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도 등급이 있다:『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 나태영/[보고 듣고 생각하기]
죽음에도 등급이 있다:『국민연금, 공공의 적인가 사회연대 임금인가』 나태영/[보고 듣고 생각하기]
나태영(한철연 회원, 교육강좌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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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죽음과 처절한 죽음스콧 니어링은 중년 나이까지 교수로서 열정적으로 사회주의 운동을 펼친 사람이다. 늙어서는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서 자연 속에서 농사지으며 살아간 사람이다. 100세까지 모래 살다가 스스로 밥 굶고 죽은 사람이다.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한없이 살다간 사람이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한을 안고 자살하신 분들이 구천을 헤매신다. 한국이 오이시디 국가 가운데서 자살률이 2위와 큰 차이나는 1위이다. 전 세계에서는 1, 2위와 비슷한 3위이다. 10만 명당 자살자 수가 31.4명이다. 2007년에 한겨레신문에서 자살방지위원회 회장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일주일에 한 번씩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나는 꼴이라고 말이다. 60대 자살률은 그 두 배이다. 이 분들의 죽음은 스콧 니어링의 죽음과 너무나 대조된다. 이 분들의 죽음을 기억해 주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분들의 자살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사회 구성원을 챙겨주지 못한 병든 사회가 죽인 살인이다. 이분들의 죽음을 사회적 타살이라고 생각할 때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국민연금은 생명줄이다.국민연금이 단단했다면 우리나라 60대 자살률이 참혹한 수준으로 높지는 않았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국민연금 혜택을 많이 받아야할 서민들이 국민연금을 믿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서민들이 오히려 국민연금에 강하게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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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여러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높은 소득 재분배의 효과를 지닌 사회복지의 기둥이기도 하다. 역설적이게도 국민연금에 가장 많이 저항하는 저소득,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국민연금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일게다.’(8, 9쪽)
국민연금은 생명체이다.국민연금 정책은 완벽하게 정해진 것이 아니다. 큰 틀은 정해졌지만 운영방식은 5년에 한 번씩 바꿀 수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이 국민연금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국민연금이 이룰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60대 자살률 수치도 달라질 것이다.
사보험 연금은 1천원 내고 850원 받는다. 국민연금은 1천원 내고 2천원에서 2천 5백원 사이 받는다. 우리나라가 스웨덴 수준 되면 2천 5백원 받을 것이고,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사회복지정책을 확고하게 펼치지 못하면 2천원 받을 것이다. 아니 2천원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대부분 납부한 보험료보다 2배 이상의 연금액을 수령한다.’(76쪽)‘심각한 일은 대다수 국민이 국민연금과 사보험 중 사보험이 가입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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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사보험보다 유리한 점은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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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국민연금의 연금수령액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실질가치로 지급된다. 이는 사보험의 연금액 기준과 다른 중요한 특징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계속 국민연금에 가입한다면, 62세가 되는 2027년(서평자 주: 2033년부터 연금 개시자는 65세부터)부터 매월 43만 원을 받을 예정이다.’ ‘국민연금에서 밝히는 미래 연금액 43만 원은 사보험의 137만 원과 동일한 금액이다.’(60,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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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에서 덧붙일 내용이 있다. 이 책을 쓴 오건호는 62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오건호보다 몇 살 더 어린 세대는 2033년부터 연금 개시 나이가 65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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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지속가능한가?
‘가장 뜨거운 쟁점은 재정추계 기간이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설정한 재정추계 기간 70년이 지나치게 길다고 비판했다.’ ‘외국의 재정추계 기간은 60~75년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연금의 역사가 짧고 연금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환경이 급속히 변하는 곳에서는 가능한 한 기간을 짧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신규 가입자의 가입 연령(24~27세)과 평균수명(84세)을 고려할 때 60년이면 재정추계 기간으로 충분하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10년이라는 차이가 왜 이렇게 중요한가?’‘만약 재정추계를 60년으로 설정한다면,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한 필요보험료율은 정부안에 비해 3.1%P 낮아진다. 즉 정부가 급여율 60%를 유지하기 위해 제시한 필요보험료율 19.85%가 16.75%로 줄어들고, 급여율을 50%(서평자 주: 2008년 50프로에서 매년 0.5% 인하하여 2028년 급여율 40%로 낮추기로 확정)로 인하할 경우 필요보험료율은 15.9%에서 12.8%로 더욱 완화된다.’(100, 101쪽)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민주노총 주장대로 재정추계를 70년이 아니라 60년으로 설정한다면 국민연금 재정이 바닥나는 예상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다. 가입자가 내야할 보험료율도 낮아질 것이다. 국민연금 고갈 시점에 의해서 느끼는 일반인들 두려움도 많이 누그러뜨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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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가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출산율은 너무 낮다. 세상살이가 팍팍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재정을 단단하게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더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세상살이가 팍팍한 사회에서 그 누가 아이를 많이 낳고 싶겠는가. 이 사회에서 복지정책이 잘 펼쳐지면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다. 국민연금이 든든하게 이 사회 구성원 노후를 지켜준다면 또한 출산율이 높아질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이면 국민연금 재정은 더 든든해질 것이다. 보험료율 9프로를 선진국처럼 18프로로 높여갈 필요가 있다. 천천히 높여갈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우선 가입자 당사자가 싫어할 수 있다. 직장가입자는 국민연금 보험료 절반을 기업주가 내 준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주들이 크게 저항할 것이다. 기업주들은 노동자 노후가 편해져야 노동자들이 더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국민연금 수익비가 높아서 국민연금 재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사회적으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우선 4대강 사업처럼 해만 끼치는 행정에 많은 예산을 쓰는 일을 없애야 할 것이다. 남북화해를 이루어 국방비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이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납세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루어진 부자감세를 원래 수준으로 돌려놔야 한다. 더하여 부자증세를 이뤄내야 한다. 그 다음 사회 전체 구성원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부자증세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다른 구성원들도 세금 더 내는 것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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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기초 노령연금
2007년에 노무현 정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프로로 낮췄다. 국민연금 보험금을 낮췄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기초노령 연금을 만들었다. 65세 이상 노인 70프로가 기초노령 연금으로 월 9만 4천 6백원을 받는다. 박근혜가 대통령 공약으로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이 기초노령 연금으로 20만원 받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박근혜는 대통령 당선 된 후에 국민연금 기금 일부의 돈으로 모자라는 기초노령연금 재정을 메우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올바른 길이 아니다. 2011년 국민연금 1인당 수급액이 월 26만 원이다. 공무원연금의 12% 수준이고, 사학연금의 9% 수준이다. 그걸 헐어서 기초 노령연금 재원으로 쓴다? 너무 황당하다. 2011년 공무원연금 1인당 수급액은 월 218만 원이다. 거액의 퇴직수당을 제외한 수급액이 이 정도이다. 2009년 군인연금 1인당 수급액은 월 235만 원이다. 2011년 사립학교교직원연금 1인당 수급액은 월 298만원이다. 민주당은 특수직연금 받는 사람도 기초노령연금 20만원 받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홍헌호는 민주당 주장을 비판한다. 나도 홍헌호 주장에 동의한다. 특수직연금 대상자는 국민연금 대상자보다 높은 액수의 연금을 받는다. 굳이 그 분들이 기초노령연금까지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은 모자라는 재정을 국민세금으로 메운다. 국민연금은 이 세 연금보다 관련 당사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우선 공평성 차원에서 옳지 않다. 아직 고령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당장은 국민연금에 쌓인 돈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몇 십 년 뒤에 국민연금 받을 대상자가 압도적으로 늘어날 것을 생각하면 국민연금 기금에서 돈을 빼 내는 것은 절대로 옳지 않다. 아랫돌 빼내서 윗돌 막으려 하면 그 집은 반드시 무너진다. 장기적으로는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는 국민연금에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할 때가 닥친다. 이명박 정부 때 부자감세 했던 것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서 기초노령연금 재정을 메워야 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낮춰서 기초노령 연금을 만든 것을 생각하면 국민연금 기금 중 일부를 기초노령연금으로 쓴다는 말은 결코 성립될 수 없는 말이다. 이 책이 지닌 약점과 강점이 책은 2006년에 나온 책이다. 국민연금 운영방식은 5년에 한 번씩 바뀐다. 2013년 에도 국민연금 운영방식이 바뀔 것이다. 그럼 이 책이 나온 뒤에 두 번 운영방식이 바뀐다. 이 책이 바뀐 운영방식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이 지닌 한계이다. 가장 큰 한계는 이 책에서 오건호가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을 모두 합칠 것을 과감하게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말하기 어려운 점은 있다.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혹시 오건호가 이 책 고쳐서 다시 내게 된다면 국민연금하나로 운동을 다뤄주길 기도한다. 오건호가 건강보험하나로 운동 펼치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지닌 강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국민연금의 큰 틀을 이 책은 알려주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왜 연대임금인 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왜 서민들이 국민연금을 들어야 하는 지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2004년에 일어난 국민연금 반대 운동에 대해서 글쓴이 오건호는 반대만 하지 않는다. 일부 내용은 옳다고 인정한다. 물론 틀린 내용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말한다. 정부가 잘못한 내용도 차분하게 짚어낸다.이 책은 얇다. 값도 싸다. 5천 9백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한 권씩 사 읽기를 권한다. 바뀐 내용은 인터넷 검색창에서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아직 국민연금 가입하지 않고서 사보험 연금에 가입하려는 사람은 우선 이 책을 꼭 사 읽기 바란다. 아직 국민연금 가입하지 않은 서민은 반드시 이 책 사 읽기 바란다. 이 책이 널리 읽히면 60대 자살률이 많이 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처절하게 죽음을 맞이하시는 분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책값은 단 돈 5천 9백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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