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와 혐오발언의 공통점 [시대와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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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건대신문]  3월호에도 동시 게재되는 칼럼입니다.  칼럼으로 게재할 수 있게 흔쾌히 원고를 보내준 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강지은(건국대학교 강사, 전임 편집주간)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들은 혐오스럽다. ‘촛불은 바람불면 꺼진다’ 당시 새누리당의 김진태 의원이 뱉은 막말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대통령의 이루 셀 수 없는 실정에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에서 뜨겁게 촛불로 마음을 모을 때 도대체 김진태는 무슨 생각으로 막말을 쏟았을까. 막말의 정점은 박대통령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다. 김평우 변호사는 국민을 기만하는 막말을 마구 쏟아내며 탄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몇 가지 김평우의 막말을 되새겨보자.

 

“탄핵 인용시 시가전이 벌어지고 아스팔트 길이 피와 눈물로 덮일 것”

“요즘 우리나라 언론을 보면 소위 정계 원로, 법조계 원로라는 분들이 전부 무조건 헌재 결정에는 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조건 승복해라, 이게 조선시대입니까? 지금 우리가 양반이 복종하라고 하면 복종하는 노예입니까?”

“죄 없는 자가 돌을 던져라. 대통령 그것도 여자대통령에게 뭐했냐고 한다. 이건 웃기는 일”

 

판사를 지냈다는 법조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또 스물스물 퍼져나가는 가짜뉴스들, 박사모 집회에서는 또 그 뉴스를 확인도 없이 너도나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사실 시대적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막말에든 가짜뉴스에든 흔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팩트와 진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울 만큼 배운 저 엘리트들이 왜 저런 혐오발언들을 쏟아내며 막말 정치인, 막말 법조인이란 욕을 듣고도 멈추지 않는 것일까. 목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번갈아 두르며 광장에 나오는 박대통령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 막말 파문 때문에 부친인 소설가 고 김동리 선생까지 언론에 오르내리는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는 혐오발언들을 쏟아내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 난 김동리의 소설 <등신불>에서 느낀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소위 엘리트인 그들이 막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이유는 한 가지이다. 가짜뉴스와 혐오발언의 목적이 행동을 생산하는 수행성의 정치이고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주디스 버틀러는 <<혐오발언>>(2016, 알렙, 265쪽)에서 ‘언어는 몸의 행위이며 수행문의 힘은 육체적인 힘과 절대로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서장(16쪽)에서 모리슨을 인용해 ‘언어의 폭력은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포획하려는 노력, 따라서 그것을 파괴하려는 노력’이라고 쓰고 있다.

 

막말의 정치인들과 법조인들이 노리고 있는 것은 촛불민심에 대한 상처내기와 광장에 모인 박사모들과 숨어있는 박대통령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에 있다. 사실 이 두 효과 중 막말은 박대통령 지지자들을 더 열광하게 했고, 행동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나름의 마이크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 마이크에서 쏟아지는 혐오스러운 발언과 스멀스멀 SNS를 통해 퍼지는 가짜뉴스들은 팩트가 어떻든 자신들이 지지하는 권력에 힘을 더해주는 수행성의 정치를 열심히 하고 있다.

 

사진출처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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