섦 – 내가 되는 것 [별과 달과 바람의 노래] -42

내가 되는 것

 

김설미향(그림책 작가)

 

내가 무엇을 바라보고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내가 어떤 것을 바라보느냐

지금의 내가 되고

미래의 내가 된다.

지금의 자신에 관하여

시간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 어떤 이유로 세상의 풍경에 머물지 않고

그 어떤 핑계로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 어떤 변명으로 스스로의 삶을 타협하지 않고

내가 세상의 풍경이 되는 한 그루의 나무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오늘의 나는 아마도 곧 내일의 내가 될 것이니까.

내가 바라보는 것이 내가 되는 그 곳이니까.

 

2017. 11. 15

작가의 블로그 http://dandron.blog.me

 


작업노트

삶에 정형화하는 것은 타인의 정형화에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내가 원하지 않은 것을 해야 할 때와 예상하지 못한 일은 언제나 일어나고 나는 그 정형화 된 삶 속에 끌려 갈 수밖에 없을 때를 만나기도 하니까요. 내 삶을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정형화된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그 삶속에 들어가 보는 것에서 그의 세상을 만나 새로운 세계의 틀을 만듭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해야 할 때, 정형화가 되어 있는 작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무감으로 붓질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아 정형화를 감내합니다. 삶은 모순의 연속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 모순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지금 내가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문득 생각으로 생각을 들어가 봅니다. 삶의 불안정한 충돌 속에서 삶이 꼭 아름답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도 그 내면에 있을 뿐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그것은 곧 내가 향하는 곳이고 내가 바라보는 곳입니다. 나의 지금은 아마도 곧 내일의 내가 될 것입니다. 그저 아름다움은 아름다움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