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인간의 삶: ‘나는 왜 쇼핑몰에서 해방감을 느끼는가?’<광진정보도서관 아주 사소한 물음에서 시작하는 철학> 3-1
소비와 인간의 삶: ‘나는 왜 쇼핑몰에서 해방감을 느끼는가?’<광진정보도서관 아주 사소한 물음에서 시작하는 철학> 3-1
조은평(건국대)
‘긍정의 힘’과?‘힐링’!?곳곳에서 상처받고 삶에 시달리는 우리들을 유혹하는 말들입니다.?게다가 인생의?‘멘토’를 자처하는 온갖 전문가들이?‘멘붕’에 빠진 우리들에게 삶의 나침반이 돼주겠다고 외쳐댑니다.?물론 이 복잡하고 유동적이며 불안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런 노력들은 어쩌면 절망적인 삶에서 헤쳐 나오려는 나름의 노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누가 누구에게 인생의 멘토가 될 수 있을까요??대체 누가 어떤 권리로 내 삶의 나침반을 자처하며 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요??사실 우리는 너무나 힘든 삶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바로 이런 전문가들에게 기대려 합니다.?그럼에도 이처럼 전문가들에게 기대려는 충동은 결국 스스로 삶을 반성할 수 있는 자신의 지적 능력을 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인문학,?특히 철학은 언제나 스스로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것을 요구합니다.?어쩌면 누구나 스스로 삶을 돌아보며 주변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누구나 철학을 할 수 있습니다.?더구나 그런 자신의 고민들을 주변 지인들과 나누며 치열하게 토론한다면,?누구나 우리 삶을 억누르며 방해하는 요인들과 사회 환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아마도 철학은 이런 스스로의 노력들이 만나 소통하는 공간이자 함께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각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서로 소통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1.?철학이란? : ‘일상에서 솟아나는 질문들’로부터 출발하는 철학함
“스스로의 철학함(Philosophieren)?없는 철학은,?다시 말해 자신의 철학적 체험이 없는 철학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1)?일상에서 솟아나는 철학
-?철학이란??과연 인간이 생각하는 이유는? ‘철학이란 결국 비-철학,?철학의 외부’?때문에!
2)?그럼에도 일상에 거리두기를 하는 철학(비판/반성/낯설게 보기)
-?일상에서 많은 철학적 질문들을 하지만 동시에 일상에 매몰되는 우리들.
-?말하자면?‘일상에서 솟아나는 질문’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 우리는 철학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이런 면에서 누구나 각자 자신만의 철학을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이처럼 일상에서부터 출발하지 않는,?즉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출발하지 않는 철학적 물음을 당연히 공허하다.?하지만 반대로 일상에서의 삶에만 매몰되고,?그 속에서 자신이 던진 질문들과 대답들 속에만 갇혀 있게 될 경우에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철학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일상에서 솟아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지만,?동시에?‘일상에 매몰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고 고민한다.
-?바로 플라톤의?‘동굴의 비유’는?‘일상에 매몰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경계하고 비판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일상???철학?(일상에서 솟아나는 동시에,?일상에 거리두기)
2.?오늘의 주제이자?‘일상에서 솟아나는 사소한 질문’
:?소비와 인간의 삶?- ‘나는 왜 쇼핑몰에서 해방감을 느끼는가?’
-?나는 왜 쇼핑몰을 갈까??또 쇼핑을 하면 왜 즐거운 걸까??특히 기분이 우울하거나 짜증날 때,?대형 쇼핑몰에 가면 왜 갑자기 즐거워지는 걸까??뭐 여러 가지 질문들을 떠올려 볼 수 있을 듯.
-?그럼 왜 쇼핑몰에서 나는 즐거움을 느끼는 걸까??당연히 내가 그 공간에서 만큼은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소비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일 것.
-?그러면 일단 우리 삶에서 쇼핑이 이루어지는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보자.
1)?쇼핑할 때 느끼는 자유와 해방감(?)
– 우리가 느끼는 자유와 해방의 상황은 아마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지 않을까?
– 말하자면 다른 일상에서의 삶은 내 뜻대로,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누릴 수 없더라도, 쇼핑을 하는 순간만큼은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그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해방감을 느끼며 쇼핑몰을 산책하게 된다고 할 수 있을 듯.
– 이런 측면에서 쇼핑의 공간은 마치 ‘약국’과도 같은 곳.(아래 바우만 참조). 다시 말해 모든 일상의 괴로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나의 무한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곳. (물론 나의 구매력이 허락하는 한!)
2) 쇼핑몰이라는 동굴의 비밀(?)
– 하지만, 사실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즐기는 쇼핑의 순간은 그저 잠깐일 뿐이고 그때 느끼는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해방의 감정도 결국에는 나의 구매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 이렇듯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쇼핑을 할 때, 또 쇼핑몰을 구경할 때 우리는 그럼에도 자유롭고 주체적이라고 생각한다. (자율성이라는 환상 : 독립적인 소비자. 합리적인 소비자. 주체적인 소비자) 말하자면 그 무엇에 의해(광고든, 마케팅이든 간에) 영향을 받아 소비를 한다고 하더라고(그렇다고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그런 선택을 하는 건 나의 결정이니까 나의 자유라고. 그렇기에 난 자유롭고 합리적인 소비자라고. 뭐 이런 식으로 우린 스스로의 자율성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사후적으로 정당화한다. (이데올로기적인 환상 : 이데올로기적인 원환성)
–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다른 공간에서는 너무나 부자유스럽기 때문에. 예를 들어 일터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고, 정치 영역에서는 늘 전문 정치인들에게 지겹게 끌려 다녀야 하기 때문에, 바로 그런 일상의 부자유 공간에서 벗어나 쇼핑할 때만큼은 나의 자유를 누린다고도 할 수 있을 듯.
– 하지만 쇼핑의 공간과 쇼핑의 상황은 어쩌면 ‘플라톤의 동굴’과도 흡사하다. 마치 동굴 속 죄수들이 자신들 앞에 펼쳐지는 이미지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자신들의 삶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상상하듯이, 현대의 소비자들도 쇼핑몰에서 펼쳐지는 현란한 이미지의 상품 세계를 바라보면서 자신들이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소비하고 있다고 착각한다는 점에서.
( ‘동굴’ 벽면에 펼쳐지는 이미지 세계 = 쇼핑몰에서 펼쳐지는 현란한 이미지의 상품 세계)
– 어쩌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푸코가 ‘현실에 감옥이 왜 존재하는지 아는가? 현실이 감옥 같은 곳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저기 감옥이 존재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쇼핑몰이 우리 주변에 멋지게 펼쳐져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이미 쇼핑몰과 같은 곳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라고’.
– 말하자면 우리들이 사는 사회는 이미 소비를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소비지상주의 사회’라는 점을 은폐하기 위해서.
– 그렇다면 이런 동굴과도 같은 쇼핑몰에서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소비를 하며 살고 있다고 믿게 하는 사회는 어떤 식으로 지탱되고 있는 것일까?
– 바로 이런 논의가 ‘소비의 사회’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철학적, 사회적 논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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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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