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부르주아는 어떻게 시민이 되었는가? 도시공간의 출현, 커피하우스, 살롱” [2018 네트워크 시민대학1기 ‘동서양을 아우르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 ③
2018 네트워크 시민대학1기 ‘동서양을 아우르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 ③
- 8. 6. 서교동 한철연 강의실
제3강. “근대 부르주아는 어떻게 시민이 되었는가? 도시공간의 출현, 커피하우스, 살롱”
강연 : 한길석(가톨릭대 교수)
후기 : 김상애(한철연 회원)
* 근대에 커피하우스와 살롱의 공간에서 재건된 부르주아적 시민과 고대적 시민이 어떻게 다른지 고찰해 본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민주주의‘는 사실 2000년의 공백을 거쳐 18세기에 다시 등장한 정치체제입니다. 한길석 교수의 이번 강의에서는 “근대 부르주아는 어떻게 시민이 되었는가?”라는 제목으로 고대 그리스와는 매우 다른 사회구조적 배경을 가졌던 근대 민주주의의 등장배경에 대해 알아보고, 공영역[public sphere, 공론장]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토의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하버마스의 이론을 검토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폴리스(polis)라는 고대그리스의 매우 단순한 사회구조에서 시민(즉 성인 남성)이라면 곧 정치가였던 것과는 달리, 민주주의의 (재)등장 이전의 근대 사회에서 정치에 참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오직 왕과 귀족들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왕과 귀족들의 정치자금을 대던 부르주아들이 권위, 그리고 자신의 욕망에 대해 깨닫게 되면서 혁명을 일으키고 이러한 체제는 뒤바뀝니다. 근대 부르주아들이 정치적 세력이 된 것이지요.
이들이 정치적 세력을 키울 수 있었던 계기가 바로 커피하우스나 살롱과 같은 공영역에서 벌인 자립적 활동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기엔 커피숍이나 사랑방은 그저 수다나 떠는 사적 영역인 것 같은데, 근대인들의 커피하우스는 다양한 문헌들을 접하고 활발한 토론을 하며 여론을 형성하던 정치적 공영역이었습니다.
근대 민주주의 형성에 큰 기여를 한 이 공영역은 점차 축소됩니다. 공영역의 핵심은 국가로부터 자율적이었다는 것인데, 국가가 개인의 복지욕구를 해소해주는 기관이 되면서 국가에 복무하는 체제 순응적 인간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는 처음에 비관적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체코 프라하에서 시작되어 주변의 여러 국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소비에트에 대항한 민주화운동, 그리고 그것이 이끌어낸 변화들을 지켜보면서 하버마스는 정치적 공영역의 순기능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정치적 공영역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가능성을 되짚어본 것이지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여, 결국엔 부패한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끈 토의민주주의의 모델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판적 문제의식을 가졌고, 정부에 민주적 의지를 반영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문제가 아닌 다른 사회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좀처럼 정부에 가닿지 않는다는 것은 하버마스의 약점인 듯합니다.
민주주의를 완성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이제, 모두가 문제라고 인식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사회문제들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 아닐까요?
8월 13일(월)에는 4강 “프랑스 혁명과 광장에 선 시민”이 이어집니다.
많은 참석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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