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ries by 병창 이

시대와 인간상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비평]

시대와 인간상   이병창(한철연 회원)   1) 시대가 바뀌면 사람들이 바라는 인간상도 바뀌게 마련인가 보다. 자주 정치인이 그런 인간상의 변화를 암시하는데, 미국에서 클린턴과 트럼프, 한국에서 문재인과 윤석렬을 비교해 보면 그런 변화가 느껴진다. 클린턴과 트럼프, 문재인과 윤석렬, 이렇게 대조해 놓고 보면 이들의 차이는 단순히 정책적 차이만은 아니고 그런 차이는 심지어 무의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오히려 더 뚜렷한 […]

굴원의 어부사(漁父辭)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굴원의 어부사(漁父辭)   이병창(한철연 회원)   지극히 혼탁한 세상이다. 서로 진흙 속에 뒤엉켜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좌절감에 사로잡힌다. 코로나로 답답한데, 세상은 더욱 우울하다. 이럴 때는 차가운 물 한잔, 신선한 바람 한 줄기 기다려진다. 자다가 새벽에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이 문득 떠오른다. 성함은 생각나지 않고 별명만 생각난다. 황금박쥐 선생님이다. 그 시절 황금박쥐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 선생님의 […]

중국을 보는 하나의 창 – 『차이나 붐』 서평 (2)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중국을 보는 하나의 창 – 『차이나 붐』 서평 (2)   이병창(한철연 회원)   1) 앞의 글에서 ‘차이나 붐’ 1부를 소개했다. 1부의 내용은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이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이다. 두 가지가 핵심인데, 하나는 사회주의 시대 축적된 자본과 노동력이 있어서 개혁 개방 이후 남미 식의 파국에 처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개혁 개방은 두 […]

중국을 보는 하나의 창 – 『차이나 붐』 서평 (1)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중국을 보는 하나의 창 – 『차이나 붐』 서평 (1)   이병창(한철연 회원)   1) 요즈음은 좀 뜸해졌는데, 작년 년 말에 언론은 중국 부동산 기업 헝다의 파산 위기를 연속해 보도했고 세계의 이목이 일시에 헝다 사태로 집중했다. 일개 기업의 부채 규모가 자그마치 약 3000억 달러라니, 놀랄 만하다. 이 정도는 중국 총 경제 규모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다고 […]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 (4) – 날뛰는 여인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1)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방랑자들은 여러 단편이 모인 작품이다. 이야기, 논문, 콩트 등이 결합한 이 작품은 프리드리히 슐레겔의 낭만 문학의 이념인 보편 문학의 개념에 가장 적절한 예가 될 수 있겠다. 이 작품 속에 포함된 많은 단편 가운데 가장 핵심은 아마도 책의 제목을 따온 것으로 보이는 ‘방랑자들’이라는 단편이다. 이 단편의 주인공은 아누쉬카이다. 그녀는 모스크바에 살고 있다. […]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 (3) – 블라우 박사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 (3) – 블라우 박사   이병창(한철연 회원)   1)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방랑자>의 핵심 키워드는 ‘방랑’이다. 작품 속에는 이 방랑의 문제와 연관된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쿠니츠키, 블라우 박사, 날뛰는 여인 등이다. 왜 집을 떠나는가? 앞의 글에서 소개한 쿠니츠키라는 인물은 방랑자가 영원히 방랑하게 된 동기를 설명해 준다. 쿠니츠키가 여행 중 들렀던 어느 섬에서 […]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 (2) – 구멍 뚫린 사내 쿠니츠키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방랑자들』을 읽고 (2) – 구멍 뚫린 사내 쿠니츠키   이병창(한철연 회원)   1)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방랑자들 속에는 여러 인물이 나온다. 지하철을 통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노숙자, 인간의 육체를 영원히 보존하려는 집념을 지닌 권력자, 오래전의 첫사랑을 안락사 해 주러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인 등. 그 가운데 쿠니츠키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방랑자가 방랑을 떠나는 이유를 […]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 (1) – 카이로스 [흐린 창가에서-이병창의 문화 비평]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방랑자들』을 읽고 (1) – 카이로스   이병창(한철연 회원)   올가 토카르추크의 소설 『방랑자들』을 읽었다. 이 소설은 2019년에 노벨상을 받은 작품이다. 그는 폴란드 태생의 작가라는 것밖에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지만, 이 소설은 내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었다. 소설은 낭만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슐레겔이 그의 철학 단편에서 이상으로 삼았던 문학 형식인 ‘보편 문학’의 원리에 따른다. 이 소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