나윤(중앙대) 발표 2020.10.22.

 

 

링크:  https://youtu.be/RdOJenOs3Io

사진: http://www.hanphil.or.kr/photo01/view.asp?Page=1&Board_Key=349

 

안녕하십니까? 한철연 학술1부입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0년 10월 월례발표회 줌(ZOOM)진행 영상입니다.

이번 월례발표회는 동양철학 전공자인 김나윤 선생님의 발표와 박영미 선생님의 토론으로 진행됩니다.

 

– 주 제 : 리인(利仁)과 안인(安仁) – 윤리적 태도와 이념에 관한 주자의 인식 고찰

– 발표자 : 김나윤(중앙대 철학과)

– 토론자 : 박영미(한양대 철학과)

– 일 시 : 2020년 10월 22일(목) 오후 4시 ~ 6시

– 오프라인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강의실

– 온라인 : 줌(ZOOM)

한철연 2020년 8월 월례발표회 영상 – “박세채 『범학전편』의 구성과 특징- 저술을 통한 조선 도통의 재구축”(유튜브링크) [월례발표회]

한철연 2020년 8월 월례발표회 영상 – “박세채 『범학전편』의 구성과 특징- 저술을 통한 조선 도통의 재구축”(유튜브링크) [월례발표회]

링크https://youtu.be/iPgwkp4YGcQ

 

 

한철연 학술1부입니다.

“‘지금, 우리’의 전통철학 – 유학의 현대적 연구”라는 주제로 동양철학 특집으로 2020년 하반기 월례발표회를 총 4회 진행합니다.

그 처음은 김정철 선생님의 지난 8월 발표로 시작합니다.

– 주 제 : 박세채 『범학전편』의 구성과 특징- 저술을 통한 조선 도통의 재구축
– 발표자 : 김정철(한국학중앙연구원)
– 토론자 : 조현웅(한국학중앙연구원)
– 사회자 : 박민철(한철연 학술1부장, 건국대)
– 일 시 : 2020년 8월 1일 오후 3시
– 장 소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강의실
– 방 식 : 비공개 방식(오프라인 촬영 및 영상 업로드)

한철연 2020년 5월 월례발표회 “슈티르너의 역사철학 – 인간의 삶과 인류 역사의 미래”(유튜브링크) [월례발표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20년 5월 월례발표회

 

 

한철연 학술1부입니다.

이번 2020년 5월 발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으로 온라인 녹화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새롭게 시도되는 방식의 첫 번째 월례발표회는 건국대의 박종성 선생님과 경희대의 이병태 선생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제목: 슈티르너의 역사철학 – 인간의 삶과 인류 역사의 미래

발표자 : 박종성(건국대 상허교양대학)

논평자 : 이병태(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일시: 2020년 5월 30일(토) 오후 4시 – 6시

장소 : 건국대학교

방식 : 비공개 방식(오프라인 촬영 및 영상 업로드)

 

BTS 예술혁명 강연 후기: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과 연결 짓기 ② [2019년 3월 월례회]

BTS 예술혁명 강연 후기: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과 연결 짓기 ②

 

한철연 회원 이상하

출처: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12/80/cover500/k082532437_1.jpg

  • 지난 1부에 이어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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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아즈마는 글을 쓰면서 프랑스 현대철학 전공자답게 들뢰즈의 철학에 대해서도 의식하며 글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들뢰즈의 수목형이 아닌 뿌리-줄기 리좀 모델과는 다른 자신의 데이터베이스 소비 모델에 대해 설명하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다.

 

표층적인 세계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 표층을 규정하고 있는 심층 즉 커다란 이야기가(거대 담론) 있다. 따라서 근대에서는 그 심층의 구조를 밝히는 것이 학문의 목적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포스트모던의 도래에 의해 그 트리형 세계상은 붕괴되어버렸다. 그렇다면 포스트모던의 세계는 어떠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가? 80년대 일본에서는 그 하나의 후보로 심층이 소멸하고 표층의 기호만이 다양하게 결합해가는 ‘리좀’이라는 모델이 많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포스트모던의 세계는 오히려 데이터베이스 모델(읽어내기 모델)로 파악하는 편이 더 이해하기 쉽다. 그 알기 쉬운 예가 인터넷이다. 거기에는 중심이 없다. 즉 모든 웹페이지를 규정하는 감춰진 커다란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또한 그것은 리좀 모델과 같은 표층적 기호의 조합만으로 성립하는 세계도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에는 한편으로는 부호화된 정보의 집적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저의 읽어내기에 따라 만들어지는 개개의 웹 페이지가 있는 별종의 2층 구조가 있다. 이 2층 구조가 근대의 트리 모델과 크게 다른 것은 거기에서 표층에 나타난 겉모습(각각의 유저가 보는 페이지)을 결정하는 심급이 심층이 아니라 표층에, 즉 감춰진 정보 자체가 아니라 읽어내는 유저 쪽에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모던의 데이터베이스형 세계에서 표층은 심층만으로는 결정되지 않고 그 읽어내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모습을 나타낸다.

 

“필자의 생각으로 이러한 모델의 변화는 단순히 사회적으로 인터넷의 출현뿐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자기조직화나 인공생명, 신경망 등 90년대에 널리 주목받은 복잡계통 과학의 발상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 데이터베이스는 유저 측의 읽어내기에 의해 얼마든지 다른 표정을 드러내는 것이므로, 일단 ‘설정’에 손을 대기만 하면 소비자는 거기에서 원작과 다른 2차 창작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상황을 표층으로만 파악하면 오리지널 작품=원작이 무질서하게 시뮬라크르의 바다에 삼켜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우선 데이터베이스=설정이 있고 그 읽어내는 방식에 따라 원작도 가능하고 2차 창작도 가능한 현상이라고 파악하는 것이 옳다.” -아즈마 히로키.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68-71쪽에서 인용.

 

즉 들뢰즈의 리좀 모델은 심층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표층들의 조합으로서 성립하지만, 아즈마의 데이터베이스 모델은 심층은 존재하지만 유저가 표층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며 ‘2차 창작’으로 얼마든지 다른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과 그 음악에 대해서 이걸 적용해보자면, 이지영은 들뢰즈의 리좀 개념을 빌려와서 팬덤 아미가 탈중심화해서 방탄과 결합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방탄이라는 중심, 심층, 그리고 빅히트 기획사라는 공식official 설정이 부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각국의 팬이 자신의 언어로 방탄의 음악을 번역하고 그 가사로 <뱁새>나 <불타오르네> 같은 노래를 부를 수는 있겠지만 그 팬이 자신이 원작이며 심층이라고 주장한다면 수많은 다른 아미 팬들이 한국어 원작이 엄연히 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온갖 비판과 비추를 받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 만약 이런 소동이 크게 난다면 빅 히트 기획사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하고 공식 성명을 낼 것도 불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심층 자체가 없는 들뢰즈의 리좀이 아니라 아즈마의 데이터베이스 모델이 이 포스트모던의 현실을 설명하는데 더 적확한 면이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BTS 예술혁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국에는 ‘부친살해’의 구전설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분이었다. 오히려 ‘자식살해’ 즉 부모에게 효를 다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아비가 아프면 자식이 솥에 들어가서라도 효도를 실천해야 한다는 끔찍한 설화가 전국 각지에 퍼져있다는 사실이었다. 허나 이 부분에서 이지영은 또 방탄과 아미가 이러한 부친살해, 기존의 사회 시스템과 문화를 파괴하는 한국의 첫 사회 문화적 혁명의 사례인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서태지와 신해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90년대 한국에 일본문화가 개방되고 일본 만화와 음악이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지금의 30대 이하 세대는 또다시 고개가 갸우뚱 해질 따름이다.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한 대표적인 작품인 드래곤볼의 손오공은 어릴 시절에 외계인임에도 자기를 키워준 할아버지 손오반을 죽였고, 자신의 형제이자 뿌리인 사이어인 라데츠가 외계에서 찾아와 지구를 멸망시키자고 하자 반기를 들며 형을 죽인다. 에반게리온은 아버지에게 버려진 주인공 신지가 부당한 아버지의 명령에 저항하고 적응하다가 결국은 부친을 죽이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원피스는 만화 내내 세계의 질서를 지키는 해군과 세계정부와 싸우며, 가장 자유로운 해적왕이 되기 위해 자신을 키워준 해군 할아버지마저도 공격하는 루피가 주인공이다. 부친살해와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소녀용 취향이라 여겨지는 카드캡터 체리(사쿠라)도 알고 보면 옛날 크로우라는 마법사로가 만든 마법의 카드로 소동이 나고 체리가 크로우 카드를 대체해 새로운 카드의 주인이 되는 이야기다.

구전설화 같은 옛날이야기보다 TV영상 쪽이 훨씬 더 지금 2030 세대에게는 강렬한 이미지로서 기억에 박혀있고, 심지어 본인 같은 30대 세대 이후로는 옛날이야기도 할머니의 구전설화 같은 방식이 아니라 배추도사·무도사 같은 TV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효 사상에 대해 배워왔다. 어쩌면 이것이 한국에서 방탄소년단이 덜 새롭게 느껴지고 인기가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미 어릴 적 봐온 만화가 더 부친살해적 코드로 가득하다!

 

이지영은 방탄의 노래가사를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들뢰즈의 소수자-생성 또는 소수자-되기라는 개념을 가져온다. 이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예를 들자면 노동자로 태어나지 않은 자본가가 노동자의 입장에 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들뢰즈는 주로 카프카의 문학을 비평하기 위해 이 개념을 사용한다. 허나 미국 시장에 아시아인으로써 ‘뱁새’같은 노래를 부르는 도전자의 입장일 때는 그러한 소수자 생성으로 방탄과 아미를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이지영 본인이 강연에서 말했듯이 세계 음반 판매량 1위를 달성하고 빌보드차트 1위를 달성한 슈퍼스타가 된 방탄소년단이 계속 그러한 소수자-되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그것은 어쩌면 사회에서 난민이나 퀴어 같이 극도로 소외받고 약한 소수자들이 볼 때는 하나의 기만, 강하게 표현하면 박완서의 소설 제목처럼 ‘도둑맞은 가난’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닐까?

일례로 나루토나 원피스 같은 소년만화는 점점 장기연재가 되고 길어질수록 만화 설정상의 구멍이 많아지고 독자들의 감정이입이 힘들어져 판매량도 떨어지는데, 다른 원인들도 있겠지만 이는 처음의 약하고 보잘 것 없던 주인공이 점점 세계관의 최강자에 가까워져서 ‘노력, 우정, 승리’라는 점프 만화의 주제가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것과 큰 연관이 있다. 10년이 넘는 장기방영 끝에 종영한 무한도전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평균이하 남자들이라는 루저의 정서로 시작하고 국민적인 팬덤이 생길만큼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들은 이제 누가 봐도 사회의 승자들이고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도 루저 개그 등을 소화하기 버거워했다. 방탄소년단도 월드스타가 되면서 그와 같은 불안과 패배를 노래하는 승자의 딜레마를 겪을 텐데 과연 벗어날 수 있을까? 어설픈 기만술로는 J.비버같은 다른 아이돌처럼 순식간에 대중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후기를 끝내면서.

 

주유소 -벤야민 일방통행로 중에서 첫 글 주유소 전문.

 

삶을 구성하는 힘은 현재에는 확신보다는 사실에 훨씬 더 가까이 있다. 한 번도, 그 어느 곳에서도 어떤 확신을 뒷받침한 적이 없었던 ‘사실’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진정한 문학적 활동을 위해 문학의 테두리 안에만 머물라는 요구를 할 수 없다. 그러한 요구야말로 문학적 활동이 생산적이지 못함을 보여주는 흔한 표현이다. 문학이 중요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오직 실천과 글쓰기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포괄적 지식을 자처하는 까다로운 책보다, 공동체 안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더 적합한 형식들, 예컨대 전단, 팸플릿, 잡지 기사, 포스터 등과 같은 형식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와 같은 신속한 언어만이 순간 포착 능력을 보여준다. 사람들의 견해란 사회생활이라는 거대한 기구에서 윤활유와 같다. 우리가 할 일은 엔진에 다가가서 그 위에 윤활유를 쏟아 붓는 것이 아니다. 숨겨져 있는, 그러나 반드시 그 자리를 알아내야 할 대갈못과 이음새에 기름을 약간 뿌리는 것이다.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에서, 스피노자는 신학정치론 서문에서 대중들이 마치 자신의 구원인 것처럼 자신의 예속을 원하며, 들뢰즈는 이것이야말로 정치철학의 근본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방탄소년단 같은 대중적인 주제와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철학을 통해 둘 사이의 접점을 꾀한다는 저자의 시도는 의미 있는 이정표를 남긴다. 강연 중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대학교 강의에서 읽으라고 해도 읽지 않는 니체나 융 같은 고전을 방탄의 뮤비 해석에 필요하니 알아서 찾아 읽고 심지어 팬들끼리 모여서 공부하는 세미나를 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웬만한 학문의 석·박사 전공자보다도 그 분야를 즐기면서 파고든 오덕이 더 깊고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전공자와 비전공자 같은 이분법이 점차 해체되고 있는 포스트모던의 시대에 앞서 들뢰즈가 말한 것처럼 더 이상 철학이 고루한 형식만을 고집하지 말고 더욱 새로운 방식으로,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주유소에 대해 말한 것처럼 사유에 윤활제를 뿌리는 새로운 글쓰기가 필요해지는 시대가 아닐까.

아즈마 히로키또한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을 끝내는 마지막 말로 -뛰어난 작품에 대해 하이컬처다 서브컬처다, 성인용이다 어린이용이다, 예술이다 엔터테인먼트다 하는 구별없이 자유롭게 분석하고 자유롭게 비평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이 책은 씌어졌다. 이 이후의 전개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에 맡기고 싶다.-로 마무리한다. 이 졸고에서는 줄곧 아즈마의 입장에서 이지영과 들뢰즈를 비판했지만, 이 맥락에서는 들뢰즈도 벤야민도 이지영도 아즈마도 이항대립을 비판하는 같은 입장을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과 강연에 대해 처음 생각한 것 보다 좀 세게 비판을 쏟아낸 것 같다. 허나 그만큼 이지영 선생님의 저서와 강연에서 마주한 흥미로운 내용 덕분에 지속적으로 사유하게 되었고 많은 발상들이 떠오르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어 보잘 것 없는 역량이지만 이에 감응하여 촉발된 글이라고 봐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들뢰즈의 시간-이미지와 이지영의 네트워크-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