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 논리학 개념 운동7-특수성으로서 개념[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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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논리학 개념 운동7-특수성으로서 개념

1)

개념은 세 가지 계기를 갖는다. 앞에서 일반성이라는 계기는 무규정적 단순성 측면을 말한다고 했다. 반면, 특수성의 측면은 개념이 지닌 구별, 규정성의 측면을 말한다. 이런 특수성은 개념의 일반성을 토대로 하니, 그런 점에서 자기 속에 일반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하겠다.

개념은 일반성이므로 그 속에 여러 특수성이 출현한다. 이 특수성은 서로 구별되면서 이 특수성을 외연에서 집합하면 하나의 일반성을 이룬다. 그러므로 특수성은 일반성을 실체로 삼는다. 이런 점에서 일반성과 특수성은 유와 종의 관계를 이룬다. 종의 완전성 즉 전체 집합은 유를 이룬다.

특수성은 외연적으로는 일반성의 한 부분이지만, 내포적으로는 일반성이 지닌 단순성 위에 자기의 구체적인 규정성을 지니니, 일반성보다 더 구체적이며 복잡한 것이다. 예를 들어 ‘목재 책상’은 하나의 특수한 책상이다. 외연적으로는 일반적인 책상보다 작지만, 내포적으로는 ‘책상’의 규정 외에 ‘목재’라는 규정을 덧붙이니 더 구체적이다.

특수성의 집합이 일반성을 이루는 방식, 즉 특수성을 서로 구별하는 내적인 척도나 원리는 다양하다. 그것은 이 특수성이 개념이 운동하는 논리학의 어느 영역에서 출현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2)

규정성은 존재의 영역에서는 실재성이며, 하나의 실재는 자기의 한계에서 다른 실재와 접촉한다. 하나의 실재가 지닌 규정성은 하나의 실재에서 한계이지만, 마치 점이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듯이 이 한계도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나의 실재는 그 규정성의 한계에서 다른 실재로 이행한다. 하나의 실재가 지닌 규정성은 다른 실재가 지닌 규정성으로 이행하지만, 두 실재 자신은 단순히 접촉할 뿐, 서로 무차별하다.

반성의 영역에 이르면, 규정성은 서로 외면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미 규정성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이 일반성을 통해 본질이 출현한다. 여기서 개체적 규정성은 본질적 규정성에 자기를 비추며 거꾸로 개체의 규정성에는 이미 본질의 규정성이 비치고 있다.

이와 같은 반성 관계에서는 관계를 끌어내는 것은 규정성에 대해 외적인 반성이다. 반성이 아직 외적이므로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통일적인 관계도 규정성에 외면적이다. 전체와 부분, 원인과 결과 등은 반성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특수성이 지닌 이중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규정된 것은 본질이 비친 것이지만, 서로는 상이하며, 이런 규정성을 끌어모아 이룬 전체는 경험적으로 발견되는 전체일 뿐, 그것은 필연적으로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여기에 어떤 원리나 척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종을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으로 구별할 때, 그 구분은 외적인 상이성에 지나지 않으니, 이것이 이루는 전체 집합은 완전하지 않다. 예를 들어 홍인종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자연은 ‘개념의 탈자태[Aussersichsein]’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유 속에는 두 가지 종보다 더 많은 것이 발견된다. 이 여러 종은 심지어 제시된 상호 관계를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자연은 무기력하게도 개념의 엄밀성을 고수하고 표현할 수도 없고 개념을 결여한 맹목적 다양성 속에 부대낄 수밖에 없다.”(주관 논리학, GW12, 39)

3)

개념의 영역에 이르면, 규정성은 개념이 스스로 규정한 것이 된다. 이미 개념의 영역에서 일반성을 설명할 때 그것이 규정성과 어떻게 관계하는지 보았다. 여기서는 개념의 특수성의 측면에서 규정성이 일반성과 어떻게 관계하는지 보자.

여기서 하나의 규정[P]은 다른 규정[-P]에 대해 배타적으로 대립한다. 이런 대립하는 것은 완전한 전체를 이루며, 그것의 원리나 척도는 개념 자신이므로 이 대립하는 규정이 중첩하여 존재하는 것을 배제한다.

개념이 규정된 특수성은 규정성이지만, 그 규정성은 자기에 대립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인 한, 타자를 통해 자기와 매개하면서 자기 관계하는 것 즉 일반성이다. 즉 개념의 특수성은 이미 내적으로 그것의 일반성을 암시한다. 예를 들어 ‘남자’는 ‘여자’에 대해 배타적으로 대립하는 것이므로 이미 인간의 일반성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특수성은 개념의 한 계기이면서 동시에 이미 내적으로 일반성의 계기를 포함하는 총체성이다.

일반성과 특수성은 총체성으로서는 서로 통일되어 있다. 일반성은 규정성의 부정을 통해 출현하는 자기 관계이며, 부정성은 자기를 부정하는 타자에 대립하는 규정성이다. 그러므로 일반성은 이미 특수성을 배후에 포함하며 특수성은 일반성을 배후에 이미 포함한다.

“이 다른 규정성은 다만 주관적 견해로만 떠도는 것이니 왜냐하면 그 다른 규정[일반성]은 직접 사라지면서 타자로서 자신[일반성]의 타자[즉 특수성을 말한다]이어야 하는 것과 자신을 동일한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주관 논리학, GW12, 40)

그러나 일반성과 특수성은 개념의 계기로서는 서로 대립한다. 일반성은 자기 관계하는 측면이며 특수성은 규정성의 측면이다. 일반성에서 특수성은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았으며, 특수성에서 일반성은 이미 잠재적으로 존재하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이런 계기로서 일반성과 특수성은 서로의 밖에 존재한다. 일반성은 “특수성 속에서 자기를 벗어난다. 왜냐하면, 개념은 그 특수성 속에서 탈자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특수성은 일반성에 대해 “배타적으로 관계하거나, 자기의 부정성 즉 다른 규정성을 지양한다.”(주관 논리학, GW12, 40)

앞에서 개념의 일반성이 형식과 내용의 모순이라고 했다. 그 내용은 일반적인 것 전체이지만, 형식은 규정적인 것에 대립하는 또 하나의 규정성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특수성 역시 모순이다. 특수성의 내용은 규정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의 형식은 자기의 타자에 대립하는 것, 이중 부정 다시 말해 자기 관계하는 일반성이기 때문이다.

4)

헤겔은 지성의 능력은 이런 개념의 특수성을 확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성에서 나온 것이 이런 특수성은 개념이 내포하는 전체가 자기를 분화한 구별된 규정성이므로 일반성에 비해서 보면, 한정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지성에 의해 분화된 규정성은 존재의 영역에서나 본질의 영역에서 가지지 못하는 특성을 지닌다. 즉 지성은 내용상으로는 규정성을 분리하지만, 이 분리된 규정성은 일반성의 형식을 가지므로 이제 이 규정성은 영원하고 부동하고 불멸적인 것이라는 특성을 지니게 된다.

그 때문에 철학은 이런 지성을 비난하고 다시 특수성을 떠나 일반성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일반성은 직관에 주어진 무구별적인 전체에 머무른다. 이는 풍요하기는 하지만, 모호한 전체일 뿐이다.

그러나 헤겔은 지성이 규정성에 머무르는 것은 지성 자신의 잘못은 아니라 한다. 지성은 본래 직관에 주어진 무구별된 전체를 분리하여 이런 구별된 규정성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런 능력은 진정한 총체성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단계다.

구별된 것을 넘어서 다시 그것에 내재하고 있는 통일성을 찾아내는 것은 이성의 능력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별된 것에 머무른다면 지성의 잘못이 아니라 아직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니 그 책임은 오히려 이성의 무능력에 있다.

헤겔은 지성을 비난하면서 직관으로 되돌아가려는 낭만주의적인 철학은 다만 다시 잠속에 빠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정신현상학>에서 잠속에서 얻는 것은 다만 꿈일 뿐이라고 하면서 비판한다.

지성을 구체적인 전체를 벼려서 분화된 규정성 속에서 더욱 날카롭게 하면 이성은 그런 벼림의 정점에서 구별된 규정성을 해소하면서 다시 총체성으로 복귀하게 한다. 이 총체성은 더는 풍요하지만 모호한 감각적 총체성과 달리 명확하면서도 동시에 풍요한 총체성이다. 이런 개념의 명확하면서도 풍요한 총체성이 곧 개별성이다.

“지성은 사실 그런 규정성에 추상적인 일반성의 형식을 통해 소위 경직된 존재를 부여하는데 이 경직성은 질적인 것의 영역이나 반성의 영역에서는 가지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지성은 이런 단순화를 통해 동시에 그런 규정성에 정신을 부여하며 이를 날카롭게 벼리니, 이 규정성은 바로 다만 그와 같은 벼림의 정점에서 자기를 해소하고 자기에 대립하는 것으로 이행하는 능력을 획득한다. 어떤 것이 도달할 수 있는 이런 최고의 성숙한 단계는 어떤 것의 몰락이 시작하는 단계이다.”(주관 논리학, GW12,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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