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릴레이 시국선언③-장물 취득 정권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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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물 취득 정권의 탄생

 

유현상(한국철학사상연구회 회원)

 

대다수의 국민들은 국정원이 어떤 기관인지는 알아도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 분명히 알고 있는 점은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그들은 막강한 권한을 국민도 모르게 행사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국회조차도 그 예산 집행 내역을 알 수가 없는 집단이다. 그러면서 그들이 사용한 권력은 한국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일에도 동원되었다는 점도 일부 밝혀진 바 있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 드러난 국정원 댓글 사건은 그들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집단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댓글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 직원은 종북 세력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의 말대로 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종북이라면 그들은 가장 위험한 종북 세력임에 틀림없다. 남북 대치 국면에서 북을 가장 이롭게 하는 것은 남한 사회의 국론 분열과 민주주의의 퇴행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이루어진 국정원의 행위는 그 어떤 공작 정치보다도 유치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막대한 세금을 들여 무엇을 하나 했더니 초등학생들도 할 수 있는 댓글 작업이었다. 마치 값비싼 다이아 반지 사주었더니 집안 유리나 자르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아울러 박근혜 정부 역시 이번 국정원 댓글 사건의 피해자임도 드러났다. 왜냐하면 박근혜 정부가 처음부터 정통성을 잃은 실패한 정권일 수밖에 없는 운명을 안고 출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형법상 장물 취득죄는 미필적 인식의 성립만으로도 적용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불거진 이 문제에 대해 적어도 미필적 인식의 차원에 있었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국정원이 훔친 민심이라고 하는 장물을 취득한 정권이다.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이번 문제에 대해 미봉적으로 대할수록 국민들은 그들의 인지 가능성에 대한 더욱 가능한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가장 상식적인 국민들의 판단은 구린 구석이 없으면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고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분명하다.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덮으려 하지 말고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정원과 같은 권력 기관이 더이상 민심을 우롱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역적 행동을 하지 않도록 철저한 개혁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보기관의 특수성이라는 수사를 동원해서 그들의 범죄가 더 이상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실패한 정권 혹은 성공한 정권은 정권초기에 나올 말이 아니라 정권을 내려놓은 이후에 나와야 할 평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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