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헤겔미학산책51-서사시적 슬픔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1-서사시적 슬픔   1) 서사시의 장르적 특징 헤겔은 그리스 서사시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동방의 서사시, 낭만적 서사시, 심지어 근대적 서사시라는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그리스 서사시를 개념적으로 파악한 다음에 이를 확장하여 다른 서사시의 형태로 전개했으니, 먼저 그리스 서사시 즉 헤겔이 본래의 서사시라고 말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겠다. 앞에서 간단하게 서사시 장르의 근본 특징을 소개했지만[1] 여기서 […]

헤겔미학산책50-시문학의 장르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50-시문학의 장르   1) 문학의 장르 문제는 아주 골치 아픈 문제이다. 우선 문학이 포에지를 넘어 가사[가요]나 산문[에세이,웅변 등]까지 포함하기 때문인데, 헤겔처럼 문학을 시문학으로 축소해서 본다 하더라도, 그 장르를 구분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요즈음 새로운 장르가 출현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내려오던 전통적 구분 즉 서사시, 서정시, 극시라는 구분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근대 시문학의 대표적 […]

헤겔미학산책49-작가와 독자의 공동체[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9-작가와 독자의 공동체   1) 절대정신 지금까지 서술의 필요성 때문에 예술의 목적과 관련된 작가 독자 관계에 대한 서술은 생략하였다. 하지만 예술 장르에 대한 대체적인 소개가 끝난 이즈음에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거론할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시문학에서 작가 독자 관계는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 독특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논의는 거슬러 올라가 예술의 목적에서부터 시작하자. 헤겔에서 예술은 정신 […]

헤겔미학산책42-내밀성(숭고함)의 회화[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2-내밀성(숭고함)의 회화   1) 원시인의 동굴 벽화부터 따진다면 회화의 역사는 아마 가장 오래되었을 것이다. 회화는 고대, 그리고 고전 시대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출현했다. 그런데도 헤겔은 마치 고대나 고전 시대에는 회화가 없었다는 듯이 낭만주의 시대 이후부터 회화를 다루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 고전 시대 예술은 일반적 정신을 표현하려 하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들어와서 구체적 현실에 대한 관심이 […]

헤겔미학산책41-회화에서 구성의 문제[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1-회화에서 구성의 문제   1) 회화 회화의 질료는 색채다. 헤겔은 회화의 질료 자체가 이미 가상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즉 빛은 요소로 분화되면서 색채로 되고, 그 색채의 상호 관계를 통해, 대립과 조화를 통해 대상을 표현한다.  색채는 이런 관계 속에서 의미를 지니므로,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못하며, 자기 부정성을 지닌 가상적인 것이다. 질료의 특성상 회화는 특칭적 주관성을 드러낼 […]

헤겔미학산책40-색채의 음악, 색채의 마법[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40-색채의 음악, 색채의 마법   1) 회화의 질료는 공간적 형태가 아니라, 색채이다. 헤겔은 빛이 어둠과 관계하여[즉 물체의 평면에 반사하면서] 색채가 출현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색채는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물체의 평면을 떠날 수 없다. 그 때문에 회화가 처음 시작했을 때, 색채보다는 공간적 형태가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다. 조각이 삼차원적인 공간적 형상을 보여준다면, 회화의 경우 공간적 형태는 이차원 […]

헤겔미학산책39-괴테의 색채론과 헤겔의 색채론[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39-괴테의 색채론과 헤겔의 색채론   1) 회화의 질료란 무엇인가? 공간적 평면인가 아니면 색채인가? 헤겔은 회화의 질료가 일단 공간의 평면화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본다. 이런 평면화로부터 예술은 조각에 이르기까지 지배적이었던 구체적 물체에 대한 종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헤겔은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한 걸음 더 나가 색채로 넘어가면서 색채를 본질적 질료로 삼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제 […]

헤겔미학산책38-낭만적 예술 장르가 가능한가?[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38-낭만적 예술 장르가 가능한가? 1) 낭만적 예술 장르 헤겔은 예술의 역사적 형식을 예술이 표현하려는 정신과 예술 작품 사이의 기호적 연관관계를 통해서 규정했다. 세 가지 기호의 형식 즉 상징, 현상, 가상에 따라 세 가지 예술 형식이 출현했다. 그것이 곧 상징주의 고전주의 낭만주의이었다.   헤겔은 심지어 예술 장르조차 세 가지로 나누어, 상징적 장르, 고전적 장르, 낭만적 장르로 […]

헤겔미학산책37-조각의 회화화[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37-조각의 회화화   1) 고전 이전 헤겔은 조각의 발전 과정을 건축처럼 예술형식에 따라 구분하지 않고, 그리스 로마 시대 고전적 조각을 기준으로 그 전과 그 후로 나누었다. 고전조각의 특징은 이상성과 생동성, 그리고 자족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전과 그 후의 조각이 지닌 특징은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헤겔은 고전 이전의 조각을 대표하는 것으로 이집트 조각을 […]

헤겔미학산책36-조각의 형상화[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헤겔미학산책36-조각의 형상화   1) 앞에서 조각의 질료는 구체적 물질성이며, 그것의 형상화는 현상 즉 닮은 꼴이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조각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앞에서 말한 건축의 발전 과정과 상이하다. 건축의 경우 그 의미가 내적 공간에 상징적으로 주어질 뿐이었다. 이때 내적 공간은 그 의미에 대해 수단적인 적합성을 지닌다. 내적 공간이 축조되면서 만들어지는 외면적 형태가 그 시대 정신에 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