섦 – 4분의 3 청춘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37

4분의 3 청춘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작은 집은

그렇게 문이 열린다.

 

끊어지지 않는 고통은

연민을 끊임없이 찾아

감정과 감정의

선과 선의

사이와 사이에

공간을 가르고

점점 점을 찍고

면을 채우고

색을 칠한다.

 

복잡한 선과 선은

내면을 관통하여

지루하게 수식을 만들고

부유하는 날개를 끊고

뚫리는 절벽에는

바람이 날리기도 한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남기기도 하고

하얀 얼굴을 내미는

작은 빛은 굵게, 진하게, 흐리게

드넓은 언덕과 언덕을 만들고

 

흩날리는 먹구름에

선을 깡충 뛰어넘어

하늘의 그려진

가시밭길 뒤늦은 청춘이

아슬아슬 걸린다.

 

낮으로 가는 밤길을 찾아

밤으로 가는 낮 길을 찾아

 

겨울의 문턱이 없는

작은 집은

그렇게 문이 닫힌다.

 

그렇게 시간의 흔적이

하나하나 새겨지고 있다.

 

2017.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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