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김성우 지음, 『로크의 정부론: 권력의 기원을 찾다』(2021) [EBS 오늘 읽는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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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크의 정부론: 권력의 기원을 찾다』 (2021, 저자: 김성우)

‘최고 권력자도 국민의 신탁을 받은 자에 불과하다!’

 

박종성(건국대학교 초빙교수)

 

김성우 교수의 『로크의 정부론: 권력의 기원을 찾다』에서 알 수 있듯이, 부제가 “권력의 기원을 찾다”이다. 이 글은 바로 그 부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리 말하면 ‘저항권’을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한 것이다. 로크에 따르면, 시민사회가 위임하고 신탁한 권력이 입법권이다. 신탁(trust)이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신탁자와 수탁자가 맺은 계약을 통해 성립한다. 그렇다면 사회계약에서 신탁자는 누구일까? 신탁자는 국민이고 수탁자는 권력을 위임받은 통치자이다. 최고 권력자는 법에 의해서만 공적 인격(public person)을 부여받는다. 최고 권력자도 국민의 신탁을 받은 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권(大權)을 쥔 통치자가 국민을 해롭게 하고, 공공선에 위반하는 일을 할 경우는 독재적 권력이다. 로크는 대권과 독재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대권이란 공공선을 위해서라면 법률의 지시가 없어도, 법의 직접적인 문구에 위반하면서까지도 몇몇 사안들과 관련해서 지배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할 것을 국민이 통치자에게 허락한 것이다.”(151쪽, 강조는 필자) “독재는 정당한 권리를 넘어서는 권력의 행사이다. 어느 누구도 이것에 대해 권리를 가질 수 없다. 독재는 그 권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 손아귀에 있는 권력을 유용하는 것이다. 독재자는 법이 아니라 그의 의지를 규칙으로 삼는다. 그렇게 되면 그의 명령과 행동은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는 쪽이 아니라 자신의 여심, 복수, 탐욕 또는 다른 비정상적인 열정을 만족시키는 쪽으로 향한다.”(153쪽, 강조는 필자)

그렇다면 국민의 소유(생명, 자유, 재산)을 보호하지 못하는 권력에 대해 신탁자(국민)은 어떤 권리가 있을까? 로크는 부당하고 명백하게 불법적인 권력에 대한 저항만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오직 부당하고 불법적인 권력에만 무력으로 대항 할 수 있다. 이와 다른 경우에 대항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신과 인간에게 정당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155쪽, 강조는 필자) 이러한 조건 속에서 로크는 내부적 정부의 해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입법부나 군주 중 어느 한쪽이 신탁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입법부는 국민의 재산을 침해하려 할 때나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일부를 지배자로 내세우고자 할 때, 신탁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 이때 지배자는 국민의 생명과 자유 그리고 재산을 자의적으로 처리하는 독재자가 된다.”(157 쪽, 강조는 필자)

요컨대 국민의 소유(생명과 자유 그리고 재산)을 지키지 못하면 부당하고 불법적 권력이다. 그리고 그 권력에 대해서만 저항권을 갖는다. 로크의 질문을 다시금 들어 보자. “정부의 목적은 인류를 이롭게 하는 데 있다. 그러면 다음 중 어느 편이 인류에게 더 나은가? 국민이 독재자의 한계 없는 욕심에 노출되어 있는 쪽인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여 국민 재산을 파괴하는 독재자에게 때때로 저항하는 쪽인가?”(158-9쪽, 강조는 필자) 재판관은 누구인가? “통치자가 먼저 약속을 위반한 경우에는 통치권이 다시 사회로 돌아가며 국민은 최고 권력자로서 행동할 권리를 갖게 된다. 국민은 스스로 입법권을 계속 가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정부를 수립할 것인지, 아니면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입법권을 새로운 사람들에게 맡길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할 것이다.”(159쪽, 강조는 필자) 이와 같은 질문은 여전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결정할 것인가? 그것도 우리 스스로 말이다.


서평자 박종성: 건국대학교 철학과에서 막스 슈티르너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건국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고, 칼 맑스와 슈티르너 사상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 최근(2023)  슈티르너의 저작  『유일자와 그의 소유』를 국내에서 처음 번역하여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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