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측체의 역해』(최한기 지음·이종란 편역)
한철연 이종란 회원의 신간을 소개합니다. 이종란 회원은 박사학위논문 「최한기 윤리사상 연구 : 경험중시적 방법론을 중심으로」(1996) 이후로 최한기의 철학에 관련한 여러 연구 업적을 제출해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한철연 <근현대 삶 사회 분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있으며 전통철학과 근대사상의 영역을 아우르는 연구와 저술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최한기의 대표작 『기측체의』가 국내 처음으로 완역 출간됨에 따라 최한기와 한국의 근대 철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합니다. 전공자 분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아래는 『기측체의 역해』소개입니다.
『기측체의(氣測體義)』는 조선말 철학자 최한기(崔漢綺, 1803~1877)의 초기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대표 저작이다. 그렇더라도 거기서 다룬 세계관과 인식론은 말기까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 용어는 생소하고 내용은 독창성이 있다. 이것들은 원시 유학, 주희 성리학, 양명학, 제자백가 사상, 전통 의학, 무엇보다 기의 철학 등에서 합리적 내용을 바탕으로 삼아, 서양 과학과 종교 그리고 그 철학과 신학이 혼합된 서학의 장점과 서로 융합하면서 나온 저자 철학의 표면적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이 책은 한국철학을 전공한 이종란(李鍾蘭)이 옮기고 주석과 해설을 덧붙여 『기측체의 역해』라는 이름으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 책을 옮기기 위한 옮긴이의 학문적 여정과 최한기 학문의 성격은 서문과 해제에 상세히 드러나 있다.
옮긴이가 밝힌 철학사적인 의의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19세기 우리 철학을 밝힘에 있는데, 옮긴이는 최한기(이하 저자)가 앞선 문헌에서 인용한 문장 하나, 낱말 하나하나를 일일이 추적하여, 원래의 맥락에서 이탈하여 어떻게 자기 철학의 맥락에 맞게 재구성하였는지 밝혔다. 곧 인용한 이전 문장 속의 글자를 삭제하거나 바꾸거나 글자를 보완하여 사상을 어떻게 자기화하였는지 밝혀냈다. 이러한 작업은 기준이 되는 저자의 주체적 철학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다른 하나는 이렇게 우리 철학을 만들어 감에 있어서 이전의 사상자료를 섭렵하는 가운데 자연히 동서 철학이나 사상의 교섭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곧 서양 고대와 르네상스 시기까지의 과학이나 지리만이 아니라, 서학 서적 속에 녹아든 스콜라 철학과 신학, 그리고 그 속에 깃든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과 인식론, 범주론, 목적론적 형이상학, 그리고 자연학 등이 숨어 있는데, 옮긴이가 해당하는 곳에서 일일이 밝혔다. 이는 당시 천주교 박해 때문에 드러내 놓고 논의할 수 없어서 낱말과 문헌의 전후 맥락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알 수 있는 사항이다.
마지막 하나는 형이상학과 비물질적 초월적 존재를 비판한 데 있다. 주희 성리학의 형이상학적 요소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와 속성의 범주를 활용해 태극(太極)인 리(理)의 존재를 비판하였고, 또 서학에서 말하는 초월적 신의 존재를 유학 특히 주희 성리학의 전통에서 따르는 방식을 적용하여 비판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가 따른 동서의 장점도 있다. 전통에서는 초월적 신을 거부하고 인도(人道)를 따르는 유학의 합리적 요소를 취하고, 서학에서는 과학적 사유와 경험과 추론〔추측〕을 중시하는 인식론의 수용과 강조에 있다.
옮긴이는 최한기 철학의 현대적 의의를 크게 두 가지로 말한다. 첫째로 새로운 상식으로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 철학이며, 둘째로 비판과 거부의 철학이자 적어도 사상적 저항이라 보았다. 그리하여 말기 증세를 보인 조선 사회에 새로운 세계를 전망하고 맞이하려 하였다. 그리고 그 철학의 해석이 시의성과 적절성을 갖추면 현대 우리 철학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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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목차
역해자 서문
기측체의 서문氣測體義 序
〈해제〉 『기측체의』와 최한기
최한기 연보
일러두기
신기통(神氣通) 권1
신기통 서문神氣通 序
체통體通
1. 자연과 인간의 기 天人之氣
2. 기의 작용 氣之功用
3. 감각기관은 기를 소통한다 諸竅通氣
4. 앎은 서로 응한다 通有相應
5.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은 겸할 수 없다 視聽言動不可兼
6. 천지 만물을 아는 어려움과 쉬움 天地通難易
7. 앎과 추측은 모두 스스로 얻었다 知覺推測皆自得
8. 아는 데에 늦고 빠름이 있다 通有遲速
9. 앎에는 득실이 있다 通有得失
10. 심성과 이기의 변증 心性理氣之辨
11. 중첩된 관문을 거쳐 통과하다 歷通重關
12. 소통의 방해물 通有防害
13. 앎에는 근원과 말단이 있다 通有源委
14. 기질은 제각기 다르다 氣質各異
15. 앎에는 같지 않음이 있다 通有不同
16. 소통으로 온 세상이 한 몸 되다 通天下爲一體
17. 허황하고 망령된 설의 해로움 虛妄之害
18. 남과 나의 앎을 소통하다 通人我之通
19. 감각기관에는 보태거나 덜어낼 것이 없다 九竅無增減
20. 기는 통해도 안팎으로 드나든 적이 없다 氣通而未嘗出入
21. 몸의 여러 기관은 서로 반응하고 돕는다 氣質相應相援
22. 앎에는 알 수 있거나 알 수 없는 한계가 있다 通有可否之限
23. 앎에는 크기와 미치는 거리가 있다 通有大小遠近
24. 온 세상의 종교를 자연·인간에게 물어 바로잡다 天下敎法就天人而質正
25. 세계 문자의 변통 四海文字變通
26. 이치는 기를 통해서 안다 理由氣通
27. 기수의 학문 氣數之學
28. 여러 감각이 서로 간여하면 신기가 더욱 밝아진다 諸竅互通神氣益明
29. 남과 물건에서 나의 앎을 증험한다 物我證驗
30. 신기는 서로 감응한다 神氣相感
31. 글과 말 속의 신기 文言神氣
32. 앎에는 거짓과 바름이 있다 通有邪正
33. 앎과 모름의 극치 通不通極致
34. 옛날과 지금의 경험은 같지 않다 古今人經驗不等
35. 지구와 여러 별 地體及諸曜
36. 앎이 머물 곳과 형질통 추측통 通之所止及形質通推測通
37. 형질통과 추측통은 다르다 形質推測異通
38. 가르침을 소통함 通敎
39. 재물의 소통 通貨
40. 신기는 장부를 말미암으나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神氣由臟腑而有異
41. 네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 하나의 신기 四一神氣
42. 눈과 귀와 신기의 만 가지를 통합하여 하나로 만든다 耳目神氣統萬爲一
43. 밖에서 거두어 와서 밖으로 드러내 쓰다 收入於外發用於外
44. 몸을 거쳐 신기를 통한다 自形質通神氣
45. 앎에 이르기 어려운 네 가지 사례 四者難通
46. 지식을 거두어들이는 것과 드러내 쓰는 데는 근원과 말단이 있다 收得發用有源委
47. 신기의 밝음은 신에서 힘은 기에서 생긴다 明生於神力生於氣
48. 앎의 우열은 신기를 따라 생긴다 知覺優劣從神氣而生
49. 알 수 있는 17가지 일 十七條可通
50. 널리 시험하고 증험하여 안다 廣試驗通
51. 신통 神通
52. 허황한 대상을 아는 일 通虛
53. 앎의 근원 知覺根源
54. 경험이 곧 앎이다 經驗乃知覺
55. 앎에는 등급이 있다 通有等分
56. 남의 앎을 취한다 取人之通
57. 경험은 속이기 어렵다 經驗難欺
58. 앎에는 처음·중간·끝이 있다 通有始中終
59. 서적과 앎의 표준 書籍準的
60. 표준과 습속의 사라짐과 자라남 準的習俗消長
61. 표준에도 크기가 있다 準的有大小
62. 수학은 기에서 생긴다 數學生於氣
63. 남의 변화를 알다 通人之遷移
64. 집대성 集大成
65. 몸이 소멸하면 의식도 사라진다 形滅則知覺滅
66. 사물을 체인하다 體認事物
67. 기에는 가벼움과 무거움이 있다 氣有輕重
신기통(神氣通) 권2
목통目通
1. 물체의 색은 눈동자에 비친다 物色映眸
2. 기를 사이에 두고 와서 비친다 隔氣來照
3. 보이는 물체의 지름은 실물의 그것보다 작다 視徑小於眞徑
4. 눈동자는 안팎을 연결하는 목구멍이다 眸爲內外咽喉
5. 시선을 미루어 이용하다 視線推用
6. 서적을 보고 알다 見通書籍
7. 소견을 가려 세우다 擇立所見
8. 사람을 관찰하여 취한다 觀人取人
9. 눈으로 본 결과는 신기에 따라 차이가 있다 眼視隨神氣有異
10. 눈을 치료하는 약 治眼藥
11. 관상가와 의원의 신통한 눈 相人醫人之神眼
12. 땅의 모습을 알다 見得地形
13. 기물을 궁리하여 밝힌다 窮格器用
이통耳通
1. 천지와 인간과 만물의 소리 天地人物聲
2. 소리 무리와 거리 聲暈遠近
3. 온갖 소리를 미루어 안다 推通萬聲
4. 선천적 청각 장애와 신기의 청각 장애 天聾神氣聾
5. 말을 듣는 조리 聽言條理
6. 성률과 언어 聲律言語
7. 신기로 듣다 神氣聽
8. 말로 아는 깊이의 차이 言通有淺深
9. 통함과 막힘을 따라 말을 취사한다 隨通塞而取捨言論
10. 남의 말을 들을 때의 순함과 거스름 聽言順逆
11. 속이는 말의 청취 여부 欺言聽否
12. 상반된 말을 가려듣기 擇聽相反之言
13. 재판에서 참작과 증거 聽訟參證
비통鼻通
1. 몸의 기를 풀무질하다 ??身氣
2. 여러 냄새 가운데 순수하고 맑은 것이 최고다 諸臭中純澹爲最
3. 여러 냄새의 분별에 근본이 있다 諸臭分別有本
4. 향내는 순수하고 맑은 냄새만 못하다 香不如純澹
5. 냄새의 배어듦 臭氣染漬
6. 이로운 냄새와 해로운 냄새 臭有利害
구통口通
1. 말과 음식은 서로 호응한다 言與食相應
2. 혀는 순수하고 맑은 맛을 좋아한다 舌喜純澹之味
3. 청렴을 향하고 탐욕을 등지다 向廉背貪
4. 타고난 바탕과 음식의 청렴과 탐욕 稟質及飮食廉貪
5. 음식물의 훈증 飮食薰蒸
6. 굶주리고 배부른 현상은 누구나 같다 饑飽與人同
7. 안팎의 조화 內外調和
8. 말은 목소리를 따라 드러낸다 言語因聲音而發
9. 말이 통함 言語得通
10. 시비의 참과 거짓 是非誠僞
11. 어리석게 미혹된 사람을 깨우침 開?愚迷
12. 문자로 나타낸 말 文字之言語
13. 말의 핵심과 그 전달의 허실 要領虛實
14. 인사의 통함과 막힘 人事通塞
신기통(神氣通) 권3
생통生通
1. 낳고 낳은 일이 크게 이어짐 生生大通
2. 정기가 치밀어 발동함 精氣衝發
3. 예쁘거나 못생긴 여자가 낳은 아이 姸?所?
4. 색정과 견문 色情聞見
5. 낳아 기르는 일이 목표이다 ?育準的
6. 아내와 첩은 자식을 낳아 기르기 위함 妻妾爲?育
7. 태어남은 하늘에, 일은 인간에 달려 있다 生在天事在人
8. 사람의 자애 人物慈愛
9. 몸이 서로 통하다 形質相通
수통手通
1. 손은 공적과 재능이 가장 많다 功能最多
2. 귀천과 손의 쓰임 貴賤手用
3. 솜씨의 같고 다름 手法同異
4. 손가락으로 익혀 알다 指有習通
5. 크게 쓰임은 때가 있다 大用有時
6. 오래 널리 전파되는 서적 書蹟久遠
족통足通
1. 발의 힘이 감당하는 것 足力堪任
2. 발걸음이 다르다 踐履不同
3. 멀리 가는 일은 도보에 있지 않다 致遠不在足行
촉통觸通
1. 안팎이 서로 호응하다 內外相應
2. 촉각은 견문을 기다린다 觸待見聞
3. 말투의 저촉 辭氣之觸
주통周通
1. 서로 비교하여 증험한다 參互證驗
2. 인재를 알아보고 쓰는 일 知人用人
3. 주통에도 허실이 있다 周通有虛實
4. 불통·편통·주통 不通偏通周通
5. 주통의 처음과 끝 周通源委
6. 나가고 들어오고 나아가고 물러남 出入進退
7. 활동할 때와 고요할 때의 틈이 없다 動靜無間
변통變通
1. 변통의 조목 變通條目
2. 남과 나의 신기를 변통하다 人我神氣變通
3. 통하기 어려운 일을 변통하다 通其難通
4. 공명과 부귀의 변통 功名富貴變通
5. 기물은 변통할 수 있으나 기는 변통할 수 없다 器可變通氣不可變通
6. 인간과 만물이라는 기물의 쓰임 人物器用
7. 재물은 신기를 편안히 기르는 것 財所以安養神氣
8. 질병은 변통하기 어렵다 疾病難得變通
9. 문리의 이해는 변통에 달려 있다 文理究解在變通
10. 정교의 연혁 政敎沿革
11. 시(時)라는 글자는 기의 운행이다 時是氣運
12. 추측과 변통에는 껍데기와 알맹이가 있다 推測變通有虛實
13. 자기의 용의를 안다 知自己之容儀
14. 공부의 처음과 공사의 나뉨에 있는 변통 變通在初及公私之分
15. 선악과 이해 善惡利害
16. 불통을 제거하다 除?不通 |
저자 이종란(李鍾蘭)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철학박사). 교직에서 퇴직한 후 연구와 저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낯선 지연씨의 인생철학』, 『서양 문명의 도전과 기의 철학』, 『민족종교와 민의 철학』(공저), 『기란 무엇인가』, 『율곡의 마음공부』, 『미래를 향한 율곡의 가정교육』, 『의산문답』, 『최한기의 운화와 윤리』, 『전래동화·민담의 철학적 이해』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기측체의 역해』, 『운화측험』, 『공제격치』, 『왕양명실기』, 『주희의 철학』(공역), 『왕부지 대학·중용을 논하다』(공역), 『율곡의 상소문』, 『동호문답』, 『만언봉사』 등이 있으며, 편역서로는 『뜻을 세워라』, 『배워서 사람 되기』가 있고, 그 외 여러 논문과 다수의 철학동화, 아동·청소년을 위한 저술과 번역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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